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큰글자책)

킬리만자로의 눈(큰글자책)

$30.00
Description
원문과 대조해가며, 기존 번역과 비교해보며 읽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며, 처음에 역자와 부단히 논쟁했습니다.
꼭 그렇게 ‘했고, 그리고, 그리고…’를 원문 그대로 옮겨야겠냐고요. 또 글맛을 막는 수많은 쉼표들, 난해한 복문들을 그대로 번역해야겠냐고요. 저 또한 잘못된 번역으로 아름다운 문학작품들을 오독하거나 그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세대이지만, 그래도 활자화된 글은 술술 읽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편집을 하면서 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어원문과 기존의 번역문, 역자의 새 번역을 꼼꼼히 비교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일은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지요. 그러면서... 음... 이렇게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는구나, 또 이렇게 의미가 다르게 읽히는구나, 여기는 잘못된 번역이구나... 싶으며, 잘 읽히는 번역이 꼭 좋은 번역은 아니라는 생각을 확실히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역자의 ‘벽돌의 모서리를 깨고 갈아내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뜻은 맞지만, 문장에 좀더 녹아들어가는, 저자의 뜻에 가까운 ‘단어(벽돌)’를 고르느라 고심하고, 원 문장의 구조를 흩뜨리지 않으려고 끙끙 앓는 역자에 공감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쫓아버리도록 그녀에게 말할 수 없었거니와 이제 더 무겁게 웅크리고 있어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침대를 옮기는 동안, 갑자기 그것이 완전히 가벼워지면서 가슴으로부터 무게감이 사라졌다” - 〈킬리만자로의 눈〉 중에서

이 문장은 기존의 번역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죽음을 그리고 있지요. 죽음을 이해하면서 하는 번역과 이게 무슨 말이지 이해하지 못하며 하는 번역의 차이는.... 글쎄요. 직접 확인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책에도 오류가 숨어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직역의 중요성을,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심정으로 역설하는 역자의 말에, 한번쯤 귀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자

어니스트헤밍웨이

1899년일리노이주오크파크에서태어났다.1917년에〈캔자스시티스타〉신문기자로일하며작가로서의삶을시작했다.제1차세계대전중에그는이탈리아전선에응급차운전병으로자원입대했지만,복무중심각한부상을입고송환되었다.
이후1921년에파리에정착,그곳에서거트루드스타인,F.스콧피츠제럴드,에즈라파운드,포드매독스포드와함께국외거주자모임의일원이되었다.파리에서그의첫번째책인『세이야기와열편의시』가출판되었고,그뒤단편소설집『우리들시대에』를미국에서출판했다.이어서『태양은떠오른다』를발표하며,‘잃어버린세대’의하나의‘목소리’로서뿐만아니라당대탁월한작가중한명으로부상했다.
그는계속해서수많은경험과체험을담은소설들,예컨대이탈리아전선에대한소설『무기여잘있거라』,투우에대한기록인『오후의죽음』등여러소설을발표했다.그의가장유명한작품인『노인과바다』는퓰리처상과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20세기미국문학을발전시킨가장중요한인플루언서중한사람이었던그는1961년아이다호주케첨에서,자살로생을마감했다.

목차

옮긴이의말

킬리만자로의눈
킬러들
흰코끼리같은산등성이
미시간북부에서
혁명가
빗속의고양이

작품해설-〈빗속의고양이〉비교번역
작가소개

출판사 서평

문장구조그대로를살려번역할때,헤밍웨이의문체는더욱빛을발한다!

“엷게펼쳐놓기보다는,항상졸인다boiling”
20세기미국최고의작가헤밍웨이는『태양은다시떠오른다』,『무기여잘있거라』,『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등의대작을남기고,1952년발표한『노인과바다』로퓰리처상과노벨문학상을받았다.
고등학교를졸업한뒤기자로일한경험에서그는군더더기없이간결하고사실적으로내용을묘사하는방법을배웠다.스스로“엷게펼쳐놓기보다는,항상졸인다boiling”라고말할정도로,‘하드보일드’라는이름을갖게된이글쓰기방식에특히신경을썼다.

“내용의8분의1만드러내는것만으로도충분하다”
‘하드보일드’스타일과함께헤밍웨이글쓰기에서중요한것이‘빙산이론’이다.
작가가자신이쓰고자하는글에대해충분히알고있다면,내용의8분의1만드러내는것만으로도,독자들은마치작가가그것들을모두서술한것과같은강렬한느낌을받게된다는것이다.그렇지만원서로읽는게아닌이상,번역과정에서서술구조나대명사,단어의의미를번역자임의로번역하게되면,독자는그뉘앙스나작가의의도를놓칠수밖에없다.

지금까지헤밍웨이의작품들은여러번역자들을통해널리소개되었다.
그런데만약사람들이헤밍웨이의작품을읽은뒤기억나는것이줄거리뿐이라면우리는헤밍웨이를절반밖에느끼지못한것이다.‘헤밍웨이문체’는단순히짧게끊어쓰는단문을말하는것이아니다.원문을보면그의문체는장문,복문도수시로등장한다.그런데번역하면서‘단문’에집착하여접속사와쉼표를무시한자의적번역들이많았다.이는헤밍웨이문장의맛과멋을많은부분해친다.

〈킬리만자로의눈〉은더이상난해한소설이아니다
무엇보다도“작가의원래문장을흩뜨리면내용도달라지는것”이라는원칙아래,쉼표하나,단어하나도원문에충실한정역을위해노력했다.벽돌(단어)의날카롭고투박한모퉁이를갈아내는것처럼단어를고르고또골라내고,다듬은문장들이원뜻과부합한지여러차례숙고했다.그래서그어렵기로소문난,헤밍웨이자신과가장많이닮았다는〈킬리만자로의눈〉이더이상난해하게읽히지않을것이라고확신한다.헤밍웨이의야성적인목소리를생생하게들을것이다.

또한〈빗속의고양이〉비교번역을실었다.헤밍웨이단편의백미라일컬어지는‘빗속의고양이’는그명성에비해독자들의호응은엇갈리는편이다.영어소설의원문장과기존에번역된문장,이책의번역문을함께실어의역과정역의차이를확실히느낄수있게했다.헤밍웨이의문체와문장,그의문학을이해하는데한층도움이되리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