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장식품이기를거부하고‘나의일’을개척한여성
“글을썼다기보다비명을지른것같다.”
버지니아울프가전율한페미니즘에세이〈카산드라〉국내첫소개!
『플로렌스나이팅게일』은가부장제에관한날카로운통찰과비판을담은나이팅게일의페미니즘에세이〈카산드라〉를국내최초로번역,소개한다.그리스신화속인물인카산드라는뛰어난예지력을지녔으나아폴론의구애를거절해누구도그의예언을믿지않는저주를받은예언자다.나이팅게일은비운의예언자카산드라에자신을투영한다.“너무이른시기에홀로깨어난사람은침묵과외로움속에방황할수밖에없다.”라며19세기의관습에갇힌자신의운명을비관함과동시에그것을깨부수고자몸부림친다.
젊은시절(32세무렵)집필한이에세이에서나이팅게일은“열정,지성,윤리적실천력,여성은이세가지를만족할만큼누린적이없다.냉랭하고억압적이며보수적인사회에서는그럴수없다.”라고남성중심가부장제를통렬히비판했다.
이무렵나이팅게일은간호사가되겠다는결단을내렸으나가족의극심한반대에부딪히고있었다.당시간호사는더럽고비천한일로여겨졌기때문에귀족가문으로서는이를수치로여길수밖에없었다.또한사교계에서빛나고싶다는욕망이그에게없었던것은아니다.그러나결혼하는순간가정생활에갇혀야한다는사실,간호사라는사명과결혼한삶이양립할수없다는사실을나이팅게일은잘알았다.그리하여그는모든청혼을거부하고,독신을선언한다.
〈카산드라〉를집필하고1년뒤,나이팅게일은간호사이자병원경영인으로런던여성병원에부임한다.그리고얼마지나지않아그의이름을세상에알리게될스쿠타리야전병원으로향하게된다.〈카산드라〉는개척자나이팅게일의출발점이라할수있는에세이로,그의생애를깊이이해하는데중요한문헌이다.세상을향한분노와냉소를품었던냉철한지성으로서나이팅게일을새롭게만날수있는흥미로운텍스트이기도하다.“여성들이여,깨어나라.잠들어있는그대들모두,눈을떠라!”라고외치는나이팅게일의목소리는19세기로부터도착한예언이라할만하다.
간호학의기원이된고전〈간호에관하여〉
다음세대를향한〈간호사들에게전하는말〉
나이팅게일이살던시기병원은병을고치는곳이라기보다는죽음을기다리는수용소에가까웠다.간호사는돈이필요한사람들이하는비전문적이고천한노동으로여겨졌으며,찰스디킨스를비롯한소설가들은간호사를‘술에취한노파’로묘사하기일쑤였다.그러나나이팅게일에게간호란단순한노동이아니라관찰과판단,책임이결합된전문성을요하는일이었다.
〈간호에관하여〉는19세기중반의이러한무지와편견에맞서며건강과간호의기초를알리고자집필되었다.환기,위생관리,환자의정서적안정등간호를구성하는항목을나누어주의사항을안내했으며,간호란치밀한관찰을바탕으로환경을통제하고관리하는일임을역설했다.출간첫달에만1만5,000부이상판매된베스트셀러였으며,이후10개이상의언어로번역된이책은현대간호학의기초를확립한기념비적문헌이다.
의생물과학박사과정을수료한번역가김보은은당대의료지식의한계와오류를정확하게짚으면서맥락을살리는데심혈을기울였으며,이로써우리는시대를넘어빛나는이고전을더깊이이해할수있게됐다.
〈간호에관하여〉에서나이팅게일은치료와간호를구분해의학과는구별되는간호의독립성을강조했다.또한진정한간호가이루어지려면시설과제도가뒷받침되어야한다는점을밝혔는데,1871년에발표한통계보고서〈산부인과병원에관한서설〉에서는당시영국과프랑스의병원구조와사망률을분석해이상적인산부인과병동모델을제시하기도했다.〈간호에관하여〉와나이팅게일이집필한주요보고서는데이터과학자이자보건위생전문가,병동설계자,행정가로서그의탁월함을보여준다.
1860년나이팅게일은최초의근대식간호교육기관인나이팅게일간호훈련학교를설립했다.체계적이고전문적인교육이이루어지도록기틀을잡아간호를전문직으로격상하고자힘썼다.〈플로렌스나이팅게일이간호사들에게전하는말〉은나이팅게일이매년이곳학생들에게전한서신과연설을모은것으로직업의식,간호윤리,동료와의우정,리더십에관한조언이담겨있다.돌봄노동의저평가,성별임금격차라는해묵은과제를안고있는우리에게160년전나이팅게일의통찰과메시지는여전히유효하다.
오늘날병원의위생관리·환자기록시스템·간호교육제도등의출발점이었던,선구적안목과집념,추진력을갖춘개혁가나이팅게일.『플로렌스나이팅게일』은시대의혁신적리더였던그의삶과유산을가장온전하게만날수있는정전이다.19세기의억압,무지,무질서를돌파하고변화를만들어낸강인하고냉철한영혼나이팅게일의진짜목소리와업적을만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