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유혹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3

4월의 유혹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3

$15.50
Description
가정, 남편, 지나친 관심, 늙음…… 질척대는 현실을 떠나
천국에 당도해버린 네 여자의 마법 같은 이야기
캐서린 맨스필드, 버지니아 울프가 극찬했던 영국의 소설가 엘리자베스 폰 아르님의 대표작. 이탈리아의 중세식 성에서 4월 한 달을 보낼 기회를 준다는 신문광고에 속수무책으로 붙들려버린, 그러니까 가정, 남편, 지나친 관심, 늙음이란 질척대는 현실을 떠나 천국에 당도해버린 네 여자의 마법 같은 이야기. 어른도 노인도 마음의 문을 열면 얼마든지 더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자명하지만 소중한 삶의 긍정성을 일깨운다. 마이크 뉴얼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했으며, 브로드웨이를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활발하게 극화되는 살아 있는 고전이다.

저자

엘리자베스폰아르님

ElizabethvonArnim|1866년호주시드니에서태어났다.어릴때이름은메리애넷뷰챔프.1891년이탈리아여행에서만난독일귀족헤닝아우구스트폰아르님슐라겐틴과결혼했다.결혼후부터‘엘리자베스’라는이름으로본격적인창작활동을시작했고,첫소설이자자전적인작품인《엘리자베스와그녀의독일정원》(1898)으로엄청난성공을거두었다.1912년남편이세상을떠나자스위스에거주하며사촌이자친구인캐서린맨스필드를비롯해버지니아울프,버트런드러셀등과활발히교류하며지냈다.캐서린맨스필드는아르님의대표작인《4월의유혹》(1922)을두고“맛있는책이다.이책을쓸수있는다른사람은모차르트뿐이다”라고말했고,버지니아울프는아르님을가리켜“웃음을터트리게만드는사람”이라며어떻게이런재미있는소설을쓸수있느냐고극찬했다.이후아르님은허버트조지웰스와사귀거나버트런드러셀의형인프랭크러셀과재혼하기도하지만,그리오래관계를이어가지는못했다.어른도노인도마음의문을열면얼마든지더성장해나갈수있음을그려내는데탁월할재능을보였던그의주요작품으로는장편소설《고독한여름》(1899),《비라》(1921),《사랑》(1925),《스케핑턴씨》(1940),열네마리의개를키웠던각각의시기에따라자신의생애를조망한색다른방식의에세이《내인생의모든개》(1936)등이있다.1941년미국사우스캐롤라이나주찰스턴에서세상을떠났다.

목차

4월의유혹_007

해설|유혹에이끌려구원받다_336

출판사 서평

햇빛과등나무와바람과바다로만든
몸에좋은건강한소설

엘리자베스폰아르님의『4월의유혹』은제임스조이스의『율리시스』,T.S.엘리엇의『황무지』,헤르만헤세의『싯다르타』등세계문학사에분명한획을그은작품이다수출현한1922년에출간되었다.『4월의유혹』은출판과동시에즉각적인성공을거두었고,곧장아르님의첫소설이자자전적인작품인『엘리자베스와그녀의독일정원』의인기를뛰어넘는대표작으로자리잡았다.제1차세계대전의후폭풍이남아있던당시의영국은허물어진경제와마음을재건하기위한노력이한창이었는데,햇빛과등나무와바람과바다같은자연을질료로,그러니까함께할때기분좋지않기란쉽지않은대상을소설의뼈대로삼아전쟁의여파로부터사람들을한발비켜서게해주었다.

사람들은행복해서가아니라행복해지고싶어서웃었다.(129∼130쪽)

자꾸어두워지는런던의일상에지친‘로티’와‘로즈’는4월한달동안이탈리아의‘산살바토레’라는작은성을임대해준다는『타임스』의광고에자석처럼이끌린다.체류비를아끼기위해‘레이디캐럴라인’과‘피셔부인’이라는두명의동행을구해이탈리아로향하지만,이들을기다리는것은달콤한이탈리아의햇빛만이아니다.가정과남편에게서벗어나지못하는로티와로즈,좀체사람들과어울리려고하지않는레이디캐럴라인,그리고어쩐지괴팍해보이는노파피셔부인까지…….‘4월의유혹’에이끌린네여성은각자의상처와과거를넘어서로에게,4월의이탈리아라는천국에당도할수있을까?

“사실끝이보이지않아요.끝이없어요.그러니휴식이필요해요.모두를위해서끊어줘야해요.잠시떠나서행복해지는건이기적인행동이아닐거예요.훨씬나아져서돌아올거니까요.누구에게나휴가는필요해요.안그래요?”(20쪽)

『4월의유혹』의가장돋보이는미덕중하나는삶에대한긍정성이다.변호사로서성공하는데만혈안이된남편과애정없는관계를이어나가는로티,추잡한글을써서먹고사는남편이못마땅한로즈,늘혼자있고싶어하지만그렇다고외롭기는싫어하는레이디캐럴라인,그리고과거의기억에매몰되어살아가는우울한노인피셔부인까지소설의초반부에하나같이축처진모습으로그려지던네여성은산살바토레에서자신도모르는사이파릇파릇한삶의새싹을틔워나간다.로티는‘여행’과‘휴식’이라는단순하지만확실한치료약을통해주체적인미래를꿈꾸고,로즈는그런로티를통해,또성의젊은주인이건네는작은친절을통해점차바뀌어간다.레이디캐럴라인역시평소에는믿지않던사랑이산살바토레에서조금씩제자리를찾아가는것을보며사람에대한경계와회의를거둔다.특히피셔부인은가장극적으로변화한다.“예순다섯이란나이는그냥먹는게아니”라고하거나“남편이죽은지11년이지났는데도여전히검은정장을갖춰입”을정도로갑갑하기만했던그가행복하고건강한사랑으로충만한사람들에게전염되어완전히다른사람으로뒤바뀐것이다.그래서소설의후반부에“사람은얼마나늙었든(당연히위엄있게)성장을계속해야한다.(……)살아있는한,더정확히말해죽지않은한성장하고변화하고성숙해가는게인생이라고”전하는피셔부인의잠언이자주허물어지고쉽게고단해지기쉬운지금의우리에게도귀중하게다가온다.

엘리자베스폰아르님은독일귀족이었던첫남편과사별한후허버트조지웰스와사귀었고,이소설을쓸무렵에는버트런드러셀의형인프랭크러셀과재혼하지만평탄한결혼생활을보내지는못했다.아르님은열네마리의개를키웠던각각의시기에따라자신의전생애를조망한색다른방식의에세이『내인생의모든개』에서러셀을‘운명’이라고칭했지만,빠르게가까워진만큼똑같은속도로멀어지고말았다.어쩌면아르님은적어도자신이그려낸소설의세계에서만큼은행복한결말을이뤄낼수있다는사실에크게의지했는지모른다.‘살바토레’가이탈리아어로‘구세주’혹은‘구원’을뜻한다는점도우연은아닐것이다.아르님은실제로이탈리아포르토피노의한성에머물며이소설을썼는데,소설이선풍적인인기를얻으면서포르토피노역시세계적인관광지가되었다.

브로드웨이를포함한세계각지에서
지금도활발하게극화되는살아있는고전

『4월의유혹』은브로드웨이를포함한세계각지에서연극과영화로지금도활발하게극화되는살아숨쉬는고전이다.특히1991년마이크뉴얼감독이동명의영화로제작해다시한번큰화제가되었다.공전의대성공을거둔당대의베스트셀러이자아르님의가장활기차고유머러스한소설이지만,우리에게는100여년이지난지금에서야온전한모습으로당도했다.그러나좋은재료로만든음식이몸에도이로운것처럼인생에서좋은것들을찾아내단단하고건강한서사로풀어낸소설은오랜시간이지나도그활력을잃지않는다.캐서린맨스필드가“맛있는책이다.이책을쓸수있는다른사람은모차르트뿐이다”라고말하고,버지니아울프가어떻게이렇게재미있는소설을쓸수있느냐며극찬한것도이러한이유에서일것이다.『4월의유혹』을오마주한소설을쓰기도한미국의소설가브렌다보언은“영어로쓰인가장위트있는소설중하나”라고평하기도했다.아르님은오만하고이기적인남편을내세운이전작품『비라』를통해제인오스틴과비견되기도했지만,그의가장탁월한장기는누구나마음의문을열면어떤삶으로든새롭게나아갈수있음을건강하고유머러스한이야기로그려내는데있다.일상에서녹다운된네여자의마법같은여정을함께하다보면,어느새햇빛처럼웃음이번지는당신의모습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