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원문과 대조해가며, 기존 번역과 비교해보며 읽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며, 처음에 역자와 부단히 논쟁했습니다.
꼭 그렇게 ‘했고, 그리고, 그리고…’를 원문 그대로 옮겨야겠냐고요. 또 글맛을 막는 수많은 쉼표들, 난해한 복문들을 그대로 번역해야겠냐고요. 저 또한 잘못된 번역으로 아름다운 문학작품들을 오독하거나 그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세대이지만, 그래도 활자화된 글은 술술 읽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편집을 하면서 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어원문과 기존의 번역문, 역자의 새 번역을 꼼꼼히 비교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일은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지요. 그러면서... 음... 이렇게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는구나, 또 이렇게 의미가 다르게 읽히는구나, 여기는 잘못된 번역이구나... 싶으며, 잘 읽히는 번역이 꼭 좋은 번역은 아니라는 생각을 확실히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역자의 ‘벽돌의 모서리를 깨고 갈아내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뜻은 맞지만, 문장에 좀더 녹아들어가는, 저자의 뜻에 가까운 ‘단어(벽돌)’를 고르느라 고심하고, 원 문장의 구조를 흩뜨리지 않으려고 끙끙 앓는 역자에 공감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쫓아버리도록 그녀에게 말할 수 없었거니와 이제 더 무겁게 웅크리고 있어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침대를 옮기는 동안, 갑자기 그것이 완전히 가벼워지면서 가슴으로부터 무게감이 사라졌다” - 〈킬리만자로의 눈〉 중에서
이 문장은 기존의 번역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죽음을 그리고 있지요. 죽음을 이해하면서 하는 번역과 이게 무슨 말이지 이해하지 못하며 하는 번역의 차이는.... 글쎄요. 직접 확인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책에도 오류가 숨어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직역의 중요성을,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심정으로 역설하는 역자의 말에, 한번쯤 귀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며, 처음에 역자와 부단히 논쟁했습니다.
꼭 그렇게 ‘했고, 그리고, 그리고…’를 원문 그대로 옮겨야겠냐고요. 또 글맛을 막는 수많은 쉼표들, 난해한 복문들을 그대로 번역해야겠냐고요. 저 또한 잘못된 번역으로 아름다운 문학작품들을 오독하거나 그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세대이지만, 그래도 활자화된 글은 술술 읽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편집을 하면서 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어원문과 기존의 번역문, 역자의 새 번역을 꼼꼼히 비교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일은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지요. 그러면서... 음... 이렇게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는구나, 또 이렇게 의미가 다르게 읽히는구나, 여기는 잘못된 번역이구나... 싶으며, 잘 읽히는 번역이 꼭 좋은 번역은 아니라는 생각을 확실히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역자의 ‘벽돌의 모서리를 깨고 갈아내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뜻은 맞지만, 문장에 좀더 녹아들어가는, 저자의 뜻에 가까운 ‘단어(벽돌)’를 고르느라 고심하고, 원 문장의 구조를 흩뜨리지 않으려고 끙끙 앓는 역자에 공감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쫓아버리도록 그녀에게 말할 수 없었거니와 이제 더 무겁게 웅크리고 있어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침대를 옮기는 동안, 갑자기 그것이 완전히 가벼워지면서 가슴으로부터 무게감이 사라졌다” - 〈킬리만자로의 눈〉 중에서
이 문장은 기존의 번역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죽음을 그리고 있지요. 죽음을 이해하면서 하는 번역과 이게 무슨 말이지 이해하지 못하며 하는 번역의 차이는.... 글쎄요. 직접 확인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책에도 오류가 숨어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직역의 중요성을,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심정으로 역설하는 역자의 말에, 한번쯤 귀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킬리만자로의 눈(큰글자책)
$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