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번엔중세다!
바이킹에서프라마우로까지,
다채로운군상이만들어낸중세의모자이크
영화나드라마만프리퀄이기대되는건아니다.이책은잔다르크부터나폴레옹까지근대유럽을활보한개성적이고활력넘치는인물들을드라마틱하게그려낸《주경철의유럽인이야기》의일종의프리퀄이다.근대유럽세계와유럽인에대한탁월한역사교양서였던전작은많은독자들로부터호평을받았다.
지식뿐아니라상상의즐거움도선사한다.―9**
어렵고지겹던역사를한방에날려버렸다.―논*
대단한이야기솜씨!한편의소설을읽은느낌이다.―ds******
각인물의삶으로역사의지도가그려진다.―좋**
현대적해석과위트는역사속인물을전혀다른인물로만들어낸다.―레*
영화보다더드라마틱하고믿을수없는사건이가득하다.―똥**
기가막힐정도의글솜씨에역사속인물이생생하게살아난다.―띠***
어렵고낯선서양사를쫄깃하고흡입력있게풀어낸다.
500년전이야기인데도마치어제뉴스를듣는듯생생하다.―묽***
이런호응에힘입어이번엔앞시대의성과를이어받아다른어느시대와도다른독특한문명을건설하여근대인에게물려준중세인들을불러냈다.
스칸디나비아를벗어나노르망디·영국·시칠리아·러시아·비잔티움·아메리카까지종횡무진하며중세전기유럽을새로운도약의무대로만든바이킹전사들,눈밭에사흘동안맨발로서서용서를빈황제와그황제의복수전에무릎을꿇은교황,당대최고로뜨거웠던십자가와왕관의싸움에서유일한중재자적위상을지녔던마틸다여백작,코르도바의로미오와줄리엣,두국왕과결혼해두국왕을낳고십자군전쟁에참전하는한편사랑의궁정을열어간아키텐의알리에노르,종말론적세계가낳은희대의사건‘소년십자군’,부모형제도가리지않고왕위를행해돌진하는야심넘치는왕족들,손길로병을치유하는신성한국왕,로레토의검은성모앞에서불임의고통을호소하는루이13세부부,가히’성당의시대‘라할수있는중세의천재적인건축가와조각가그리고석공들,가공할공포와불안을야기한전쟁과페스트가만든마녀·신명재판관·고행자·이단,자신의의사와상관없이비정한권력을위해세번의결혼을감내해야했던교황의딸루크레치아,500년만에밝혀진메디치가청부살인사건의주범등등.
중세역시온갖군상들이싸우고사랑하고쟁투하고모험하며만든세계임을여실히드러내는이책은,궁금하지만그동안우리가잘알지못했던중세인들을한자리에불러모음으로써총천연색중세의모자이크를선사한다.
2.스칸디나비아에서중서부유럽,이베리아반도,러시아까지
중세인을만나는1,000년의여정
중세인을만나는우리의중세유럽여행은의외의곳에서출발한다.보통프랑스,이탈리아,독일등유럽사의중심무대로여기는곳이아니라바이킹의고향스칸디나비아에서시작해러시아,비잔티움까지피비린내나지만놀라운혁신을선보인‘변방’을향해간다.이어이슬람이800년간머문이베리아반도를거쳐십자가와왕관이쟁투하고,성스러운기사들이행진하는서유럽한가운데로찾아간다.사랑하고권력을다투고,신성함을추구한왕궁과수도원,마을과거리곳곳을누비고는천국의이상을담은높고빛이가득한고딕성당에서잠시쉬어가기도한다.전쟁,기근,질병의시대를살아가는중세인의마음이빚은참혹하고도기이한현장을뒤로하고냉혹한정치와경제침체속에서찬란하게피어난문화와예술의벅찬감동을누리며1,000년의여행을마친다.
5부로구성된이책의여정을따라가다보면유럽곳곳을방문함은물론,바이킹의시대에서성과속의치열한쟁투,백년전쟁과페스트가낳은위기의시대를넘어근대의입구까지한달음에도달한다.
3.현대가소환한중세인,
오늘의문제를환기시키는중세의사건들
역사인물은그시대가낳은인물이지만또다른시대가요구하는인물이기도하다.이책에서도현대가다시불러낸중세인들이제법등장한다.
중세독일의역사는매우복잡한데,19세기독일제국으로통일되기전까지수백개의크고작은정치단위가난립했다.이런난맥상을이겨내고유럽을하나의단위로통합하려는이상이그사이왜없었겠는가.이기획은명목상유럽최고의권위를누리는신성로마제국으로실현되는데,이길을연인물이‘새사냥꾼왕’하인리히다.20세기중엽하인리히는돌연나치선동에동원된다.소련과전쟁을벌이던나치독일은슬라브족을궤멸시킨전사이며독일제국을건설한선조인이위대한국왕이야말로나치프로파간다에아주유용하다는걸알아채고는하인리히가묻힌크베들린부르크를하켄크로이츠로뒤덮고나치의성지로만든다.
한편에스파냐에서는19세기까지도이슬람세력과싸우기는커녕같은기독교세력과전투했다는점때문에‘거짓말쟁이’,‘더러운배신자’취급을받던엘시드가민족영웅으로부활한다.미서전쟁당시국운이쇠락하는상황에서국가의명예를되살려줄영웅이필요했고,이후독재자프랑코는자신을제2의엘시드로이미지화했다.그외에도19세기말민족주의감정이분출하면서북유럽주민들이자신들의민족적자부심을드높이기위해과거에세계를휘젓고다니던용맹한조상을기리면서바이킹을소환한다거나,이반4세의별칭이자벼락치듯끔찍하고무시무시한위엄으로공포를불러일으키는‘그로즈니’한지배자가다른나라에서와는달리러시아국내에서는의외로인기가높아근래에도회자된다.
더불어오늘우리가고민하는지점과맞닿아있는이야기도곳곳에있다.위기는사회가총체적으로무너지는것이아니라역경속에서탈출구를찾기위해새로운변화와발전을모색하는과정이라는관점에서전쟁과팬데믹을돌아본다.자신의죄를통렬히혐오하고그만큼의회개를모아눈물로잘버무려고약을만들어붙이라던시대의한계로부터과학적접근이싹트는과정,얼토당토않은신명재판의문제를딛고근대적사법제도가발전하게되는과정,신성한가난에서깨끗한부로자본주의의태동을가능하게한사상적기반등이위기가품은이면이고우리는이이면을주목할필요가있다.또경제적번영이정점을지나쇠락하고냉혹한권력이쟁투하던그때피렌체에서문화가가장난만하게꽃피었다는점도우리의시대를겹쳐보게한다.찰스3세의대관식에서21세기에도국왕은신성한가그연원과이유를찾아가기도하고,잔혹한정복에서융합으로나아간노르만왕조나코르도바의모스크-성당의역사도서로다른문명이반목하고있는이시대에생각할거리를던진다.
4.170여컷의도판과지도로전하는
아름답고도기이한중세의풍경
유럽의골목을걸으며만나는오래된성벽,도시한복판의성당첨탑,박물관의벽을장식하는태피스트리,중세의역사가살아숨쉬는바스라질것같은연대기책장,오늘도우리를매혹하는그림,조각,지도는물론OTT드라마나영화에서도우리는자연스레중세유럽을만나고있다.우리가알게모르게만나고있던중세를알아챌수있도록이책에서는수많은시각자료로이해를돕는다.
가령유럽여행자라면여행지로손꼽게되는파리노트르담대성당,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몽생미셸수도원,두오모오페라박물관,상크트바실리대성당,로레토산타카사,팔레르모카펠라팔라티나등유명장소들이담고있는이야기를책에서빼놓지않고소개하는데,현장사진으로생생함을더한다.
또각종연대기나중세고서에담긴도판들을적극적으로사용해당대가그린자신의모습을있는그대로알수있도록했다.여러컷의지도는중세유럽의복잡한정치지형을한눈에이해할수있게한다.
역사에서의‘오트불가리자시옹(hautevulgarisation,고급통속화)’,즉대중들이잘이해할수있도록고급하게다듬고,무엇보다잘벼려진글솜씨로흥미진진하게이야기에빠져들게하는주경철교수의글쓰기에더해170여컷의시각자료가독서를풍요롭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