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낯선나라‘칠레’를제대로만나고이해하는첫걸음
―정치와경제,역사와사회·문화모두를아우른국내첫칠레입문서
―저자의17년칠레거주경험이묻어난최신의생생한칠레이야기
한국인들에게칠레는지리적으로도심리적으로도멀고낯선나라다.‘칠레’하면와인과한-칠레자유무역협정(FTA),아옌데의민중연합정권과피노체트군사정권,요즘은리튬등자원같은파편적인것들만떠오를뿐,칠레가어떤나라인지잘아는사람은거의없다.게다가남미대륙에있다는이유로오해와선입견도존재한다.그뿐일까.지진같은지리적변수는물론,극단적신자유주의경제정책과대규모시위등외부에서는잘보이지않고이해하기힘든사회적변수들로칠레라는나라를제대로파악하기어려운게사실이다.
그런데최근2차전지원료인리튬이각광을받으며리튬산지이자자원의보고인남미,특히칠레에대한관심이높아지고있다.또한,전세계적으로한류가유행하고있는지금칠레는중남미한류의견인차라할수있을정도로중남미한류시장의큰부분을차지하고있다.이렇듯외교관계확장이나비즈니스진출과투자,문화교류의확대가능성이높은칠레는우리에게‘기회의땅’이될수있다.
이책은2004년부터17년간칠레에거주하며명문칠레가톨리대학교에서한국학을가르쳐온민원정교수가칠레가궁금한한국인들을위해자신의경험을바탕으로쓴칠레안내서다.오늘날칠레에서일어나는현상들을이해하기위한역사에서부터정치와사회,외교와자원정책,사회·문화까지전분야를아우르며칠레의참모습을들려주고,칠레사회를이해하는실마리를제공한다.국내에서는거의처음선보이는칠레에만주목한역사·문화입문서로,뻔한관광지가아닌칠레의면면을속속들이보고싶고,자원보유국으로주목받는칠레의잠재력을파악하고싶고,알길이없던칠레인들의진짜속마음을알고싶은독자들에게는전에없던반가운책이될것이다.
칠레에서왔다고하면어떤이들은엉뚱하게페루의후지모리대통령을말하고386세대는아옌데와피노체트를떠올렸으며또다른이들은살사,탱고,와인,돼지고기,홍어등각자가가진이미지를쏟아냈다.그러다보니자연스레나는중남미최고명문대에서교수씩이나하고온사람이아닌,그저제3세계남미에혼자오래살다온조금별난여자였다.그런데갑자기칠레가리튬보유국1위로화제에올랐다.중남미는…멀어도가까워져야만할곳으로크게주목을받기시작했다.…감히칠레를제대로알려주고,칠레를비롯한중남미에대한편견을깨보고싶었다.…월급쟁이로살아가면서칠레사회를깊이알게되었고,특히한국사람들은모르는칠레엘리트사회를경험했으니,이런드문경험을한내가누구보다자세하고정확하며생생한이야기를들려주고싶다는욕망이꿈틀거렸다.
―〈머리말〉중에서
2.미친지리,미친다양성의나라
―다양한지리적환경이만들어낸다양한자원과문화
―오랜거주의경험을바탕으로한칠레의명소안내
칠레하면지리를빼놓을수없다.칠레작가벤하민수베르카소스가“미친지리”의나라라고했을정도로칠레는독특한지리적조건을갖고있다.칠레는고작평균117킬로미터의폭에남북으로는장장4,300킬로미터에달하는세상에서가장길고좁고나라다.전세계최대구리광산과리튬산지가모여있는북쪽의아타카마사막지대에서출발해남쪽땅끝혼곶과남극빙하지대에까지이르면세계모든기후를만날수있다.동쪽에는높고웅장한안데스산맥이,서쪽으로는남태평양위이스터섬같이신비한섬들이즐비하다.
이런지리적조건덕분에풍경과기후는물론그곳에사는사람들의생활양식과자원또한다양하다.프랑스에서는사라진카르메네르품종이칠레와인의가장큰자랑거리가될수있었던것도,지구반대편한국에서달콤한칠레산과일을즐길수있는것도,칠레의주요수출품이광물자원에서부터농·수·임산물까지다양한것도사막과안데스산맥과남극과태평양으로둘러싸인지형덕분이다.그러나그탓에지진과해일같은자연재해는물론,자원을둘러싼페루,볼리비아등주변나라들과의긴장도끊이지않는다.칠레의지리적환경은칠레의정치,경제,외교는물론칠레인들의삶전반에영향을미치는만큼,칠레를이해하는기본적요소다.
이책에서는‘미친지리’가만들어낸칠레의풍경,자원,문화와일상을상세하게소개함과동시에여행자로서가볼만한명소들을오랫동안현지에거주한저자가친절하게안내하는칼럼을별도로마련해독서하면서지구반대편칠레를여행하는기분도느끼게한다.
와이너리는산티아고를중심으로칠레중부에몰려있다.8,800헥타르이상의칠레중부계곡지대에서여러품종의포도가재배된다.그중칠레의최대재배품종이자가장큰자랑거리는카르메네르(Carmenere)다.이품종은프랑스보르도지방이원산지이지만,19세기필록세라전염병으로정작프랑스에서는사라졌다.칠레는포도를재배하는데천혜의자연환경을가지고있다.카르메네르가칠레에서살아남은이유도안데스산맥과태평양으로둘러싸인칠레의지형과건조하고뜨거운기후덕이다.
―〈칠레는커피?칠레는와인!〉중에서
칠레는리튬을국가경제발전과글로벌수준의녹색경제로의변화를연결하는핵심산업개발의축으로활용해국가의부를늘리겠다는계획이다.그러나개발의이면에는자연환경파괴라는변수가있다.…칠레를비롯한리튬생산국들은최근에서야이문제에관심을기울이기시작했다.물접근성,지역사회의이익,지속가능성과수익성있는운영의균형을유지하기위한도전과노력은비단리튬산업뿐만아니라구리,금등칠레광산업전체의과제다.…무엇이잘사는길인가.안타깝게도선택은그땅에사는사람들의손을떠난지오래다.
―〈넘치는자원의땅,누가주인인가?〉중에서
3.우리는남미가아니라유럽!
―칠레의기원과칠레인의정체성을알면보이는칠레
칠레를제대로이해하려면그곳에서펼쳐진역사를알아야한다.칠레는남미대륙에위치하지만‘신대륙’을발견한에스파냐정복자들이지배했고,1810년독립이후에도정복자들의후손인백인크리오요들이엘리트층으로견고히자리하며칠레사회를이끌었다.독립이후‘백인국가’를지향하며적극적으로유럽인이민자들을받아들이고백인과인디오혼혈인메스티소가증가하며,지금은크리오요와유럽인이민자의후손,메스티소가칠레인구의95%이상을차지하게되었다.그들은스스로칠레를‘남미가아닌유럽’이라자부한다.그들의고향은남미나칠레가아닌선조들의고향유럽이다.
정복과식민의역사에서기인한칠레의유럽중심주의와백인을우월시하는인종주의,신분계급의선을긋는엘리트주의는여전히칠레사회에큰영향을미치고있다.그로인한사회적·경제적불평등도존재한다.이책에서는그러한칠레의민낯을숨기지않는동시에,인디오를포함한많은칠레인의변화에대한갈망과희망또한놓치지않고들려준다.
칠레사람들은독일맥주를마시고,영국식티타임을즐기며,이탈리아아이스크림을먹고,프랑스와인을만든다는우스갯소리가있다.그런데이것은사실이다.매년10월이면맥주축제옥토버페스트가열리고,온세라고부르는티타임을즐기며,프랑스에서는사라진카르메네르가칠레와인을대표하는품종으로자리잡았으니말이다.가히‘짝퉁유럽’이라할정도로칠레곳곳에유럽의흔적이넘친다.…유럽은정치,경제,사회,문화등칠레의삶을지배한다.유럽은칠레인들의뿌리인동시에칠레사회가하나로통합하기어려운딜레마로작동하기도한다.
―〈칠레는남미가아니다〉중에서
칠레,특히산티아고는구역에따라계급의차이가명확하게드러난다.산티아고의중앙을관통하는바케다노광장을중심으로북동쪽으로갈수록부촌,서남쪽으로갈수록빈촌이다.…칠레는여타중남미국가와마찬가지로최고상류층에부가집중되어있으며부자아홉명이국가전체부의49.6%를소유하고있다.사회경제적불평등은소득과부의측면뿐아니라,교육과건강에서도나타난다.거주지이외에도출신초·중·고등학교를알면그사람이속한사회·경제적계층이드러난다.
―〈넘을수없는빈부격차〉중에서
2019년10월칠레에서일어난대규모시위는단순히신자유주의체제의전복만이아닌,근본적으로식민시기부터이어온공고한엘리트층에대한저항이었다.시위대는산티아고의바케다노광장에세워진바케다노장군동상을밟고올라가깃발을꽂았다.마누엘헤수스바케다노곤살레스는칠레의군인이자정치가였으며아라우카니아지역에서마푸체인디오의영토를점령하고,태평양전쟁에서칠레가페루-볼리비아연합에승리하는데혁혁한공을세운인물이다.오랜불평등과계급,신자유주의에반대하던시위대는이광장을‘존엄광장(PlazadeDignidad)’으로불러야한다고주장했다.
―〈높디높은칠레엘리트들의벽〉중에서
4.오늘날의칠레를이해하기위해꼭알아야할이슈들
―신주자유주의에서부터사랑과결혼,한류의유행까지
저자가칠레에서거주하는17년동안다양한계층의칠레인들을만나고칠레사회의변화를직접겪은경험들을바탕으로쓴글인만큼,칠레사람들의음식문화와사랑과결혼,학업과취업,은퇴같은가장최신의칠레사회의모습을만날수있다.남미나라인데타코가없고,결혼이아닌‘시민결합’을하고,다정다감한마초이즘에반기를들고,아시아시장은필요해도아시안혐오가꿈틀대는한국인이자세히알수없던요즘칠레사람들의일상풍경을들여다본다.또2019년칠레수도산티아고에서대규모시위를불러일으킨극단적신자유주의정책의폐해와더불어인터넷과한류를통해칠레를넘어세계와적극적으로소통하면서현실의차별과불평등에서벗어나려는새로운세대의모습도살펴본다.
가장최신의칠레사회의변화를조목조목전하는이책은비즈니스,여행,외교,연구등으로칠레와만나려는독자에게칠레인의마음까지읽을수있도록도울진정한칠레안내서이다.
칠레는1980년피노체트군사독재정권시절제정된헌법에따라물을사유재로삼은세계유일의나라다.…인터넷은개인이선택할수있지만,수돗물은내가사는지역에서계약한회사의수돗물을사용해야한다.…칠레거의모든지역에전기를공급하는에넬도민간전력회사다.대중교통은공공서비스이지만이또한민간기업에서운영한다.…공공부문민영화는피노체트독재정권당시신자유주의를도입하며시작되어이후정권과상관없이이어져왔다.2019년10월칠레거리에는“30페소가아니라30년이다”라는구호가울려퍼졌다.단2주만에최근몇년동안가장큰시위를촉발한지하철요금30페소인상을신자유주의가도입된지난30년에비유한말이다.
―〈신자유주의의늪에빠지다〉중에서
칠레에서는사랑하는사람이라면이성·동성모두공식적인결혼,시민결합(unioncivil),동거등의형태로함께할수있다.비록시민결합과동거가제한적이기는하지만법적으로보호를받는다.…결혼보다는시민결합이나동거를원하는사람이여전히더많다.한칠레친구는농담반진담반으로요즘결혼하는사람은동성애자들뿐일거라고말했다.이혼후감당해야할경제적부담을피하고싶은사람,번거로움에이혼하지않고별거상태를유지하는사람,사랑하는데형식은중요하지않다고생각하는사람등등이유는각기다르다.
―〈결혼말고시민결합〉중에서
눈에보이는케이팝팬대부분은가정형편이넉넉지않은중·하류층소녀들로주류에섞이지못하는아웃사이더로여겨졌고,케이팝을좋아하는남성팬들은게이로오해받기도했다.이는칠레및중남미사회의유럽중심주의와남성우월주의,모든아시아인을중국인으로치부하며차별하는치노이즘에기인한것이다.…신자유주의도입이후빈부격차는더심해졌지만,역설적이게도신자유주의는칠레의사회·경제·문화적약자들에게인터넷을통해다른세상을엿볼기회를주었다.…주변화는오히려팬들로하여금소셜미디어라는공간을활용해더큰유대감을형성했으며이러한유대감은2019년시위당시케이팝팬들의커버댄스시위로까지이어지기도했다.
―〈칠레사회를뒤흔드는한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