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계급론 :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

유한계급론 :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

$22.00
저자

소스타인베블런

저자:소스타인베블런
미국의경제학자.1857년7월30일위스콘신주케이토에서노르웨이이민자들의열두아이중여섯째로태어났다.1874년칼턴칼리지에입학해신고전파경제학의거두존베이츠클라크에게서배운뒤,1881년존스홉킨스대대학원에서철학과경제학을공부했고1882년에는예일대대학원에입학해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1891년에는코넬대대학원에들어가두번째박사학위에도전했다.1899년첫책《유한계급론》을출간하면서학계와대중의주목을한몸에받았다.시카고대학을거쳐스탠포드대학의교수로일했지만,스캔들의대상으로낙인찍히면서1909년스탠포드대학에서퇴출되었다.1911년미주리주립대학경제학과에자리잡은베블런은제1차세계대전이막바지에달했던1917년,전후평화의조건을분석하고우드로윌슨대통령에게자문을제공하는학자그룹에참여했다.2년여간여러직장을전전하던베블런은1919년존듀이와함께뉴욕에서뉴스쿨을세우는데참여했고,1926년까지그곳에서가르쳤다.1929년8월3일캘리포니아주멘로파크에서세상을떠났다.《유한계급론》외의대표작으로《영리기업론》,《장인본능:그리고산업기술의상태》,《미국의고등교육》,《최근의부재소유권과영리기업》등이있다.

역자:박종현
경상국립대학교경제학부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함께공부하고있다.경제학이올바른종류의욕구를향해나아가도록도울수있는지,목적의옳고그름에대해말해줄수있는지를탐색하다가베블런과만났다.그와의만남을통해경제학이도덕철학과사회과학그리고인간행동과학사이에서어떻게균형을찾아야할지를새롭게깨달아가고있다.
연세대학교에서경제학을공부하면서마르크스의화폐이론과케인스의금융이론으로학위를취득했다.2002년부터국회도서관금융담당연구관으로일하면서입법및정책생산과정을관찰했다.2006년부터는진주에서화폐금융론과경제학사등을강의하고있으며,최근에는사회연대경제분야에서좋은삶의가능성을찾고있다.《케인즈&하이에크:시장경제를위한진실게임》을썼고소스타인베블런의《미국의고등교육》,캐리폴라니레빗의《거대한전환에서거대한금융화로》,브루노S.프라이의《행복:경제학의혁명》등을함께옮겼다.

목차

들어가며

1장서론
2장금전적경쟁
3장과시적여가
4장과시적소비
5장생활의금전적표준
6장취향의금전적규범
7장금전문화를표현하는복장
8장산업적활동의면제와보수주의
9장고대적특성의보존
10장근대에살아남은용맹의유산
11장행운을믿는마음
12장종교의례의준수
13장시샘을유발하지않는관심의부활
14장고등교육과금전문화의표현

옮긴이해제
옮긴이의글
도움받은문헌
소스타인베블런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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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지금까지우리는베블런을어떻게이해해왔는가
―‘시대의이방인’이라는오해를뛰어넘자드러난베블런의진면목

1857년노르웨이이민자들의자녀로태어난소스타인베블런은오랫동안‘시대의이방인’이자‘올림푸스산위에서내려다보는듯한초연함’을고수하는오만한천재로알려져왔다.《파워엘리트》를쓴사회학자찰스라이트밀스는베블런을전형적인외부자(outsider)로,저명한경제학자존케네스갤브레이스는기득권에맞서는투박한개척자로해석했다.베블런의첫책이자그에게가장큰명성을안겨준《유한계급론》은바로그런관점에서오랫동안읽혀왔다.미국사회를날카롭게묘사한비평서이자우화로,또한계효용학파가주도하는주류경제학에정면으로반기를들고사회학적·인류학적접근을모색한책으로받아들여졌던것이다.

하지만베블런을이단적인학자에머무르게했던세간의인식과달리,베블런의실제삶은훨씬더학계의중심에놓여있었다.칼턴칼리지와존스홉킨스대학,예일대학,코넬대학등여러학교에서공부하면서최고의학자들에게가르침을받은베블런은철학과역사학,사회학,경제학을두루익혔고,미국최고의연구중심대학인시카고대학에서가르치면서유명저널에이론적작업과실증적연구를여러편올렸다.1906년봄베블런이스탠포드대학경제사회과학부교수후보에올랐을때한계효용학파경제학자인앨린앨봇영이총장에게한“미국의경제학자들중학문의폭과분석의섬세함에서베블런보다뛰어난사람은없다.”라는보고가베블런의위상을잘보여준다.

그래서《유한계급론》을미국사회에대한우화나‘소비의사회학’을다룬저작으로만이해하는것은지나치게일면적이다.베블런은당대의미국,즉남북전쟁이후의미국에서야만문화로의회귀를읽었다.사람들이전쟁에익숙해지면서약탈적사고습관이부활했고,부족주의가연대의식을대체했으며,모두에게유용성을제공하는것보다남들의시샘을불러일으키는행태가힘을얻었다는것이다.그런점에서《유한계급론》은야만문화의성행과대기업의횡포,부와소득의양극화라는자본주의의현실을총체적으로이해해보려는경제학적작업이었다.

“발전단계가낮은사회의관습과문화적특색이보여주는증거에따르면,유한계급제도는원시적인미개단계에서야만단계로점차이행하는과정에서,좀더정확히는평화로운생활습관에서항상호전적인생활습관으로이행하는과정에서출현했다.(…)유한계급제도는가치있는활동과가치없는활동을구별하던앞선단계의차별에따른결과물이다.이러한오래된구별에의하면공훈(功勳,exploit)으로분류될수있는일은가치있는활동이되고,공훈의요소가전혀없는일상적이고필수적인일은가치없는활동이된다.”
-1장〈서론〉,21~22쪽

“베블런이경제학자로성장한시기는근대미국의형성기였다.북유럽에서이민자들이대규모로유입되었고중서부목초지로의이주가본격화되었으며,산업화·기계화·도시화가진행되던시기였다.또한자본주의적기업의법인적형태가본격화되고,대량소비를자극하는도구가출현하는등미국의제도적인프라가근본적인변형을겪던시기이기도했다.그런데베블런에따르면,미국에서남북전쟁이후의시기는야만문화로의회귀현상이발생한시대다.사람들이전쟁에익숙해지면서약탈적사고습관이다시등장했고,부족주의가연대의식을대체했으며,모두에게일상의유용성을제공하려는충동을대신해시샘을유발하는구별의감각이힘을얻었다는것이다.1870년대부터준약탈적사업습관을선호하는정서,신분에대한강조,전반적인보수주의의물결이퍼져나갔고,1880년대에는이러한물결이더욱뚜렷하게감지되었다.베블런은이러한변화를세기말에출간된《유한계급론》속에반영했다.”
-〈옮긴이해제〉,457~458쪽

2.베블런에게《유한계급론》은어떤책이었는가
―‘제도진화의경제적연구’라는야심찬기획의실현

《유한계급론》은보통제목으로만알려져있다.하지만원래이책에는‘제도진화의경제적연구(AnEconomicStudyintheEvolutionofInstitutions)’라는부제가붙어있다.베블런이오랜숙고끝에붙인이문구는책의주제를명확하게요약한다.‘제도진화의경제적연구’는인간의경제제도가어떻게출현했고어떤과정을거쳐현재의모습으로진화했는지파악하는것에《유한계급론》의목적이있음을드러낸다.여기서베블런은고도로산업화된사회에서왜유한계급이출현하고과시적소비가나타나는지를진화론적으로분석하는데초점을맞춘다.베블런에따르면,유한계급은폭력과기만으로타인의생명과재산을빼앗음으로써지배적인위치에오른야만인이산업사회에서진화한결과다.그리고인간의자기중심적이고약탈적인본성에따라경쟁심과호전성,자기과시본능을발휘하는유한계급의대척점에는인간의집단고려적이고평화적인본성에따라부모성향,장인본능,호기심본능을발휘하는산업계급이있다.

베블런의논의에서흥미로운지점은이들계급을도덕적으로평가하거나단죄하지않는다는데있다.자기중심적·약탈적본성과집단고려적·평화적본성모두인간에게내재해있고,각각의본성에따른여러본능중에서장인본능은약탈적본성과평화적본성모두나름의방식대로키워내기때문이다.베블런은평화로운미개시대를상찬하고폭력적인야만시대를비난하는것으로분석을대신하지않는다.그보다미개시대와야만시대,수공업시대를거쳐기계시대에들어서면서사유재산제도와소유권에기반을둔유한계급제도가정착하며,이과정에서금전적제도로서의‘사업(business)’과산업적제도로서의‘산업(industry)’이공존하고갈수록산업이사업에대해우위를행사하는양상을포착한다.

그렇다면유한계급을비난하기위해끄집어낸것으로알려졌던과시적소비및여가의성격과이를분석한베블런의진의도보다선명하게이해할수있다.과시적소비와과시적여가는그저남들보다우위에서고싶다는세속적욕망의표현이기만한것이아니라,유한계급이사회에서수행해야할것으로기대되는의무이고다른계급이사회의유지와보존을위해따라야하는문화이자규범인것이다.베블런이거듭강조하는제도는바로이와같은문화,규범,관습의총체이며,이것이진화하는과정을경제학적으로밝히는데《유한계급론》의존재이유가있다.

“유한계급신사는(…)이제단순히공격성을띠고성공한수컷이아니다.즉,힘과자원그리고용맹으로가득한남자인것만으로는부족하다.유한계급신사는얕잡아보이지않으려면취향도연마해야하는데,소비할재화중에서고급품과저급품을정교하게판별하는것이새로운의무가되기때문이다.그는다양한풍미를지닌고급음식,주류나장신구,멋진의상이나건축물,무기,게임,춤꾼,마약류의감식가가된다.미적감각을연마하는데는시간과노력이필요하다.이러한방향으로의요구에응하려고유한계급신사는자신의한가한삶을고되게갈고닦음으로써과시적여가에어울리게생활하는법을익힌다.”
-〈4장과시적소비〉,97쪽

“약탈적생활습관에서비롯된기질은경쟁체제에서살아가는개인의생존과생활향상에유리하게작용한다.(…)그러나산업적으로더성숙한사회가되면서경제생활의진화는이제공동체의이익이개인의경쟁적이익과일치하지않는방향으로전환하기시작했다.선진적인산업공동체에서는기업을중심으로집단전체의역량이크게증대하기에생활수단이나생존권을놓고경쟁을벌일필요가없다.한가지예외가있다면바로지배계급의약탈적성향으로인해전쟁과약탈의전통을고수하려는경우다.이러한사회에서는전통이나기질이외의다른요인으로인해서로가서로에게적대하는일은더는존재하지않는다.”
-〈9장고대적특성의보존〉,264쪽

3.새로운《유한계급론》을어떻게읽을것인가
―대안적경제를고민하는경제학자의충실한번역과해설

이번에새로이《유한계급론》을번역한박종현경상국립대경제학부교수는마르크스의화폐이론과케인스의금융이론으로학위를받고국회도서관금융담당연구관으로일하면서입법과정책의생산과정을면밀하게관찰해왔다.경상국립대에부임한이래사회연대경제분야에서좋은삶의가능성을찾고있는옮긴이는경제적삶에대한사회적조정의필요성을역설한제도학파경제학에관심을가지면서베블런을꾸준히탐독해왔다.

박종현교수는《유한계급론》이지금까지도미국사회에대한우화나소비의사회학으로읽히는데문제의식을갖고,베블런이이책을쓸때고민했던‘제도진화의경제학’을보다명확하게드러내기위해번역에공을들였다.《유한계급론》이고전인것은분명하지만,인간본성과경제제도의변화를진화론적관점에서살펴본동시대적작업임을강조하고자했다.옮긴이는이를위해원문의의미를최대한살려번역했고,《유한계급론》과베블런의생애에대한최신연구를주석과해제에적극반영했다.이책에짙게깔려있는진화론의역사적맥락부터당시의경제학에대한베블런의관점,베블런이주로언급한개념,여성참정권운동과정착촌운동등당대의민감한현안에이르기까지충실히해설함으로써독자들이《유한계급론》을더욱생동감있게읽을수있도록했다.

독자들은인간사회를진화론에입각해면밀하게분석한《유한계급론》을통해,오늘날더욱극적으로모습을드러내는유한계급과과시적소비의본질을이해하고개인의자기중심적본능을모두의공생을위해움직이게할방법을모색해볼수있을것이다.

“독자들은《유한계급론》을읽어나가는과정에서,유한계급과자본가가지배하는‘악한사회’를향해분노를터트리거나근면계급과노동자가주도하는‘선한사회’를촉구하는것과는다른그림이펼쳐지고있음을직접확인할수있을것이다.(…)베블런의입장에서보자면,그의임무는변화의조건이나메커니즘을과학자의냉철한태도와인과적방법에기초해최대한엄정하게해석하는것이었다.다만우리가《유한계급론》에서배울수있는것은,변화가실제로일어날지여부는당대를살아가는사람들이그들의사고습관이나제도를어떻게바꿔나갈지에달려있다는점이다.”
-〈옮긴이의글〉,474~475쪽

“오늘날우리사회는(…)격렬한경쟁심을내면화한사람들이서열을가르면서타자에대한증오와갈등을키우는가운데모두가불행해지는상황으로스스로를내몰고있다.이점에서우리는그동안가져왔던경제적·사회적삶의방식을새롭게바꿔야하는시대적과제를안고있다.우리는시샘을유발하지않는관심에집중하고타고난장인정신과한가로운호기심을최대한북돋고한껏발휘하면서,공동체의발전에기여하는활동의즐거움과긍지와보람을느끼는세상을만들어가야만한다.베블런의통찰에따르면,그것은사람들의사고습관이얼마나바뀔것인지,타고난자기중심적본능과경쟁심이공동체의발전을향해움직이도록이끌규범과제도를어떻게세울지에달려있다.”
-〈옮긴이의글〉,475~476쪽

4.옮긴이인터뷰

―연대와호혜,장인정신을권장하는조직의생존경험이쌓일때‘거대한전환’이가능하다

(1)《유한계급론》이출간된지도124년이지났습니다.그럼에도왜지금《유한계급론》을읽어야할까요?이책과우리의시대적상황이어떻게맞물리는지말씀해주시면좋겠습니다.

오늘날의시대적상황은야만의복귀와만연한증오,사회경제적불평등과양극화,기후위기로거칠게요약할수있겠는데요.《유한계급론》은우리시대의야만적기원과변형을정확하게이해하고철저하게비판할수있게해줍니다.특히오늘날미국사회는자유주의에기반을두면서도인종차별,외국인혐오,여성혐오등비자유주의적유산에깊이오염되었음을확인할수있습니다.베블런의관점에따르면,이러한유산은미국인이약탈적이고폭력적인야만시대로부터물려받은것입니다.군사화된자본주의,경쟁적으로조직화된이윤중심의비즈니스기관(부재자소유권의중심인투자은행,헤지펀드,영리기업그리고이들을지원하는정치기관,공공정책및군사력)이대표적이죠.이러한성향이나기관이미국사회의초석인권력·명예·부의불평등을공고히하고있습니다.

오늘날의야만성이과거에비해평화적인건사실이지만,그안에는타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