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일식

신의 일식

$16.00
Description
❝신의 빛은 꺼지지 않았다. 다만, 잠시 가려졌을 뿐.❞
인간의 모든 언어 중 가장 문제적인 말 ‘신’,
마르틴 부버는 그 이름을 되찾기 위한 투쟁에 자신을 던진다.

우리는 신의 부재의 시대를 살고 있다. 오늘날 문학과 철학, 심지어는 신학까지도 앞다퉈 신 없이 인간 스스로 결단하며 살아가기를 요청한다. 그러나 인간 존재의 근간이고 이유인 신을 잃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었다는 말과 같다. 결국 신 곧 모든 것을 잃은 인간은 그 신을 따라 문밖을 떠돌아다니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했다.
이 책 『신의 일식』은 제목 자체가 메시지다. 신의 부재를 말하는 시대에 건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다. “신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신과 우리 사이를 가리고 서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마르틴 부버는 이 시대를 ‘신의 죽음’이 아니라 ‘신의 일식(日蝕)’으로 진단한다. 달의 일시적인 방해로 그 빛이 가려졌을 뿐 태양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듯이, 신은 지금도 하늘에 계시고 우리는 땅에 있다(전 5:2).
신의 부재는 홀로코스트를 민족의 고난으로 경험한 유대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적 의문이었다. 이 책에서 부버는 수많은 철학자들, 사상의 거장들과 씨름하면서 자신만의 언어로 ‘너’로 만날 신의 현존을 증언한다. 신이 가려진 시대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길을 비춰 준다. 신의 빛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그 빛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는 부버의 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마르틴부버

저자:마르틴부버MartinBuber
20세기가장위대한종교사상가중한사람.1878년2월8일,오스트리아빈의유대인집안에서태어났다.빈·라이프치히·취리히·베를린대학교에서철학·문헌학·예술사를공부하고,1904년에빈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젊은시절부터유대교신비주의를연구하고널리알리는데크게기여했으며,프란츠로젠츠바이크와함께히브리성서를현대독일어로번역했다.『나와너』를발표한1923년에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초빙받아종교철학과윤리학을가르쳤다.이때인간존재를관계속에서이해하는‘대화철학’을제시하며학문적명성을얻었다.1933년,나치가집권한후교수직을박탈당하고추방되어여러나라를전전하며망명생활을했다.1938년,팔레스타인으로이주하여1951년까지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의사회철학교수로재직했다.은퇴이후에도왕성한학문적·사회적활동을이어갔다.1965년6월13일,예루살렘에서‘위대한대화의삶’을마쳤다.
저서로는대표작『나와너』『신의일식』외에『예언자의신앙』『열계단』(대한기독교서회),『인간의문제』(길),『하시디즘과현대인』(현대사상사)등이있다.

역자:손성현
한국외국어대학교독일어과와감리교신학대학교신학과를졸업한뒤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고,독일튀빙겐대학교에서신학박사학위를받았다.여러신학교에서기독교교육학을강의했고,현재숨빛청파교회를담임하고있다.
저서로는『나를넘어서는힘』(크리쿰북스)이있고,옮긴책으로는『신과악마사이』『로마서』『칼바르트』『칼라너의기도』(복있는사람)외에『기독교교양』『마르틴루터』(IVP),『도스토옙스키』(포이에마),『역사적예수』(다산글방)등이있다.

목차

서문-07
머리말:두번의대화에관한보고서-11
종교와현실-23
종교와철학-49
신을향한사랑,그리고신에대한관념-87
종교와현대사상-113
종교와윤리-157
윤리적인것의일시중지에관하여-185
신,그리고인간의정신-197
부록:융의반론에대한응답-211
주-218
옮긴이의글:영원한너,혹은신이보이지않는이유-222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는두번의대화에관한이야기를하려고한다.하나는겉으로볼때여느대화처럼자연스럽게끝난것같았지만,사실제대로끝을맺지못한경우였다.다른하나는언뜻보기에중단된대화였지만,여느대화에서는찾아보기힘든완성의경지에다다른경우였다.두대화모두하나님과그개념,그이름을둘러싼투쟁이었다.그러나그방식은사뭇달랐다.
_11쪽,머리말:두번의대화에관한보고서

인간이자신의삶속에실제로만나는신적인것은마력위를둥둥떠다니는것이아니라그마력을꿰뚫는다.신의존재를무언가를생산해내는기능에한정시키는사람은지금우리가살고있는실제적인세상을모르는사람이다.어디서나불타오르는모순을겪고있는세상,그래서어디서나구원을갈망하고있는세상말이다.
_41쪽,종교와현실

하늘의태양이어두워진것,신의일식(日蝕)은지금우리가살고있는‘세계시간’(Weltstunde)의특징이다.그러나이것은인간의정신에서일어난여러가지변화를토대로충분히파악해낼수있는과정이아니다.태양이가려져어두워진것은그태양과우리의눈사이에일어난사건이지태양에일어난일이아니다.철학은,우리가신을보지못하는존재라고생각하지않는다.철학이지적하는것은,특히오늘날우리에게어떤정신적상태가결여되어있는데그것은‘신과신들’이다시나타나는것,숭고한이미지들이다시떠올라지나가는것을가능하게만들수있는정신적상태다.그러나지금처럼하늘과땅사이에어떤일이일어난다면,그신비를해명하는능력을현세의생각(지구적사유[Erdendenken])안에서찾아내려고고집하다가는모든것을그르치게된다.초월의실재,생생하게약동하는실재,우리와마주한존재를그자체로견뎌내려고하지않는이는인간편에서그일식현상에기여하고있는셈이다.
_45쪽,종교와현실

모든종교적실재는성서의종교가“하나님을경외함”(Gottesfurcht)이라고부르는것에서시작된다.그것은탄생과죽음사이에있는현존재가도저히파악불가능한것,무시무시하고섬뜩한것이됨이다.모든확실한것,안전한것이신비로인해뒤흔들림이다.그신비는상대적신비가아니다.그저인간의인식능력으로파악하지못할뿐,원칙적으로는해명이가능한,아직인식되지않은신비가아니라본질적인신비다.도저히캐낼수없음을본질로하는신비다.
_68쪽,종교와철학

사람들이절대자를사랑하는곳,거기서관념은폐지된다.거기서절대자는철학적연구의대상인‘절대자’가아니기때문이다.그철학자는이것을깨닫고고백해야한다.
_91쪽,신을향한사랑그리고신에대한관념

성서는인간에게하나님을감정으로사랑하라고명령한다(신6:5,10:12,11:1).오로지이맥락에서만나의동료인나그네를사랑하라고명령한다(신10:19).만일내가하나님을사랑하면,하나님을향한나의사랑의길을통해,그가사랑하는사람까지사랑할수있게된다.내가그분을알게되자마자실제로그하나님을사랑하기를원할수있다.
_103쪽,신을향한사랑그리고신에대한관념

만일신이타자의가장순수한본질이아니라,그타자의절대성이라면어떻게되는가?나와타자의관계가일차적으로주체와객체의상호관계가아니라,‘나’와‘너’의상호관계라면?모든경험적인타자는당연히나의‘너’Du일수없다.경험적타자는나에게‘그것’Es이되고대상이된다.나도그에게그러하다.그러나내가‘하나님’이라고부르는절대적타자,나의절대적인상대(Gegenuber)규정할수없고규명할수없는X는그렇지않다.하나님은나에게결코대상(Gegenstand)이될수없다.그분에대한나의관계는영원한‘너’에대한‘나’의관계일수밖에없다.
_119쪽,종교와현대사상

과거의모든시대에는인간마음의방에절대자의이미지가내장되어있었다.때로는희미하지만때로는확연한,대개는부정확하지만그럼에도진실한이미지,잠시꿈속에나타난영상처럼덧없어보이지만그럼에도영원의표징을지닌이미지였다.그이미지의현존이충분한것은아니었지만,그럼에도한사람이그것을자기내면에구체적으로간직하고살아가는한,오로지그현존에의지하여이런저런목소리의속임수에넘어가지않을수있었다.
_193쪽,윤리적인것의일시중지에관하여

우리는바로지금,신이어둠에가려지는일(Gottesfinsternis)이일어나고있다고말하는데그것은도대체무슨뜻인가?우리는이비유를쓰면서다음과같은무시무시한사실을전제한다.우리가우리의‘영혼의눈’(Geistesauge)으로(더정확히말하면본질의눈[Wesensauge]으로)하나님을우러러볼수있다는사실이다.이것은마치우리가육신의눈으로태양을바라볼수있는것과같다.또한이땅과태양사이에뭔가가끼어들수있는것처럼,우리의실존과그분의실존사이에도뭔가가끼어들수있다는사실이다.우리는본질을바라보는눈길이존재한다는사실도전제한다.어떤환상에도물들지않은눈길,아무런이미지도제시하지않지만모든이미지를가능하게만드는눈길이있다.이세상에서이런눈길을판별해낼수있는지위를가진것은믿음밖에없다.이것은증명할수있는것이아니라오로지경험할수있는것이다.인간은그것을경험했다.그런데또다른하나,곧그사이에끼어드는것,그것까지도경험하고있는것이오늘의인간이다.나는그것을알아챈이후로내지식이허락하는한최대한자세하게그문제에관해말해왔다.
_205쪽,신,그리고인간의정신

그러나‘나-그것’의관계속에있는나,‘나-너’의관계속에있는나는똑같은나가아니다.주위에있는존재를관찰의대상,계획과이용의대상,또한구제와지원의대상으로보고그렇게대할때의‘나’가있다.반면에자신의온존재를기울여다른존재와마주하고본질적인관계속으로들어갈때의‘나’가있다.두‘나’는다른나로서말하고행동한다.다른나로존재한다.
_208쪽,신,그리고인간의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