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햄릿

$19.80
Description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는 1564년 잉글랜드 중부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1580년대 말 런던으로 진출해 극작가 겸 단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고, 1589년 첫 작품 『헨리 6세』를 발표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뛰어난 재능 덕분에 계층에 상관없이 폭넓은 인기를 누렸고 왕실의 신임까지 얻었다.

그의 작품 중 『햄릿』은 전세계에서 400여 년이 넘도록 널리 읽히고 있고, 또한 앞으로도 영원히 읽힐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 책의 국내 번역서는 성인용만 20여 종이 넘는다. 이렇듯 이미 국내의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전문 번역가들의 번역서가 차고 넘치는데, 역자는 왜 굳이 이 책을 또 번역하려고 했을까.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역자는 바로 이 번역문을 서점에서 우연히 접하고 새로운 번역을 시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번역을 우리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접한다면, “역시 『햄릿』은 내 수준에 너무 심오한 책이군”이라며 잘못된 선입견을 갖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웠다고 한다.

“뭔가 깊고 심오한 뜻이 있을 것”이라는
강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역자는 위의 번역 문장이 무리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구절이 『햄릿』과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은 물론 역대 모든 희곡 작품들의 대사 가운데에서도 가장 유명한 대사여서, 여기에 ‘뭔가 깊고 심오한 뜻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박적으로’ 갖게 되면서 이런 ‘무리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햄릿은 선왕의 복수를 단행하지 못할 바에야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치욕 속에서 삶을 구차하게 연명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역자의 햄릿 번역 계기를 이렇게 상세히 설명한 것은 이 책의 번역 기조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번역 풍토는 알게 모르게 이미 그 분야에서 이름난 번역자의 기존 번역문을 신경쓸 수밖에 없고, 또한 어렵다고 알려진 고전일수록 역자의 말대로 ‘뭔가 심오한 뜻이 숨어 있을 것’이란 선입견으로 어렵게 접근하는 면도 있다.
이번에 역자가 시도한 『햄릿』 번역은 위의 선입견을 완전히 배제한다. 역자는 재고해 봄직한 번역문들을 여럿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새롭고 고유한 번역을 시도한다. 독자들은 역자에 따라 이렇게 번역이 다를 수 있음을 새삼 느끼면서, 작품 속 아름답고 깊은 울림을 주는 모든 독백과 속삭임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저자

윌리엄셰익스피어

저자:윌리엄셰익스피어(1564.4.26.~1616.4.23.)
1564년잉글랜드중부의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부유한상인의아들로태어남.
1580년대말런던으로진출,극작가겸단역배우로활동을시작함.
1589년첫작품『헨리6세』를발표하며명성을얻기시작함.
뛰어난재능으로계층에상관없이폭넓은인기를누리고왕실의신임을얻음.
현재까지전해지는작품은희곡38편,소네트154편,장시2편임.
말년에고향으로돌아가1616년52세로사망함.

역자:이진영
서울대영어영문학과졸업.
서울대인문대학원영어영문학석사(영국소설전공).
방송통신대영문과강사역임.
미국뉴욕시립대(CUNY)연수.
미국뉴욕대SCPS‘FilmmakingIntensiveCourse’Certificate:
(9´40˝,16㎜colorfilm,English,2007)연출·각본·편집.
서울시극단제6기시민연극교실창작극공연작<봄날은간다>(78´,연출주성환,2014)극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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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장자연스러운우리말『햄릿』으로거듭나다

『햄릿』은영어로된문학작품중가장큰영향력을발휘하는작품의하나로평가받고있다.셰익스피어시대에『햄릿』은그의작품중가장많이공연된작품의하나였고,오늘날에도여전히끊임없이재해석되고어디선가누군가에의해공연되고있는작품이다.
『햄릿』은모든훌륭한고전이그러하듯보편성을갖추고있다.삶과죽음,정의와불의,실체와허구,이성과격정이라는문제를둘러싼『햄릿』의갈등과경험은특정시대에국한된문제가아니고,주인공햄릿의고민은우리모두가겪을수있는보편적경험이다.

그리하여국내에도『햄릿』의번역본이아주많은데,가만히들여다보면번역문들이미세하게,확연하게다른부분이많다.이책은『햄릿』의깊고넓은문학사적인의의는차치하고,오직국내번역문의차이를비교분석한뒤에자신의고유한번역에집중했다.예를들자면이러하다.

“Tobe,ornottobe,thatisthequestion”

있음이냐없음이냐,그것이문제로다.(최종철)
살것이냐아니면죽을것이냐,그것이문제로다.(이경식)
이대로냐,아니냐,그것이문제다.(설준규)
존재냐,비존재냐―그것이문제다.(이상섭)
사느냐,마느냐,그것이문제로구나.(박우수)
살것인가,아니면죽을것인가,그것이문제다.(김정환)
사느냐,죽느냐―그것이문제구나.(노승희)
살아남느냐,죽어없어지느냐,그것이문제로다.(신정옥)
사느냐,죽느냐,그것이문제로다.(여석기)

죽느냐사느냐,그것이문제다.(역자이진영)

한문장에대한해석이10인10색이지만,그러함에도역자의해석은접근방식에서부터조금색다르다.9가지번역이모두쓰여있는순서대로‘Tobe’를먼저번역했지만,그는‘nottobe’를먼저앞세운논리를펼친다.

그는2가지이유를드는데첫째,우리입말에는‘죽느냐,사느냐’가자연스러움을든다.‘사느냐,죽느냐’라고말하지않는다.한국사람들은‘죽고사는문제’라고하지‘살고죽는문제’라고말하지않으며,어순자체가서로다른영어와한국어의번역을논하면서,쓰인순서대로번역해야한다는기계적인사고방식을적용할수는없다고한다.예컨대영어의‘Ladiesandgentlemen!’을‘신사숙녀여러분’이라고,‘brideandbridegroom’또한‘신랑신부’라고한다면서어순자체가다른우리말의특징을살려야한다고말한다.

둘째,햄릿의독백“Tobe,ornottobe”에서‘tobe’(사느냐)가‘nottobe’(죽느냐)보다‘중요해서앞으로나온게아니다’라는것이다.상이한2개의동사로대비하지않고하나의동사(여기서는‘be’)에‘not’을붙여대비하기위해‘tobe’가앞으로나온것일뿐이다.우리말에비유하자면“먹을거야,안먹을거야?”와같은구조로,다시말해서“사느냐죽느냐”와“죽느냐사느냐”는의미가똑같다는것이다.

위의예는이책의흐름을알리기위한한예일뿐,책의곳곳에는이렇듯역자만의독특한시각과논리가숨어있다.그는‘사명감’으로『햄릿』을번역했다고한다.“내가가진모든역량을동원해서‘가장자연스러운우리말『햄릿』’을반드시펴내겠다”고다짐했고,그결과물이바로이책이라고역자는자신한다.원작자는‘슬픔’이든‘애통’이든자기마음에드는표현을무엇이든선택할수있는창작자로서의특권이있지만,주어진텍스트에충실해야하는번역가는오로지작품의맥락·흐름과작가의의도에대한파악능력,풍부한모국어어휘력으로승부해야한다는것이역자의지론이다.

이책은셰익스피어와『햄릿』에대한설명은최대한핵심만추려싣고,대신E.들라크루아가그린고풍스러운삽화를넣어활자가득한본문에숨통을틔웠다.또작품에실린명대사를원문과함께따로엮어『햄릿』을읽는맛을증폭시켰다.현재의영어체계를확립하는데큰역할을한위대한작가의고급스러운문장이독자들의책읽는즐거움을배가시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