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11.50
Description
쏟아지는 포도주와 생의 몰락으로 그려낸 스위스 풍경

여름으로 뛰어들어 여름에 맞설 때
‘나’라는 잿더미 위로 떠오르는 새로운 삶을 만나다

《데미안》과 함께 헤세 후기 작품의 서막을 알리는,
정신의 고향 스위스에서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
데미안》과 함께 헤세 후기 작품의 서막을 알리는 소설.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이 탄생한 스위스 풍경을 그린 헤세의 그림 수록.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헤세의 자전적 작품. 주인공 ‘클링조어’는 황홀함과 욕망, 창조적인 힘과 광기, 분출하는 에너지에 매료된 화가로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그리웠다는 사실을 깨닫자 남은 생을 불태워 자화상을 그린다. “어서 오라, 사랑하는 삶아! 어서 오라, 사랑하는 죽음아”라고 울부짖으며 허락되지 않을 ‘내일’이라는 태양으로 돌진한다. 클링조어를 따라가다보면 왜 헤세의 작품이 영원한 고전의 반열에 올랐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정신적 안정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헤세가 그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40년 가까이 유럽 지성사를 탐구해온 독문학자 안인희가 정교하게 번역해 선보인다.

“여기서[《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나는 내 본성의 한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되게 표현하려 했다. 신경질적이고, 예술가적이며, 괴짜이고, 정신적으로 취약하며, 외롭고, 배고프고, 와인과 아편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힌, 근본적으로 아이로 남아 있고 삶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존재. 그리고 이 두려움을 예술로 변환시킨 존재. 다른 한쪽, 진보하는 면은 다른 형태로 다시 형성하고 가꾸어 나간다. 둘 다 나이며, 둘 다 살아 있고, 그것이 바로 나다.” _헤르만 헤세의 편지 중에서
저자

헤르만헤세

저자:헤르만헤세HermannHesse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났다.개신교선교사였던아버지와신학자가문출신인어머니의영향으로엄격한기독교적분위기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마울브론기숙신학교에입학했지만,속박이심한생활에적응하지못해신경쇠약증에걸렸고시인이되겠다는열망도강해중퇴했다.이후서점의수습점원,시계공장기술공으로일하며글을쓰기시작했으며1904년장편소설《페터카멘친트》가크게성공하며대중에게이름을알렸다.《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1919)은죽음을앞둔화가‘클링조어’가남은생을불태워마지막작품인‘자화상’을완성하는내용이다.이책을집필할당시헤세는정신적으로매우힘든시기를보내고있었는데,이를자전적소설이라는불꽃으로승화했다.《데미안》(1919)과함께헤세후기작품들의서막을알리는소설로,헤세가감각적인언어로풀어낸스위스풍경을만끽할수있으며,그림에대한헤세의열정도엿볼수있다.그밖의주요작품으로는《수레바퀴아래서》(1906),《싯다르타》(1922),《유리알게임》(1943)등이있고,1946년에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1962년스위스몬타뇰라에서뇌출혈로사망했다.

역자:안인희
한국외대에서독일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독일밤베르크대학에서수학했다.옮긴책으로는《인간의미적교육에관한편지》(한독문학번역상수상),《광기와우연의역사》,《히틀러평전》,《츠바이크의발자크평전》,《이탈리아르네상스의문화》(한국번역대상수상),《위로하는정신》,《데미안》,《돈카를로스》,《헤르만헤세의나무들》,《트리스탄과이졸데》,《바그너와우리시대》,《나르치스와골드문트》등이있고,지은책으로는《게르만신화바그너히틀러》(올해의논픽션상수상),《안인희의북유럽신화》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클링조어
루이
카레노소풍
클링조어가에디트에게
몰락의음악
8월의저녁
클링조어가잔인한사람루이에게편지를쓰다
클링조어가친구두보에게시한편을보내다
―그가자화상을그리던나날들에쓴것
자화상

해설|탐미적술꾼의최후

출판사 서평

1.갈망,집념,몰입과광기……스러져가는생에다시금지피는불꽃

마흔두살의화가클링조어가사망했음을알리며시작하는이소설은,그가죽기전에누구를만났고,무엇을그렸고,어떻게생각했는지를따라간다.그는격앙된감정으로친구들만나거나편지를보내면서자신을샅샅이뒤지고,술을들이붓고,강박적으로그림에매달린다.다가오는죽음을두려워하는동시에찬미한다.이렇게마지막작품‘자화상’을완성하려하는데…….
창작해야한다는강박.이강박을달콤하게느끼는중독.동시에이런행동이모두헛되며지는태양과함께어둠에파묻힐거라는깨달음.우리는여기서‘시간의중지’,즉예술로생의허망함에저항하고자했던태도를엿볼수있다.작품속아르메니아마법사는클링조어에게“자넨시간을중지시켰나?”라고묻는데,이질문은“예술로우리삶의허망함에맞설수있는가?”로바꿀수있다.

자네가그가방에집어넣은7월의그림은자네에게충분한가?자넨시간을중지시켰나?아무두려움없이가을을,겨울을맞이할수있나?”(78쪽)

《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은《데미안》과같은해에발표되었다.당시헤세는아내의정신병원입원,아들의중병,아버지의사망등개인적으로힘든시기를보냈고정신적쇠진을치료하기위해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스위스남부루가노일대를배회하는화가클링조어는헤세이며,클링조어가여름동안폭발적으로그린그림은헤세가1919년여름한달동안써내려간《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인것이다.헤세는이런과정을통해정신의죽음에저항했고,예술을향한열망에다시불을지폈으며,‘새로운인간’으로다시태어났다.스웨덴한림원은헤세의노벨문학상선정이유로“개인의정신적탐구와성장을다룬작품”을꼽았는데,《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을빼놓고는얘기할수없을것이다.

완전히종말로가는그의마지막작품이며두렵고도불가사의하게아름다운이그림은저여름의작업끝,전례없이작열하던저광적인작업기간마지막에,그시기의정점이자왕관으로서나타난것이다.(103쪽)

2.“우린몰락하는거야,친구들,그렇게우리운명이정해졌다네”

헤세는제1차세계대전당시전쟁의열풍에동참하지않았고배척된다.1914년에는취리히신문에〈오,친구들,이런말은하지마라!〉라는제목의호소문을게재하기도했다.전쟁은헤세에게무엇을가져다주었을까.그는1919년한친구에게보낸편지에서수년간작가로서성과에만족해왔지만이제완전히새롭게검토할필요성을느낀다고말한다.《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에도이런태도가잘드러나는데,클링조어는자신의얼굴안에다가“멸망하는자,몰락하는자,자신의몰락에합의한자의얼굴”을,“죽어가는,죽기를바라는유럽의인간”을그려넣는다.자신의자화상이자시대의자화상인것이다.세계곳곳에서전쟁이끊이지않고,미래가불확실성으로치닫는오늘날우리는《클링조어의마지막여름》을통해나의자화상과세계의자화상을그려볼수있다.오늘날의우리가우리의무엇을죽여야할지,무엇으로재탄생해야할지“우리자신의것이던모든게죽었지”라고토로하던클링조어와함께고민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