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

$17.80
Description
일상을 잠식하는 유채색의 공포
ANGST 시리즈 『자작나무 숲』

한국문학이 도달한 거대한 서사의 숲
김인숙 신작 장편소설!

“수식어들은 쓰레기처럼 의미에 냄새를 입힐 뿐이다.”

‘호더’ 할머니와 ‘그 집’의 상속자인 손녀로 잇대어진
여성 고딕 서사의 경이로운 계보
일상 속에서 체감하는 유채색의 공포를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그려내는 ‘ANGST(앙스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김인숙의 『자작나무 숲』을 출간했다. “소설 장인”(신형철 문학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높은 문학성을 인정받아온 김인숙이 선보이는 이번 신작 장편소설은 한국문학이 도달한 거대한 ‘서사의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자작나무 숲』은 쓰레기를 모으는 ‘호더’ 할머니와 그의 유일한 상속자인 손녀 사이의 지독한 ‘애증 관계’를 중심으로, ‘쓰레기집’ ‘귀신 들린 집’으로 불리는 ‘산1번지’라는 공간에 응축된 ‘여성의 시간’ 혹은 ‘여성의 서사’를 새롭게 써 내려간다. 하지만 “모든 수식어들은 쓰레기처럼 의미에 냄새를 입힐 뿐이다”(9~10쪽)라는 문장처럼, 작가는 ‘산1번지’에 축적된 의미들에 불쾌하고 께름칙한 혐의의 냄새를 덧입히며 작품이 전형적인 ‘여성 서사’로 읽히는 것을 거부한다. 다시 말해 이 소설은 “여성 고딕 서사의 계보를 비틀고, 그 위에 자신만의 인장을 확실하게 새기고”(최가은 문학평론가, 해설, 370쪽) 있다. 그렇다면 ‘그 집’의 상속은 무엇을 의미하며, 그로부터 우리에게 대물림되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저자

김인숙

1983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소설집『칼날과사랑』『단하루의영원한밤』『물속의입』,장편소설『벚꽃의우주』『소현』『모든빛깔들의밤』『더게임』등이있다.역사에세이『제국의뒷길을걷다』『1만1천권의조선』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이수문학상,대산문학상,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오영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세상의모든꽃들과그꽃들의밤
유리저편유리
타는숲처럼

해설|냄새입히는여자들_최가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쓰레기집에쓰레기만있고비밀은없다는걸누가믿겠는가.”

온갖끔찍한비밀로둘러싸인쓰레기집
쥐똥나무아래묻혀있던수많은뼈들이품은수치와원한

『자작나무숲』은2022년발표된동명의단편소설을바탕으로새롭게확장해쓴장편소설이다.“단편을장편화하는건이름을붙여주는일”이라는‘작가의말’처럼,1인칭‘나’에서3인칭‘모유리’로의시점변화와함께‘그집’을둘러싼방대한시간으로서사가확장된다.
이야기는쓰레기를모으는‘호더’할머니의기묘한죽음에서시작된다.곡교동에서한때제일가는부잣집이었던‘산1번지.’그일대에서가장“큰집과아주넓은땅”(55쪽)을차지하고있는‘그집’의주인이었지만평생쓰레기를모으며살았던노인은끝내무너져내린쓰레기더미에깔려숨을거둔다.시신을수습하기위해서는‘그집’을떠받치고있던기둥같은역할을해온쓰레기들을먼저드러내야만한다.하지만특수청소업체가폐기물을처리하다발견한것은노인이아니라‘개뼈’인지‘사람뼈’인지분간할수없는유골과살아있는지죽었는지조차알수없는또하나의‘살아있는유골’이다.
그러나“쓰레기의거대한무덤혹은공동묘지”(62쪽)가된‘그집’에서진짜로꺼내어지는것은‘뼈’가아니라그뼈에얽힌‘비밀’과‘사연’이다.“비밀은결코폐기처리되지않는다.쓰레기가될망정어딘가에쟁여진다.부패하고냄새를풍기고벌레가꼬일망정결코완전히사라지지는않는다.”(235쪽)그러므로“아슬아슬하게쌓여있던이야기파편들이어느순간와르르무너”지며드러나는것은“진실과진심”(강화길소설가,추천의글)이다.수많은의심과혐의의냄새로덧씌워져있던진짜이야기인것이다.


“죽은할머니는지금내차안에있고,
나는그런할머니를버리러가는길이다.”

다시쓰이되,결코단절될수없는
끝없이대물림되는여자들의이야기

‘공포’장르에기반한앙스트시리즈로기획된이작품은추리소설기법을활용해쓰레기더미사이로난꼬불꼬불하고위험한좁은골목(염소의길)을헤쳐나가듯진실에접근한다.할머니가쓰레기더미에깔려목숨을잃은죽음이과연단순한‘사고’였는지,아니면누군가의의도가개입된‘사건’이었는지를둘러싸고독자를끊임없는궁금증속으로끌어들인다.의심의대상은‘그집’의유일한핏줄이자상속자인‘모유리’,‘그집’을차지하고자하는격렬한욕망에사로잡혔다가교통사고로세상을떠난모유리의엄마‘강유이’의원혼,그리고재개발이이루어질경우한순간에로또가될‘그집’을호시탐탐욕망하는‘마을사람들’까지끝없이확장된다.여기에쓰레기집에서발견된사람(혹은짐승)의뼈와신원을알수없는의식불명의인물이등장하며더깊은의혹의층위속으로가라앉는다.
그러나『자작나무숲』은추리소설의핵심이라고할수있는‘범인이누구인가’혹은‘왜범죄를저질렀는가’라는질문을모조리비껴가며애초에제기된물음과는전혀다른지점에도달한다.그것은바로“철저히가부장제의논리를따”르는사회에서“대물림을위해무엇이침묵하고무엇이희생되는가”(374쪽)라는근원적질문이다.즉,‘모유리’가‘그집’을상속받기위해감당해야할것은무엇인가.하지만작가는쓰레기로둘러싸인‘그집’이매혹과혐오를동시에불러일으키는대상인것처럼이작품또한전형적‘여성서사’로환원되어단일한의미로해석되는것을경계한다.쓰레기를모으고,쌓고,묻는행위를통해끝내진실을온전히드러내지않음으로써,오히려“세상의질서에찝찝하고불쾌한,징그럽고께름칙한냄새를입히는”(해설,380쪽)방식으로여성고딕/여성서사에새로운변주를시도한다.그런점에서이작품은‘호더’할머니와‘그집’의상속자인손녀로잇대어진여성고딕서사의경이로운계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