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관찰 : 곤충학자이길 거부했던 자연주의자 장 앙리 파브르의 말과 삶

위대한 관찰 : 곤충학자이길 거부했던 자연주의자 장 앙리 파브르의 말과 삶

$22.00
Description
파브르가 있었기에 우리는
기적과 시로 가득 찬 세계를 보았다
위대한 관찰자 파브르, 생애 마지막 책에서
자연을 아끼는 모든 이들에게 초록색 시학(詩學)을 건네다

이 책은 《파브르 식물기》와 《파브르 곤충기》로 널리 알려진 장 앙리 파브르의 말과 삶을 담은 평전이자 회고록이다. 인류가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과, 그것을 드러낸 과학자가 인생에서 내린 선택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익히 알려진 바와 달리 곤충학자로 불리길 거부해온 ‘자연주의자’ 파브르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윤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기후 변화와 기후 위기를 거쳐 기후 재난이 코앞까지 들이닥쳐온 지금, 우리의 세계관에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나’와 ‘우리’를 삶의 기준으로 두던 시절에서 내가 아닌 ‘그들’과 ‘인류’, 나아가 전 생물종과 온 우주까지, 세계로 자신을 확장하는 이 태도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일 것이다. 겪어본 적 없는 세계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하는 첫 번째 행위는 파브르처럼 바라보는 것, 어떤 고정 관념도 떨쳐내고 현상에 직면해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찰스 다윈이 생명에 대한 이해를 근간부터 뒤흔든 자신의 역작 《종의 기원》에서 “아무나 흉내 내지 못할 관찰자”라 칭했던 바로 그 사람, 모든 삶을 바쳐 땅 위의 코스모스를 드러내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세계를 넓혀온 위대한 관찰자 파브르의 말과 삶을 통해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존재의 확장을 체험해보자.

저자

조르주빅토르르그로

저자:조르주빅토르르그로(GeorgesVictorLegros,1861~1940)
프랑스의정치인이자의사.의사인미셸빅토르르그로와마리마르그리트로랑스캉칼롱사이에서태어났으며,몽트리샤르의의사로활동했다.1907년부터1931년까지몽트리샤르하원의원을지냈고1914년부터1924년까지,1925년부터1932년까지루아르에셰르의급진파국회의원을지냈다.1907년여름,아내와함께파브르의‘아르마스’를방문해그의제자가된다.1910년4월3일,세리냥에서파브르를위한기념회를개최했다.1년에두번이상아르마스를방문해파브르의말년을함께보냈다.

서문:장앙리파브르(Jean-HenriFabre,1823~1915)
프랑스의생물학자이자시인,교사이자교육운동가.1823년12월22일남프랑스아베롱주생레옹의시골농가에서태어났다.어릴적부터산과들의꽃과나무,곤충의아름다움에매료되었던그는평생을자연을연구하며보냈다.그과정에서루이파스퇴르와존
스튜어트밀,찰스다윈등당대의저명한학자들과교류하며연구및사회활동의범위를넓혔다.수백은족히넘는자연과학논문과교재를집필했으며,《파브르식물기(Laplante)》와《파브르곤충기(Souvenirsentomologiques)》등수많은책을썼다.1915년10월11일,말년을보낸자신의집이자연구소인아르마스에서사망했다.

역자:김숲
대학과대학원에서화학을공부했다.대학원재학중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나노입자를연구했다.여름을알려주는파랑새와꾀꼬리를기다리며들을지나고내를건너숲으로탐조를간다.우리를둘러싼환경에관심이많다.옮긴책으로는《카할의과학하는삶》,《깃털달린여행자》,《흙,생명을담다》,《도시를바꾸는새》등이있다.

목차

서문·장앙리파브르
들어가는말

1장자연의직감
2장초등학교교사
3장코르시카
4장아비뇽에서
5장위대한스승
6장은신처
7장자연의해석
8장본능의기적
9장진화또는“생물변이설”
10장동물의마음
11장조화와부조화
12장자연의이해
13장동물삶의서사시
14장평행우주
15장세리냥에서보내는말년
16장황혼

미주
장앙리파브르연보
부록출처

출판사 서평

1.파브르의정신을정확하고풍성하게이해할수있는유일한책
─‘자연의경전’과도같은파브르의삶과작품을생생하게담다
─오래도록자기만의빛으로반짝였던한과학자의인생

파브르가세상을떠나고약110년이지났다.긴시간이지났음에도이책이대한민국에출간되는지금까지파브르에대한여러사람의평가가부유하고있다는점은그의정신과업적이여전히살아숨쉬고있음을말해준다.과묵하면서도강직한성격탓에살아있는동안에도자신의삶에대해말하는데늘조심스러웠던파브르는오랫동안뜬소문들에침묵해왔다.1907년여름,아내와함께파브르의집이자연구실인‘아르마스’에방문해그의제자가된이책의저자조르주빅토르르그로는파브르에대한세간의오해들을바로잡을필요가있다느꼈고이책을작업하기에이른다.그는파브르의원고와서신뿐만아니라동생인프레데릭파브르에게제공받은가족의모든기록을아낌없이사용했다.그덕에이책은파브르사후에도국내외할것없이파브르에대한주요참고문헌으로서인용되어왔다.

책속의모든문장은파브르가손수검토했으며,직접쓴서문은이이야기의진실성을드러내고있다.삶의대부분을생명의경이로움을밝히는데보낸파브르는우리가익히아는과학자들과다른삶을살았다.학계의권위와명성을누리며이론을발전시키기보다,평생을교육자로서후학을양성하며학생들과함께자신만의독자적인연구를진행했다.들로산으로쏘다니며온몸으로자연을체험했고,자신에대해왈가왈부하는타인의목소리에쉬이반응하지않았다.오로지스스로의관찰과경험으로증거에기반한연구를이어간파브르의결론이실제로진실에가까웠다는점은그의놀라운통찰력을가늠하게해준다.

이책을통해우리는다른사람앞에나서는것에극도로신중했던파브르에대해가장심도있고생생한이야기는물론,그의삶에결정적인순간이되어줬던동물과식물,자연의이야기를들을수있다.파브르저작의핵심적인부분을충실하게인용한덕에그의아름다운문장또한엿볼수있다.시공간과연령대를초월해사랑받아온장앙리파브르의삶은여전히우리에게영감을준다.자신이알수없는삶에대해함부로판단하지않고경외의태도로끈기있게관찰하는태도,명성과권력보다는자연이준가치아래올곧게삶을살아가는방식은그의자연과학자로서의성취뿐아니라한인간으로서의존경을불러일으킨다.

그러니까이책에실린평가는단한줄도파브르의동의없이쓰인것이없으며,대부분파브르의정신이직접적으로들어있다고볼수있다.
나는되도록파브르가직접말하게하려고했다.이미파브르는박물학자의탄생과자신의생각이발전해온역사를보여주는《파브르곤충기》의여러장에걸쳐“홀로있기좋아하는학생의전기”를그려내지않았던가?대체로나는일련의사건을완성하는데꼭필요한말만소개했다.다른곳에서도확인할수있는내용을같은표현으로반복하거나파브르가스스로자주언급했던내용을다른표현또는덜만족스러운표현으로반복하는건쓸데없는일일것이다.
그래서나는파브르의말을듣고파브르의기억에호소하고그와동시대사람들에게질문하고가끔은제자들의자취를되짚으면서그가남긴공백을메우는데더큰노력을기울였다.
─〈들어가는말〉중에서

2.최초로자연을다르게바라본관찰자
─해부학적인생명이해를뛰어넘은상황과맥락의과학
─살아있는자연을드러내새로운우주의서사를만들어내다

파브르는아이들을위한과학교재집필에10여년을헌신했다.그동안지루하고건조한문장만으로가득했던자연사교과서는파브르만의시선으로새로이거듭났다.친절하고생생한문장은특히식물학을흥미로운학문으로만들었고,“비교대상이없는시리즈인보석같은《파브르식물기》”(115쪽)또한이시기에나왔다.

식물과떼어놓을수없는곤충이야기를파브르의삶에서빼놓을순없다.파브르이전에도프랑스의과학자르네레오뮈르등곤충을연구한학자는늘있어왔다.하지만레오뮈르의연구는“지루하고끝없이계속되는명명법에갇혀”(300쪽)있었고,파브르는이를“유머러스하게비판하면서같은잘못을범하지않도록했다.”(169쪽)그뒤로프랑스곤충학의거장레옹뒤푸르가등장했지만그는곤충뿐만아니라너무많은것에관심을쏟았고,친밀하게관계를맺어야만알수있는작지만거대한곤충세계를전체적으로이해하지못했다.파브르는‘곤충학의원로’로알려진뒤푸르의관찰마저“얼마나불완전하고제대로검증이이루어지지않았는지를확인”(81쪽)하고서는자신의소명을확신하게된다.

앞선과학자들과달리수십년간섬세하고도사려깊게자연을관찰해온파브르는생명이“해부학적특성이아니라성향이나노동의종류에따라결정”(205쪽)된다고말한다.파브르는그동안대부분의과학자들이현미경을통해생명을바라보며기계적으로종,속,과,목을분류하고사체를해부해서능력을유추해온태도로는제대로된생명의의미를알수없다고말한다.각개체가처한상황속에서생명을바라보아야한다는것이다.파브르의이결론은오늘날에서야발전한생명윤리및동식물학에하나의울림이되어다가온다.동물의지능과행동,식물의생리등을인간중심적으로측량해온역사로인해우리는점점더생명의경이를느낄새가없었던것이아닐까.

저자르그로는말한다.“새로운파브르가세상에등장하기까지는분명히오랜시간이걸릴것이다.”(307쪽)라고.과연오늘날우리는새로운파브르가등장할만한환경을갖추고있는것일까.타고난성정,그가몸담은과학이라는문화,백과사전에가까운지식,거의10년동안교재를집필하며끊임없이최신상태로보완한교육커리큘럼에대한높은이해는파브르가자신의연구에한계없이깊게침투할수있게만들었다.그에더해작은생물들이만들어내는장관을알아차리고그들의습성을이해하고이를“광활한우주와연결된신비로운맥락”(157쪽)으로서이해하는위대한관찰자파브르의능력은전문적인지식만으로는감히도달할수없다.관찰의진정한기술이자재능은“늘깨어있는지성”(157쪽)이다.“진실에닿을때까지지칠줄모르고몰두하려는열망”(157쪽)은그의삶을굳건히지탱해지금까지도세상과공명하고있다.

결론적으로구조는능력에관해서는아무것도알려주지않는다.기관은그기능에관해서설명하지않는다.전문가들이렌즈와현미경에정신을빼앗기도록내버려두자.어쩌면이들은한가하게이것또는저것,종,속,과,목에관한어마어마한세부사항을늘어놓을지도모른다.아니,어쩌면문제를다파악하지도못한채감지하기힘든연구를수행하고미세한변형을자세히설명하려고무수히많은페이지를쓸수도있다.그러느라무엇이진짜경이로운지보지못할수도있다.……
천재의특권인직감을자랑하는프로방스가수가아름다운가사로이런생각을표현한적이있다.

오!메스를들고있는바보들
죽음을찾아보며,그들은안다고생각하지
벌의미덕과벌집의비밀을
─8장〈본능의기적〉중에서

3.위대한과학자는삶에서어떤선택을해왔는가
─노동자와소작농,여성들에게도평등한교육을제공하다
─세상과함께무르익은인생으로던지는질문

파브르에게는의외의경력이하나있다.바로1년간의시의원활동이다.그의관심은파벌간의알력싸움에서이겨권세를누리는것이아닌,더나은미래와발전한인류에있었다.자신의품위를유지하는데몰두하는세속적인사람들과달리그는오로지배움을위해서일하고,또일했다.자신에게그무엇보다중요했던배움의기회가공평해야한다고믿었기에노동자와소작농,여성들에게도차별없이강의를제공했다.그에게는자연이야말로전세계모든사람을위한배움의장이었다.

하지만파브르의명성이높아지자그에대한시기와질투또한함께늘어났다.사람들은학계의권위있는이론이아닌오로지관찰에서증거를얻고독립적으로활동하는파브르를못마땅하게생각했고,소녀들에게과학을가르치는평등한교육자로서의행보를두고선“반체제인사”(105쪽),“이단이자수치”(106쪽)라고말했다.혐오감에휩싸인파브르는사람들과멀어지기위해오랑주로은퇴하게된다.파브르는자신만의“에덴”(140쪽)을찾아정착하게되었다.

삶이얼마나지리멸렬한지,관찰을기반으로반박할수없는증거를제시해온과학자마저도이토록부조리한세상에서어떻게억압받아왔는지,그럼에도주변에서어떤도움을받아그관찰을지속할수있었는지,위대한관찰자는삶에서어떤것을선택하고어떤것을포기했는지.책을읽으며떠오를수밖에없는이러한감상과질문들은독자에게도자연과세상에대한자신만의답을내리게한다.

이책에도움을준앙리베르그송의말처럼“생명체가진정무엇인지알수있는건직관뿐이다.”(158쪽)생명으로가득한이세계를이해하는데에도적용할수있는말이다.관찰이라는행위로죽어있는학문이아닌살아있는학문만이줄수있는가치를이땅위에살려낸파브르의삶과작품을감히“자연의경전”(352쪽)이라칭할수있는이유다.파브르의말과삶이담긴이책이우리에게자연과인간의공존에대한희망찬메시지가되어“기적과시로가득한세계”(31쪽)가모두에게펼쳐지길바란다.

파브르는진보의연속성을단언했다.더조화롭고덜잔인한규범에지배되는더낫고덜잔인한미래,더완벽한인류애를믿었다.……그는가장놀라운관점으로가장소박한생명체를바라봤다.아주하찮은곤충의몸이갑자기초월적인비밀이되어인간영혼의심연을밝히거나별을엿보게했다.비록파브르의연구는진화론자의이론과모순되지만,모든창조물은점진적인진보를향해쉬지않고천천히움직인다는똑같은교훈적결론으로끝난다.
─〈진화또는“생물변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