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식물기

파브르 식물기

$25.00
Description
식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과학 고전
자연과의 접점을 잃어버린 기후 위기 시대의 인류에게
150년 전 파브르가 다정한 조언을 건네다

20세기의 위대한 자연주의자 장 앙리 파브르는 《파브르 곤충기》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가 식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식물을 깊이 연구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의 책 《파브르 식물기》는 지상 생명의 아름다운 조화를 흥미진진한 서사로 보여주는 과학 고전이다. 찰스 다윈이 “견줄 데 없는 최고의 관찰자”라고 극찬한 파브르의 시선은 그전까지 배경과 도구로 취급되었던 식물을 마이크로코스모스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격상한다.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그의 문장은 친근한 비유와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식물의 구조와 기능 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지식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파브르 탄생 200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 완역본으로 출간하는 《파브르 식물기》를 통해 독자는 새로운 시선으로 식물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나아가 희미해진 자연과의 접점을 선명하게 체험하는 놀라운 경험을 누리게 될 것이다.

저자

장앙리파브르

19세기프랑스의생물학자이자시인,교사이자교육운동가.1823년12월22일남프랑스아베롱주생레옹의시골농가에서태어났다.어릴적부터산과들의꽃과나무,곤충의아름다움에매료되었던그는외출후집에돌아올때면늘주머니에그것들을챙겼다.가난
한집안에서고학하며사범대장학생으로입학했고,1842년열아홉살의나이에졸업장을받았다.이때부터파브르의교육자로서의삶이시작된다.1849년아작시오의페슈중학교물리교사로취임해1853년까지재직했다.이기간에아작시오에방문한저명한식물학자에스프리르키앵(EspritRequien)의제자가되었다.르키앵의사망이후그의연구를이어받기위해온알프레드모캥탕동(AlfredMoquin-Tandon)과함께연구하며“정신의축제”와도같은시간을보냈다.
1855년첫논문〈노래기벌의습성과그애벌레의먹이로이용되는딱정벌레류의장기간보존원인에관한고찰〉을시작으로본격적인학계활동을시작했다.같은해파리과학대학에서〈도마뱀난초의괴경에관한연구〉로식물학박사학위,〈다족류생식기관의해부와발달에관한연구〉로동물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수백은족히넘는자연과학논문과교과서를집필했으며,1876년《파브르식물기(Laplante)》와1879년《파브르곤충기(Souvenirsentomologiques)》등수많은책을썼다.
오랜연구과정에서루이파스퇴르와존스튜어트밀,찰스다윈등당대의저명한학자들과교류하며연구및사회활동의범위를넓혔다.이후과학에대한공로를인정받아1866년프랑스아카데미토르상,1867년나폴레옹3세로부터레지옹도뇌르훈장,1878년세계박람회은메달등을받았다.1910년노벨문학상후보로도추천받았지만고령이라는이유로수상이거부되었다.노쇠한파브르는요독증에걸려1915년10월11일92세로타계했다.

목차

1부
1장산호와나무
2장식물의개체
3장장수하는나무
4장식물의기본요소
5장식물계의세가지범주
6장쌍떡잎식물의줄기구조
7장나무의나이테
8장수피
9장외떡잎식물의줄기구조
10장뿌리
11장막뿌리
12장줄기의다양한형태
13장눈
14장이동성눈
15장접붙이기
16장잎
17장잎의움직임
18장식물의잠
19장잎의구조
20장상승수액
21장생명의화학
22장이산화탄소의분해
23장하강수액
24장식물의호흡

2부
1장종의보전
2장꽃
3장꽃덮개
4장결실기관
5장꽃가루
6장꽃과곤충
7장열매
8장씨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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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파브르는‘곤충기’출간3년전,‘식물기’를출간했을까?
―자연과괴리된현대인에게서로얽히고의존하는생명의이치를전하다

파브르는자연과학제일의가치인‘관찰’의대가답게몇십년동안지구전체동물가운데4분의3이나차지하는곤충의삶을꾸준히주시하며이에대한글을10권의책으로썼다.그유명한《파브르곤충기》다.이와더불어수억년동안곤충과함께공진화해온식물이그의관심사와맞닿는것은어쩌면당연한수순이다.그의박사학위논문또한〈도마뱀난초의괴경에관한연구〉가아니던가.《파브르곤충기》제1권이출간되기3년전인1876년에파브르는이책《파브르식물기》를출간했다.앞서1867년출간했던《나무의역사(HistoiredelaBuche)》에2부가추가된구성이었다.
식물을다루는책으로는이례적이게도《파브르식물기》에는곤충뿐만아니라산호와해파리등다양한동물에관한이야기가등장한다.파브르는식물과동물이서로영향을주고받으며공유하는생명의이치에주목했다.그의눈에땅위에는생명의조화를담은작은우주,마이크로코스모스가펼쳐져있었다.이책을시작하는1장〈산호와나무〉에서그는다음과같은문장으로이야기를시작한다.“식물은동물의자매다.”
파브르는이책의1부에서식물의현재를조명하고2부에서는식물의미래로우리를이끌어간다.자연의전체적인서사속식물과동물의관계에서부터시작한식물의이야기는점차깊숙한곳까지독자를이끈다.식물계전체의범주와각범주의상세한특징,식물을구성하는기본구조인뿌리,줄기,잎의화학적특성과기본요소등을살펴보고마지막으로다시한번이모든특징들이땅위의다른생명체에게미치는영향을짚어낸다.서로서로얽힌생명체들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그간외울것투성이로만느껴졌던식물에대한각종과학적사실이단순한자료의나열이아닌자연의맥락속에서길어올려진것임을생생하게이해하게된다.
누구보다높은자연에대한이해와유려한문장을동시에겸비한파브르의책은오늘날자연과의접점을잃어가다끝끝내기후위기를맞이하게된현대인들에게많은질문을남긴다.빼어난관찰자였던파브르는인간의속도와는다르게흘러가는곤충과식물의세상을이해하기위해누구보다그관계성에주목했던과학자다.식물또한동물과마찬가지로세상과소통하며살아남기위해고군분투한다.자연이라는거대한맥락속식물과곤충나아가인간까지돌아보게하는그의글은다시금자연주의적인태도가필요해진지금시대와조용히,그리고오래공명하고있다.

눈은가족의일원이자공동체의주민이자식물사회의단위체다.그러나이런미성숙한상태로는갓태어난이연약한시민이달리할수있는게없다.이듬해봄에잎이달린가지가되기전에는나무의전반적인활동에참여하지못한다.그때까지는그저젖먹이어린애로지내며공동체의희생으로먹고살아야한다.포대기에싸인갓난아기나둥지속새끼새처럼많이먹고튼튼하게자라는것말고는할일이없다.노동은모두잎이무성한새가지,즉그해에돋아난가지에온전히맡겨진다.이가지가공동체를부양한다.뿌리를통해흙에서빨아올리고잎을통해대기에서끌어내린원료를배합해끈적한수액을만든다.식물세계에서는모든것이이수액으로창조된다.해가바뀌면한해동안수고한가지는말하자면은퇴를선언하고휴식에들어간다.그리고지금의눈이잎과가지로자라서이듬해새로운눈이대체할때까지부지런히공동의일을수행한다.그렇다면나무는여러세대가해마다차례대로업무를이어받는조직체와다름없다.
-1부2장<식물의개체>중에서

먹고먹히는이일련의과정중에누구의노동이가장칭찬받아마땅하다고생각하는가?인간은몸의재료를양에게서빌렸다.양은이미준비된상태로그재료를인간에게넘겨주었다.한편양은몸의재료를식물에서추출했다.식물안에서재료는이미상당히농축된상태였다.오직식물만이최초공급원에서재료를직접흡수할수있다.식물은먹을수없는것들에서먹을것을만든다.식물은숯과공기와물을먹고기적처럼동물의식량으로바꾼다.그러므로탄소,산소,수소,질소를조합하여유기물질을만들고지구의모든창조물에꾸준히성찬을베푸는것은바로식물이다.
-1부21장<생명의화학>중에서

과거나지금이나식물은배경과도구로취급되어동물만큼생명체로서관심을받지는못하는형편이다.그걸잘알아서일까?파브르는“식물”이라는제목을달고나온이책을뜬금없이수생동물인히드라로시작한다.그러더니폴립과산호로넘어가책의첫장에서속없이동물이야기만한다.이책이식물기인가동물기인가의심이드는순간첫장이끝나며이렇게선언한다.“식물은산호의폴립으로이루어진폴립공동체와같다.”“히드라와산호의태곳적역사가그대들을이책의주제인식물로안내한다.”얼른식물에관해얘기하고싶어죽겠다!
이후로도동물은이책에서수시로등장하며식물과의비교대상이자식물의세계로인도하는안내자가된다.식물의구조나행동을동물,더나아가인간에빗대는것은내용이옳으냐그르냐를떠나사람들에게멀고도가까운식물이란존재를소개하는최고의전략이다.
-<옮긴이의말>중에서

땅위의코스모스를오롯이담아낸과학고전
―복잡하고외울것많은과학이아닌생생한삶의원리로서의과학

파브르가알려주는식물이야기는단순한과학적지식의나열과다르다.인위적인구획에따라분류하거나일방적으로분절시켜설명하지않는다.그의글은마치식물의삶속에들어가함께시간이라도보낸듯생생하다.
다가올미래를책임질자라나는아이격인‘눈’을키워내면서동시에이제제할일을모두마쳐썩어버린심재로인해속이빈나무의모순적인상황은마치세대변화가끝없이이어지는인간사회를그대로옮겨놓은듯하다.번식을위해풍작을이룬나무가자신의모든에너지를쏟고‘해거리’라는쉼을위한시간을보내는모습은마치재충전을위해안식년을가지는우리네모습과다를바가없다.어린식물의뿌리를빛을향해세워두었을때“차라리죽고말겠다는기세”로굴하지않고땅을파고드는모습속에서는고집쟁이의면모를바라보게된다.
“산방꽃차례로활짝핀꽃위에올라일찍부터짙은향내에취해”있는꽃무지와“공중에알을뿌리는각다귀를습격하느라초원의풀끝을아슬아슬하게스치며날고있는”제비에대한묘사는생명이만들어내는풍경속식물과동물의유기적인관계를아름답게그려낸다.파브르가들려주는식물의이야기를따라가며우리는자연과인간의연결을새삼깨닫게되고그속에서생명이공유하는이치를깨닫게된다.모든생명체의“기원,성질,겉모습이어떠하든언제나”같은물질의변형이라는사실을복잡하고외울것많은과학적이론으로만받아들이는것이아닌,생생한삶의원리로받아들일수있게되는것이다.

나이테는한세대의눈이만들어낸산물이다.제조연월이최근인목질층은수피에가까운줄기바깥에서발견되고오래된층일수록줄기안쪽에서발견된다.중심에가까울수록오래묵은목재라는말이다.미래의새싹이해마다제몫의목질층을생산하여한겹한겹윗세대를감싸기시작하면결국지금의가장바깥층도줄기깊숙이파묻히는날이올것이다.한나무를이루는모든연식의물관부가운데나무에당장가장쓸모있는부위는단연코제일바깥쪽부분이다.그도그럴것이이목질층을통해서올해의잎이토양과소통하기때문이다.이층이파괴되면나무전체가죽을지도모른다.지금안쪽깊이틀어박힌물관부도소싯적에는줄기가장자리에서동시대잔가지들의교류를전담했다.그러나과거의잔가지는어느새굵게자라버렸고,그옛날열심히만들어바친물관부는줄기중심부로밀려들어가곁다리임무에도감지덕지하는처지가되었다.바깥을감싸는물관부는한창일할나이라땅에서나뭇가지까지물과필수염분을부지런히실어나르며올해의목재생산에일조한다.그러나안쪽으로갈수록수액이말라버려뻣뻣하고리그닌에질식해손발이묶인다.줄기한가운데자리잡은늙은물관부는쓸모를잃는다.기껏해야질긴섬유로뼈대의견고함을더할뿐이다.그결과나무는줄기의안에서바깥으로갈수록생기가왕성하다.줄기바깥쪽은젊음과활력이넘치고생산과노동이활발하다.반면줄기안쪽은노화와무기력에한없이침잠한다.
-1부7장<나무의나이테>중에서

동물은물론이고식물까지포함하여조직된모든존재안에서생명은산소에의한연속적인분해와연소로유지된다.생명이살아가려면끊임없이물질을소비하고또보충해야한다.앞에서말한‘생명의불꽃’이라는적절하고도아름다운표현을기억할것이다.불꽃이빛과열을내며살아있게하려면등잔은꾸준히기름을써가며연료를제공해야한다.생명도다를바없다.생명은탄생의순간에켜져서죽을때가되어야꺼지는훌륭한등잔이다.영양은사라진물질을보충하고호흡은보충된물질을소비한다.영원히지속되는이런충돌의결과가생명이라는존재의활동이다.앞에서설명했듯이동물에게산다는것은곧태우는것이다.그리고같은것이식물에서도똑같은진리다.산소에굴복하여물질을태우지않고서는어떤근육섬유도제가맡은일을하지않을것이고,어떤세포도목적을이루지못할것이다.
-1부24장<식물의호흡>중에서

파브르탄생200주년을맞이해출간한국내최초완역본
―신뢰할수있는번역과아름다운일러스트로소장가치를높이다

이렇듯완벽한서사로땅위의마이크로코스모스를보여준《파브르식물기》는국내에성인독자를위한완역본이없다.파브르탄생200주년을맞아최초완역본으로선보이는이책은식물학을전공한조은영번역가가150년전파브르의이야기를현대독자에게꼭맞는적합한우리말로옮기고현대의과학적사실과다른서술에주석을다는등한층정확하게원고를보완했다.영어판을저본으로삼되파브르의원전을최대한충실하게반영하기위해프랑스어초판과비교하며영어판의오류를바로잡았다.프랑스어판과영어판을거치며시대상황에맞게바뀐원소의발견개수나연간탄소발생량등의수치는2023년에맞는수치로바꿔옮긴이주를달았다.
이밖에도식물세밀화가이자원예학연구자인이소영작가의아름답게고증된일러스트를표지에실어소장가치를높였다.또한1876년초판원서에수록된일러스트를생생하게살려본문과잘어우러지도록배치함으로써파브르가관찰하고기록했던식물의이미지와구조를그대로살펴보며그묘사에푹빠질수있도록편집했다.다채로운시각적경험을선사하는이책을펼쳐든독자들이풀내음까지상상하며읽는즐거움을만끽하길바란다.

《파브르식물기》는파브르가지극한애정으로자연을지켜보고책을탐독하고사람을살피고생각에침잠한끝에탄생한오리지널콘텐츠다.많은고전이그러하듯파브르의책도우리에게“그래,원조란이런것이지!”의기분을느끼게해준다.특히이책은‘호모인도루스Homoindoorus’,즉‘실내인간’의생활에서조금이나마벗어나고싶어서밖으로나가꽃과나무를보고,또생활공간에식물을들여와가꾸고키우는이시대평범한사람들에게식물의존재감을더확실히돋보이게해주는책이될것이다.
-<옮긴이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