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

절망의 구

$18.00
Description
SF어워드·젊은작가상·멀티문학상 수상작가 김이환을 알린 문제작
15년 만에 영국·미국 출간으로 재주목받는 역주행 소설
200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열네 편의 장편을 출간하는 동안 ‘SF어워드’, ‘젊은작가상’, ‘멀티문학상’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학상을 받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소설가 김이환의 대표작 《절망의 구》가 북다에서 완전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2009년 1억 원 고료의 ‘멀티문학상’(영화사·방송사·출판사 공동 제정) 수상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본작은 당시 심사위원장인 소설가 이외수로부터 “뛰어난 이야기꾼의 탄생”, “모처럼 만나는 역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등장한 바 있다. 이후 두터운 마니아층을 통해 꾸준히 회자되었고, 출간 15년이 지난 2024년 영국에서 정식으로 번역 출간된 뒤 미국과 태국 등 해외에 잇달아 소개되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개정판을 선보인다. 초판의 내용과 문장을 전면 다듬은 2025년 판 《절망의 구》는 작가가 다시 퇴고 과정을 거치며 초판에서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했다. 현재의 시점에 맞지 않는 내용은 과감히 덜어내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하는 등 “과거의 글이 가진 좋은 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자는 마음으로”(‘작가의 말’ 중에서) 정밀한 수정 작업을 통해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새롭게 독자를 만난다.

■ 내용 소개

어느 날 도시에 사람을 흡수하는 ‘검은 구’가 나타난다. 구에 흡수된 사람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눈앞에서 사라지고, 이 광경을 목격한 회사원 ‘정수’는 구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라졌을 무렵 정수는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고 두 사람은 구에 흡수되지 않는 기이한 방법을 알아내는데. 과연 구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

김이환

저자:김이환
2004년작품활동을시작해지금까지《절망의구》《소심한사람들만남았다》《초인은지금》《행운을빕니다》등열네편의장편소설과소설집《이불밖은위험해》를펴냈다.2009년멀티문학상,2011년젊은작가상,2017년SF어워드장편소설우수상을수상했다.
《절망의구》는2024년영국과미국에번역출간되고일본에서만화로각색되면서재주목을받기시작했다.단편〈너의변신〉은프랑스,독일,베트남등9개국에번역소개되었고,소설집《이불밖은위험해》역시일본출간을앞두고있다.《절망의구》와《소심한사람들만남았다》는현재영상화진행중이다.

목차


1.검은구
2.자동차
3.회사
4.도로
5.가족
6.도시
7.학교
8.도둑
9.아이
10.공터
11.강도
12.마트
13.싸움
14.고독
15.사람
16.소문
17.고립
18.절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상상과현실의경계를허무는김이환세계의기원
인간의원초적불안과공포에관한기묘한환상부조리극

초현실적인소재를우리의일상에자연스럽게끌어와상상과현실의경계를모호하게만드는김이환의세계는초기작인이소설에서부터빛을발한다.어느평온한일요일밤,서른두살의회사원‘정수’는담배를사서돌아오는길에집앞골목에서“커다란볼링공같기도하고,검은애드벌룬같기도한”검은구를목격한다.지름이2미터가량인그구는거대한크기와는다르게아무소리도내지않고천천히길위를움직인다.역시주말저녁쓰레기를버리러나온한남자가호기심을느끼고구에다가가손을뻗자남자는순식간에구속으로빨려들어간다.눈앞에서사람이사라지는광경을목격한정수는자신이헛것을본것이아닌가생각한다.하지만연달아사람이구에흡수되자그는공포에휩싸여달아나기시작한다.그러는사이구는자기복제를하며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고,구를피하려는사람들로도시는아수라장이된다.구의정체가무엇인지,왜나타났으며어떤이유로사람을흡수하는지아무도알지못한채사람들은이이해할수없는상황에서벗어나기위해무작정도망친다.
‘사람을흡수하는검은구’라는초현실적설정으로시작하지만소설은이내우리가살고있는이곳,우리의평범한일상을뒤흔든다.무정부상태에빠진도시의극심한혼란상과고립된개인의분열적심리상태,‘절망의구’를경험한후집단적광기에사로잡히는군중의모습등이예측할수없는전개로펼쳐지며끝까지책을놓지못하게만든다.특히후반부‘절망의구’에서살아남은사람들이빚어내는한편의거대한부조리극과여기에서벗어나기위한주인공의충격적인선택은섬뜩하지만동시에우리내면깊이자리한불안의실체를되묻게한다.

혼란으로점철된시대에대한날카로운통찰
현대인의절망에관한대담한은유

“얼마전부터사람들이정치적으로,경제적으로그리고감정적으로불안에시달린다는인상을받았습니다.무언가에쫓기지만,공포의정체는찾아내지못하는것같았습니다.”_멀티문학상수상소감중에서

소설에서처럼정체불명의검은구가끈질기게따라오는악몽에서영감을받았다는작가는멀티문학상수상당시위의인용문과같이집필동기를밝힌바있는데,이러한진단은십수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유효해보인다.과학의발전으로인한급격한일상의변화와가속화되는이상기후,극심한양극화와그로인한집단간의갈등등오늘날우리사회는그어느때보다불확실하고불안정하다.이러한현상은비단국내만의문제가아니어서,소설속기하급수적으로불어난검은구가한국을넘어전세계를뒤덮는다는설정이새삼눈길을끈다.이는이작품이뒤늦게해외출판시장에서주목받는이유중하나이기도할것이다.
“불안은다양한형태로모습을바꿔서계속사람들을따라다닌다”는작가의말처럼우리사회의‘검은구’는여전히진행형이다.구를피하기위해끝없이도망쳐야만하는주인공은오늘을살아가는우리의모습일지도모른다.현대인의불안과절망에관한대담한은유이자출간15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의미있는울림을주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