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상)(큰글자도서)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상)(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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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매년 1천여 편 이상의 작품이 투고되는 국내 최고의 이야기 공모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2016년 우수상 수상작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이 책으로 출간됐다. 조선 후기, 침을 잘못 놓아 사람이 죽자 그 정신적 상처로 더는 침을 잡지 못하게 된 내의원 의관이 시골로 낙향하여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심의心醫로 거듭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타이틀에 걸맞게 소재는 참신하고, 글은 재미있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 끊고 맺음이 뚜렷하며 각각의 이야기마다 웃음과 애정, 감동과 눈물의 서사가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메시지다.

돈이 없고, 힘이 없고, 신분이 천하고, 시대가 서러운,
기구한 사연과 상처를 가진 이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이야기.
마음 돌보는 의원 유세풍의 행복 처방전.
이제 당신의 웃음을 되찾아드립니다.
저자

이은소

상상하고쓰는병을즐기다가공모전과인연이닿아작가소리를듣고있다.
동아·카카오페이지장르소설공모전에당선되어장편소설『귀인별』을출간하고,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당선되어『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을출간하게되었다.
“깜짝놀랄만한글을지어서천년뒤에남길”포부는없다.지금이순간,내불치병이그대에게즐거움이된다면감사하다.

목차

「起」
-소락의잠못드는밤

「承」
-침이무서운침의
-화냥년의발작
-아씨의우울
-전운사의화火

「轉」
-오줌싸개와고시생의비밀
-병신들의운명
-술맛별맛
-방자한여인들의한,자녀한姿女恨
-기묘한부정

「結」
-살인죄인
-심의의심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1.침못놓는침의鍼醫,마음돌보는심의心醫가되다!

침을가져갔다.손이떨리기시작했다.숨이가빠지고가슴이막혀왔다.식은땀이나고눈앞이흐릿해졌다.세엽은눈을감았다.…남해댁이세엽의팔을잡았다.
“대궐서높으신분들만고치셨다는양반이우예침을못잡으실꼬?”
“저게의원이아니라병자지,병자.”

전의감생도출신,의과장원급제,유능한침의로소문이자자하며내의원어의를아비로둔앞길창창한의관유세엽.그는아비인후명과함께효종의종기를돌보았으나,자신의시침실수로사람이죽자그트라우마로더이상침을잡지못하게된다.사건은감춰졌으나아비는귀양을갔고,유세엽은아비의동문이었던계지한의원이있는시골에은거하며이름을유세풍으로바꾼다.유세풍은계의원으로부터환자의병은몸이아닌마음에그근원이있음을배우고,여러환자들을대하며의원은기술이아닌마음으로치유하는존재라는깨달음을얻는다.

“심의가되는길은배울수도없을뿐더러배운다고되는게아니야.병자의마음에관심을두고돌보려는마음이있어야해.하여어떤면에서는내의원에입격하는것보다,이름난침의가되는일보다더어려울게야.”


2.기구한사연과개성적인인물들이주는재미와감동

유세풍에게병증을호소하는인물들은실로다양하다.호란중에포로로잡혔다가돌아와소박맞은화냥년,계모에게구박받는서자,남자와사통하였다는이유로머리를깎인비구니,첫날밤에신랑이죽은수절과부,12년간과거에낙방한유생,남편의매질과가혹한노동에시달리는부인,매품을팔다장애를얻은전쟁고아,괄시와두려움을이기지못해술에빠진광대등당시조선사회에서누구보다도소외받으며가슴에한을품게된이들이다.그들은치매,야뇨증,히스테리,우울증,불감증,화병,실성,알코올중독등갖가지증상에시달리다유세풍을찾는다.이들의병증과사연은읽는이의마음을미어지게하고,분노하게하고,안도하게하고,종내는여러가지감정이뒤섞인미소를짓게만든다.
환자들의사연을비롯해괴짜에다욕쟁이의원인계지한과그를꼭닮은딸입분의설전,치매걸린노파의촌철살인,허당양반세풍과눈치빠른노복만복이의쿵짝,새삶을얻은은우와연모의감정을숨기고그녀를돕는세풍의은은한로맨스등개성적인주요인물들이소락마을계수의원에서벌이는일들을따라가다보면독자들은자연스럽게웃고울다가카타르시스를느끼고마음이후련해지는경험을하게될것이다.


3.철저한고증과조사로완성된조선한의학소설

작품이배경으로삼는시기는조선조효종이승하한시점(1659년)부터약5년에달하는기간이다.작가는이시기를골라그때까지도온백성을떨게만들었던정묘년과병자년의호란,인조의장남인소현세자와차남인효종의죽음에얽힌미스터리,장렬왕후의상복입는기간이문제가되었던기해예송,후에어의에자리에까지오른마의馬醫백광현까지역사적사실과실존인물들을주의깊게배치하여이야기에개연성과흥미를더한다.뿐만아니라천민부터양반까지신분사회였던조선을살아가는당대민중들의생활상과풍속을고증하여실감나게재현한다.
무엇보다도작가는『황제내경』『동의보감』『침뜸의학개론』『한의학대사전』등한의학서적과논문을약1년간탐독하고조사하여서술에사실성을높였으며,신경정신의학및심리학의개념을한의학과접목시키고자『한의신경정신과학』『마틴셀리그만의긍정심리학』등을참고하여연구와집필에공을들였다.
병자들의증상과사연을만들고갈등을촘촘하게구성해내는글솜씨도솜씨려니와,각각의병증에있어한의학지식이망라된세심한진단과처방을읽는다면한편의소설을완성하기위해작가가들이는노력이란어떤것인지확인할수있을것이다.

불행을겪어야하는사람은아무도없다

『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에서는사람의마음을고달프게하고병들게만드는원인으로신분문제와유교사회의허례허식,여성에대한억압과차별을주요문제로삼는다.

“언제부터우리가그법도를지키고살았답니까?세상이요상하여여인들에게채우는족쇄가왜법도가되었는지는모르겠으나그되도안한법도를지킨지는백년도되지않습니다.”

세풍은병자가반가여인은음전해야한다는생각에지나치게사로잡혀있다고했다.그래서부당한대우를받고억울한일을당해도말한마디하지못하고참고살면서병을키웠다고했다.이제부터라도병자가생각을바꾸고감정을표현해야된다고했다.

유세풍에게병증을호소하는환자들은거개가부조리에시달리면서도자기속마음을말이나행동으로표출조차할수없었던이들이다.이들의사연을귀담아들은세풍이위로와함께내리는처방은‘자유로워지라’는것이다.‘그래야만하는것’이라여기던인식을벗어나인간본연의성정과감정을따를때,비로소거짓된삶을벗어던지고진실된삶과웃음을되찾게된다고이야기한다.
인본주의에바탕을둔세풍의처방은지금우리에게도유효하다.차별과부당함을학습하고마음의병을참고견디는데익숙해진우리에게이보다더위로가되는,자유롭게하는말이있을까.

“불행을겪어야하는사람은아무도없어요.”


사람에게는왜심의가필요한가

사람에게‘심의’가필요한이유는마음이아프기때문이다.마음이아픈것은의지만으로는어쩔수없는것들이그사람을힘들게만들기때문이다.의지만으로어쩔수없는것들이란그가처한현실,다시말해그사람이살고있는사회를구성하는제도나관습,동시대의인식이나기술적수준,나면서부터갖게된유전적형질과인간관계등어쩌면운명이라고도말할수있는것들이겠다.그렇다면사람은어떻게운명을딛고다시행복해질수있는가.이작품은현실을대하는마음의태도를바꿈으로써가능하다고말한다.그러나정작현실이바뀌지않는데마음의태도가바뀌는것만으로과연행복에이를수있을까?
작가가전하는메시지는단순히‘모든일은마음에달렸다’는경구따위가아니다.누군가에게는따뜻함을가져다주는불이누군가에게는가족을앗아간화재일수있는것처럼,누군가에게닥친현실을‘아무것도아닌것,그저마음에달린것’이라말하는것은지나친단순화를넘어또다른폭력이될것이다.다만작가는그런현실속에서도‘희망은있다’고말한다.어둠속한줄기빛처럼,주저앉은이에게내밀어진손처럼사람에게는어떻게든구원이있을거라고,이작품속에는나에게그런이가다가온다면기꺼이손을내밀겠다고말하는인물들이있다.다시한번그이가지금가진것을돌아보고,그것이품은긍정의가치를확인할수있게끔돕겠다고말하는인물들이있다.

“그들은마음이악한게아니라약한겁니다.평생을비빌데없이살아온지라제선의에마음이약해진겁니다.열을줄수는없지만내가줄수있는걸주면됩니다.전둘은줄수있습니다.둘이라도줄수있으니얼마나다행입니까?”

“이제과거는지나갔고,지금만있을뿐이옵니다.하늘은푸르고,볕은다사롭고,바람은청량합니다.기분좋은날이아니옵니까?지금곁에서행복하게하는것들만담고새기소서.”

절망속에서도다시일어날수있다고믿는‘마음의태도’가,그리고절망에빠진이를돕는‘타인에대한애정’이사람의마음을일으키고행복을가져다줄것이라는게작가가이작품을통해말하는진정한메시지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