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이 몰래 읽는 한비자

리더들이 몰래 읽는 한비자

$19.00
Description
리더를 기르는 한비의 ‘인간심리 보고서’

“이 세상은 지배하려는 자와
지배당하지 않으려는 자의 심리 전쟁터이다”
동양의 위대한 철학자 중에 ‘한비’만큼 인간의 내면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냉철하게 분석해낸 이는 드물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가 마땅히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밝혀주었다면, 한비는 사람 마음의 깊은 어둠, 제 이익을 무엇보다도 먼저 챙기고자 하는 본능, 약한 것을 밟고 올라서려는 비정함, 탐욕, 야비함 등을 가감없이 까발리고 있다. 〈한비자〉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분석한 한 편의 ‘인간심리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다. 어쩌면 한비의 이런 비정한 인간관이 그를 성현의 반열에 선뜻 올려놓지 못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비는 어떻게 하여 이런 식의 글쓰기를 했을까? 한비는 전국시대 약소국의 하나인 한나라 왕손으로 태어났지만, 서출이었다. 어머니가 천한 후궁이었다는 일종의 열등감과 그에 따른 갈등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법과 술을 군주에게 가르쳐서, 그들이 평화롭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도록 돕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한비자〉에는 군주, 곧 리더를 가르치기 위한 여러 사례들이 풍부하게 나온다. ‘창과 방패’, ‘송나라 농부와 토끼’, ‘화씨벽’ 등 중국 고대부터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쓰임에 맞게 들려주며, 군주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적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거짓말과 속임수를 써서 상대방의 수상한 점을 시험해보면 숨겨진 나쁜 짓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견해는 군주가 ‘법, 술, 세’를 이용하여 신하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책인데, 공자의 사상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조금 낯설다. 사실 군주와 신하의 관계는, 현대사회에서는 오너와 직원,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비자〉는 ‘지배하려는 자’와 ‘지배당하지 않으려는 자’의 심리전쟁으로도 읽힌다.

그러함에도 〈한비자〉는 끝까지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사람의 관계는 큰산의 능선처럼 끝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내가 군주(리더)로도, 신하(부하)로도 얼마든지 치환되어 읽힌다. 〈한비자〉는 읽는 이로 하여금 군주도 되어보고 신하의 입장도 되어보게 하면서, 달의 뒷면 같은 인간의 어두운 면까지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그리하여 품이 넓은 리더, 사람을 이해하는 리더로 거듭나게 만든다.
저자는 〈리더들이 몰래 읽는 한비자〉이지만, 리더들, 앞으로 리더가 될 현대인들이 품 넓은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다. 〈한비자〉 총 55편 중 현대적 의의가 있는 부분들을 발췌, 완역하고 해설하여 이해를 도왔다.

저자

한덕수

저자:한덕수
충북진천에서태어나한양대학교에서경영학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평생사업을하며경영일선에서치열한나날을보냈다.그러면서도지식과학문에대한갈증으로인쇄된종이냄새를잊어본적이없다.30대이후동양고전을비롯한다양한분야의인문서적을탐독하다가2018년부터본격적인글쓰기를시작했다.
2022년에계간시전문지《사이펀》의신인문학상에시가당선되어등단했다.그간지은책으로산문집『버릴줄아는용기』(2019년),시집『진정한나의것』(2020년)이있고,주역을해제한『주역강독』(2024년)을출간했다.지금은《C1NEWS》논설위원으로재임하며글을쓰고있다.동양철학에담긴지혜를깨닫고통찰하는즐거움으로풍요로운새삶을맞이하는중이다.

목차

서문·군주의길을물어리더로거듭나다5

이병二柄상벌이라는두개의칼자루15//오두나라를좀먹는다섯가지25//현학顯學전혀쓸모없는학문51//난언難言직언의어려움61//십과十過군주의열가지잘못66//고분孤憤홀로불만에가득찬마음93//세난說難군주를설득하는어려움103//화씨和氏옥을바치고다리가잘린변화卞和113//간겁시신간사함으로군주를해치는신하120

망징亡徵나라가망하는조짐128//삼수三守군주의세가지철칙138//비내備內측근을경계하라144//식사飾邪사악한행위를경계하라151//안위安危나라의안정과혼란158//수도守道나라를지키는방법165//용인用人인재를쓰는방법170//해로解老노자의이론을해석하다178//유로노자의사상을설명하다190//설림說林·上이야기의숲202//설림說林·下서른일곱가지의고사209//내저설內儲說·上신하를통솔하는일곱가지219//내저설內儲說·下군주가주의해야하는여섯가지―231

외저설外儲說·左上언행의효용사례242//외저설外儲說·左下언행의사상적인사례261//외저설外儲說·右上군주가가져야하는권세와통치술276//외저설外儲說·右下군주가견지해야하는원칙289//난難·一하나씩고치는데는한계가있다300//난難·二수치를씻어내는어려움304//난難·三지혜로는모두를알지못한다308//난難·四사면의어려움312//애신愛臣총애하는신하의폐단317//주도主道군주가지켜야하는도리322

출판사 서평

군주의길을물어리더로거듭나다

한비는기원전280년한나라의임금안의서자로태어났다.그는진나라의재상을지낸이사와함께,성악설의창시자이자당시의대표적인학자였던순자의문하에서동문수학하였다.한비가주장하는사상의핵심은‘법술’이다.한비보다먼저법가에속하는학자와정치가로는진나라의상앙과한나라의신불해등이있었다.

한비는상앙이주장한법과신불해가주장한술을종합하여‘법술’이라는이론을완성하였으며,법술만이국가통치의근간이라고주장했다.한비는법에대하여“명군이다스리는나라에는책이소용없고법그자체가가르침이된다”고정의하였다.또한술에대해서는“술이란군주가가슴속에간직하고이것저것을비교한후,보이지않게신하를제어하는기술”이라고하였다.

옛군주들이나현대의리더들이‘대놓고’<한비자>를읽거나말하지못하는이유는아마도‘보이지않게신하(부하)를제어하는기술’이집약되어있기때문이아닐까싶다.또한그기술이라는것도인간의선하고악한심리를꿰뚫어,약하거나강한부분을‘교묘하게’‘비정하게’이용하기때문이아닐까싶다.

법,술,세로다스리는부강한나라

“악양은과인을위하여자기아들의살까지먹었다”
“악양은자기아들의살까지먹은사람인데,
다음에는누구인들먹지않는다는보장이있겠습니까?”

한비의법가사상은전국시대의혼란과조국인한나라의어려운처지안에서거듭발전했다.약소한나라를구하는방법은오직엄정한법으로백성들을다스리고,나라의힘을한길로동원함으로써부강하게된다고생각했다.

<한비자>는한비가직접쓴것으로전해지는‘오두편’‘현학편’‘고분편’포함하여총55편으로구성되어있다.특히‘고분편’의‘고분’이란‘외롭고괴롭다’는뜻으로,‘진실을아는사람은언제나외롭고괴롭다’는의미이다.한비는비록왕손이지만서출로태어나서외로운처지에놓일수밖에없었고,그만의진실을품고펼치지못하고있었으니스스로고립될수밖에없었다.그진실이란것이바로법과술에의한정치이론이다.

그런데임금을둘러싼고위직중신들은그법술이자신들에게불리하다고여기면서외면하였다.그래서한비는울분을품고그들을수시로규탄하였는데,따라서‘고분’이라는두글자속에는한비의비통한마음과뭉클한생애가깃들어있다

한비자의법치국가철학은크게보면첫째,법으로백성을다스리고둘째,백성과신하에게휘둘리지말고셋째,현명한사람을등용시켜능력없는권세가들이힘을쓰지못하게해야한다는것으로분류된다.여기에‘법,술,세’를이용한통치방법이촘촘하게더해졌다.

제갈공명이유비의아들에게유언으로남긴책<한비자>

진나라왕영정은<한비자>를읽고감탄하여그를진나라로오도록하였는데,객경의자리에있던이사가존재의위협을느끼고모함하여한비는죽임을당하였다.영정은한비를죽였으나후일진시황이되어한비의법술이론에큰영향을받고,법치를천하통치의이론적인버팀목으로활용하였다.그뿐만이아니다.

촉한에서는제갈공명이죽으면서유비의아들인유선에게<한비자>를숙지하도록유언하였다.제갈공명이그많은경전과고전중에서도유독<한비자>를권한이유는책속에법치와술책을통해세력있는신하들을통제하는강력한통치술이들어있기때문이었다.

현대사회에서도중국이나일본을비롯한동아시아권과태평양건너대륙은물론한국에서도,성공한정치가나사업가들은이책을즐겨읽는다.다만애독하면서도감출뿐이다.2500여년가까이군주와리더들의필독서,교과서로읽혀온<한비자>.그분명한이유가이책속에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