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1

이방인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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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카뮈
1913년알제리의몽도비(Mondovi)에서아홉남매중둘째로태어났다.포도농장노동자였던아버지가1차대전중에사망한뒤,가정부로일하는어머니와할머니아래에서가난하게자랐다.1918년에공립초등학교에들어가뛰어난교사루이제르맹의가르침을받았고,이후장학생으로선발되어알제대학철학과에입학한다.카뮈는이시기에장그르니에를만나많은가르침을받는다.1934년장그르니에의권유로공산당에도가입하지만내적갈등을겪다탈퇴한다.1936년에고등교육수료증을받고교수자격심사에지원해대학교수로살고자했지만결핵이재발해교수직을포기했다.이후진보일간지에서기자생활을한다.
알베르카뮈는1942년에《이방인》을발표하면서이름을널리알렸으며,같은해에에세이《시지프신화》를발표하여철학적작가로인정을받았다.또한1944년에극작가로서도《오해》,《칼리굴라》등을발표하며왕성한작품활동을했다.1947년에는칠년여를매달린끝에탈고한《페스트》를출간해즉각적인선풍을일으켰으며이작품으로‘비평가상’을수상한다.1951년그는공산주의에반대하는내용을담은《반항하는인간》을발표했다.이책은사르트르를포함한프랑스동료들의반감을사기도했다.
1957년에카뮈는마흔네살의젊은나이로노벨문학상을받았으며이때의수상연설문을초등학교시절자신을이끌어준선생님에게바쳤다.삼년후인1960년겨울가족과함께프로방스에서크리스마스휴가를보낸후친구가운전하는차를타고파리로돌아오던중빙판길에차가미끄러지는사고로숨졌다.사고당시카뮈의품에는발표되지않은《최초의인간》원고가,코트주머니에서는사용하지않은전철티켓이있었다고한다.《이방인》외에도《표리》,《결혼》,《정의의사람들》,《행복한죽음》,《최초의인간》등을집필했다.

역자:박해현
조선일보에서파리특파원,논설위원,문학전문기자로30여년을일했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는《결혼》,《여름》등이있다.

목차

제1부_007
제2부_077

부록미국판서문_146
해설|태양의두얼굴_149

출판사 서평

한여름의햇볕보다더뜨겁고강렬한
《이방인》이라는단하나의태양

세계문학사에선명한이정표를세운알베르카뮈.‘여름의도시’라불리는알제리의수도알제에서성장한카뮈의문학에서태양은항상핵심적인장치로기능해왔다.《이방인》에서도‘뫼르소’가왜살인을저질렀는지는누구도분명하게대답할수없지만,살인의순간에뫼르소의뺨을덮친‘태양의불길’만큼은우리의머릿속에뚜렷이남는다.장면마다내리쬐는뜨거운태양을의식해서읽었을때그강렬한소설적감각을고스란히느낄수있는작품.세상으로부터멀어지기를자처하는이방인뫼르소를이해하기란쉽지않지만,아이러니하게도우리는누구나어딘가로부터이방인이다.

“뫼르소는그늘을남기지않는태양을사랑하는,
헐벗고솔직한사람이다.”

《이방인》의주인공뫼르소에대한해석과연구는초판출간80여년이지난지금까지도세계각지에서활발히이루어지고있지만,그캐릭터를한마디로정의하는것은여전히불가능에가깝다.엄마의죽음에도슬퍼할줄모르는냉혈한,예수는물론어떤신도믿지않는적그리스도,혹은시대와사회에반항하는아웃사이더……이모든표현이뫼르소를가리키는말이지만,동시에어떤표현도뫼르소를정확하게지칭하지는못한다.뫼르소는세계문학사에서도가장복잡다단하고불가해한캐릭터중하나로손꼽힌다.그런데카뮈스스로는《이방인》의‘미국판서문’을통해뫼르소를“그늘을남기지않는태양을사랑하는,헐벗고솔직한사람”이라고정의했다.태양은숨막히는열기로인간을궁지에몰아넣기도하지만,그늘속에움츠린인간을끌어내기도한다.카뮈는투박하고삐걱댈지언정“거짓말하기를거부”(‘미국판서문’)하고세상에오점을남기지않으려는뫼르소의독특한열정을태양에비유해설명한것이다.

오늘,엄마가죽었다.혹시어제였는지도모르겠다.(9쪽)

엄마가죽은날을헷갈리는뫼르소의이유명한독백으로소설은시작된다.뫼르소는엄마의죽음에도별다른동요없이장례식을치르고태연하게일상으로돌아간다.주말에는같은사무실에서일한적있는‘마리’를만나해수욕을즐기고,함께희극영화를보며연인이되어간다.특별한계기없이가까워진이웃‘레몽’과담배를피우거나포도주를나눠마시는평범한시간을보내고,레몽과그의친구‘마송’,마리등과알제외곽의바닷가로소풍도떠난다.그런데거기서아랍인무리와시비가붙고,뫼르소는우발적으로,혹은“때양때문”에아랍인에게다섯발의총탄을쏜다.단순해보이는이살인사건은,그러나뫼르소가스스로를적극적으로변호하지않으면서엉뚱한방향으로흘러간다.검사는사건의정황보다는엄마의장례식에서눈물한방울흘리지않은뫼르소의비정함을파고들며,점차뫼르소를사형의위기로내모는데…….

뫼르소는타인과의관계맺음을귀찮아하고자기외의세계에무관심한인물이다.사형선고를받을난처한상황에서도살인을후회하느냐는물음에“권태로움을절감한다”라고무미건조하게답할뿐이다.엄마의장례식에서울지않았다는이유로존속살해범과같은‘패륜아’취급을받으면서도그모든것이“하나마나한소리”일뿐이며,살인의동기를오직“태양때문이었다”라고밝히면서법정의웃음거리가되기를자처한다.카뮈가거칠게요약했던것처럼뫼르소는“규범에충실하지않았기때문에유죄판결을”받았다.좀더역설적인명제로설명한다면“엄마의장례식때울지않는사람은누구나사형선고를받을위험에놓인다”(‘미국판서문’)라는것이다.그런데“울어야할때울지않는것.자신의행동을납득되게설명하지못하는것.살려고애쓰지않는것.그게나쁜가?”(소설가정용준추천사).
카뮈는뫼르소라는전무후무한독창적인캐릭터를탄생시키면서사회가규정하는질서나제도의올바름에대해되묻고,세계의부조리를인식하는일이야말로올바른인간조건의필수요소임을분명하게드러낸다.나아가타인과사회가아닌자기자신만을바라볼줄아는뫼르소를통해타인의시선에스스로를끼워맞추는데익숙해져있는우리의지친얼굴을되돌아보게만든다.

내가살아온그부조리한일생내내내미래의심연으로부터음산한숨결이아직오지않은세월을거쳐내쪽으로불어왔고,그숨결은스쳐지나가면서내삶의현재만큼이나비현실적인지난세월의모든것을고만고만하게만들었어.타인들의죽음,모성의사랑따위가뭐가그리대단한가?(143쪽)

노벨문학상수상작가알베르카뮈
부조리를태양으로형상화한불후의명작

1957년마흔넷의나이로노벨문학상을수상한알베르카뮈는3년후인1960년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난다.그러나그가남긴소설과산문들은100여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며여전히범세계적인고전으로인정받고있다.특히‘카뮈’의또다른이름이된《이방인》은계속해서새로운독자를발굴해내며초판을출간한프랑스갈리마르출판사설립이래최고의베스트셀러로자리잡았다.군더더기없고정돈된카뮈의문체는뫼르소라는무색무취한인물을묘사하는데적합했고,파리특파원과문학전문기자로서오랜시간문장을매만져온박해현번역가의경험은뫼르소를우리앞에가장정확하고생생한모습으로옮겨놓는다.엄마의장례식에서부터아랍인을살인하기까지의과정을담은제1부의기묘한리듬은물론이고,살인죄로재판받으며실존적부조리의최종단계인죽음에직면해풀어내는뫼르소의독백을담은제2부의팽팽한긴장감을,원문의호흡을그대로살려번역했다.햇빛아래에선뫼르소를연상케하는카뮈의모습을표지에담은이책은,가장최신의《이방인》이자아직도이작품을읽지않은사람들이속도감있게접할수있는가장확실한《이방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