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큰글자책)

대위의 딸(큰글자책)

$39.00
Description
유쾌한 고전 『대위의 딸』
『대위의 딸』(1836)은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문호 푸시킨(1799~1837)이 쓴 역사소설이다. ‘대문호’, ‘위대한’, ‘고전’ 등 푸시킨과 『대위의 딸』에 붙는 수식만 보았을 때는 얼핏 어려운 작품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소설은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 어리숙했던 주인공의 성장, 비범한 인물과의 기이한 인연, 아름답고도 애틋한 사랑, 동료였지만 원수가 된 라이벌, 정의와 불의의 싸움, 엎치락뒤치락하는 전개,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인 대사와 장면 등등 읽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유쾌한 이 작품이 왜 러시아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걸까? 『대위의 딸』을 둘러싼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작가 푸시킨의 문학과 삶을 알고 나면, 이 작품의 의미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줄거리

국경 요새로 파견된 신임 청년 장교 그리뇨프는 임지로 가는 길에 한 부랑자를 만나 선의로 ‘토끼가죽 외투’를 선물한다. 부임한 그리뇨프는 허름한 요새에 낙심하지만 곧 사령관 미로노프 대위의 딸 마리야와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동료이자 연적인 시바브린과 결투를 벌이다 상처를 입는다. 얼마 뒤 카자크 하층민들의 봉기인 ‘푸가초프의 반란’이 일어나 요새는 점령당하고 대부분의 장교들은 사형을 당한다. 그런데 반란군의 수장 푸가초프는 그리뇨프가 부임길에 만났던 바로 그 부랑자였고, 그 인연 덕분에 그리뇨프는 사형을 면하게 된다. 살아남은 그리뇨프는 귀족의 서약에 따라 푸가초프에게 충성하기를 거부하고, 이를 용인한 푸가초프의 호의로 요새를 벗어나 황제군에 합류한다. 그리뇨프와는 반대로 반란군에 투항하여 새로이 요새의 사령관이 된 시바브린은 마리야를 감금한 뒤 자신과 결혼할 것을 종용한다. 소식을 들은 그리뇨프는 마리야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요새로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데….
저자

알렉산드르세르게예비치푸시킨

알렉산드르세르게예비치푸시킨

푸시킨(1799~1837)은러시아의가장사랑받는국민시인이자소설가로,국내에는‘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라는시로잘알려져있다.그는자신을모욕한프랑스인귀족과결투를벌이고총상으로숨을거두기까지38년의짧은생애동안시,희곡,소설등다양한문학장르에걸쳐다채로운문학세계를펼쳤으며,당시까지서유럽의발전된모든문학장르를접한뒤러시아에도입시켰다.특히푸시킨은19세기러시아리얼리즘문학의개척자로,투르게네프는“푸시킨이후의작가들은그가개척한길을따라갈수밖에없었다.”라고말한바있다.

목차

제1장.근위중사
제2장.길안내인
제3장.요새
제4장.결투
제5장.사랑
제6장.푸가초프의반란
제7장.습격
제8장.불청객
제9장.이별
제10장.도시의포위
제11장.폭도들의소굴
제12장.고아
제13장.체포
제14장.심판

역자노트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러시아산문의시작을알리다
러시아작가들이가장존경하는작가,푸시킨
푸시킨은혹시‘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노여워말라’를쓴시인아닌가생각했다면맞다.『대위의딸』은바로그시인이쓴소설이다.푸시킨은어린시절러시아왕립리체이귀족학교에서부터당대최고의시인가브릴라데르자빈에게격찬을받았을만큼타고난시인이었다.러시아시문학의황금시대를열었던시인푸시킨은오히려자신이표현하고자하는문학에운문형식의한계를느끼고당시까지러시아에서일반화되지않았던장르인산문을써내기시작했다.그리고그가처음이자마지막으로완결지은단하나의장편소설인『대위의딸』은이후일어난위대한러시아리얼리즘산문전통의효시가되었다.
『대위의딸』은19세기초에나온소설이지만,요즘러시아의젊은이들도시대의격차를느끼지않고술술읽어나갈수있을만큼현대적인언어감각으로쓰였다는평가를받는다.그이유는푸시킨이러시아인들이실제로쓰고말하는언어를작품속에끌어들였기때문이다.푸시킨은고전주의규범에따라미사여구의문어로창작되곤하던작풍을탈피해실제사람들이말하고듣는구어를작품속에구현해냈다.뿐만아니라이전의낭만주의문학을벗어나당대의현실을있는그대로작품속에옮겨내는리얼리즘문학을러시아에처음으로도입했다.이를두고투르게네프는“푸시킨이후의작가들은그가개척한길을따라갈수밖에없었다.”라고말한바있다.그리고그의뒤를이은고골,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모두푸시킨을위대한작가이자가장존경하는작가로손꼽기를주저하지않았다.


왜지금다시『대위의딸』인가?
가장위험한시인의가장위험한정치소설

푸시킨은러시아의전제정치와농노제를격정적으로공격하며자유를찬미했던시가발각되면서제정러시아의요주의인물이되었다.푸시킨의시와사상에공감한청년장교들이데카브리스트혁명(1825)을일으킨이후에는당시차르였던니콜라이1세가직접그의모든작품을검열하겠다고나섰다.그러나황제와비밀경찰의가장집요한검열과감시속에서도이대담한작가는교묘한방식으로비판을멈추지않았다.
『대위의딸』은겉으로보기에는신임청년장교의성장과모험,사랑과그결실이라는큰줄기를따르고있지만면면을자세히들여다보고요소들을비교해보면(지배권력의입장에서는)불온하기그지없다.허세와비리에물든러시아귀족사회를그려내는가하면,능력없고무사안일주의에빠진장성들과허술한군체계를꼬집기도하고,급기야는민중봉기의수장푸가초프의인격과카리스마를여제예카테리나2세의그것과동일한수준에놓기도한다.유쾌한서술과애틋한사랑이야기속에부패한러시아를공격하는날선비판을숨겨놓은푸시킨의솜씨는억압적인독재권력하에서작가의자유에대한의지와저항의방식을엿보이게한다.
권력은시대를가리지않고절대권력을지향한다.대한민국도얼마전큰내홍을앓았다.문화계에‘블랙리스트’와‘화이트리스트’라는검열과감시가횡행했던21세기의대한민국.부패한정치와무능한지배세력이절대권력을노릴때,우리가무엇을해야하는가를200년전의작가푸시킨은이미보여주고있다.


명예는젊어서부터지켜라!

『대위의딸』의제사(題詞)는“명예는젊어서부터지켜라.”라는격언이다.본문을구성하는14개의장마다그장의내용을함축하는제사를가지고있음을볼때,푸시킨은이작품의전체내용을상징하는것으로저문구를골랐다고짐작할수있다.미상불『대위의딸』은단적으로말해작중화자이자주인공인그리뇨프의성장담이며,그리뇨프의성장은명예를지키는것을동기이자과정으로삼는다.그리뇨프는모욕당한연인마샤의명예를지키기위해시바브린과결투를하고,교수대를눈앞에두고서도황가에충성을맹세한자신과가문의명예를지키기위해푸가초프에게투항하지않는다.이후그리뇨프는시바브린에게감금된마샤를구해내기위해황제군을벗어나홀로적의영토에몸을던지기도하고,그과정에서봉기가가져온러시아전역의황폐화와죽어가는사람들을목도하며푸가초프의방식은틀렸다는자신의판단에확신을가진다.
작품에등장하는수많은인물들과의인연속에서,그리고러시아를휩쓴민중봉기라는현실속에서자신의위치와마땅히해야할일을알아가고지켜나가는그리뇨프의모습은과연‘명예를지키기위해산다’는말이어울린다.무엇보다도푸시킨이이야기하는명예의본질이‘고통받는인간을구하는것’이라는점에서푸시킨의휴머니즘을,그리고『대위의딸』이왜고전이라는이름에어울리는지그이유를발견할수있다.
『대위의딸』을출간하고얼마지나지않아푸시킨은자신과아내를모욕한프랑스인귀족에게결투를신청했고,이때입은총상으로인해38세라는젊은나이에세상을떠났다.그의마지막장편소설이된『대위의딸』의제사가“명예는젊어서부터지켜라.”임을다시금떠올리면명예를지키기위해죽어간푸시킨의삶이그의문학과얼마나합치되는것이었는가를깨닫게된다.


유려한번역과역자노트로만나는새로운『대위의딸』

『대위의딸』에는18세기후반부패한제정러시아와그로인해도탄에빠진민초들의삶,그리고꿈틀거리던혁명의기운이청년장교그리뇨프의흥미진진한사랑과모험이야기속에간결한문체로담겨있다.그자체로도물론재미있는작품이지만러시아문학사적인의미에서도그리고역사적인의미에서도위대한고전으로손꼽힐만하다.
이번에새움에서출간되는『대위의딸』은러시아과학아카데미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에서박사과정을수료하고모스크바교육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교과서에도실린『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암병동』등을옮긴역자이영의가번역을맡았다.러시아아카데미에서출간한푸시킨전집을저본으로삼아원문을충실하게옮기면서도잘읽히는우리말문장으로번역하는데공을들였다.그리고『대위의딸』이갖는문학사적인의미와역사적인배경을비롯해작가푸시킨의문학과삶을해설한‘역자노트’를붙였으므로독자들은감상의폭을넓힐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