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의 탐스러움

이웃집의 탐스러움

$14.80
Description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 작가
정기현 첫 중편소설

“우리는 이웃이다.
그리고 나는 이웃 그다음이 있다고 자꾸만 믿게 되는 것이다.”

낯선 채로도 다정할 수 있을까
친해지고 싶어서 수상해지는 마음
*
가장 가까운 곳의 타인,
이웃에게 건네는 탐스러운 이야기
수수하지만 굉장해!
-정기현 소설의 새로운 출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작년 초여름, 첫 책 출간 인터뷰에서 정기현은 말했다. 써둔 소설들을 다듬어 단편집을 냈으니 중편소설은 아주 새롭게 쓰는 중이며,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때”라고. 그때 쓰던 소설 『이웃집의 탐스러움』이 북다의 중편 시리즈 〈픽셔너리〉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2025년 「슬픈 마음 있는 사람」으로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정기현의 반가운 첫 중편이다.
『이웃집의 탐스러움』은 이웃을 사유하는 동시에 이야기를 은유하는 소설이다. 낯선 옆집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는 일, 생전 처음 취업해 월급을 받는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뜻밖의 사건들까지. 작가와 이름이 같은 소설 속 ‘정기현’은 모든 장면을 한데 엮어 이웃에게 건네는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 독자는 소설 속에서 현실 어디쯤 있을 것 같은 작은 동네를 미로처럼 헤매다가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타인과 가까워진다는 건 실은 대단한 고백보다 작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저자

정기현

2023년문학웹진림(LIM)에「농부의피」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슬픈
마음있는사람』등이있다.2025년이상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이사
705호706호
가문이야기
시루떡
충녕에서온사람
손잡이가새파란나무서랍장
방송국가자
다른국면
몰입의기쁨
한마을한마음대축제
등떠밀리기의이로운점
말과행동을약속하면연극이된다
강물이흘러천리를가면
연습만이살길이다
축제의날:아침
축제의날:저녁
우리들의손잡이가새파란나무서랍장
세상모두사랑없어
듣고싶은말
편집하는사람
회사생활
발문|이야기와함께살기_강보원
추천의글|함윤이

출판사 서평

정기현의소설을읽으면정말이지그런생각이든다.
이사람정말잘쓴다….
-강보원(문학평론가시인)

비밀들,미로들,너무사랑스러워탐낼수밖에없는이야기들.
이소설의탐스러움을한번맛본나는
정기현의다음을계속하여기다릴수밖에없다.
-함윤이(소설가)

이웃-‘나’라는책을읽어주세요
친구,연인,선후배,동료…세상엔많은관계가있다.그런데이웃은이상하리만치멀다.집이우리가진짜자신인채머무는유일한공간이라면이웃은그곳에서가장가까운타인일텐데어째서이렇게멀게느껴질까.『이웃집의탐스러움』은그런궁금증에서시작되었다.질문에뒤따르는골똘한생각.한사람을속속들이알기위해책한권정도는필요하다.상대를떠올리며자신의기억과경험을담은이야기를써서건넨다면,그이야기를다읽고난뒤진정가까운이웃이될수있지않을까?

소설속‘정기현’은본가에서독립하여서울외곽의21평신축아파트로이사온다.‘기현’의본가에는특이한가풍이있다.손님을불러융숭하게대접하고대가로이야기를받는것.하지만기현은부모집이삶과이야기를끝내잇지못하는“이야기지옥”이었음을깨닫고독립해나온다.새집에서우연한계기로옆집부부‘기은’,‘준영’과안면을튼기현.마주칠때마다인사를나누고,서로의안부를묻고,종종저녁을같이먹다가거의매일이되고,급기야그들과마을축제연극무대에함께서는사이가된다.축제날연극무대에서는예상치못한일이벌어진다.첫독립,첫이웃,첫취업,첫월급,첫뜻밖의사건과돌발상황…현실적이거나허무맹랑한많은처음을겪고난기현은기억과경험을이야기로적어보기로한다.그것을이웃에게건네고“지금보다복잡하고자세한사이”가되기위해서.

이책을읽고저와의대화에임해준다면우리는좀더복잡하고자세한사이가될것입니다.그리고제가두분께이책을드리는이유는별일이없었다면진즉자연스레되었을지도모르는‘진짜’이웃관계를당신들과맺고싶기때문입니다.
-본문에서


미로-우리동네헤매는법

이곳에서저곳까지걷던대로걸어가면그만일일을
미로라는형식을통함으로써걷는행위자체에몰입하게되고,
목적지에도착한뒤에는훨씬큰기쁨을안게된다.
-본문에서

‘아늑한부모집에서독립한삼십대여성이새로운경험을쌓아가며그사이만난이웃과더깊은관계가되고싶어쓴긴편지혹은자기소개서’라고이소설을설명해볼수도있겠다.그러나납작한요약으로는『이웃집의탐스러움』의매력을전할수없다.어느면에서정기현의소설은다른어떤소설보다도삶과닮아있다.이야기와사건사이종잡을수없지만자연스러운전환.현실을살아가며겪는많은일은우연히,뜬금없이,엉겁결에일어난다.이유없음을견딜수없어우리는작은두뇌로그사건들을잇고해석하기위해애쓴다.“벌어진일을벌어진그대로꿀떡삼키지를못하고나방처럼이유를향해달려드는것이다.하지만헤매고헤매다마침내그럴듯한이유에도달하고난대도그것이꼭진실이라는법은없다.”
정기현의단편이“최단경로를찾는효율주의자들과는달리,의도적으로배회하는산책자의소설”(임선우소설가)이듯,좀더호흡이긴『이웃집의탐스러움』도반복되는일상과동네라는좁은시공간에미로를설계해독자를헤매게만든다.모름지기산책이란출발지부터목적지까지의경로를기꺼이미로로만드는일이다.길가의풀을들여다보고사마귀의움직임을탐구하고문득마주친고양이와눈맞추다가벤치에잠깐앉아땀을식히면서이상한모양의구름을찾아보기도하는,그렇게15분거리를한시간동안걷게만드는.그러므로『이웃집의탐스러움』을읽고나서의기분은갓산책을마쳤을때의개운함과닮았다.개운함의함량은스스로찾아들어간미로를탈출했을때의묘한기쁨,약간의땀,발그레해진얼굴같은것들로채워져있다.


이야기-정기현의꽃말은용기
이소설에흥미로운해석을더해준문학평론가겸시인강보원의관점을덧붙이면『이웃집의탐스러움』은‘이야기’자체에대한은유이기도하다.‘기현’의부모는이야기를무척좋아하지만진귀한대접과맞바꾼이야기의주인을결코자기네삶속으로들이지않는다.수집하고소비할뿐정작이야기를내어주는사람에대한예의가없는그들은결국이름모를이야기주인에게두들겨맞는다.반대로이소설에는이야기를삶에너무가까이두는인물도등장한다.이웃사랑론을설파하고그것을일상에구현하려한그는큰위험에빠진다.
그럼어디쯤이적당할까.비겁함과위험함사이에서기현은‘관계’라는말로질문을풀어보려한다.“나는어머니아버지와달리남의이야기에탐욕을부리지않는다.대신나는상대와관계라는것을맺는다.”이야기란기어이누군가에게가닿아야하고,전한이와전달받은대상모두를바꾸는일이기도하다.“소설은그것을쓰기전과쓴이후가같을수없는글쓰기”(강보원)니까.
내내좀귀엽고엉뚱하며은은하게천연덕스러운정기현의소설이내심진지해지는지점이있다면그건‘이야기’가가진에너지때문일듯하다.받아들여지든그렇지않든이야기가전해진다음관계를되돌릴수없는곳으로데려가버리는힘.정기현소설의꽃말을‘용기’라고붙여본다면,그힘의무서움을아는데도기어코이야기를계속사랑하기로하는마음덕분이다.정기현이만든세계에들어가기전,수영하는사람처럼준비하면좋겠다.힘을뺄것,(이야기의)흐름에몸을맡길것.그러고나면곧정기현은독자이웃여러분을가본적없는어딘가로데려다줄것이다.

[픽셔너리]
‘픽션(Fiction)+딕셔너리(Dictionary)’의합성어인‘픽셔너리’는‘나’를픽션화하는A부터Z까지의이야기를모두수록한‘가상의사전’입니다.무한한상상력으로펼쳐지는새로운형식의중편소설시리즈로,현실과상상을넘나드는탐색의즐거움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