친애하는 나의 종말 (신주희 장편소설)

친애하는 나의 종말 (신주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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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가 쓰려는 유서야말로 종말에 대비하는
주도적인 자세 아니겠어요?”

“나답게 살다가 나답게 종말하는 것.”
구원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소멸하지 않는 마음에 대한 기록
첫 소설집 『모서리의 탄생』 이후, 세계에 대한 평면적 이해를 거부하고 다양한 층위로 해석되는 이야기성에 주목해온 신주희 소설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친애하는 나의 종말』이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관통하는 듯한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 본연의 불완전성을 포착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희망조차 삭제된 구원 없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살아남아야 하는 ‘소멸하지 않는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종교적 이유가 아닌 개인적 상처로 인해 종말을 갈망하는 두 소녀, 주하나와 구영진을 통해 허상과도 같은 구원에 담긴 간절한 삶에 대한 열망을 비춘다.
저자

신주희

저자:신주희
2012년『작가세계』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모서리의탄생』『허들』,장편소설『영과영원』등이있다.제21회,제24회이효석문학상우수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친애하는나의종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제21회,제24회이효석문학상수상작가
신주희신작장편소설

“우리가쓰려는유서야말로종말에대비하는
주도적인자세아니겠어요?”
지리멸렬한‘끝’이아닌찬란한‘시작’을맞기위한
자기주도적종말을시작하다

『친애하는나의종말』에는불안한사회의균열을틈타‘종말론’적분위기가득세하던시기,삶이지속되는것도삶이중단되는것도진정한위무가되지못하던시대를함께통과해온네명의등장인물이등장한다.세상에서가장어려운일은‘죽는것’이며,“다시사는것도먼저죽어야할수있는일”(11쪽)임을할머니를통해깨달은‘주하나’는이지리멸렬한삶에진짜‘끝’이오지않을까봐두려워한다.그리고“푸르른젊음의상징이자청바지처럼질기게살아남”(18쪽)으라는염원을담은‘YoungJean’이라는청바지가게상호명과이름이같은‘구영진’은눈앞에펼쳐진현실이막장드라마보다더끔찍하며,그러므로자신을위로할수있는것은‘상상’밖에없음을일찍깨우치고‘드라마’속세계로빠져든다.그리고상할대로상해버린세상의유통기한이하루빨리끝나기만을기다린다.

이런거지같은세상진짜끝난다는거지?
그렇다니까.
세상이끝나는날을조금이라도앞당길수있다면뭐든할수있을것같았다.그것만큼의미있고멋진일은없다는결론이구영진의이마를달아오르게했다.구영진은그날윤이있는성화고로전학가기로마음먹었다.(39쪽)

이렇듯세상이망하는것만이유일한희망이된‘주하나’와‘구영진’은한종교단체에서운영하는고등학교에서서로만나게된다.그리고개인의모든자유가(상상마저)억압된그곳에서자신들이진정으로원하는것은세상의마지막을손놓고기다리는수동적인자세가아니라자기삶의‘끝’도새로운‘시작’도스스로결정할수있는자기주도적종말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종말은단순한끝이아니었다.(……)그것은억눌린두려움과고통에서벗어나모든것을끝내고새로시작할수있는해방의순간이었다.”(101쪽)그리고자신들의계획을도와줄또다른공범을찾아교내신문〈증인들〉을맡고있는여호수아와백보훈을찾아간다.

“유서의수신인은불투명하고기만적인세상이아니라
확실하게아름다운‘나의종말’이다.”
끝내소멸하지않았기에더욱선명하게빛나는생애

각자의이유로상실의시간을보내고있는네사람은자기주도적종말을위해교내신문〈증인들〉에‘오늘의유서’를싣기로한다.이니셜로기록된‘오늘의유서’는이세상에남기는마지막문장이아닌삶다운삶을수호하기위해‘오늘’을가까스로견디기위한일기처럼쓰여진다.하지만네사람은‘자신들의마음의이해’가아닌‘세상의(어른들의)이해관계’로인해서로의진심을오해하게된다.그때문에생긴마음의균열로인해그들의관계는회복불가능의상태로나아간다.그리고모종의공모자인네사람에게닥친불행한‘사건’때문에그들은더이상함께할수없게된다.

주하나의눈에서눈물이터져나왔다.(……)구영진에게느끼는상실의마음때문인지.그것도아니면믿음이협박처럼쓰이는이세계를떠나겠다는여호수아때문인지.다만하나는확신했다.십일조처럼각자조금씩자신의불행을떼어서로에게떠넘겼다는것.주하나는그어떤것도더는믿지않기로했다.누구에게도미래같은것을함부로위탁하지않기로마음먹었다.(244~245쪽)

서로에대한믿음마저붕괴된세상에서그들은자기주도적종말을무사히완수하고,과연‘삶의새로운가능성’을발견할수있을까?“삶의마지막문장과죽음의첫문장이오롯하게하나의시공에존재하는순간.아이러니하게도우리는유서를쓰는동안가장생생하게살아있는존재가된다”는‘작가의말’처럼그들이써내려간편지에서는“종말과더불어사랑을하고,수치를배우고,배신을심고,우정을거두는(……)헐떡이는삶이,그찬란한살아있음”(최가은문학평론가,추천사)을읽을수있다.그러므로『친애하는나의종말』에수신인은끝내소멸하지않고살아남아더욱선명하게빛나는‘오늘’을맞이한우리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