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떨어진 동산에서 호미와 괭이를 들자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 남은 보통 사람들의 독립운동)

꽃 떨어진 동산에서 호미와 괭이를 들자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 남은 보통 사람들의 독립운동)

$20.00
Description
광복 80년, 처음 만나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독립운동

학생, 농민, 교사, 기자, 점원, 공장노동자,
엘리베이터 보이, 비정규직 공무원, 주부, 심지어 좀도둑까지…
한 뼘 크기의 카드 한 장과 판결문으로만 남은
평범한 독립운동가 40인의 작지만 결연한 독립운동의 기록
이 책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소개하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독립운동사다.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와 판결문으로만 역사에 남은 평범한 식민지 조선인 40인의 독립운동을 조명한다. 학생, 교사, 지역 유지와 소작인, 점원, 엘리베이터 보이, 비정규직 공무원, 주부, 심지어 좀도둑까지 직업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식민지 조선 땅에서 벌어진 일상 속 저항들. 이 작지만 결연한 저항의 기록은, 특정 영웅들의 독립운동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작은 행동 역시 현재와 역사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저자

이동해

저자:이동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국제경영학과사학을전공하고,동대학대학원사학과석사를거쳐박사과정을수료했다.지은책으로할아버지의구술생애사를담은《단한사람의한국현대사》(2024)가있으며,〈해방직후대한민국임시정부의건국노선변화〉(2023),〈해방직후대한민국임시정부의통일운동〉(2024)등논문을발표했다.흑백이뒤섞인지점에흥미를느껴해방공간,무명인의이야기에관심을두고역사를공부했다.역사를활용한새로운도전을추구한다는뜻에서,무리에앞장서바다에뛰어드는‘FirstPenguin’을팔에타투로새겼다.

목차

책을펴내며

1919신동윤|3등대합실에울린만세소리
1919이시종|지하신문을들고독립을외치다
1919한범우|원주군수를질책한열여덟소년
1920이수희|배화학당의앳된독립운동가들
1920오용진|무관심에도굴하지않은만세계획
1921황웅도|고성청년의마음을하나로모으다
1921권익수|봉축회에불참할것을강권하다
1922유진희|조선의독립은무산자의손으로
1923황돈|총든강도가된혁명가
1924송병천|원산에나붙은3·1운동기념격문
1925김창준|종로거리에서무산자의세를과시하다
1926김기환|3·1운동7주년기념을선포하다
1926홍종현|6·10만세운동의숨은주역
1927임혁근|신간회익산지회설립작전
1928정동화|식민지노예교육에맹휴로항거하다
1928이도원|천황사진을빨갛게칠하다
1929최국봉|시정고발연극을상연하다
1930임종만|당진학생들이여,만세를부르자
1930최용복|대한소년들의사명을가르치다
1930권영주|현실에부딪힌혁명전사
1931서진|신사회건설을위한삼총사의도전
1932최익한|죄수호송작전을실패로만들다
1933이효정|노동운동의선두에선문학소녀
1934안천수|잡지를읽고각성한시골농민
1935송창섭|편지에담겨퍼진독립의말들
1936이홍채|민족개조론으로독립을상상하다
1936김종희|문예운동에뛰어든열혈청년
1937함용환|총독부를겨냥한삼도교의대담한계획
1937박재만|강원산골의독립인재양성프로젝트
1938양준규|일본의패전을입에올리다
1938홍순창|식민사관을반박한소학교교사
1939최영순|불온낙서를남긴엘리베이터보이
1940이제국|한낱도둑에서독립운동가로
1940박기평|중국발소식이안겨준독립의희망
1940정재철|사기꾼에게건넨독립운동자금
1941도영학|황국신민화로좌절된참교사의꿈
1941현금렬|게다신고근로보국에나선새댁
1941김철용|축구부로위장한학생비밀결사
1942이삼철|조선인이기에조선말을쓰다
1943김명화|백제의옛터에서제국주의를보다

본문의주/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1.식민지조선의평범한사람들,영웅이되다
―거대역사에가려진보통사람들의독립을위한작은실천과저항의기록
3등대합실에서만세를외친화가신동윤부터만세시위를막으려는원주군수를질책한열여덟소년한범우,식민지교육에동맹휴학으로저항한학생정동화,3·1운동기념격문을붙인인쇄공송병천,잡지읽고각성한농민안천수,총독부앞만세시위를계획한종교인함용환,불온낙서를남긴엘리베이터보이최영순,도둑에서독립운동가로변신한이제국,게다신고근로보국에나선새댁현금렬,축구부로위장한학생비밀결사를만든김철용,조선말을쓴다는이유로체포된점원이삼철….독립운동사에서지금껏한번도주목받지못한이름들이다.

이책은유명한독립운동가가아닌식민지조선땅에서일상을살아야했던평범한사람들은어땠을까하는궁금증에서시작됐다.이책은우리가흔히떠올리는유명한독립운동가나거대한항일운동의서사에서벗어나,식민지조선에서벌어진평범한사람들의일상속저항과헌신에주목한다.일제의식민통치기간에한반도에서는글자그대로'쉼없이'독립운동이펼쳐졌다.일각에서는다수의식민지조선인이일제통치에순응하며살았다고말하지만,많은조선인이통제받는식민지인의삶과일상적차별등에분노하며각자의자리에서역량껏독립운동을실천했다.

다양한신분과직업을가진보통사람들의말과행동을살펴보면독립운동이특별한누군가만의일이아니었음을깨닫게된다.제몸먹고살기에도빠듯했던그들이무엇에분노했는지,그분노가어떻게독립운동으로표출됐는지를보여주는이책은보통사람들의작은목소리와행동이쌓여시대의변화를이끌어낸다는역사적진실을증명한다.

"내가만약식민지조선의치안책임자였다면정말괴로웠을거라는생각이들었다.어떤대책을가져다써도조선독립을외치는목소리가끊임없이불쑥불쑥터져나왔기때문이다.…일각에선식민지조선이점점근대화되어간양상을부각하며,한반도에거주한다수의조선인은일제의식민통치에순응했다고말한다.그러나이말을이책에서소개하는분들의영령이듣는다면코웃음칠거라확신한다.제도가개선되고생활수준이나아지는것보다더중요한문제가있었으니,바로통제받는식민지인으로산다는점이었다.…

식민지의삶에서불의를느낀사람들은…나이가적든많든,어떤시기든상관없이이런사람들은식민지곳곳에서튀어나왔다.그리고그들의작은외침들은켜켜이쌓여독립의밑거름이된다."

―〈책을펴내며〉중에서(6,7쪽)

2.4,837장의카드에서찾아낸평범한독립운동가40인의이야기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와판결문으로재구성한작지만결연한독립운동의역사

이책에담긴이야기들은‘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서시작한다.이카드는1965년내무부치안국감식계창고에서유관순의수감시절사진이발견되면서처음주목받았다.사진의출처는일제시기에제작된6,000여장의카드뭉치였다.일제는수형자,수배자,감시대상자의정보를카드에적고사진을붙여독립운동가를탄압하고잡아들이는데활용했다.해방후한국경찰에서보관하던이카드뭉치는1980년대말국사편찬위원회로이관되며비로소‘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라는이름을얻고그역사적가치를인정받았다.복수의카드를제외하고정리된인물수는4,837명에달하며,단순범죄자18명을제외한모두가독립운동관련자다.

한뼘크기의작은카드지만그한장한장이전하는울림은작지않다.가령안창호는세장의카드가작성되었는데,1925년첫카드와1937년세번째카드를비교해보면같은사람이라고는볼수없을정도로수척하고달라진모습에그의12년을감히상상할수있게된다.또우리가이름을기억하는몇몇독립운동가외에도4,000명이넘은아주보통의평범한독립운동가의이름을불러볼수있게되었다.

이책에서는그수많은카드가운데작은카드한장으로만남은이들의이야기를추적하며새로운독립운동의서사를복원한다.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담긴수형기록과정보를기초로,판결문과수사기록,신문기사,관련연구자료등을함께살펴역사에기록되지못한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재구성하고,식민지조선의일상속독립운동을구체적으로그려낸다.아이러니하게도일제가독립운동을탄압하기위해만든이카드로,오늘날잊힌독립운동가의이름과생김새를알고새로운독립운동의역사를기록할수있게된것이다.

3.광복80주년,오늘의‘광장’과이어지는역사
―식민지일상속작은저항에서빛의혁명으로

이책을출간하는2025년은광복80주년을맞는뜻깊은해다.또한이책은2024년겨울부터2025년봄까지광장에서벌어진빛의혁명을보고겪으면서평범한이들의염원에서나오는작은행동이얼마나큰힘을발휘하는지를느낀시의성있는기획에서출발했다.오늘날광장의시민들모습에서식민지조선에서목소리를높이고행동한보통사람들의모습을상상한것이다.

“광복은평범한사람들의희생과헌신으로이뤄낸역사”라는누군가의말처럼,독립에대한희망의빛이쉬이꺼지지않은것은평범한이들의염원과끊임없는저항때문이었다.이책은불의와압제에굴하지않고저항해독립을이룬민족의계승자가바로우리라는벅참과함께평범한이들의작은행동이모여큰변화를이룰수있다는과거와현재를연결하는역사적교훈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