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정말헤밍웨이의문장을읽어왔던것일까?
하드보일드Hard-boiled와빙산이론Icebergtheory
문장그대로를옮길때비로소드러나는헤밍웨이의진수!
미국의도널드트럼프대통령은트위터에대한애정을표현하면서“나는140자의헤밍웨이”라고말했다.140자내에모든내용을담아야하는SNS매체의특성을불필요한수식없이핵심만전달하는헤밍웨이의문체에빗댄것이다.
20세기미국최고의작가헤밍웨이는『태양은다시떠오른다』,『무기여잘있거라』,『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등의대작을남기고1952년발표한『노인과바다』로퓰리처상과노벨문학상까지거머쥐었다.고등학교를졸업한뒤기자로일한경험에서그는군더더기없이간결하고사실적으로내용을묘사하는방법을배웠다.스스로“엷게펼쳐놓기보다는,항상졸인다boiling”라고말할정도로,‘하드보일드’라는이름을갖게된이글쓰기방식에특히신경을썼다.그렇다면지금까지번역된‘헤밍웨이들’은어땠을까?만약헤밍웨이의작품을읽은뒤기억나는것이줄거리뿐이라면우리는헤밍웨이를절반밖에느끼지못한것이다.역자이정서는“말로는하드보일드운운하면서정작번역은전혀‘단단한문체’로하고있지않다면,독자는당연히헷갈릴수밖에없다.”라고말한다.‘헤밍웨이문체’가단순히짧게끊어쓰는단문을말하는것은아닌데,기존의접속사와쉼표를무시한자의적번역은헤밍웨이문장의맛과멋을모두해친다는것이다.‘하드보일드’스타일과함께헤밍웨이글쓰기에서중요한‘빙산이론’역시마찬가지다.작가가자신이쓰고자하는글에대해충분히알고있다면,알고있는바를생략할수있으며,독자들은마치작가가그것들을서술한것과같이강렬한느낌을받게된다는헤밍웨이의이론이다.그런데이또한서술구조나대명사,단어의의미를임의로번역하게되면원어민이아닌역자는그뉘앙스나작가의의도를놓치게되고만다.
따라서이정서는『헤밍웨이』에서“작가의문장을흩어뜨리면내용도달라지는것”이라며쉼표하나,단어하나라도원문에충실한정역을위해노력했다.역자가설명하는한가지예는마초(macho)의상징으로여겨지는헤밍웨이에대한오해이다.시대와장소를가리지않는헤밍웨이의인기에는그의작품을사랑하는여성독자의몫도크다.그런데우리나라번역본을읽으면어떻게될까?
실제로그의작품에등장하는여성들은대부분상당히교양있고매력적이다.그런데우리의번역서들을보면결코그렇지않다.기본적으로,따로존대어가없는언어의특수성도작용하겠지만,등장하는여성들전부가기본적인말투부터,저열하고천박하다.그네들은작품속남자들에게욕설을듣고희롱당하면서도뭐가잘못되었는지모르는‘맹한’존재로그려지기일쑤다.
한마디로헤밍웨이는‘누가옳다,그르다’가아니라,작품속여성을통해복잡한인간의내면을그려보이고자애쓰는것인데,번역자(혹은원서로읽는독자)가오독했기때문이다.
세계인의고전읽기는정서적교감과교훈을얻고자하는것일터인데,책을읽으며오히려지루해하거나,불쾌함과낯설음만경험한다면,그런독서가무슨소용이있을까?오독,오역을시급히바로잡아야만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_역자서문〈헤밍웨이바로읽기〉에서
위대한작가의작품일수록원래문장의단어와서술구조를지키지않으면작품의진가를느낄수없다.『헤밍웨이』의바른정역으로생생하고사실적인‘헤밍웨이의문장’을만나보자.
“인생의관찰자”“통찰력있는여행자”
세기의작가헤밍웨이,그의세계로안내하는대표중단편모음집.
특파원생활,두번의세계대전참여,세번의이혼과네번의결혼,엽총자살…헤밍웨이를설명할수있는이야깃거리는무수하다.굴곡이많은인생을치열하게사는동안그는삶과글쓰기에대한고민을잠시도놓지않았다.그가죽기전“이젠써지지않는다”를절망스럽게중얼거렸다는것은그의인생이곧‘글쓰기’였고‘글쓰기’는곧그의인생이었음을보여준다.
이책은그의중단편네편을엄선하여실었다.그의데뷔작인「미시간북부에서」와빙산이론을잘구현하고있는「빗속의고양이」는사랑과외로움을그린다.가장훌륭한단편으로평가받는자전적이야기「킬리만자로의눈」과퓰리처상수상작「노인과바다」는실패와도전이라는우리의인생을그리고있다.실제헤밍웨이의문체를맛보자는의미에서뒤에원문이함께실려있다.그동안느껴보지못했던헤밍웨이를바로읽는길잡이가될것이다.
만약우리가헤밍웨이에대해,세계적인고전에대해오해하는측면이있다면모쪼록이책이하나의해독제가될수있길희망한다.
_‘역자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