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正史)로기록된고려의역사,『고려사』와『고려사절요』
박시백의손끝에서생명력을되찾다!
-콘티부터작화까지오롯이박시백이라는장인의손길을거쳐되살아난고려사500년
고려시대는지금껏겉으로는친근하지만속을자세히들여다보면한번도제대로알지못했던우리역사였다.‘고려’에서비롯한‘코리아(Korea)’라는이름부터팔만대장경판과고려청자로대표되는문화적성취,2000년대초방영해지금까지도인터넷밈으로활용되는사극『태조왕건』까지,‘고려’하면한국인누구나쉽게떠올리는것들은있다.하지만고려시대가흥성하고쇠망한역사적흐름과그안에서펼쳐진정치적격변의구체적사정을아는사람은매우드물다.고려역사를기록한사료들은최소630여년세월의풍파속에서자연적으로그리고의도적으로지워져소략하기그지없고,고려의유물과유적지들은대부분오늘날북한지역에소재하여쉽사리접할수없는실정이다.깊이있는학술적연구와저작물제작에어려움이따르니고려시대에관해믿을수있으면서도쉽고재미있게감상할만한콘텐츠는여태전무할수밖에없었다.
이에박시백은자신이지금껏해왔고가장잘하는방식,즉정사(正史)사료를기반으로삼아고려시대를복원하는일에나섰다.박시백은『조선왕조실록』,『삼국사기』와함께대한민국4대정사로손꼽히는『고려사』와『고려사절요』에주목했다.『고려사』는조선세종의교지를받아김종서·정인지등이편찬한고려시대역사서로오늘날전하는고려사료가운데가장오래됐으며,당대의역사서는물론문집·묘지명등다양한원사료를수록하여세가46권,지39권,연표2권,열전50권,목록2권등총139권75책의방대한내용으로구성되어있다.편찬자가문장을만들어내지않고원사료의문장을그대로옮겨적는방식으로엮었으며,인물평가도한개인에대한칭찬과비판의자료를모두기재하여엄격한역사성과객관성을유지한역사서로평가받는다.『고려사』는고려왕조사에관한가장풍부한기초문헌이자고려의역사를기록한정사로서학술적·문화재적으로그가치를인정받아2021년문화재청이보물로지정했고,『고려사절요』역시단순히『고려사』의요약본이아닌『고려사』의부족한내용을보완하는귀중한사료로서의지위를인정받고있다.
박시백은『고려사』와『고려사절요』의모든기록을한줄한줄들여다보며역사의뒤안길로사라질뻔한사실들을차곡차곡캐내고쌓아자신만의역사노트에빼곡히써넣었다.이렇게모은재료를공인된역사적맥락에맞춰스포트라이트의강약을노련하게조절해가며이야기로꿰고엮는다.먼지쌓인사료속그저한줄의기록으로만존재해왔던역사조각들에적절한비유와이해하기쉽도록풀어낸문장이얹어지고,인물생김새의특징부터주름진얼굴과날리는머리칼까지세심하게표현한작화가덧입혀진다.여기에만화라는장르적장점을살린인물의심리묘사까지생동감있게펼쳐진다.모든과정에서오롯이박시백이라는장인의손길만을한땀한땀거쳐재탄생한『고려사』는수백년세월의그림자를벗어던지고넘실대는생명력을되찾아고려역사500년의역동성과자주성을우리눈앞에온전히재현함으로써독자의감동과전율을이끌어낸다.
좌절된개혁,새로운세상을부르다
왕권과민심의붕괴속에서부상하는혁명세력!
-『박시백의고려사』5개혁의실패와망국으로의길
고려의개막과전성기,무신정권,원간섭기를다룬1~4권에이어『박시백의고려사』5권은충숙왕부터공양왕까지혼란속에서망국의길로향하는고려말기를다룬다.이시기원의간섭으로왕의폐위와복위가반복되며왕권이흔들린다.그런가운데홍건적이일어나원나라의힘이위협받자공민왕은반원자주를기치로개혁을추진한다.그러나잇따른정변과외침으로개혁은좌절되고,왕들의무자비한비행에권문세족의횡포까지더해지면서민심이무너져내리는데….고려왕조는건국이래최대의위기를맞지만,고난의시기에는영웅이등장하는법.백전불패의명장최영이영웅으로떠오르며정권을잡고흩어진민심을모으지만,추락한왕권은더는제자리를찾지못한다.‘마지막고려인’정몽주는왕조를지켜내려하지만,정도전과이성계등새세상을꿈꾸는세력을막기에는역부족이다.
충숙왕부터충정왕까지의40년은고려역사를통들어자주성이가장취약해졌던시기다.공민왕이반원자주정책으로상당한자주권을되찾고,내정까지개혁해고려를다시세우려했지만고려재건의꿈은스러지고말았다.권력자들중심의기득권체제는더욱강화되고외부로부터의위협도끊이지않았다.자연나라의형편과백성의삶은무너져내렸는데이런토양에서조선건국이라는역성혁명의씨앗이싹트고자라나열매를맺게된다.―‘작가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