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 리노블 1

습기 - 리노블 1

$16.80
Description
총상금 1억, 〈장르문학 IP 공모전: 리노블 시즌1〉
대상의 마태 작가 《습기》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동시 론칭!
총상금 1억, 〈장르문학 IP 공모전: 리노블 시즌1〉 대상 수상작인 마태 작가의 《습기》가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으로 동시 출간됐다. 〈장르문학 IP 공모전: 리노블 시즌1〉은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해피북스투유’가 국내 NO.1 웹툰 제작사 ‘투유드림’, ‘CJ ENM’, ‘밀리의 서재’와 공동으로 주최, 진행한 국내 최대 규모 장르문학 공모전이다. 주최사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수한 IP를 발굴하여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웹툰, 영상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벨류 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습기》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들과의 추격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심리 싸움 등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주요 배경을 대단지 아파트로 설정한 것과 밤 시간 아닌 낮 시간을 택한 것, 사람이 많이 밀집한 열린 공간에서 사건을 전개시키는 대담함으로 기존 장르소설과의 차별점을 두었다. 심사위원 이미예 소설가(《달러구트 꿈 백화점》) 역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캐릭터, 영리하게 숨어있다가 등장하는 소설적 장치들이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고 평하며, “클라이맥스 이후에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게끔 탄탄하게 쌓아 올린 구조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리노블 시즌1’ 대상 수상작인 《습기》는 공동주최사와 협업을 통해 웹툰과 영상, 오디오 드라마 등으로 다양한 매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저자

마태

어렸을때부터음습한이야기만을좋아했다.대학을졸업하고사회인이되고나서도그런이야기들을찾아헤매는버릇을고치지못했다.비슷한취향을가진사람들이읽을수있는작품을계속해서쓰는것이목표다.‘장르문학IP공모전리노블시즌1’대상수상을계기로본격적인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

목차

1장손없는날
2장친구
3장도둑
4장언덕에는햇빛이들지않는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정체를알수없는단체채팅방의초대메시지,
내면깊숙이숨겨두었던불안의틈을파고드는유혹의손짓,
범인과아이들의흔적을지운신도시‘드림힐’

기적과도같은청약당첨으로신도시신축대단지아파트인‘드림힐’에입주하게된워킹맘미연.기자인남편정우와초등학생인아들지호와함께행복한삶을꿈꾸며‘드림힐’로이사한다.본격적인신도시생활에적응하기위한미연은한시간이상더걸리는출근시간과새로운학교에적응해야하는지호를위해고군분투하지만,남편의무관심과시댁의지나친간섭으로힘든시간을보낸다.
그러던어느날,미연은정체를알수없는단체채팅방에초대되고,거기서만난지호의같은반친구학부모인영희엄마와인사를나눈다.바로위층인1402호에산다며지나치게친밀감을표현하는영희엄마에게미연은거부감을느끼지만,미연의퇴근이늦을때마다지호를돌봐주는영희엄마에게점점의지하게된다.

미연은새집마련축하를겸한회식때,동료들이‘드림힐’인근에서연속적인아동실종사건이벌어졌다고수군대는소리를듣고기자인남편정우에게물었지만,정우는그저루머에불과한사건이라고일축한다.지호역시영희네집에서지내는시간이많아지면서공책에이상한주문을빽빽이쓰거나외우고,과도하게식탐을보이는등이상한행동이늘어만간다.하지만맞벌이부부라는현실때문에마땅한해결방안을찾지못한채아등바등할뿐이다.

모처럼휴가를내고지호와근처쇼핑몰에있는키즈카페에놀러간미연은,그곳에서단체채팅방에있던준서엄마와시후엄마를만난다.반가운마음에인사를건넸지만,냉랭한둘의태도에미연은당황한다.직장때문에지호친구부모들과교류할기회가없었던미연은어떻게든이기회를놓치지않으려같이차를마시자제안하고,단체채팅방등그건의일에대해자연스럽게이야기를꺼낸다.하지만미연의말에준서엄마와시후엄마는크게당황하고,단체채팅방의존재에대해서도전혀알지못하는일이라고말한다.둘에게그간의사정을들은미연은모든배후에영희엄마가있음을직감하고미연의집위층인1402호로달려가초인종을누른다.

■추천사

“익숙했던것들이어두운숨은얼굴을보이며음습하게조여온다.”
―이우혁소설가(《퇴마록》)

클라이맥스이후에도긴장감이떨어지지않게끔탄탄하게쌓아올린구조가단연돋보이는작품이다.
―이미예소설가(《달러구트꿈백화점》)

파국을다루면서도기괴한분위기와심리에초점을맞춰몰입감을높이는데성공한소설이다.
―박문영소설가(《주마등임종연구소》)

사소한불안감으로시작된이야기가점점미스터리한사건으로연결되는지점이매우흥미로롭다.
―박신우영화감독(〈국민사형투표〉)

■책속에서

미연은달라진창밖의풍경을보며자신의선택이옳았다고확신했다.‘어차피안될것같다’고시큰둥해하는정우를설득해청약을넣은것은자신이었다.기적적으로당첨된후잔금을치르기위해분주하게움직이고시댁에까지손을벌렸다.40년된21평짜리아파트전세금을마련해주면서도지호가다섯살이될때까지으스대던시어머니의콧대가앞으로몇년동안치솟을지상상하면아찔한일이었으나,친정과연을끊다시피한미연의입장에서는뾰족한수가없었다.
죽은남편의연금으로살고있는시어머니는이런저런싫은소리를늘어놓았지만,결국에는이사비용까지넉넉하게얹은돈을보내주었다.요즘같은때에30대부부가신도시에위치한신축아파트를갖는다는게얼마나힘든일인지잘알고있었기때문이다.서울은아니지만,동명시는경기남부의신도시중하나로대형쇼핑몰이니산업단지니하는개발호재로언론에도자주등장했던곳이다.청약당첨이아니었다면,이런곳에이사가는일은미연과정우의연봉을몇년간고스란히모아도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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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으로나온미연은잠시당황했다.아파트구조가생각보다복잡했기때문이다.외부인에게각동의입구와시설들을공개하지않으려는듯폐쇄적으로돼있어,집의베란다에서한눈에내려다보였던놀이터도두번이나구부러진길을지나쳐서야나타났다.어디가몇동인지알수없도록불친절하게세워진건물들자체가드림힐아파트단지를외부와완벽하게분리하고내부를섬처럼존재할수있도록감싸고있다는느낌이들었다.
놀이터너머회색돌로지어진정사각형의창고비슷한건물이미연의눈에들어왔다.아마저곳이경비실일것이다.미연은놀이터를가로질러경비실로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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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능력과재력에대한약간의자랑과과시가섞여있는이야기였다.미연은거기에는별로신경이쓰이지않았다.그녀의신경을빼앗는것은채윤엄마의태도였다.
그녀는일부러수다스러운척을하고있었다.늘어놓는말도두서가없었다.마치,앞서했던이야기를듣지못한사람처럼행동하려는것같았다.‘드림힐’이라는단어가미연의입에서나오기전까지는그런모습이보이지않았다.
드림힐아파트가왜요?미연은그렇게말을하려고했지만,곧키즈카페영업이종료된다는안내방송이흘러나왔고잠시후에는정우가채윤이와지호의손을잡고돌아왔다.채윤엄마는학교에서볼수있으면좋겠다는말과어울리지않게어색하게웃는얼굴을만들어보인후채윤이와함께집으로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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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도회참석을위해교구장의집을찾은다경은먼저도착한이들과돌아가며인사를나누었다.하나같이친절하고웃는얼굴이다.다경은그따뜻함이좋았다.거실에는이미열명가까이되는사람이둥글게원을만들어앉아도란도란이야기를나누고있었다.다경도그틈에끼어앉기위해엉거주춤허리를숙였다.그러자사람들이조금씩엉덩이를움직여자리를마련해주었다.
“감사해요.”
다경은옆자리에앉은남자에게가볍게고개를숙이면서말했다.
그가말없이다경을내려다보는것이느껴졌다.그녀는남자와눈을마주치고상냥하게웃었다.
“그럼,시작할까요.”
누군가가그렇게말하자둘러앉은사람들이고개를끄덕였다.거실은곧고요한침묵에잠겼다.다경도조용히숨을고르며명상에빠져들었다.
“아아아아아!”
얼마지나지않아,다경의맞은편에있던여자가큰소리로고함을치기시작했다.그것을시작으로사람들의아우성이시작됐다.제자리에서펄쩍펄쩍뛰는사람도있었고,옷을찢으며울부짖는사람도있었다.땅에엎드려엉덩이를하늘로치켜올린채크게웃는사람도있었다.누구하나옆사람을신경쓰지않고마음껏자신을표현했다.
그야말로‘행복’의‘실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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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앞이라그런지,카페안을채운것은대부분엄마들이었다.유모차를옆에둔테이블도있었고,유치원가방을멘채빵을먹고있는여자도보였다.
그들의공통점은각자‘무리’를형성했다는것이다.테이블에혼자앉아있는여자는한명도없었다.작게는둘,많게는다섯까지짝을지은채대화를나누고있었다.웃는곳도있었고분위기가가라앉은곳도있었다.그모습은교실의풍경과도비슷했다.새학기가시작되면저마다소속될수있는친구무리를만들기위해애쓰는것처럼엄마들도나름대로의집단을형성해정보를공유하는것이다.
그렇다면미연은어떤가.그녀는다시한번영희엄마를보았다.영희엄마가이따금입을열면주변의시선이그녀에게로쏠렸다.그들의눈빛에서는놀라움과당혹,약간의조롱이
엿보였다.미연이영희엄마에게서느낀것과비슷한점을다른이들도느끼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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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시아동실종’을입력하니몇개의기사가떴다.온갖키워드가뒤죽박죽얽힌기사들속에서원하는것을찾아내기란,사람들이엉망으로헤집어놓고간싸구려할인매대에서상품을골라내는것만큼번거로웠다.
몇개의기사를클릭해보고나니간신히맥락이파악됐다.
지난주말에실화를기반으로한범죄다큐멘터리프로그램에서동명시에서일어난연쇄아동실종사건에대해다뤘다고한다.미연이이사로여념이없었던동안이었으니모를만도했다.
다시말하면,여기에서아이들이연이어실종되었다는시누이의말또한사실이라는것이다.미연은조금불안한기분에사로잡혔다.
방송에따르면,첫번째실종사건이일어난시기는10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동명시서하동에서보호자의부주의로다섯살이던김소영(가명)양이실종되는사건이발생했다.아파트신축이야기가나오고있던서하동은치안이좋지않았던것으로알려졌다.결국소영양은싸늘한시신으로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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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미연의입에서앓는듯한신음이흘러나왔다.그녀는스마트폰을찾아플래시기능을켜고붙박이장의벽면을비추었다.세로로길쭉한노란색종이위에알수없는구불구불한글자가붉은색으로쓰여있는,틀림없는부적의모양이었다.그미친여자가무슨의도로이걸붙여놓은걸까.
미연은그것을당장떼내려고하다가멈칫했다.떼버리면,영희엄마가이걸붙였다는증거가사라진다.지금당장영희엄마를찾아가따져도그녀는발뺌할것이다.일단이대로놔둔다음확실한책임을물을수있을때까지기다리는것이나을듯했다.미연은쭈그리고앉아벽면의부적을스마트폰으로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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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야…….”
미연은조심스럽게지호를불렀다.공기가적막에잠겼을뿐,아무런대답도들려오지않았다.
“이지호.”
그녀는이번에는좀더큰소리로지호를불렀다.역시답은없었다.미연은그대신안방에서희미한인기척이난것을들었다.
“지호야!거기있니?”
미연은황급히안방으로다가갔다.손잡이를흔들어봤지만잠겨있었다.미연은마구방문을두드렸다.
“지호야!이지호!엄마야.있으면대답해!”
미연은방문에몸을붙인채지호의이름을정신없이불렀다.주먹으로방문을쾅쾅두드리던그녀는문득움직임을멈췄다.
안쪽에서뭔가를끄는소리가들렸다.슥슥,스치는소리는맨발이방바닥과마찰할때의소리와비슷했다.그리고점점가까워졌다.
방안의누군가가문으로걸어오고있다.
그것을깨달은미연은문으로부터몇발짝물러섰다.동시에방문이천천히열렸다.
“…….”
마침내안에서누군가가모습을드러냈다.
“…….”
정우가미연을바라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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