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식물에서 발견한 새로운 지능의 미래)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식물에서 발견한 새로운 지능의 미래)

$22.00
Description
AI는 신체가 없고, 인간은 뇌에 갇혔다!
몸 전체로 사고하는 식물지능이 일으킨 인지 혁명
구글 딥마인드가 인공지능의 ‘마음’을 연구하고 있는 지금, 거대한 철학적 질문이 다시금 인류 앞에 놓였다. 인간만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뇌가 있어야만 지능이 존재하는가? chatGPT, Gemini, Perplexity 등 대형언어모델(LLM)이 사람처럼 대화하며 심리 상담을 해주고 그림과 영상을 포함해 온갖 창작물까지 만들어내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지능과 의식의 본질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여전히 뇌를 가진 유기체, 그중에서도 인간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 책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는 그 틀을 깨는 강력한 도전이다. 세계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을 거세게 뒤흔든 양자역학의 등장에 비견할 만한 이 책의 대담한 시도는 식물지능을 통해 ‘살아있는 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기계적 지능의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
식물은 뇌도, 신경도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환경을 예측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간다. 이 책은 신경과학, 식물생리학, 심리학,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식물이 보여주는 고차원적 정보처리 능력을 조명한다. 단순히 식물의 생존 전략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이 나아갈 방향을 근본부터 다시 그려보게 만든다. 생명을 이해하는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자, 인간이라는 존재를 되돌아보는 과학적·철학적 실천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의식과 지능은 물론, 자기 자신을 더 넓은 틀에서 낯설게,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저자

파코칼보

저자:파코칼보(PacoCalvo)
인지과학자이자생물철학자.스페인무르시아대학교과학철학교수이자세계최초식물신호전달및행동철학연구소‘민트(MINT,MinimalIntelligenceLaboratory)’연구소장이다.국제식물신경생물학연구소과학고문으로도활동한다.
칼보의학제간연구는생물학,철학,인지과학의통찰력을결합해식물의행동,의사결정및문제해결의세계를탐구한다.식물이보여주는복잡한상호작용과적응적반응을연구함으로써지능에대한기존의관점에도전하며인지에대한이해에크게기여하고있다.
이책에서칼보는의식의본질에대한철학적주장과그주장을뒷받침할상세한과학적증거를제시한다.우리인간은세상이우리를중심으로돌아간다고믿는경향이있지만,칼보는지능이“우리가생각하는것만큼특별하지않다.”라고말한다.그는이제다른생물체들,심지어극적으로다른생물체들도생각할수있다는것을받아들여야할때라고말한다.

역자:하인해
대학에서생명화학공학을,대학원에서는한국어-영어통번역을공부했고졸업후에는정부기관과법무법인에서통번역사로일했다.현재는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과학과인문사회분야의책을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스티븐호킹:삶과물리학을함께한우정의기록》,《우주는계속되지않는다》,《찻잔속물리학》,《과학혁명의기원》,《익숙한일상의낯선양자물리》등이있으며과학계간지《한국스켑틱》번역에참여하고있다.

목차


서문
들어가는글:잠든식물,깨어난통찰

1부지능의관점으로다시보는식물
1장식물맹
2장식물의관점따라가기
3장식물의지능적행동

2부과학으로보는식물지능
4장식물신경계
5장식물은생각하는가
6장생태적인지

3부식물지능이펼치는미래
7장식물이된다는것에대하여
8장식물해방
9장녹색로봇

나가며:인간지능,인공지능,그리고식물지능
감사의말
미주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기술과속도의시대에식물을호명하다
─TED와BBC가주목한‘식물지능’분야를이끌어온선구자,파코칼보
─움직이지않기에더정교하게사고하는식물지능

이책을쓴파코칼보는인지과학자이자생물철학자로스페인무르시아대학교에서과학철학을가르치고학제간연구의최전선에서식물지능을연구하고있다.이책은국내에처음소개되는파코칼보의첫책으로식물지능에대한가장최신의연구성과를대중적으로상세히풀어주고있다.이야기는초록의생명에게화학적자장가를불러주며시작된다.동물을마취시키는것과정확히동일한물질의작용으로‘잠이드는’미모사실험을소개하며,오랜진화과정의연속선상에서생명체들이생화학적으로얼마나닮았는지에대해다시생각해보게한다.20세기들어서야동물행동학의등장과함께인간아닌생명의의식에대해고민하게된인류에게저자는“모든유기체는고유한지능을가지고있다.”라고말하며‘식물행동학’의등장을암시한다.온갖식물에둘러싸여살아가지만이를인지하지못하는현상을의미하는‘식물맹’이라는학술용어가있을정도로식물을그저“녹색의배경”정도로여기는인류에게저자의연구는새로운경종을울린다.
이동성이큰동물에비해땅에뿌리내린식물은자신이내린선택에대한결과를남김없이모조리감내해야한다.그럼에도식물은우리보다훨씬오랫동안적은에너지로지구라는환경에적응해살아왔다.식물이내리는결정이단순했다면복잡한지구생태계속에이토록풍요로운종다양성이일구어질수있었을까.“독창적으로성장하는”식물지능이라는이책의아이디어는단순한생물학의문제를넘어우리에게지속가능한생존전략과사고모델을제공해준다.인간의뇌를모방한인공지능이등장하고,인류의새로운터전을찾아우주를향해나아가는과학·기술시대에다시이땅위의식물을호명하는이유다.

“포유류를일시적으로잠재우려면합성마취제를투여해야한다.하지만식물은다양한종류의마취제를스스로만든다.스트레스를받으면이같은물질을분비하는데가령상처가생기면조직에서에틸렌같은마취성화학물질을공기중으로분비한다.또한뿌리에수분이제대로공급되지않으면에탄올,에틸렌,디비닐에테르를만든다.왜이러한일이일어나는지는아직정확히밝혀지지않았다.방어기제를활성화하는데도움이되는물질들도있긴하지만다른여러물질의효능은불분명하다.어쩌면우리가바쁜하루끝에맥주한잔을찾듯이그저긴장을완화하기위한것일지모른다.이같은물질중몇가지는지구대기에영향을줄만큼엄청난양으로분비된다.스트레스에시달리는식물과조류가온실가스를배출한다는사실이지니는함의를우리는진지하게생각해야할것이다.”―들어가는글〈잠든식물,깨어난통찰〉중에서

“식물이일으키는변화대부분은동물의번개처럼빠른반응보다훨씬느리다(하지만파리지옥의예에서보았듯이식물도필요하면속력을낸다).이러한식물이스스로어떻게움직이고성장해야할지판단할지능이없다면주변에어떤일이일어나더라도제때대응하지못할것이다.야생식물세계의극심한경쟁에서뒤처지면경쟁자의공격에쓰러지고포식자의먹이가된다.”―1장〈식물맹〉,‘운동과지능’중에서

2.식물은온몸으로사고한다
─식물의관다발계,전기신호를전달하는녹색의전깃줄
─인간과기계라는이분법을넘어서는제3의인지모델

식물은뿌리부터잎끝에이르는몸전체를통해환경으로부터정보를수집한다.빛의다섯가지스펙트럼영역뿐만아니라낮의길이와계절의변화,기온과습도,진동과염도,시간에따른영양성분변화,토양내미생물,이웃과의경쟁등수많은변수사이에서생존에최선인선택을내린다.
식물에는뇌가없지만,대신전기신호를전달하는관다발계가존재한다.이구조는동물의신경계처럼물,당,신호물질등을이동시키며정보를주고받는다.식물에서발견된세로토닌,도파민,GABA,글루탐산염과같은물질들은인간의신경전달물질과동일하다.상처를입은부위에서전기적신호가출발해식물전체로퍼지며방어기제를작동시키는과정은마치통증을느끼고대처하는동물의행동과닮았다.
뇌라는특정기관과신경세포가없는식물의사고는몸전체에‘분산’되어일어난다.뿌리에서잎까지모든부위가정보를감지하고판단하며,그에따라각자반응한다.이는인지중절반이상이다리에서일어나는문어의다중의식체계와도유사하다.인간중심의의식모델이중심제어식이라면,식물은네트워크기반분산형사고체계를보여주는것이다.AI와인지과학이주목하는새로운지능의가능성을자연은이미오래전부터구현하고있었다.
생존을목표로삼은판단에는옳고그름이명확하다.잘못된판단으로원하지않는상황에처했을때우리는당황하고,놀라게된다.이는식물에서도마찬가지다.AI는빠르게연산하지만‘예측에실패한놀라움’에적절히대응하는능력은아직미비하다.이책은분산형사고체계를지닌식물이자신이예측한결과가어긋났을때환경을어떻게탐색하고수정하는지를통해진정한인지와의식을이해하는실마리를제공한다.식물은감각기관이없지만주어진환경에서운동을통해정보를모으고,변화하는상황에자신을조율하며,생존을위한최적의판단을수행한다.이러한생물적사고방식은단순계산능력으로환원될수없다.저자는통합정보이론,생물기호학,생태심리학등다양한관점에서식물의행동을해석하며,인간과기계라는이분법을넘어서는‘제3의인지모델’로서의식물지능을제안한다.

“연구자들은애기장대의유전자를조작해세포내칼슘수치가높아지면분자가빛을내도록했다.그리고애기장대에칼로상처를내자칼슘이상처부위부터나머지부분으로퍼지면서빛이물결을이루었다.길로이팀은글루탐산염이칼슘을기반으로한전기활동의파동을일으켜세포들이방어태세를갖추도록신호를보낸다는사실을발견했다.이처럼‘포유류’의신경전달물질인글루탐산염이식물에서도통증신호를빠르게전달하듯이,신경전달물질이식물에서작용하는방식은동물에서작용하는방식과다르지않은것으로보인다.”―4장〈식물신경계〉,‘녹색신경화학물질’중에서

“토양내염분이높으면뿌리에심한스트레스가되어단백질합성을비롯한다른여러중요한과정이방해받는다.그러므로식물은염류장해를피하려고어떤일이라도해야한다.대부분은어떤곳에서안락함을느끼는지에관한내부모형과일치하는토양을찾아염류장해를막는다.이처럼식물은예측을일치시키려고한다.”―5장〈식물은생각하는가〉,‘놀라움에대한대처’중에서


3.식물지능과함께급진적이고생태적인미래를열어젖히다
─장식이나작물이아닌주체로서의식물,반려와공존의윤리
─소프트로봇,뿌리내리고생장하는인지적존재를향한상상력

인지는단순히유기체내부에서독립적으로발생하는‘능력’이아니라유기체와환경사이의지속적인상호작용속에서발생하는‘과정’이다.유기체안에서어떤일이일어나는지를따지는것이아니라,유기체가외부세계와어떻게연결되고있는지를살펴야만진정한의미의인지를이해할수있다.즉,인지는내부에‘있는것’이아니라,관계속에서‘일어나는것’이다.
오늘날인간실존의위협으로다가오는기후변화속에서식물이어떤식으로논의되는지를잠시떠올려보자.여전히인류는먹고사는문제에갇혀그저작물성장률을높일방법에만혈안이되어있다.실시간으로무너지는지구의생물권앞에서도여전히식물을“인류의이익을위해조작되고,재배되고,심지어우주로이동되는수동적자원”으로여기고있는것이다.
우리는이제이러한관점을근본적으로전환해야할시점에와있다.식물을자원으로만보지않고스스로환경을인식하고조율하며살아가는‘인지적존재’로바라본다면,식물과인간사이의관계는전혀다른과학적·윤리적지평으로나아갈수있다.이러한인식전환은기술에도영향을미쳐식물처럼환경에맞춰유연하게자라나는생체모방로봇‘그로우봇(Growbot)’의출현으로이어졌다.식물의분산형지능과구조적유연성을본뜬이기술은생명체와유사한방식으로세계와연결되는새로운기계지능의가능성을보여준다.식물처럼느리고신중하지만환경에깊이뿌리내리고조화를이루는존재방식,그것이야말로지금우리가기술과삶모두에서배워야할가장급진적이고생태적인상상일것이다.

“행동이펼쳐지는자연환경에초점을맞춘다면인지는식물뿐아니라동물에게도소유할수있는대상이아니라는사실을알수있다.인지는유기체와그주변환경간상호작용에의해발생하는무언가에가깝다.유기체안에서어떤일이일어나는지가아니라유기체가주변과어떻게연결되는지생각해야하는까닭은주변환경과의상호작용으로경험이발생하기때문이다.”―7장〈식물이된다는것에대하여〉,‘의미만들기’중에서

“스탠퍼드대학교와캘리포니아대학교산타바바라캠퍼스연구자들이개발한‘그로우봇’은잎끝이계속새로운세포를만들며성장하듯이플라스틱공기압튜브의내부중심을밖으로계속뒤집으며앞을향해성장한다.거친바닥,울퉁불퉁한표면,좁은공간에서도몸내부를뒤집으며앞으로나아갈수있다.그로우봇은표면의정전기를이용해끈끈이두장사이를지날수도있고풀로채운욕조안에서도움직일수있다.공기압의힘만으로작은틈사이를비집고들어가는그로우봇은필요에따라몸의너비를넓히거나좁힐수있다.날카로운물체에찔리더라도공기압을유지할수있다.”―9장〈녹색로봇〉,‘그로우봇’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