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 드는 존재 :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여자들
Description
1. 즐겁게, 소소하게, 편안하게 ‘나답게’ 나이 드는 삶

★★★
나이 듦을 만끽하는 아홉 명의 여성 작가가 전하는 반짝이는 메시지

일 년에 꼭 한 살씩,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저속 노화 열풍의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나이 듦’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을까? 거울 속 주름진 얼굴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쯤 있고 현역에서 물러나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나이 드는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사인을 세상에서 읽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어쩌면 우리 각자 서로에게 그런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늙는다는 것은 인간 모두에게 해당하는 현상이다. 지금 괜찮게 나이 들고 있는지 불안한 마음도, 다들 어떻게 중년을 거쳐 노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도 ‘정상’이다. 노화의 고충을 피할 수는 없지만, 노쇠가 나이 듦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나이 드는 이의 구체적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필요하다. 즐겁게, 소소하게, 편안하게, ‘나답게’ 늙어 가는 삶의 나날을 엿보는 시간 말이다.
에세이스트 김하나, 여성학자 정희진, 음악가 송은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 논픽션 작가 김희경, 산부인과 전문의 윤정원, 번역가 정수윤, 알맹상점 대표 고금숙, 식물학자 신혜우 아홉 명의 작가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나이 듦을 만끽하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반짝이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늘을 깊고 풍부하게 살아가는 작가들을 통해 삶과 노화의 의미를 여러 겹으로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2. “지금도 새로이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 불혹부터 예순까지, 풍성하게 깊어지는 삶
- 잘 나이 들기 위한 나만의 여정을 함께할 이야기들

불혹을 맞이하는 1985년생부터 예순을 앞둔 1967년생까지, 평균 나이 48세의 여성 작가들이 ‘나이 듦’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까지 인생 경로가 달랐던 것처럼 노년을 위해 하고 있는 일 혹은 장착하려는 삶의 태도 역시 다채롭다.
호기심을 연마하는 김하나, 어부・광부・농부처럼 공부(工夫)가 되고자 하는 정희진, 새해 첫날 유언장을 갱신하는 고금숙, 받은 사랑을 다음 사람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신혜우, 평범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이라영.
욕망도 성도 통증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기에 내 몸을 말하고 쓰다듬는 윤정원, 취약한 나를 대면하는 음악 연습으로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송은혜, 인간이 자기 육체에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을 수영하며 하게 된 정수윤, 매일 숲을 산책하며 홀로와 함께 사이의 균형을 잡는 김희경.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나의 하루를 가꾸며 나이 듦을 성찰하는 이들의 건강한 지혜를 《우리, 나이 드는 존재》에서 만날 수 있다.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작가들의 다양한 면면을 통해 ‘나에게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 잘 나이 드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질문의 답을 곰곰이 생각하며 나만의 일상을 꾸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내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갑니다
- 연결된 존재로 나이 듦을 감각할 수 있기를
- 서로에게 반가운 노인이 되어 가기를

노년을 위해 얼마 이상은 준비해야 한다는 금융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무성하지만, 그것이 ‘잘 나이 드는 일’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중년 혹은 노년의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좀 더 괜찮은 어른, 반가운 노인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2025년, ‘혐로 사회’라는 키워드를 매체에서 마주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우리가 나이 듦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다.
늙어 가는 이의 구체적 얼굴을 만나는 일은 우리가 나이 든 사람을, 서로를 타자화하지 않고 연결된 존재로 받아들이는 순간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함께 그리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이 들고 있는 독자들은 《우리, 나이 드는 존재》를 통해 나날의 새로움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소중한 것을 발견하며 나이 듦을 감각할 수 있기를,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좀 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

고금숙,김하나,김희경,송은혜,신혜우,윤정원,이라영,정수윤,정희진

저자:고금숙
망원동을어슬렁거리는호모쓰레기쿠스로제로웨이스트가게알맹상점과리페어카페수리상점곰손운영중.늙어가는시간을기대하는마음으로집필에참여했다.110세부터는고속노화식단을마음껏즐길예정이다.

저자:김하나
읽고쓰고듣고말하는사람.《금빛종소리》,《말하기를말하기》,《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공저)등을썼고,동거인황선우작가와함께팟캐스트〈여둘톡:여자둘이토크하고있습니다〉를진행중이다.요즘은계절에따른식물의변화에호기심을갖고있다.

저자:김희경
논픽션작가.《에이징솔로》,《이상한정상가족》등6권의책을썼고《푸른눈,갈색눈》등4권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책을쓰고번역하면서〈동아일보〉기자,세이브더칠드런권리옹호부장·사업본부장,문화체육관광부차관보,여성가족부차관으로일했다.2023년부터강원대학교문화인류학과객원교수로가족과친족,미디어를강의한다.나이가몇살이되었든사람은계속성장한다고믿는다.신체적쇠락은불가피할지언정미래의나와불화하지않기위해잘나이드는일에관심이많다.

저자:송은혜
한국과미국,프랑스에서오르간,하프시코드,음악학,피아노,반주를공부했고,《음악의언어》와《일요일의음악실》을썼다.현재프랑스렌음악대학교와렌시립음악원에서학생을가르치고,연주와글쓰기로음악과삶을연결하는법을고민하고소통한다.시간을재료로삼는음악은삶과많이닮았다.어쩌면음악이인생을구원할수도있지않을까꿈꾸며산다.

저자:신혜우
그림그리는식물학자,식물을연구하는화가.《식물학자의노트》,《이웃집식물상담소》를쓰고그렸다.식물을찾아좌충우돌세계를떠돈다.식물을연구하고그리면서우연히사람들을만나고기쁨과슬픔을나누고있다.

저자:윤정원
연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동대학에서산부인과전문의를수료했다.국립중앙의료원산부인과전문의이며,성폭력피해자진료와성소수자진료,낙태죄폐지등여성주의의료와여성건강권에대해꾸준히목소리를내왔다.“저도생리통심해요.”라고이야기할때떠오르는환자들의웃음을보면서,개인적인경험드러내기를통한연결의힘을발견하기시작했다.망한세상에서안망할수는없으니,덜망하는경험을쌓고잘회복하기를바라는마음으로글을쓴다.

저자:이라영
예술사회학연구자.문화평론가.예술과정치와먹을것을고민한다.지은책으로《말을부수는말》,《타락한저항》,《정치적인식탁》,《폭력의진부함》,《여자를위해대신생각해줄필요는없다》등이있다.잘나이들고있는지생각하고이렇게말할수있다는것만으로도‘배부르게나이드는’사람이라는생각이들어더욱말조심,글조심해야겠다고다짐한다.

저자:정수윤
글쓰고번역하는일을업으로삼으며수영하고강아지연필과산책하며얻는하루의기쁨을꼬박꼬박챙기며살아가는사람.저서로《파도의아이들》,《한줄시읽는법》,《날마다고독한날》,《모기소녀》가,역서로《은수저》,《도련님》,《인간실격》,《은하철도의밤》,《봄과아수라》,《처음가는마을》,《지구에아로새겨진》등이있다.만나는사람마다수영을전파하고다니며,수영인을만나면신이나서수영모를선물하는버릇이있다.어쩌면전생에비늘을반짝이며바다를헤엄치는물고기였을지도.꼬부랑할머니가될때까지헤엄치고싶다.

저자:정희진
여성학·평화학연구자.《페미니즘의도전》,《다시페미니즘의도전》,《아주친밀한폭력》,《혼자서본영화》,《정희진처럼읽기》,《낯선시선》,《정희진의글쓰기시리즈》(전5권)등을썼으며,《한국여성인권운동사》,《성폭력을다시쓴다》,《양성평등에반대한다》,《미투의정치학》등의편저자이다.《‘위안부’,더많은논쟁을할책임》등100여권의공저가있다.2024년이화여자대학교한국여성연구원이수여하는‘이화-현우’학술교양부문수상자로선정되었다.

목차

Editor’sNote

정수윤|물고기가되는시간

김하나|호기심연마하기

고금숙|해마다새롭게죽을결심

김희경|홀로와함께사이

윤정원|더많은‘덴까이’에게축복을

송은혜|인생은프랑스춤곡처럼

정희진|공부(工夫)되기

신혜우|사랑을돌려주기시작할때

이라영|사라지는목소리를기록하기

출판사 서평

“지금도새로이배울것이있다는사실이즐겁다.”
-불혹부터예순까지,풍성하게깊어지는삶
-잘나이들기위한나만의여정을함께할이야기들

불혹을맞이하는1985년생부터예순을앞둔1967년생까지,평균나이48세의여성작가들이‘나이듦’을주제로한자리에모였다.지금까지인생경로가달랐던것처럼노년을위해하고있는일혹은장착하려는삶의태도역시다채롭다.
호기심을연마하는김하나,어부,광부,농부처럼공부(工夫)가되고자하는정희진,새해첫날유언장을갱신하는고금숙,받은사랑을다음사람에게돌려주는프로젝트를시작한신혜우,평범하게사라지는사람들의목소리를기록하는이라영.
욕망도성도통증도부끄러운것이아니기에내몸을말하고쓰다듬는윤정원,취약한나를대면하는음악연습으로매일새롭게태어나는송은혜,인간이자기육체에해줄수있는가장좋은일을수영하며하게된정수윤,매일숲을산책하며홀로와함께사이의균형을잡는김희경.
바로오늘,지금여기에서나의하루를가꾸며나이듦을성찰하는이들의건강한지혜를《우리,나이드는존재》에서만날수있다.멋진주름을만들어가는작가들의다양한면면을통해‘나에게나이듦이란무엇인가?잘나이드는삶은어떻게가능한가?’하는질문의답을곰곰이생각하며나만의일상을꾸려볼수도있을것이다.

내일이아니라오늘,
우리는서로에게좀더괜찮은어른이되어갑니다
-연결된존재로나이듦을감각할수있기를
-서로에게반가운노인이되어가기를

노년을위해얼마이상은준비해야한다는금융포트폴리오이야기가무성하지만,그것이‘잘나이드는일’의전부는아니다.다양한중년혹은노년의이야기가많아질수록좀더괜찮은어른,반가운노인을마주할가능성이높은사회가되지않을까?초고령사회로진입한2025년,‘혐로사회’라는키워드를매체에서마주하는것이낯설지않은우리가나이듦에대해더많이이야기해야하는이유다.
늙어가는이의구체적얼굴을만나는일은우리가나이든사람을,서로를타자화하지않고연결된존재로받아들이는순간을만드는하나의방법이다.함께그리고저마다의방법으로나이들고있는독자들은《우리,나이드는존재》를통해나날의새로움이여전히우리를기다린다는사실을체감할수있을것이다.이책을읽는모두가각자의삶에서소중한것을발견하며나이듦을감각할수있기를,그렇게우리가서로에게좀더좋은어른이될수있기를바란다.

책속에서

요즘은크로스오버턴을연습한다.배영으로들어와서평영으로나갈때쓰는기술이다.배영으로천장을보고들어오다가손이벽에닿으면다리를하늘로들어올려벽을차고나간다.됐다가안됐다가하는데,매일조금씩하는연습이쌓여무엇이든할수있게된다는것을이제는안다.마흔중반으로접어든내가,지금도새로이배울게있다는사실이즐겁다.어제는하지못하던걸오늘할수있게되고,오늘할수없더라도내일할수있게될거라는믿음이있다.수영뿐만아니라인생에서모든일이그러하니,배움이란언제나이토록가슴뛰는일이다.
-〈물고기가되는시간〉,정수윤,p20

내가어떤사람인지알려면내안의목소리를듣는일도필요하지만나에게다양한기회를주는일도필요하다.나를계속열어두는연습을한다.내가세상을궁금해하는만큼세상은나에게새로운경험을줄것이다.정신적스트레칭이다.새로운경험만큼나는더유연해질것이다.
-〈호기심연마하기〉,김하나,p53

사전장례식에서는참석자들에게나를위해쓴편지를읽어달라고하고,내가주인공으로나오는〈쓰레기덕후소셜클럽〉이라는다큐멘터리를보고싶다.남사스럽든말든그날만큼은자의식에‘어깨뽕’을달아주는거다.장례식배경음악으로는쇼팽에,뱀파이어위켄드에,브로콜리너마저에…….알뜰살뜰써내려가다보면장례식인지팔순잔치인지모를경지에이른다.
-〈해마다새롭게죽을결심〉,고금숙,p67

한때는그런영혼의벗이나단짝친구가없다는데결핍감을느낀적도있지만,나의우정은한사람만을향해직진하지않는것을어쩌랴.나는가족이나배우자와달리친구는배타성이없는자유로운관계인것이큰특징이자장점이라고생각한다.아무리좋은친구라도한친구는나의어떤일면과만날수있을뿐이다.나는그렇게여러빛을지닌다양한우정의연결망으로나를둘러싸고싶다.
-〈홀로와함께사이〉,김희경,p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