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미덕들

작은 미덕들

$14.00
Description
“삶에 대한 사랑이 삶에 대한 사랑을 낳는다.”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눈부신 불빛,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비극과 고난을 통과하며 우리에게 당도한 ‘삶의 태도’
나탈리아 긴츠부르그는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가장 눈부신 불빛이자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가로 꼽힌다. 《작은 미덕들》은 1944년부터 1962년까지 그가 발표한 에세이 11편을 묶은 것이다. 긴츠부르그가 통과해온 삶을 사랑, 우정, 인간관계, 직업, 전쟁, 교육이라는 주제 속에서 탐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여진 속에서 실존적 의미가 고갈된 당시의 시대상을 해부학적으로 보여준다. 긴츠부르그가 그려내는 커다란 도덕적 풍경은 짧은 이별과 영원한 이별에 대한 그리움이다. 긴츠부르그는 거짓으로 정서를 꾸며내는 것을 경계하고, 가족과 사회, 그리고 여성으로서 겪는 세부적인 경험들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인생은 궁극적으로 살아갈 가치가 있고, 비극과 고난을 통과하며 형성되는 삶에 대한 태도가 물질적인 성공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삶에 대한 사랑이 삶에 대한 사랑을 낳는다”라는 정확한 문장으로 이 책을 끝맺는다는 사실도 곱씹어볼 만하다.
최근까지 다양한 언어의 번역본이 출간되는 등 긴츠부르그가 건네온 삶에 대한 찬사와 위로는 세대를 건너 여전히 유효한 삶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 처음 번역해 출간하는 《작은 미덕들》은 이탈로 칼비노, 프리모 레비, 그라치아 델레다 등 이탈리아 문학을 꾸준히 번역해온 이현경 역자의 말끔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만날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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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탈리아긴츠부르그

NataliaGinzburg|1916년이탈리아팔레르모의유대계가문에서태어났다.1919년해부학자였던아버지가토리노대학교에부임하면서젊은시절을토리노에서보냈다.1933년에발표한첫단편소설〈아이들〉을시작으로에세이와희곡,문화,연극관련칼럼을기고하는등다양한분야에서활동했다.1938년반파시스트활동을하며에이나우디출판사를공동으로설립한레오네긴츠부르그와결혼했다.2년후파시스트당국에의해시골마을인아브루초로추방되었고,1942년그곳에서유형생활을하던중첫번째장편소설《도시로가는길》을출간했다.《작은미덕들》에는이시절을회상한〈아브루초에서의겨울〉을포함해서긴츠부르그가1944년부터1962년까지발표한에세이11편이묶여있다.긴츠부르그가통과해온삶을사랑,인간관계,직업,전쟁,교육이라는주제속에서탐구하고,제2차세계대전과그여진속에서실존적의미가고갈된당시의시대상을해부학적으로보여준다.긴츠부르그는1944년남편과사별한뒤에이나우디출판사에서일하며작품활동을지속했다.1957년에는《발렌티노》로비아레조상을,1963년에는《가족어사전》으로이탈리아최고권위의문학상인스트레가상을,1984년에는《만초니가족》으로바구타상을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는《그렇게됐어요》(1947),《우리의어제》(1952),《다섯개의단편소설》(1964),《내게묻지마》(1970),《가상의삶》(1974),《도시와집》(1984)등이있다.1991년이탈리아로마에서암으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제1부_013
제2부_089

해설|미덕의틈새에서진실찾기_188

출판사 서평

무엇이옳은지어떻게알수있으며
우리는그지식으로어떻게살수있는가?

《작은미덕들》의모든에세이는비교적짧아서가독성이뛰어나고삶과인간,나아가사회에대한독창적인통찰을두루갖추고있다.시간의간격을두고따로쓴글이라에세이마다내용이연결되지는않지만,다읽고나면긴츠부르그가그려낸커다란도덕적풍경과만날수있다.이풍경은긴츠부르그가온몸으로살아낸풍경이기에더욱돋보인다.따라서각에세이는언뜻개인적인이야기를하는것같아도시대와밀접하게연결된다.

깊고마법같은방식으로우리의일부가되는문장
〈낡은신발〉에선자신과친구가신고다니는실제‘낡은신발’에대해이야기하지만,글말미의“아이들은어떤어른이될까?내말은,어른이된후에어떤신발을신게될까?어떤길을선택해서걸음을내디딜까?”라는문장을읽으면낡은신발이삶에대한커다란은유였음을알수있다.
〈아브루초에서의겨울〉은정치적망명상태에서가족과함께보낸날들에대한짧은글이며,삶에불어온겨울과영원히그계절에멈춰버린어느시절에대한기억이다.겨울의입구에서시작해출구에서끝나는이이야기는삶에서한시기의비중이너무커지면,그이전과이후에완전히다른사람이될수밖에없다고말하는듯하다.“남편은우리가그마을을떠난지몇달이채되지않아로마의레지나코엘리감옥에서숨을거두었다.(……)이것이지로네가게에서오렌지를사서눈속을산책하던우리에게벌어진일이맞는지”자문하는긴츠부르그는자신을짓눌렀던망명생활이오히려행복한시기였고,영원히사라진지금에서야그것을알게되었다면서“우리의삶은희망과그리움이교차되는사건속에서흘러간다”라고글을맺는다.
〈침묵〉에서긴츠부르그는오늘날“가장기이하고심각한악습”가운데하나가바로침묵이라고선언한다.침묵은우선세대간의소통문제로발현된다.“부모님이사용하던그오래되고거친말들은유통되지않는화폐”라고말할때,부모님을‘윗세대’로바꿔읽어도무방하다.이는나아가사람과사람사이의소통불능의결과를낳는다.긴츠부르그는“새로운말들도가치가없다.그것으로아무것도살수없다는것을깨달았다”라고밝히는데,자신이속한세대의언어로도소통의문제를해결할수없었음을고백하는것이다.더문제는“오늘날처럼인간의운명이서로밀접하게연결되어있어한사람의재앙이다른사람의재앙이되는경우는지금까지”없었다는데있다.전염병의유행과다가오는전쟁의위협까지,문제해결능력을상실한세상을살아가는우리에게긴츠부르그는이렇게말하는듯하다.“침묵은치명적인질병이다.(……)이기주의로절망을방어하라는충고를받는다.하지만이기주의가절망을치료한적은한번도없다.”

당신의머릿속이나마음속에서적힌듯한바로그이야기들
〈인간관계〉는어렸을때부터어른이되어부모가될때까지느껴온감정들을순차적으로서술한다.“인간관계는매일재발견되고재창조되어야한다”라는자명한문장도긴츠부르그가그리는하나의생애안에서생생하고구체적인위치를점하게되며,‘어른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그만의예리한답을제시한다.“등뒤에죽은사람이조용히존재하기때문에”어른이고,“그들에게우리의현재행동에대한조언을구하고과거의모욕적인언행에대한용서를구하기때문”에어른이며,“죽은이들의소리없는용서때문에”어른이라는것이다.
〈작은미덕들〉은자녀교육에대한내용이다.긴츠부르그는여기서직설적인어투로강하게이야기한다.제목이‘작은미덕들’이지만첫문장부터“자녀를교육할때나는작은미덕들이아니라큰미덕들을가르쳐야한다고생각한다”라고말하며흥미를끈다.우리는작은미덕과큰미덕을어떻게구분할수있을까.긴츠부르그르는이렇게말한다.“절약이아니라돈에대한관대함과무관심을가르쳐야한다.신중함이아니라용기와위험을두려워하지않는태도를가르쳐야한다.기민함이아니라솔직함과진리에대한사랑을,외교술이아니라이웃에대한사랑과헌신을,성공에대한욕망이아니라존재하는법과앎에대한열망을가르쳐야한다.”그리고“자녀교육에서가장중요한점은우리아이들이삶에대한사랑을잃지않게하는것이다”라고말한다.지금당장은무기력해보이고,외로워보이며,방황하거나실수를반복할지라도자신의소명에따를준비를할수있도록독려하고기다려줘야한다는것이다.이때가장중요한건“삶에대한사랑을잃지않도록가르치는”것이다.


오늘날다시‘새로움’으로여겨지는
나탈리아긴츠부르그

긴츠부르그가죽은지30여년이지난오늘날,영미권을중심으로긴츠부르그가새롭게주목받고있다.지금우리세계는사람과사회에대한전례없이깊은무관심과혐오,전염병의범람,다시금찾아온전쟁과폭력으로문학과현실의관계가재구성되는중이다.따라서긴츠부르그의글은그어느때보다세상과관련성이높아졌다.긴츠부르그는20세기의전쟁과망명,환멸과체념,그리고무관심과죽음을서술하는독특하고예리한태도로당대가장존경받는작가중한명으로자리매김했기때문이다.
긴츠부르그가사망한해인1991년에태어난아일랜드소설가샐리루니는27세에맨부커상후보에올랐다.그는긴츠부르그의작품을읽은뒤“독자로서,작가로서,그리고인간으로서,그녀의작품은나의삶을감동시켰고변화시켰다”라고말했다.현재미국에서가장주목받는작가인매기넬슨또한,코비드봉쇄가이어지던날들에“엄격하고부드러운동료애가필요”해서,개인적이며집단적인트라우마의극복을위해〈아브루초에서의겨울〉을읽었다고썼다.〈아브루초에서의겨울〉은긴츠부르그가반파시스트활동으로추방된아브루초에서의유형생활을적은에세이다.
긴츠부르그는픽션과논픽션의경계를허물고새로운문학의형태를엮어냈다.자신의가족을작품속에서그대로등장시키기도했는데,이런긴츠부르그의유산에빚진작가가운데레이철커스크가있다.현재영국문단에서가장주목받는작가이자W.G.제발트와도비교되는커스크는자전적인내용을토대로소설을쓰는작가가운데한명이다.어느인터뷰에서는긴츠부르그가“실제여성의목소리에대한새로운틀과그것이어떻게들릴지에대한아이디어를우리에게제공했다”라고말하기도했다.긴츠부르그는〈나의일〉에서작가로서자신의소명을논하면서“나는남자처럼글을쓰고싶지않았다.아이가있기때문이기도했고토마토소스와관련된많은것을알고있기때문이었다”라고하며,결국“그것이날구해주리라는걸”알게되었다고밝혔다.
긴츠부르그의사려깊고예리한통찰력이돋보일뿐아니라읽는사람의삶이스며들수있는공간을마련해둔것같은《작은미덕들》은구체적인슬픔과충만함,그리고사랑까지,쓰는사람만이기억할수있는입체적인삶을들려주는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