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한 세계 (이 책은 한 권 구성입니다. (표지 이미지: 앞면과 뒷면 표지))

근접한 세계 (이 책은 한 권 구성입니다. (표지 이미지: 앞면과 뒷면 표지))

$17.50
Description
“분리된 세계, 공명하는 기억”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시선이 교차하는 결정적 순간
〈크로스〉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문학’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연결’의 기획이다.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새로운 중단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김연수와 히라노 게이치로의 의미 있는 ‘크로스’를 선보인다.
파편화된 세계에서 공통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문학적 상상력’이다. 1999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일식』으로 강렬하게 등장한 이후 매 작품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일본 문학계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해온 히라노 게이치로와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며 한국 문학계를 대표해온 김연수의 특별한 협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문학적 응답일 것이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근접한 세계』에서 두 작가는 ‘책’이라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개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각각의 세계’를 교차하며,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연루의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근접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르게 펼쳐지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두 작가의 문학적 시공간이 교차하며 만들어낼 새로운 시너지를 통해 독자는 세계를 이해하는 보다 확장된 시야를 갖게 될 것이다.
저자

김연수

한국의소설가.1993년『작가세계』여름호에시를발표하며데뷔.1994년장편소설『가면을가리키며걷기』로제3회작가세계문학상을수상한뒤로소설을주로썼다.소설집『너무나많은여름이』『이토록평범한미래』『사월의미,칠월의솔』『세계의끝여자친구』『나는유령작가입니다』『내가아직아이였을때』『스무살』,장편소설『일곱해의마지막』『파도가바다의일이라면』『원더보이』『밤은노래한다』『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사랑이라니,선영아』『꾿빠이,이상』『7번국도Revisited』,산문집『시절일기』『청춘의문장들』『소설가의일』『여행할권리』『우리가보낸순간』『지지않는다는말』등이있다.동서문학상,동인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대산문학상,황순원문학상,이상문학상,허균문학작가상,김만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우리들의실패김연수
결정적순간(TheDecisiveMoment)히라노게이치로

크로스인터뷰|전시되지못한것들의자리김연수×히라노게이치로

출판사 서평

가장첨예한두세계의조우
그리고동시대를감각하는하나의질문

〈크로스〉는해외작가한명과한국작가한명이공통의주제를가지고새로운중단편소설을창작하고,그두편을한권의책으로엮어서로의텍스트를교차시키는방식으로구성된다.이는하나의주제에서출발하되,두작가가지닌로컬리티에따라달라지는풍경을통해동시대를바라보는서로다른이해를함께조망하고자하는기획의목적이기때문이다.2024년부터준비된이번프로젝트에서두차례의원격화상대화를거쳐두작가가공유한키워드는‘윤리적딜레마’였다.
그렇다면왜‘윤리적딜레마’일까.우리는‘윤리적’이라고말할때옳고그름,진실과거짓의이분법을떠올리지만,현실의여러복잡한관계와얽힌맥락속에서그기준을명확히하는일이이미불가능해졌기때문이다.그러므로“우리시대의윤리적딜레마는옳고그름,진실과거짓사이의번민이아니라나의옳음,나의진실그자체에대한번민에가깝”(김연수「크로스인터뷰」,174쪽)다고할수있다.이렇듯오늘날현실에서‘윤리적딜레마’가중요하게다뤄져야하는이유는,그것이단지철학적개념에머무는것이아니라지금이시대의삶이어떻게작동하는지를들여다볼수있는하나의프리즘이기때문일것이다.


“미래의얼굴이있다면,
그건어떤표정을하고있을까요?”

어떻게살아갈것인가를묻는
문학적사유의‘교집합’

히라노게이치로의「결정적순간」은우연히타인의비밀을알게된사람에게어떠한,또얼마만큼의윤리적책임이발생하는가,라는질문을던진다.소설은주인공미즈마키가스미가존경해왔으나이제는고인이된사진작가의아틀리에에서,그가은밀히간직해온사진을발견하면서시작된다.

왜그때그상자를열었을까.다시그생각으로돌아온다.열지않았다면지금쯤아무것도모르고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전시회준비를마무리하고있었을텐데.그런세계가어딘가에있다면지금이세계의나를잃더라도그곳에가고싶다.(「결정적순간」,167~168쪽)

당사자가더이상이세상에존재하지않는지금,사건의정황도진실의실체도분명히가늠하기어려운상황에서가스미는침묵할수도,그렇다고섣불리판단을내릴수도없다.유고전을개최하지못한다면지금까지쌓아온모든노력이한순간에물거품이될지도모르는복잡하고난처한상황의한복판에주인공을세워둠으로써,작가는윤리적딜레마를‘문제그자체’로작품속에제시한다.“반드시그답을작가가준비할필요는없다고생각합니다.아니,대답할수없는아포리아만이쓸가치가있는주제라고생각합니다.”(히라노게이치로「크로스인터뷰」,176~177쪽)라는인터뷰내용처럼작가는딜레마의속성을기록의일부,법률조항의발췌,노트의인용문,신문기사,SNS타임라인등을교차편집하는방식으로입체화해보여줌으로써독자스스로해석할수있는자리를열어둔다.

김연수의「우리들의실패」는소설의화자이자기자인‘나’가대통령친인척의국정개입사건에연루된인물‘손동하’를인터뷰한내용을소설의형식으로재구성하는방식으로서술된다.대의를위한자기희생이가치있다고믿으면서도,“단한번뿐인인생을희생하면서까지공공을위해윤리적으로올바른선택을해야한다는생각을어디까지신뢰”(히라노게이치로,190쪽)할수있는지판단하기어려운시대를살아가고있기에,이문제는문학의중요한테마가될수밖에없다.

“하늘과땅은어질지않아만물을짚으로만든개처럼여긴다는뜻이죠.그말대로세상은나의후회와희망같은것에는아랑곳하지않고자기뜻대로변해가기만했습니다.(……)
세상모든것은짚으로만든개일뿐입니다.잠시존재하다가그쓰임이다하면버려지지요.문자와전화로은연중제게자살을종용하던자들에게는저역시짚으로만든개일뿐이었겠죠.”(「우리들의실패」,49~50쪽)

인간의삶의속성이아무리‘짚으로만든개’와같을지라도,“우리는본성에따라행동하는게아니라매순간어떤인간이될지선택해야만”(김연수,198쪽)한다.특히윤리적딜레마의순간에요구되는것이바로‘결단’이며,그러한선택을가능하게하는것은곧‘상상력’일것이다.작가는“소설가로서발휘할수있는가장큰다정함”이란“‘타인과내가다르지않다는상상’을통해그들의무한한가능성을열어주는‘미래적시점’에서오는것”(김연수,201쪽)이라고말한다.

두작가가‘크로스’를경유해도달한장소는,‘문학적상상력’을통해“대상에대한내면적이해와동시에그주변관계를조망하는”(히라노게이치로,196쪽)소설가의다정한시선이라할수있다.그러므로여기에실린두편의소설시점은‘현재’도‘과거’도아닌무한한가능성을향해열려있는‘미래적시점’일것이다.
이와더불어마지막에수록된두작가의「크로스인터뷰|전시되지못한것들의자리」는서로의사유가교차하는지점에서발생하는낯설면서도긴밀한감각을보여주어,독자에게‘연루된관계속에서확장되는’새로운독서경험을선사한다.앞으로도이어질유의미한‘크로스’에많은관심과기대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