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1

도련님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1

$13.00
Description
애정을 담아 ‘도련님’을 부르는 유일한 사람 기요 할멈,
평생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에게 받는 사랑의 크기에 대하여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지금까지는 고지식하지만 정의로운 ‘도련님’ 캐릭터만 강조되었으나 실제 소세키가 친부모에게 외면받고 그들을 조부모로 알았던 사실에 주목해본다면, 그가 창조해낸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기요 할멈’이 조금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기요 할멈은 도련님이 감기에는 걸리지 않았는지, 봉변을 당하지는 않을지, 그리고 지나치게 욱하는 성미까지 염려해주며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돈까지 챙겨준다. 도련님도 시골에 틀어박혀 지내면서 기요 할멈을 자신의 일부로 여기기 시작하고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는데……. 세상에 딱 한 명뿐이라도 온전한 내 편에게 받는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 사랑으로 무엇이 변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 작품은 여전히 세계문학 필독서로 꼽힌다. 나쓰메 소세키가 시코쿠의 마쓰야마 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를 할 때 겪은 경험이 소설의 배경이며, 원문의 활기를 그대로 살려 생동감 있게 번역했다.

저자

나쓰메소세키

夏目漱石|1867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본명은나쓰메긴노스케.당대에지역행정을관리하던명문가의5남3녀중막내였지만부모의사랑을받지못하고,태어난지얼마되지않아가까운집안으로입양됐다.‘시오바라긴노스케’라는이름으로유년을보내는동안친부모를조부모로알고지냈다.이후친형들이줄줄이사망하고가문의대가끊어질지경이되자친아버지는양아버지에게돈을건네고긴노스케를나쓰메가문에복적시켰다.친부모에게서버림받은상처는작품속에다양한형태로드러난다.무조건적인사랑을베푸는‘기요할멈’이나오는《도련님》은그대표적인소설이다.1900년에는국비유학생1호로선발되어영국으로유학을떠났지만,충분하지못한학비와고독감으로신경쇠약에시달리다1903년귀국해제1고등학교와도쿄제국대학에서강사로일했다.1905년에는첫소설《나는고양이로소이다》를,1906년에는《도련님》과《풀베개》를발표했다.1907년부터교사를그만두고본격적인전업작가의길로들어섰다.일본근현대문학사에서가장위대한작가로꼽힌다.그밖의주요작품으로는《산시로》(1908),《그후》(1909),《마음》(1914)등이있다.1916년도쿄에서지병인위궤양이악화되어세상을떠났다.

목차

도련님007

해설|단한사람이라도나를믿어준다면178

출판사 서평

언제나도련님편!
조건없는사랑의힘을믿는오늘날의독자에게

도련님은말썽만부리는사고뭉치라집안에서골칫거리로전락한다.“어머니는형만편애”하고아버지는“어차피글러먹은놈”이라며기대조차않는다.형과도사이가좋지않다.하지만이상하게도집안의나이든하녀기요할멈만은애정을담아도련님을아껴준다.아버지와형이없을때과자나색연필을챙겨주고장차훌륭한사람이될거라고입이마를때까지칭찬한다.도련님이“빈말은듣기싫다”며퉁명스레대꾸해도“그러니까착하다는”거라고자랑스럽게여긴다.출세해서훌륭한사람이될거라는기요할멈의굳건한믿음에도련님마저“뭐가되긴되겠구나”라고생각할정도다.부모조차도련님을미워할때기요할멈은도련님의안식처가되어준다.부모님이돌아가시고형이집을팔면서기요할멈은다른친척집으로가게되고,이후도련님은시골마을중학교수학교사로부임하며헤어진다.도련님은“몹시실망한표정으로흐트러진반백머리를쉼없이”만지는기요할멈을달래지만,기요할멈은마지막임을직감한건지“눈물이그렁그렁”한눈으로“이제영영헤어질지도모르겠습니다.부디오래오래몸건강하세요”라고도련님을배웅한다.

시골에내려온도련님은안정적인생활을꾸리지못한채여관과하숙집을전전한다.자신을무시하던여관에보란듯이꽤큰돈을팁으로주지만얼마지나지않아나오게되고,첫번째하숙집주인은무턱대고문을열고들어와골동품을강매하려고한다.두번째하숙집에서는주인할머니가구두쇠라먹는것이시원찮다.설상가상으로튀김메밀국수와경단을사먹었다가학교학생들에게놀림감이된다.교감인‘붉은셔츠’와미술교사‘살살이’는도련님의선임수학교사인‘가시도치’를조심하라고이르지만,하는짓이영미덥지못하다.또한,가시도치가학생들을선동해서당직서던도련님을곤경에빠뜨렸다고해서벼르고있는데오히려가시도치가“교장에게학생들의처분을”종용한다.“도무지믿을수가없는”세상에서도련님은마음붙일곳이없다.그제야도련님은그간기요할멈이자신에게보여준조건없는사랑이얼마나대단한지알게되고,기요할멈과살고싶다는생각을하게되는데…….

“이렇게먼곳에홀로와있다보니그친절이새삼가슴에사무친다.”(53쪽)

나쓰메소세키가겪은입양과파양
그리고조건없는사랑을베푸는‘기요할멈’

소세키는5남3녀중막내로,본명은‘나쓰메긴노스케’다.막내로서귀여움받았을것같지만,태어난지얼마되지않아입양된다.메이지유신이후화려했던집안은몰락의길을걷고있었기에여덟번째자식을키우기가부담스러웠던탓이다.늘그막에생긴자식이부끄럽다는인식도있었다고한다.

포대기에둘둘말려가난한고물상부부에게보내지는소세키.“잡다한고물과함께조그만광주리에든아기를보고,이것도파는물건이냐고농을치는사람도있었다.”이를불쌍히여긴누나가다시본가로데려왔으나또다시나쓰메가문과친분이있었던시오바라집안의양자로들어간다.하지만소세키는그곳에서도사랑받지못했다.시오바라부부는싸움이잦았다.급기야양아버지는불륜을저질러이혼하고,아홉살이던소세키는다시본가에들어오게되는데…….이런일련의과정을겪으면서소세키는자신에게형제자매가있었고,그간할아버지할머니라고알았던이들이사실은친부모였음을알게된다.

이후소세키의형들이줄줄이사망하자가문의대가끊어질까걱정한친아버지는양아버지에게돈을주고소세키를나쓰메가문에복적시키지만,그후에도사랑받지못했다.친아버지는대학에가고싶다는소세키에게“너는이미나쓰메의자식이아니다.시오바라에준자식이다”라고하면서돈을들여공부를가르칠수없다고통보했고,결국“졸업후돈을갚겠다는서약서를”쓰고서야친아버지에게서학자금을빌릴수있었다.또한,소세키가소설가로성공하자연락을끊고지내던양아버지와양어머니가찾아와어린시절길러준대가로수차례대가를요구했다고한다.“모든것이돈”이었다.

친부모에게버림받고입양되어서도사랑받지못한상처.친부모를조부모라고알았던유년.이를통해『도련님』을들여다보면소세키가조건없이무한한사랑을베푸는기요할멈이라는등장인물을탄생시킨건,도련님만을위해서는아닌듯하다.“사람들한테서하찮은나무쪼가리취급을받는것쯤은아무렇지도”않다고했지만,도련님도나쓰메소세키도그런일을당하는게괜찮을리없다.도련님은“부디도련님가족이잠든절에묻어”달라는부탁을들어주며,“집안이몰락해더부살이신세”였던기요할멈의마지막안식처가되어준다.기요할멈의사랑을통해타인을자신의일부로여길수있을만큼성숙한사람이되었음을,할멈의사랑으로무엇이어떻게변할수있었는지몸소증명한다.

내가돈을갚지않는것은기요할멈을무시해서가아니라할멈이나의일부분이라고생각해서다.(75쪽)

사랑받지못한유년이무색할만큼,나쓰메소세키는일본에서가장오랫동안사랑받는작가가되었다.『도련님』의배경인마쓰야마에는나쓰메소세키와작품속도련님이드나들었던도고온천이여전히영업하고있고작품속도련님이매일온천에가지고다닌,“물에젖으면빨간줄무늬가도드라져”보이는‘빨간수건’도기념품으로판매된다.당시의증기기관열차를재현한‘도련님열차’도운행중이다.마쓰야마어디를가나‘도련님’간판이붙은가게들을만나볼수있다.나쓰메소세키가다녔다고알려진카페와하숙집은매일사람들로북적인다.일본의국민작가로거듭나세대와국경을초월해사랑받는나쓰메소세키와도련님.기요할멈이이를알면얼마나기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