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은 아홉 개의 집 (반지하 원룸부터 신도시 아파트까지)

나를 지은 아홉 개의 집 (반지하 원룸부터 신도시 아파트까지)

$22.00
Description
세계3대디자인상 ‘202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건축 부문 본상!

젊은 건축가 이규빈,
그가 살아온 아홉 개의 집에 담긴 건축, 도시, 그리고 이웃들의 삶
“하굣길에 이따금씩 한 정거장 전에 버스에서 내렸다. 그 자리에 잘 있는지 집의 안부 가 늘 궁금했다. 할 수 있는 건 물끄러미 쳐다보는 게 다였지만, 골목을 뒤돌아 나올 때 면 늘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떠나온 집이 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집을 그리워한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가 떠나온 집을 그리워하는 것은 거기 따뜻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며 친구들, 한 집처럼 오가던 좋은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생이었던 지은이처럼 우리는 가끔 떠나온 집의 안부가 궁금하고, 문밖에서라도 쳐다보고 싶고, 다시 가보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알을 품듯 우리를 성장시키고 세상으로 나갈 힘을 준 집, 그 집들의 변화 과정과 집을 매개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건축가의 시선이다.

지은이는 1990년대 초등학교 시절, IMF의 광풍에 부모님이 단독주택을 어쩔 수 없이 팔게 된 이후 여러 유형의 집을 거치게 된다. 연립주택, 빌라, 임대아파트, 셰어하우스, 원룸, 구축 아파트, 신축 아파트, 건축 사무소 등, 그가 살아온 아홉 개의 집은 사실 꼭 지은이만의 경험은 아니다. 그래서 지은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기시감이 느껴지면서, 그 시절의 느낌과 기억이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다.

건축가인 지은이는 옮겨 다녔던 집들의 아홉 개 유형을 거의 완벽하게 기억하며, 집의 특징과 거기 살던 이웃들을 불러낸다. 예컨대 마당, 장판지, 벽지, 옥상, 화장실, 골목, 담장, 계단실, 문간방, 반지하, 벽, 복도, 천장, 발코니 등 집 안팎의 세부 구성들을 비롯하여, 한밤중에 화장실 청소를 하여 층간 소음을 일으키던 이웃까지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에세이로 읽는 대한민국 집의 변천사로 봐도 자연스럽다.

지은이는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 삶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구해보려 한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건축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예컨대 지금은 평수를 넓히는 용도로 변질되어 버렸거나, 에어컨 실외기실이 되어버린 ‘발코니의 쓸모’도 그렇고, 앞으로 무한한 변화 가능성이 있는 ‘지하주차장’, ‘현관’도 그렇다.

도슨트 같은 지은이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단독주택, 연립, 빌라, 아파트 단지들을 천천히 걸어보자. 불현듯 저마다 품어온 마음속의 집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옛시절 내가 살았던 집 언저리에서 그립고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도, 몰래 표시해둔 유년의 징표들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해온 집,이 아닐까.
저자

이규빈

서울대학교건축학과를졸업했고현재자이라건축대표이다.건축가승효상의사무실이로재에서10년간수련하며‘새들의수도원’,‘부산롯데타워’,‘노무현대통령기념관’,‘성뒤마을’등다수의설계를담당했다.2011년부터2012년까지스페인마드리드건축학교에서수학했다.2016년문화체육관광부및한국건축가협회로부터‘젊은건축가펠로우십’을받았고,2022년‘김태수크리틱펠로우십’수여자로선정되었으며,2025년세계3대디자인상중하나인‘2025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수상했다.2021년부터서울대학교건축학과에출강하여건축설계를가르치고있다.저서로는〈건축가의도시〉가있다.

“반지하원룸부터신도시아파트까지,살아온집들을따라삶의궤적을기록했다.도시와주거,일과생활의경계에서건축이삶에남기는흔적과기억을관찰하고그것을글과드로잉으로옮겼다.”

목차

프롤로그_나를지은아홉개의집

첫번째집■단독주택_그시절내모습이그리워질때
아파트대신집장사집을_단독주택/한국적노스탤지어의공간_마당/노란장판에서원목마루까지_바닥/종이위에새겨진삶의흔적_벽지/기술의발전이허락한낭만의공간_옥상

두번째집■연립주택_함께서있어남은집
함께서있어남은집_연립주택/필요에서필수로_엘리베이터/낮은천장과높은변기의사연_화장실/집과도시가공존하는방법_단지

세번째집■빌라_고급주택의이름을가진서민의집
고급주택의이름을가진서민의집_빌라/빼앗긴아이들의놀이터_골목/울도담도없는집에놀러오는것은_담장/모두의,그러나누구의소유도아닌_계단실/유행과오해사이_드라이비트

네번째집■임대아파트_어머니의비밀스런집
사기위한것에서살기위한곳으로_임대아파트/숨길수록더욱가까워지는공간_지하주차장/남이나를보는틀_창문/주택법이만든삶의희망_경로당/떠날사람을위한방_문간방

다섯번째집■셰어하우스_혼자이지만혼자가아닌집
혼자이지만혼자가아닌집_셰어하우스/우연과비용이정한이웃_옆방/선택되어지는유일한취향_이케아/열린문너머로이어지는삶_냉장고/식구가되는공간_식탁

여섯번째집■원룸_좁은방에서시작된혼자만의삶
좁은방에서시작된혼자만의삶_원룸/불완전한삶과사회가만든공간_반지하/소리를넘어이어지는존재들_벽/집을대신하는도시의공간_근린생활시설/계절과생활이남긴흔적_곰팡이

일곱번째집■구축아파트_새것보다더좋은따뜻한기운
현실과이상사이에서_구축아파트/고립된섬,새로운동네의발견_동네/삶과사람이스치는공간_복도/도시의거실,모두의마당_한강/윗집과아랫집의불편한동거_천장

여덟번째집■신축아파트_여백과이야기가빠진편리함
신도시키즈와도시의미래_신축아파트/1초출근,직주근접의삶_별채/신발장에서도킹스테이션까지_현관/아파트에발코니를허하라_발코니/가장도시적인삶에서얻은자연의가르침텃밭_텃밭

아홉번째집■사무소_고민이쌓인꿈꾸는삶의출발점
나를지은집에서지어야할집으로_사무실/손끝으로경험하는책과공간_책의집_도서관/터널을닮은건축_회사의집_사옥/‘숲’과‘멍’사이의‘집’_반려견의집_스테이/‘불쾌한골짜기’를넘어서_인공지능의집_리모델링

에필로그_열번째집을기다리며
추천글|집의기억,개인적인혹은집단적인_서울대학교건축학과전봉희교수

출판사 서평

어떤집이당신을지었는가?

사람은집없이살수없다.그래서집은마치공공재나생필품처럼사회적으로공급해야하는대상으로만여겨지기도한다.하지만집은우리삶을담아내는가장사적인무대다.우리가무심코지나치는평범한집들도저마다의사연과흔적을품고있다.

뿐만아니라집은그자체로시대의얼굴이기도하다.집은개인적인공간이기도하지만,도시와건축이남긴흔적을읽는장소가되어주기도한다.그래서단독주택에서빌라로,반지하원룸에서셰어하우스로,구축아파트에서신축아파트로이어지는지은이의삶의변화는그저공간의차이만이아니었다.주택정책과경제적변화가집의모습을바꿔놓았고,동시에우리가집을바라보는시선또한달라지게만들었다.이런흐름의한가운데를지나온지은이의경험은한사람의기억을넘어,이시대의건축과도시를이해하는열쇠가된다.

한사람의기억을넘어,시대의건축과도시를이해하는열쇠

지은이가거쳐온집들은건축가인그에게중요한참조점이되었다.단독주택의마당에서는비워진공간의쓸모를,빌라의필로티주차장에서는자동차가바꾼골목의풍경을,반지하원룸침대에서는한줌빛이주는위로와그부재의답답함을절감하게했고,셰어하우스의거실에서는공간을통해삶을나누는지혜와풍요로움을익히게만들었다.구축아파트의복도에서는모여사는불편함을느끼게했고,신축아파트의텃밭에서는도시에서흙을만지는즐거움을배우게했다.

곁들여서,지은이는시대에따라변모해온집짓기의방식과자재들의변천을얘기한다.특히너무나익숙해서우리가별의미없이지나쳐버린마당이며노란장판,벽지,옥상,높은화장실,빌라의계단실,반지하방의탄생과정,복도식아파트에대한얘기들은왜우리의집이이런모양으로생기게되었는지,집의본질은무엇인지생각하게만들고,집에담긴우리의소중한삶의기억을되살린다.나아가서그는날로진화하는지하주차장의쓰임새,아파트현관의새로운가능성을열어두며,미래집의방향을얘기한다.

서울대건축학과전봉희교수는추천글에서‘이글은철저히개인적경험에바탕을두고있지만,동시대인들이공유하는도시주택의여러모습을세밀히기록한다큐멘터리,건축가의밝은눈으로본주택론이기도하다’고평했다.

‘집이사람을짓는다’고믿는건축가.우리가살았던집들은대부분사라졌지만,그기억들은우리의팍팍한삶을지탱하고,미래로나아가는동력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