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우공의 길

심상정, 우공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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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심상정, 촛불과 함께 분투한 지난 8년을 말하다
우리 사회의 진보를 고민하는 모든 시민께 전하는 이야기

우리가 지나온 발자국을 믿으며 미래를 향해 걷는다
2010년대 한국사회는 ‘혐오의 시대’라고 할 만큼 성별, 세대, 소득 등에 따른 갈등이 깊어졌다. 공론장이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비난과 증오가 일상화된 채로 변질되어 버렸고, 타협과 조정이 필수인 정치 또한 ‘팬덤 정치’라는 신조어와 함께 인물만 남고 정책과 의제가 사라졌다. 20대 대선과 정권교체를 거치며 정당 간, 진영 간 대화의 분위기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한쪽의 독식을 막고자 중간지대 없는 양당 구도가 고착화되었고,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고 정책을 제시해야 할 정치의 기능은 자연스럽게 저하됐다. 2024년 현재 결국 한국 정치가 줄 수 있는 효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다.

지금과는 달리 2016년 말부터 2017년까지는 최근 들어 진보정치의 활약이 가장 컸던 시기였다. 탄핵 국면과 19대 대선을 거치며 전례 없이 열렬한 시민들의 성원에 힘을 얻은 정의당과 심상정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노동, 여성, 청년, 환경 등 공론장과 여의도에 진보적 의제를 던지며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으로 활약했다. 한동안 진보정치에 순풍이 부는 듯했으나, 2020년 심각한 구조적 모순에 직면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답정너’ 소선거구제에 균열을 내는가 했으나, 여야 4당이 합의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미완의 개혁이 위성정당이라는 희대의 꼼수로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정의당과 심상정은 크게 좌절했고,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다시 일어서고자 했다. 24년 전 민주노동당을 창당할 때부터 고난의 길임을 알고 시작한 일이었다.

진보정치의 토양이 어느 곳보다 척박한 사회, 다수를 위한 의제를 제시하는 정치인의 개인적 역량과 그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유권자의 결집이라는 측면에서 심상정은 정치 입문 후 20년간 능력을 입증해왔다. 의제 중심의 문화와, 공존과 미래를 고민하는 정치 성향은 진보의 특징이다. 진보가 그 역할을 다시 보여줘야 하는 지금, 여전히 현역인 심상정의 비전을 대담으로 정리한다.

저자

심상정

저자:심상정

경기도파주에서2남2녀중막내로태어났다.선생님을꿈꾸며서울대학교역사교육과에들어갔다.『전태일평전』과야학에서노동자를만나노동운동에직접뛰어들었다.구로동맹파업을주도해여성정치사범가운데최장기수배자로살았다.금속노조의사무처장으로서산별중앙교섭을통해국내최초로‘주5일제’를견인해‘철의여인’이라는별명을얻었다.

2004년민주노동당비례대표로정계에입문해재벌과맞서며기득권정치를바꾸기위해전력을다했다.진보정당최초의4선의원이자,지역구3선의원으로일했다.복지국가의이상을대한민국의상식으로만들고,일하는시민들이당당한나라,사회적약자와소수자가제목소리를내는세상을앞당기는데앞장섰다.특히촛불혁명의최선봉에나서국민여러분께‘심블리’라불리는영광을얻었다.

정치숙련공심상정은워커홀릭이다.오로지국민에게만빚을졌다는자부심으로일한다.끊임없이공부하는정치인심상정은국민께‘주4일제’를선물드리고자밤낮없이일한다.기후위기와불평등에맞선진보정치의다음과제를위해고심하며밑그림을그리고있다.불모의정치양극화시대를끝내고다당제연합정치의미래를열고자정치개혁에매진하고있다.



엮음:구영식

월간〈사회평론길〉과월간〈말〉을거쳐〈오마이뉴스〉까지27년차기자.저널리즘과기자의역할은‘전체의진실추구’라는‘이상’보다는전체의진실에가까워지기위해‘한조각의진실’이라도찾아야하는‘현실’에있다고생각한다.한국인터넷기자상(한국인터넷기자협회),이달의기자상(2회,한국기자협회),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온라인뉴스혁신부문,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제1회인터넷선거보도상(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한국언론학회),올해의기자상(민동포럼)을수상했다.저서로는『한국의보수와대화하다』『시민을고소하는나라』『한조각의진실:30년NHK기자천학범의한국현대사증언』『검사와스폰서,묻어버린진실』『표창원,보수의품격』『대한민국,진보어디로가는가』『국세청은정의로운가』『나의MB재산답사기』가있다.

목차


1촛불혁명,담대한희망
1-1촛불청년의외침
1-2개혁의창끝과능선위노란빛
1-3능동적개혁공조,노회찬·심상정의공동기획

2조국사태,진퇴양난의딜레마
2-1개혁과반개혁,특권과반특권
2-2강남과좌파의결별
2-3트라우마

3위성정당,거대한좌절
3-1선거법개정의산통
3-2위성정당과똥물
3-3노회찬의물구나무

4대선,외로운촛불의투쟁
4-1180석의부메랑
4-2정의당의혹독한겨울
4-3대선,개혁복원의마지막소임

5정치개혁,나의소명
5-1노무현이라는교과서
5-2여러분을존경하지않는다
5-3인저리타임의기적

6고양시덕양구,대한민국정치1번지
6-1초심의공간에서배운것들
6-2집권보다더큰꿈을꾸면서

7정의당,국가의부지런한왼손
7-1자부심과자모인모
7-2심상정인데,그정도로싸워서되겠어?

8전환의시대,전환의정치
8-1생태복지국가의비전
8-2청년소멸국가
8-3기후정치의시대

저자후기

부록
2017년19대대선출마선언문
2021년20대대선출마선언문
2023년선거제개편전원위원회연설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우리가민주노동당을창당할때부터진보정당의전망에대한사회적통념은지극히비관적이었다.‘대통령중심에양당체제하에서제3의길은없다.노회찬·심상정은민주당의왼쪽방을차지하라.’그런조언이쏟아졌다.우리는분명진보정치의길이어려운길이라는것을알고시작했다.
그러나‘우리는권력보다더큰꿈을가지고있다’라고호기롭게선언했다.우리의진보정치가변방의비주류시민들과함께주류로나아가는창조의길이될것이라고굳게믿었다.우리사회보통시민들의확고한지지를받아유력정당으로발돋움하겠다는신념을가졌다.
---p.85,「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내정치인생에서가장쓰라린시간이었다.위성정당사태는거대한좌절감을안겨주었다.
언젠가우리형부가한말이떠오른다.“처제가하려는당은‘맹지(盲地)’처럼보이네.아름답지만슬프네.”사방이사유지로막혀길이없는땅을맹지라한다.맹지까지길을내려면결국길목에있는다른땅주인들의허락과협조가필요하다.진보정당이교섭단체가되려면양당의허락을받아야하는상황과정확히맞아떨어지는비유였다.
내가답했다.“그아름다운맹지에정치적으로소외된수많은시민들이살고있습니다.그분들과함께반드시길을낼겁니다.”선거법개정으로아름다운맹지에도로를내는것이우리진보정치20년의숙원과제였다.바로그것이좌절된것이다.
나는위성정당이없었다면15%의지지로최대25석까지가능할것이라봤다.준연동형제가제대로적용되는선거였다면,국민께서“이번에내가표를주면정의당이교섭단체가되겠네”라며망설임없이기쁜마음으로지지했을거라고본다.
---p.87-88,「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혼미한상황에서장례절차회의를마친새벽1시,내심경을페이스북에남겼다.“나의영원한동지,노회찬.그가홀로길을떠났습니다.억장이무너져내린하루가그렇게갔습니다.”이말외에는아무것도생각나지않았다.
(중략)거의열병처럼장례를치르며노회찬을보내고나서도난현실감이없었다.그냥노회찬이어디먼데출장간것만같은느낌이었다.“저런선택을하기까지그칠흑같은어둠속에서얼마나고독한시간을보냈을까?”이런생각에이르면그냥넋이나간사람처럼눈물만나오고그랬다.
(중략)진보정치의영원한동지가홀로떠났다.우리가함께하자고약속하고걸어왔던일들이주마등처럼스쳤다.나는그저막막하기만했다.
---p.89-91,「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존경하는국민여러분,
승자독식선거제도개선없이제3의정치세력의성장은가능하지않습니다.또‘정치적내전상태’라고까지불리는사생결단의정치로는극심한불평등,지역소멸,인구절벽,기후위기등국가적명운이달린문제를조금도해결할수없습니다.정치인들의착한선언만으로는불가능합니다.대화와타협의민주주의를뒷받침할수있는제도개혁이필수적입니다.시민의더나은삶을위해서,정의로운대한민국의미래를위해서,사력을다해정치를바꿀수있도록,국민여러분께서제도개혁에큰힘을실어주실것을간절하게요청합니다.
승자독식소선거구제는36년양당체제의철옹성이었습니다.단한표가당락을가르기때문에선거때마다절반에가까운표심이버려졌습니다.국민을닮아야할국회가처음부터유권자절반을배제하고구성됐던것입니다.이런낮은비례성을보완하기위한제도가바로비례대표제입니다.그비율은고작15.7%에불과해서보완기능이매우취약했습니다.10%정당지지율로2%의석만차지하는가하면은,특정지역에서는50%대지지율로90%의석을독점하기도합니다.가장공정해야할선거제도가가장불공정한결과를낳고있습니다.이를방치하고도1인1표의등가성을원칙으로삼는국민주권주의가제대로작동되고있다고감히말할수있습니까?
---p.275-276,「부록2023년선거제개편전원위원회연설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