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우리가민주노동당을창당할때부터진보정당의전망에대한사회적통념은지극히비관적이었다.‘대통령중심에양당체제하에서제3의길은없다.노회찬·심상정은민주당의왼쪽방을차지하라.’그런조언이쏟아졌다.우리는분명진보정치의길이어려운길이라는것을알고시작했다.
그러나‘우리는권력보다더큰꿈을가지고있다’라고호기롭게선언했다.우리의진보정치가변방의비주류시민들과함께주류로나아가는창조의길이될것이라고굳게믿었다.우리사회보통시민들의확고한지지를받아유력정당으로발돋움하겠다는신념을가졌다.
---p.85,「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내정치인생에서가장쓰라린시간이었다.위성정당사태는거대한좌절감을안겨주었다.
언젠가우리형부가한말이떠오른다.“처제가하려는당은‘맹지(盲地)’처럼보이네.아름답지만슬프네.”사방이사유지로막혀길이없는땅을맹지라한다.맹지까지길을내려면결국길목에있는다른땅주인들의허락과협조가필요하다.진보정당이교섭단체가되려면양당의허락을받아야하는상황과정확히맞아떨어지는비유였다.
내가답했다.“그아름다운맹지에정치적으로소외된수많은시민들이살고있습니다.그분들과함께반드시길을낼겁니다.”선거법개정으로아름다운맹지에도로를내는것이우리진보정치20년의숙원과제였다.바로그것이좌절된것이다.
나는위성정당이없었다면15%의지지로최대25석까지가능할것이라봤다.준연동형제가제대로적용되는선거였다면,국민께서“이번에내가표를주면정의당이교섭단체가되겠네”라며망설임없이기쁜마음으로지지했을거라고본다.
---p.87-88,「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혼미한상황에서장례절차회의를마친새벽1시,내심경을페이스북에남겼다.“나의영원한동지,노회찬.그가홀로길을떠났습니다.억장이무너져내린하루가그렇게갔습니다.”이말외에는아무것도생각나지않았다.
(중략)거의열병처럼장례를치르며노회찬을보내고나서도난현실감이없었다.그냥노회찬이어디먼데출장간것만같은느낌이었다.“저런선택을하기까지그칠흑같은어둠속에서얼마나고독한시간을보냈을까?”이런생각에이르면그냥넋이나간사람처럼눈물만나오고그랬다.
(중략)진보정치의영원한동지가홀로떠났다.우리가함께하자고약속하고걸어왔던일들이주마등처럼스쳤다.나는그저막막하기만했다.
---p.89-91,「3-3노회찬의물구나무」중에서
존경하는국민여러분,
승자독식선거제도개선없이제3의정치세력의성장은가능하지않습니다.또‘정치적내전상태’라고까지불리는사생결단의정치로는극심한불평등,지역소멸,인구절벽,기후위기등국가적명운이달린문제를조금도해결할수없습니다.정치인들의착한선언만으로는불가능합니다.대화와타협의민주주의를뒷받침할수있는제도개혁이필수적입니다.시민의더나은삶을위해서,정의로운대한민국의미래를위해서,사력을다해정치를바꿀수있도록,국민여러분께서제도개혁에큰힘을실어주실것을간절하게요청합니다.
승자독식소선거구제는36년양당체제의철옹성이었습니다.단한표가당락을가르기때문에선거때마다절반에가까운표심이버려졌습니다.국민을닮아야할국회가처음부터유권자절반을배제하고구성됐던것입니다.이런낮은비례성을보완하기위한제도가바로비례대표제입니다.그비율은고작15.7%에불과해서보완기능이매우취약했습니다.10%정당지지율로2%의석만차지하는가하면은,특정지역에서는50%대지지율로90%의석을독점하기도합니다.가장공정해야할선거제도가가장불공정한결과를낳고있습니다.이를방치하고도1인1표의등가성을원칙으로삼는국민주권주의가제대로작동되고있다고감히말할수있습니까?
---p.275-276,「부록2023년선거제개편전원위원회연설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