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의시대,왜사람들은다시인간의‘수고’를찾는가
지금까지우리는한정된일자리를두고비슷비슷한스펙을지닌사람들과치열하게경쟁해왔다.하지만이제그일자리마저AI가대체하는상황에이르렀다.각분야의전문가들과리더들은AI와경쟁하기보다AI가넘볼수없는‘오직인간만의일’을찾아야한다고말하지만,그것이무엇인지에대해서는누구도명확한답을내놓지못하고있다.
송길영저자는이에대한힌트로‘수고’라는키워드를제시한다.
AI의도움을받은수많은콘텐츠가매일온라인에쏟아지는와중에,방문자들이‘사람이만든콘텐츠’를찾는역설적인현상이벌어진다.AI가모든사람을창작자로만들어주고개인이거대기업의역할을할수있게해주었음에도,사람들은왜여전히인간의손길을찾을까?
핵심은바로‘수고’의유무에있다.서툰솜씨로시작한창작물이깊은고민과수많은시행착오,숙련의과정을거쳐하나의작품으로완성되는동안그사람만의경험과판단이축적된다.처음에는누구나만들수있을것같았던결과물이오랜시간을거치며오직그사람만이만들수있는것으로변해가는것이다.반면그과정없이버튼한번‘딸깍’누르는것으로만들어지는생성물은아무리완성도가높더라도같은재료를입력하면누구나만들수있는것이된다.바로이지점에서인간의‘수고’가진정한경쟁력이된다.
사본인간을넘어대체불가능한‘원본인간’으로
근대이전에는한분야에서일가를이루면‘장인’이라는칭호와함께그수고를인정받았다.그러나산업화와대량생산의시대로접어들면서효율을우선하는분업화가이루어졌고,특별한지식이나기술이없어도매뉴얼을숙지하는것만으로누구나복잡한일을수행할수있게되었다.송길영작가는이시스템에투입되는사람들을개인의능력보다직무의명칭이더중요한‘사본인간’이라고표현한다.사본인간은언제든다른사람으로대체될수있다.
반면‘원본인간’은타인이쉽게복제할수없는성취를이룬사람이다.다른사람으로대체할수없다는것은그성취에이르기까지부단한노력과시간이담긴‘수고’의과정이존재했다는뜻이기도하다.
‘딸깍’한번으로수고의시간을삭제하고무엇이든즉시만들어내는시대,인간이굳이시간을들일필요가없는일은이제기계의몫이된다.남는것은인간의수고가들어가야비로소완성되는결과물이다.이결과물은콘텐츠나제품처럼물리적인것만을뜻하지않는다.오랜시간갈고닦은기예와경험같은무형의자산까지포함한다.자신의이름으로자신만의작품을만들어가는것.그것이경량문명을살아가는새로운인간의출발점이다.
저자는이를‘핵개인’에서‘원본인간’을거쳐‘수고인류’로나아가는긴여정으로설명한다.이여정에는반드시시간과수고가투자되어야한다.다행히기대수명이길어진오늘날의인간에게는자신을만들어갈시간이과거보다넉넉하게주어진다.배우고익힌뒤일하고마치는정형화된삶에서벗어나,끊임없이배우고적응하며자신의가능성을펼치는삶으로나아갈수있게된것이다.
경량문명시대에인간이어떤경쟁력을갖춰야살아남을수있을지에대한답은사람마다다를수있다.하지만송길영저자가제시한‘수고’의의미와그시간의가치를되새겨본다면,정답을찾아가는길이결코깜깜한어둠속은아닐것이다.
책속에서
경량문명의세상,오래된구조를탓하며반복되던형식적공전이줄어들기시작합니다.그리고,그빈자리에자신의일을오롯이해내는‘새로운인류’가옵니다.시키는일을하는것이아니라스스로정한일을하는이들입니다.‘딸깍’의유혹을이기고구슬땀을마다하지않는,무엇보다온전히그과정에서자신의삶의의미를찾는그들,‘수고인류’가옵니다.
-「프롤로그」중에서
경량화된조직과AI도구의확산은한사람이이전보다훨씬넓은범위의일을직접수행할수있게만듭니다.조직이개인의이름을지우면서결과물을만들어내던시대에서,개인의판단과선택이결과에그대로새겨지는시대로건너가는것입니다.그래서“모든것을내가했다”라고이름을남길수있는일이점점더중요해집니다.다만그전환이누구에게나순조로운것은아닙니다.오랫동안많은이들에게는직업혹은직장이곧그의이름이었기때문입니다.
-제1장「수고인류의출현」중에서
이제‘중요한일’이며‘어려운일’이라고여겨졌던수많은직무들이AI에이전트의등장앞에그중요도가역전되거나전환될현실앞에놓이게되었습니다.자신이속한조직의진짜일은무엇이며또자신의직무가수행해야했던업무의원본은무엇인지다시금뼛속깊이고민해야하는숙제가모두에게주어지고있습니다.
-제2장「사본인간에서원본인간으로」중에서
맛있는한끼를먹고예쁜옷을사고멋진공간을향유하는즐거움을느끼는것은‘사람’만가능합니다.소비할수없는AI와달리사람만이소비자의입장에설수있습니다.그렇다면시스템으로무장한기계보다인간이가장확실한비교우위를가질수있는지점은,공급자의자리에선이역시‘소비자’와같은‘인간’이라는점이될것입니다.
-제3장「수고경제,다시찾은주체성」중에서
이제중요한것은과거영광의공식을잘알고있다고주장하는업계의누군가에게잘보이는것이아니라,나를좋아하는모든이들에게직접다가가는결과를즉시만들어내는능력이됩니다.그리고그것을만들기위한자원을미래의것에서빌려오는것이아니라,극한의가벼움으로스스로조달하는창작의자급시대가도래하고있습니다.
-제4장「수고인류,선단에서다」중에서
그러니준비의정의를다시써야할시점입니다.필요없어진것은남이출제한시험을통과하기위한준비입니다.필요해진것은자신의일을더깊게파고드는준비,그리고자신이선자리의문화와일상을남에게건넬수있을만큼이해하는깊이입니다.
-제5장「어쩌면해피엔딩」중에서
차속에서카페의위치와주차자리를찾고,앱에가입을하고자리를예약하고다시결제를하는일련의과정은주의집중을위한운전혹은옆자리지인과의대화를저해하는요소입니다.이러한,절차상꼭필요하지만본질가치를더하지않은과업을대행해주는에이전트의일과,반드시인간인제가해야하는감각의일사이에,인간과AI의평화로운협력의선이만들어지게될것입니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