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봄날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6

식탁 위의 봄날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6

$14.50
Description
삶이 차갑고 우울하게 느껴질 때
식탁 위에서 펼쳐보는 오 헨리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떠오르는 작가 오 헨리의 단편 18편을 모았다. 오 헨리의 소설은 국내에 오래전부터 소개되어왔지만, 《식탁 위의 봄날》은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 〈식탁 위의 봄날〉, 중등 교과서에 수록된 〈마녀의 빵〉 같은 대표작과 식욕을 돋우는 음식이 등장하는 단편들을 가려 뽑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여기에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단편 〈힘들게 얻은 과일의 작은 흠집〉과 〈식탁 위의 큐피드〉를 함께 실었다. ‘반전의 대가’의 작품답게 허를 찌르는 결말과 곳곳에 숨겨진 음식에 연관한 복선이나 메타포를 찾아 읽는 즐거움이 있다. “나는 우울할 때 오 헨리를 읽는다”라는 전기 작가 로버트 데이비드의 말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오 헨리 단편의 매력이 무엇인지 잘 설명해준다.

저자

오헨리

오헨리는노스캐롤라이나주그린즈버러에서내과의사인아버지와문학적재능이뛰어난어머니의3남중둘째아들로태어났다.비교적유복한가정에서태어났으나1865년미국남북전쟁이남부의패배로끝나자아버지의병원운영이점차악화되었고어머니가폐결핵으로사망했다.그렇게세상을떠난어머니로부터오헨리는문학적재능뿐아니라폐결핵까지물려받았고,폐결핵이발병한그는1882년에의사의권유에따라텍사스로이주해생활하던중25살이되던1887년애설에스테스를만나결혼했다.이후1893년아내의내조로「롤링스톤」이라는여덟쪽짜리주간유머잡지를창간했지만상업적인성공을거두지못하고재정적인어려움에처한데다1897년아내가폐결핵으로숨을거두자재정악화를메우기위해일하던은행에서횡령을저지른다.이일로1898년재판에서5년형을선고받은오헨리는연방교도소에수감되었는데그가‘오헨리’라는필명으로유명해진것은바로수감생활도중이던30대후반이다.수감생활중집필에몰두한그는전국적으로발행되는잡지에모두열네편의단편을게재했고,출소후정식으로필명을사용하며1903년부터3년동안233편의단편을발표하며전국적인명성을얻는다.하지만사치와낭비벽,음주로인해창작에너지가고갈되고건강과재정이악화되던그는1910년6월5일간경화말기와당뇨병합병증으로뉴욕의한병원에서48세의나이로숨을거뒀다.

목차

마녀의빵_007
크리스마스선물_017
하그레이브스의연기_029
식탁위의봄날_053
마지막잎새_065
힘들게얻은과일의작은흠집_079
아르카디아의단기투숙객들_091
도시의패배_103
아이키쇼언스타인의사랑의미약_117
추수감사절의두신사_129
잃어버린혼합주의비법_141
피미엔타팬케이크_153
매디슨스퀘어의아라비안나이트_171
경찰과찬송가_185
카페의세계주의자_199
식탁위의큐피드_211
녹색의문_241
물레방아가있는교회_257

해설|우리를절망과불행에서구원하는것_279

출판사 서평

절망과불행에서우리를구원하는것은
누군가와함께무언가를먹는일

오헨리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대체로궁핍한생활을하는소시민들이다.〈크리스마스선물〉의연인‘짐’과‘델라’는주급의절반을집세로내야하는형편이고,〈마지막잎새〉의가난한화가들은삽화를그리며근근이생계를이어간다.〈식탁위의봄날〉의‘세라’역시레스토랑의메뉴판을타이핑하는일로끼니를해결한다.그러나이들의삶은불운할지언정불행하지않다.세라는봄날의결혼을약속한‘월터’의편지를하염없는눈물로기다리는데,작가는바로그눈물을희망과반전의장치로사용함으로써세라를절망으로부터극적으로구원해낸다.아울러서로에게쓸모없어진선물을주고받는짐과델라의뒤로‘뜨겁게데운살코기요리’를슬며시포개놓으면서이들의사랑이더뜨거워졌음을절묘하게드러낸다.〈크리스마스선물〉은누구나다아는이야기이지만“커피를내리고프라이팬은화덕뒤에서뜨겁게데워”크리스마스식탁을준비하는과정을세심하게좇다보면,이전에는맛보지못한깊은미감을느낄수있는작품이다.

“찾아도소용없어요.팔아버렸다니까요.말했잖아요.팔아서이제없어요.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그러지말아요.당신을위해서한일이에요.내머리카락개수는헤아릴수있을지몰라도.”그녀는갑자기진지하게애정을담뿍담아서말을이었다.“당신에대한내사랑은아무도셀수없을거예요.고기넣을까요,짐?”(〈크리스마스선물〉,25쪽)

오헨리는세살때어머니를떠나보내고알코올중독인아버지밑에서제대로보살핌을받지못하며성장했다.정규교육도제대로받지못한채목동과우편배달부,은행원,약사,저널리스트등여러직업을전전해야했지만,이때의경험이소시민의삶을들여다보고그려내는데커다란밑천이되어주었다.한편집자가보통사람들의다양한삶을세밀하게묘사하는데탁월했던그에게소설의플롯을어디에서얻느냐고묻자오헨리는식탁위의메뉴판을들어올리며이렇게대답했다고한다.“눈을돌리는곳마다이야깃거리가있지요.세상만사가모두작품의소재가됩니다.바로이메뉴에도이야깃거리가있지요.”그러고는곧장들려준이야기가바로〈식탁위의봄날〉이다.나아가“뉴욕시에서알만한가치가있는사람은다해도사백명밖에는되지않는다”라는어느오만한변호사의말에“사백명이아니라사백만명은된다”라고응수한일화도잘알려져있다.당시뉴욕시의전체인구가사백만명이었던걸감안하면,오헨리가한사람한사람에게담긴삶의드라마를얼마나소중하게여겼는지잘알수있다.
그래서인지그의단편에는음식이주요한소재로쓰인경우가많다.소설속인물들은먹을것을서로나누거나음식의조리법을상세하게설명한다.음식이그시대를대표하고구체성을부여하는역할을한다는것을생각해보면,그의소설에서1910년대뉴욕사람들의얼굴과풍경이생생하게떠오르는까닭을금방이해할수있다.〈하그레이브스의연기〉에서남부출신의괴팍한소령은남부스타일의줄렙을만들때만큼은한껏섬세해지고,〈힘들게얻은과일의작은흠집〉의권투선수는아내가먹고싶다는복숭아한개를구하기위해기꺼이밤거리로나선다.〈식탁위의큐피드〉의행상은“내인생은바닷가재샐러드에도넛으로망하게되었”다며한탄하다가도식욕이가져다주는유쾌한변화에미소짓는다.

‘똑같은저녁식탁,욕조,재봉틀,늘같은것만보다보면싫증이난단말이지.다양한것을접하게해줘보라고.조금만여행을하고,조금만휴식을취하고,힘든집안일만하는게아니라조금만딴짓도해보게하라고.(……)그러면게임을하는사람들전부가칩을얻게될거라고.’(〈식탁위의큐피드〉,240쪽)

체호프,모파상과더불어
‘세계3대단편소설작가’로꼽히는오헨리

오헨리는안톤체호프,기드모파상과함께세계3대단편소설작가로꼽힐만큼자신만의독자적인단편세계를구축했다.평생다른장르에는거의손대지않고단편만을썼는데,한신문사와일주일에단편한편씩을발표하기로계약하고1904년한해에만65편의작품을쓰기도했다.그의단편에는예외없이무릎을치게만드는반전이등장하는데,‘오헨리트위스트’라는용어가생길만큼그의전매특허가되었다.오헨리는소설속인물들이곤궁하고초라한삶을살더라도좌절하거나무너지도록내버려두지않는다.삶에대한그의낙천성이인물들로하여금삶을긍정하도록이끈다.자꾸만어두워지고쉽게낙담하게되는우리의삶을떠올려볼때,오헨리의단편이시대를뛰어넘어지금까지사랑받는이유를짐작해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