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만난 하나님 : 혼돈의 시대를 건너온 한 신학자의 비망록

유배지에서 만난 하나님 : 혼돈의 시대를 건너온 한 신학자의 비망록

$17.00
저자

김기현

저자:김기현
김기현목사는이사야50장4절의학자이자제자요,작가이자목회자로서말과글로주님과교회와이웃을섬기는비전을품고있다.그리스도인의믿음과물음을성경적관점과신학적통찰그리고현실과교직하여찬찬히짚어주는,이해를추구하는신앙으로세상과소통하는통로가되기를원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졸업하고침례신학대학교에서기독교철학과현대영미신학을전공하여박사학위(Ph.D.)를받았다.현재로고스교회담임목사이며로고스서원대표등으로활동하고있다.가족으로는아내이선숙과아들희림,딸서은이있다.
저서『욥,까닭을묻다』는신학자의머리와작가의상상력,목회자의마음으로쓴욥기묵상이다.무엇보다개인적인고난앞에서욥기를읽으며오래씨름하고,사색한결과물이다.욥기덕분에자신의고난을해석하고통과할수있었다고말하는저자는,치열한현실을살아가는독자들에게도욥처럼하나님께솔직하게묻고말하라고권한다.그렇게책을통해하나님을새롭게만나는여정으로우리를초청한다.
그외저서로는『곤고한날에는생각하라』(죠이선교회),『모든사람을위한성경묵상법』(성서유니온),『불완전한삶에게말을걸다』(예수전도단),『하박국,고통을노래하다』(복있는사람),『그런하나님을어떻게믿어요?』(SFC출판부),『가룟유다딜레마』(IVP)등이있다.

목차

서문

1부―[방황]참아버지를찾아서

1.아비없이아바를찾아
2.세계관,제자훈련과사회참여사이
3.전두환과바르트,그리고신학으로

2부―[탐색]변방에서신학하기

4.신학공부하다죽으면순교
5.어쩌다아나뱁티스트
6.숨어계신하나님

3부―[소명]바벨론과갈릴리사이에서

7.글써서밥먹고살기
8.가정집에서교회를일구다
9.낮은곳을향한희망의인문학
10.마침내,유배지에서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내가캠퍼스에서접한마르크스주의는인간과세계를대립과투쟁의관계로읽었기때문에이미존재하는갈등을혁명적투쟁으로밀고가려했다.바로그지점에서나는멈칫했다.그리스도인으로서그길을어디까지따라갈수있을까.불의를향한분노는정당했다.억압받는이들과함께서야한다는요구도피할수없었다.그러나사람을미워하고,적을제거하고,원수를절멸하는방식이과연복음의길일수있을까.나는전두환을미워했지만각을뜨자는말에는동의할수없었다.
마르크스주의와달리기독교는‘용서와화해의정치학’이다.예수그리스도의복음한가운데에는용서가자리하고있다.하나님이우리를심판하시고하나님의정의가반드시서게될것이라는말도기독교의중요한선언이다.그러나그것이기독교의마지막말은아니다.기독교의마지막말은용서를통한화해다.그러므로기독교가추구하는용서의정치학은개인과집단의잘못을처벌과복수로만다루지않는다.그것은자비와용납을통해갈등을넘어정의와관계회복을지향하는정치적윤리다.복음은악을악이라부르되악인을죽이는것을역사의마지막말로삼지않는다.
---p.78~79

에리히프롬이말하는성숙의방향은둘가운데하나를선택하는데있지않다.무조건적수용속에서존재의안정을얻는동시에법과책임속에서자기삶을형성해가는것.품어주는사랑과일으켜세우는요구,위로와훈련,은총과책임을함께통합하는것.그것이성숙한신앙이다.사랑은안식처이면서길이고,품이면서부르심이다.
나는그날통일호안에서두사랑을한꺼번에만났다.정의로운아버지의사랑과아낌없이내어주는어머니의사랑.지상의아버지와어머니를통해천상의하나님을본셈이다.그렇다.그분은인간의죄를참지못하고심판하는거룩한하나님이다.그러나거기서멈추지않는다.잃어버린자를향한무조건적인용서와무한한사랑이야말로최종심급에서우리가할수있는하나님에대한마지막고백이다.엔도의말로는‘부-모하나님’,나의언어로는‘아빠하나님,엄마하나님’.이것이제1계명의하나님에이어내가만난두번째하나님이다.
---p.97~98

가난하다보니필요한책을다사줄수없었다.부산동구도서관에서빌렸다.처음에는한사람당세권,네식구면열두권을빌릴수있었다.도서관에서대출한도를조금씩늘려주었다.어느덧한사람당열권까지빌려주었다.그러면마흔권이었다.그마흔권을어떤날은양손가득들고,어떤날은배낭에지고오르막언덕길을걸어집까지날랐다.배낭끈이어깨를파고들었다.중턱에서한번은쉬어야했다.기한이되면반납하고다시빌렸다.그일을쉬지않았다.돈이없어서걸은길이었다.그런데지나고보니그언덕이우리집서재였다.
---p.172

일하는목회자라야성도의삶을안다고들한다.이대목에서나는상반된두가지생각을동시에갖고있다.교회역시하나의조직인이상목회자들도이미세상살이를충분히경험하고있다.일반회사의까다로운직장상사나동료,후배못지않을정도로못살게구는사역자와중직자,교인이적지않다.모든교인이모든직업과세상의전모를경험하는것은아니지않은가?교회안에는교인의숫자만큼세상이들어와똬리를틀고있다.더이상무슨세상을알아야할까?목회자도나름생고생이다.
그렇지만교회라는시공간이행동반경의전부라면이야기는달라진다.아는세상이넓은것과남의세상을아는것은다르다.신학교졸업후교회에서만활동한목회자들은주일예배출석을비롯해각종봉사와십일조를지극히당연하게여긴다.그렇게하지않는교인들을은근히정죄하기쉽다.왜교회에우선순위를두지않느냐며다그치거나헌신을종용하기일쑤다.평일이면정신없이일하다가퇴근해서가족들을건사하고,주일하루는가족과생이별해서파김치가되도록교회에봉사하는교인들의내적소진을봐주지않는다.나역시밖으로나가보고서야그얼굴들이보였다.
---p.174~175

청소년인문학교는여러모로쓸모가많다.당연하지만글쓰기실력이는다.처음에못쓴다고위축되는아이들이많다.당연하다.써본적이없으니까.그런데매주한편씩쓰다보면어느순간달라진다.스스로도안다.예전에쓴글을보면서‘내가저때는저렇게썼구나’하고웃는다.억지로훈련해서가아니다.쓰다보니성장한거다.글이자라는만큼생각도자란다.변화는글에서도보이고말에서도나타난다.
책이재미있어진다.책을싫어해서온아이들이적지않다.부모가보내서왔는데,하다보니책과가까워진거다.이유가있다.읽고끝내지않기때문이다.쓰고,말하고,친구들이야기를듣는다.내가놓친것을옆친구가짚어낸다.그게재미있다.혼자읽을때는몰랐던맛이거기서난다.책은혼자읽는것이아니라같이읽는것이라는사실을아이들이몸으로배운다.글을쓰면내가일대일로첨삭해서돌려준다.
같이읽으니생각이깊어지고넓어진다.평소에친구들과이런얘기못나눈다는말을아이들이자주한다.정치얘기꺼내면손사래를친다고.그런데여기서는다방면의주제를심도있게나눈다.기독교인도있고비기독교인도있다.찬성도있고반대도있다.내가떠올리지못한생각을옆친구가말한다.사람이다면적이고세상이흑백이아니라는진실을모임안에서배운다.
그렇게아이들은자아가단단해진다.청소년기는방황해야한다.하나님이없는것같고,교회가싫고,왜이래야하느냐며따지는시기다.나는그걸하라고한다.치열하게고민하고질문해야나중에흔들리지않는다.물렁물렁시키는대로만하다가는대학에가서무너지기쉽다.비판받지않는안전한자리에서마음껏의심하고질문하는일,그게아이들을강단있게만든다.
---p.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