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경제적 결과

평화의 경제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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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징벌적인 전후 처리의 파국을 예언했던, 그리고
지금 벌어지는 전쟁 이후의 세계를 그리게 해주는 불멸의 고전

★★‘케인스의 경제학’에 천착한 박만섭 고려대 명예교수의 밀도 높은 번역★★
★★케인스의 라이벌 조지프 슘페터가 인정한, 통찰력과 용기를 두루 보여준 명저★★
《평화의 경제적 결과(The 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가 제1차세계대전의 종전 협상 결과인 베르사유조약의 문제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려고 쓴 책이다. 케인스는 참혹한 대전쟁에서 발생한 피해를 최대한 복구하는 동시에 교류가 단절된 국가의 국민들이 다시금 연결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케인스의 전망은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우고 비전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정치인들로 인해 좌절되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승전국은 패전국 독일이 감당할 수 없는 징벌적인 배상을 요구했는데, 이는 독일 국민에게 모멸감을 안기고 경제 체계를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더 큰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지한 케인스는 이 책을 통해 세계 전체가 다시 번영하려면 모두 적개심을 덮고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케인스의 경고는 독일에 히틀러와 나치당이 대두하고 제2차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실현되고 말았다. 갈수록 세계화의 문이 좁아지고 각종 보복이 횡행하는 지금, 《평화의 경제적 결과》는 인류가 벌인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꼭 읽어야 할 현대의 고전이다.
저자

존메이너드케인스

저자:존메이너드케인스
영국의경제학자.1883년6월5일영국케임브리지에서태어났다.영국재무성대표로서1919년1월파리평화회의에참석한케인스는세계전체의미래보다자신의이익을앞세우는정치가들에게서깊은환멸을느꼈다.그는같은해6월대표단에서사퇴하고평화회의의실체와베르사유조약의문제점을짚은《평화의경제적결과》를그해12월출간했다.케인스는제2차세계대전이막바지에접어든1944년7월브레턴우즈회의에영국대표단수장으로참여했고,국제부흥개발은행(현세계은행)과국제통화기금을창설하는데기여했다.1946년4월21일영국서식스주틸턴에서세상을떠났다.
《평화의경제적결과》는케인스로하여금“같은통찰력을지녔으나용기는상대적으로덜한사람혹은같은용기를지녔으나통찰력은상대적으로덜한사람이침묵을지키고있을때일약전세계적인명성을얻게해준”대표작이다.주저는현대거시경제학의구심점이된《고용,이자및화폐에관한일반이론》이며,화폐이론을고전파경제학의틀에서탈피시키려한《화폐론》과《화폐개혁론》,불확실성과확률에대한논리적해석인《확률론》등걸출한저작을냈다.

역자:박만섭
케인스주의와통화주의가거시경제학의권좌를차지하려고치열하게싸우던1970년대말,이둘과근본적으로차별되는진정한‘케인스의경제학’을배우려한경제학도로학자의여정을시작했다.이후케인스의경제학과부합하는경제학사상을카를마르크스,미하우칼레츠키,피에로스라파같은학자에게서발견하고,그들의사상을융합·확대하는한편주류경제학의여러논리적문제를지적하면서,그결과를전파하는일을평생의임무로삼았다.
고려대,케임브리지대,맨체스터대에서경제학학사·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리즈대에서7년동안교수로근무하다가1998년부터2024년8월은퇴할때까지고려대에서연구와후학양성에임했다.현재고려대명예교수이며,태재대특임교수로서교무학사행정과교육기획,교수학습,교육콘텐츠제작을총괄하고있다.《케인즈의경제학》을필두로10권이넘는책을집필·편집·번역했다.그중《스라파와가격이론》과《포스트케인지언내생화폐이론》이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로선정되었다.현재《자본,가치,분배:재생산성과희소성》(총3권)을쓰고있다.

목차

옮긴이의말
서문

제1장서론
제2장전쟁전의유럽
제3장파리평화회의
제4장평화조약
제5장배상
제6장조약후의유럽
제7장처방

부록
옮긴이해제
존메이너드케인스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존메이너드케인스와그의시대
―현대거시경제학의토대를놓은경제학자이자국제경제체제를수립한전략가
―세계가제1차세계대전의참혹에서회복될방법을궁구하다

《평화의경제적결과》를쓴존메이너드케인스는현대거시경제학의토대를놓은것으로유명한인물이다.케임브리지의중산층가정에서태어난그는이튼칼리지와케임브리지킹스칼리지에서공부한전형적인영국엘리트였다.학교선생으로살기보다국가에봉직하기를원했던케인스는1914년제1차세계대전이일어나면서영국재무성의자문으로위촉되었고,1915년에는정식으로재무성관료가되었다.1919년1월파리평화회의의영국재무성대표단의일원이된케인스는그해6월대표단에서사퇴한뒤《평화의경제적결과》를비롯해여러저작을출간했다.《평화의경제적결과》를논외로하고케인스의삶에서가장중요한책을꼽는다면1936년에출간한《고용,이자및화폐에관한일반이론(TheGeneralTheoryofEmployment,InterestandMoney)》이있다.이책에서제시한유효수요이론은재건을위한경제학이론이자사회안정을위한재정정책의기반이되어오늘날까지큰영향을미치고있다.제2차세계대전이막바지에달했던1944년6월브레턴우즈회의에서영국대표단수장으로활약한케인스는국제부흥개발은행(현세계은행)과국제통화기금(IMF)을창설,오늘날브레턴우즈체제라불리는국제경제체제를만드는데일익을담당했다.

이처럼현대,특히제2차세계대전직후의체제를만드는데매우큰영향을미친케인스는1919년당시에도파리평화회의의영국재무성대표이자재무장관대행으로서다른승전국대표단과협상을벌이고수상에게의견을제시하는책임을맡았다.1914년7월부터1918년11월까지지속된제1차세계대전은‘모든전쟁을끝내는전쟁’또는‘대전쟁’이라불릴만큼유럽에전례없는충격을줬다.영국,프랑스,러시아제국이연합국으로,독일제국,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오스만제국이동맹국으로뭉쳐격돌한이전쟁에서수천만명이죽고다쳤으며각종전쟁범죄와참호전,독가스전을겪은생존자들은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시달렸다.그와중에러시아에서는1917년에혁명이연달아일어나황제가폐위되고노동자대중의지지를받은볼셰비키가집권했다.독일과강화를선언한혁명러시아는1918년부터내전에돌입했고,그해11월독일에서도혁명이일어나황제가망명,결국독일역시연합국쪽에강화를제안했다.

파리평화회의는러시아내전이한창이고독일정부가1919년1월노동자들의봉기를잔혹하게진압한지얼마되지않았던시점에열렸다.케인스가보기에이런상황에서평화회의는피폐해진모든나라의경제를복구하는것에주력해야했다.하지만현실은케인스의기대대로진행되지않았다.

2.세계를다시한번불태울‘평화의경제적결과’완전분석
―세계의안정보다정치인들의이해관계가앞선파리평화회의의생생한민낯
―“레몬씨가으깨지는소리를들을때까지독일을쥐어짤”베르사유조약의위험성을경고하다

평화회의에지칠대로지친케인스는1919년6월5일영국수상에게“이악몽같은장소에서빠져나가고자합니다.제가여기서더할수있는일은없습니다.……전투는실패하고말았습니다(337쪽).”라는메모를남기며대표단에서물러났다.그리고그해12월평화회의의실태를알리고베르사유조약의문제점을날카롭게분석한《평화의경제적결과》를출간했다.

케인스가평화회의에서목도한장면은그를절망감에몰아넣었다.평화회의에서주축은프랑스의조르주클레망소수상,영국의데이비드로이드조지수상,미국의우드로윌슨대통령,이탈리아의비토리오오를란도수상이었다.‘4인방(BigFour)’이라불리는이들지도자는승전국대표로서패전국에적절한책임을묻고정의를실현하겠다고대중앞에서공언했다.그러나실제로는저마다속셈이달랐다.클레망소수상은독일이다시는프랑스를위협하지못하도록철저하게약화시키겠다는입장을강력하게내세웠다.로이드조지수상은총선을앞두고카이저(독일제국황제)를재판에회부하겠다며경제대책보다표심수습에열중했다.전쟁막바지에참전을결정했고이후18개조항을내세우며독일에공정한대우를약속했던윌슨대통령은클레망소와로이드조지의주장에휩쓸려버렸다.오를란도수상역시자국의이해관계를앞세우는게최우선이었다.

회의에참석한당사자이기도한케인스는이들4인방과평화회의의면면을신랄하게꼬집는다.평화회의를통해유럽과전세계의안정을추구해야할정치가들은보복심에사로잡힌사람들에게편승하고그들의증오를부추겼으며필요하면언제든지결정을번복했다.잿더미가된유럽을다시일으켜세울것으로큰기대를받았던윌슨대통령은실제로는“장로교목사(73쪽)”같은인물로서“자기외부에있다는의미에서주위환경에무감각했을뿐아니라,자신을둘러싼모든것에무관심(72쪽)”했기에,“자기근방에있는모든사람에게거의영매처럼빈틈없는섬세함을보인로이드조지수상(72쪽)”을당해낼수없었다.한편“한구석에서혼자조용히,예의회색장갑을끼고비단의자에마치왕처럼앉아있(61쪽)”는클레망소수상은모든문제를“프랑스와독일의차원에서(67쪽)”볼뿐“인류가새로운시대의문턱에서있다는기대나희망이전혀없(67쪽)”는구시대의노인으로서평화회의를좌지우지했다.여기에독일대표단이자신의입장을관철시킬여지는거의없었다.

최종적으로작성된베르사유조약은독일의경제체계를사실상파괴하는쪽으로마무리되었다.조약은독일의주된탄광지역을프랑스에양도하고연합국에만최혜국대우를적용하는등독일의해외무역과제조업,수송및관세제도를약화시키는데방점이찍혀있었다.여기에배상금은독일국민의어깨를심하게짓누르는방향으로정해졌다.연합국이전쟁으로입은피해액을계산하는데있어자국민에게지급해야할별거수당과연금까지적용함에따라,독일은80억파운드의배상금을30년에걸쳐갚아야했다.영국의어느선동가가말했던것처럼이와같은전후처리는“레몬씨가으깨지는소리를들을수있을때까지독일을쥐어짤(179쪽)”것이었다.케인스의눈에평화회의와조약의결과,즉‘평화의경제적결과’는다시금유럽을불태울도화선이되기에충분했다.

“따라서결국클레망소는몇달전만하더라도정도에서벗어나고불가능해보였던제안,즉독일의말을들어서는안된다는제안을성사시켰다.만일윌슨대통령이그토록양심적이지만않았다면,만일그가자신이하던일을자신에게서숨기지만않았다면,마지막순간에라도그는잃었던입지를회복하고상당한성공을거둘수있었다.그러나대통령은틀속에갇혀있었다.……평화회의의마지막장면에서대통령은완고함과타협에대한거부의대명사로각인되었다.”
-〈제3장.파리평화회의〉,86쪽

“독일을한세대에걸쳐노예상태로격하하고,수백만인간의삶을퇴화시키며,한나라의모든국민에게서행복을박탈하는정책은혐오스럽고가증스러운정책이다.……어떤사람은그것을정의의이름으로설교한다.인간역사의위대한사건에서,국가들의뒤얽힌운명이풀어헤쳐지는과정에서정의는그리간단한일이아니다.만일그렇게간단하다면,적국의어린이들에게그들부모나통치자가저지른잘못의벌을받게하는권한이종교나자연적도덕의이름으로국가에주어지지않을것이다.”
-〈제5장.배상〉,253쪽

3.진정한평화를원한다면반드시읽어야할현대의고전
―‘케인스의경제학’을깊이연구한박만섭교수의탁월한번역
―전쟁으로토막난세계를치유할방법은연결과교류에있다!

이후역사의흐름은잘알려져있다.바이마르공화국으로불리는당시독일은생존을위해소비에트연방과경제교류를시작했고,독일령에서타국령으로바뀐지역은다양한인종구성과각국의이해관계가포개지며불안정한상태에놓였다.연합국측이배상금을부분적으로줄이긴했어도,배상에따른경제적부담은독일국민을짓눌렀고1929년대공황이본격화되면서파시즘이대두했다.1933년반유대주의와민족주의를전면에내세운히틀러와나치당이집권하면서독일은전쟁과학살의길을걸었다.1939년8월독일이폴란드를전면침공하면서제2차세계대전이발발했고,케인스가이책에서우려했던파국은결국현실이되었다.

이책을번역한박만섭고려대경제학과명예교수는케인스주의와통화주의가거시경제학의권좌를차지하려고치열하게싸우던1970년대말,이둘과근본적으로차별되는진정한‘케인스의경제학’을배우려한경제학도로서학자의여정을시작했다.고려대,케임브리지대,맨체스터대에서경제학학사·석사·박사학위를받은옮긴이는케인스주의경제학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케인스의여러저작과그의생애를다룬책을섭렵해번역의밀도를크게높였다.케인스의생생한문체를최대한살리려힘쓴번역,시대상을선명하게보여주고통계도상세하게제시하는역주,여기에케인스의경제학을진중하게공부하는학자로서쓴깊이있는해설이이책을다각도로읽는데큰도움이된다.

《평화의경제적결과》가출간된지105년이지난지금,이책을새롭게출간하는이유는거대하고참혹한전쟁을더는반복해서는안된다는문제의식에서비롯한다.이책은출간당시숱하게비판받았고,수십년이지난뒤에도케인스의주장과현실사이에나타난괴리등을문제삼는이들이끊이지않을만큼논쟁적인저작이다.보복심에차있는이들의눈에이책은적의편에서서아군을겨누는창으로보였다.반대편에있는이들은자신들이단순한가해자가아니라피해자이기도함을변호한방패로여겼다.그러나케인스가강조하는바는어느편에서는것이정의인가에있지않다.하나로연결된세계가전쟁으로토막났을때이를치유할방법또한연결과교류에있음을명확히인식해야한다는것이케인스의주장이다.사라지기전까지는모든것이영원해보이는지금,독자들은이책에서진정한평화를위해잊지말아야할교훈을얻을수있을것이다.

“케인스에게라이벌의식을갖고있던조지프슘페터가케인스의경제이론에비판적이었음은널리알려진사실이다.그러나그런슘페터도《평화의경제적결과》에대해서는존경과인정의평가를내놓았다.케인스가1936년에그의대표작《고용,이자및화폐에관한일반이론》을쓰지않았더라도그는“여전히《평화의경제적결과》를쓴저자로,같은통찰력을지녔으나용기는상대적으로덜한사람혹은같은용기를지녔으나통찰력은상대적으로덜한사람이침묵을지키고있을때일약전세계적인명성을얻은저자로기억되었을것이다.””
-〈옮긴이해제〉,355쪽

“1914년6월28일사라예보에서울린총성이세계대전의시발점이었던것처럼,이토록불안정한시기에중국-타이완관계,그리고바로우리가살고있는한반도의상황이비극적폭발의촉매제로작동하지않으리라는보장은절대적이지않아보인다.현시점에서《평화의경제적결과》는책의발간100주년기념논문집의편집자가말한대로“예지(豫知)의경고”로작동할수있다.우리가다시이책에주목해야할이유이고,지금번역을출간하는또다른이유이기도하다.”
-〈옮긴이의말〉,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