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합계출산율0.7,그리고다가올0.6의의미
삶의질저하-저출생-지역축소-경기침체-국방력저하
재난의도미노를맞이할대한민국
한국이본격적으로저출산·저출생시대를맞게된시기는대략2000년대초반으로짐작된다.2004년1.18이었던합계출산율은2015년을기준으로급격하게감소하여2023년에는0.7로추락했다.2015년45만명이던출생아수도2022년까지30만명이하로43.2퍼센트감소하였고이는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최하위로분류된다.정부는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통해2006년부터지금까지총4차례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내놓았지만15년이넘는기본계획기간동안출산율은뚜렷한반등없이지속적으로하락하고있다.다가오는미래에한국은곧출산율0.6을마주하게될지도모른다.한국이“초저출산·초저출생”시대에진입했다해도과언이아닌이유다.
인구가넘치는시대에사람이줄어드는게무슨문제일까.아이가태어나지않으면사람이있는모든곳에나비효과처럼문제가생길수있다.먼저취업활동인구가감소하면서부양받아야할노인인구는급증하고이로인한청년들의부양부담은가중된다.군대도예외는아니다.현재출생하는남아의수를고려할때50만대군은현실적으로불가능한꿈이다.지역상권은어떤가.학교가줄어듦과동시에주변상권은축소되고수도밀집현상은더욱심화된다.아이를낳을수있는사람,낳을수없는사람,도심의인프라를누릴수있는사람과없는사람과의간극또한더욱깊어지고있다.저출생은비단아이울음소리가들리지않는마을을만드는데그치지않고각자도생사회로몸살을앓는한국을벼랑으로떠밀고있다.
피로,박탈,포기,불일치의시대
각자도생권하는사회
한국의출산율은왜끝없이하락하고있을까?1차~2차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서는저출산의이유를‘돌봄공백’으로보고10년동안어린이집수를획기적으로늘렸다.3차기본계획에서는‘비혼경향의확대’를주요인으로삼아청년지원이확대됐다.그러나저자는2006년에서2020년에이르는1차~3차기본계획이공통적으로‘출산을장려’하는흐름을보였다고지적한다.이는압축적근대화를통해산업사회가된한국정부가여전히“국가가투자할테니따라오라는식의투입산출식관점”을유지하고있는것으로,앞서2022년노벨경제학상을수상한클라우디아골딘교수가한국의저출생에관해‘한국이고도경제성장으로인한부조화’로몸살을앓고있다고지적한바있듯한국이근대를벗어나후기산업사회로진입하였음에도정책이시대변화를충분히반영하지못했음을보여준다.
이책에서밝히는저출생의근본원인은터무니없이낮은삶의질이다.우리삶의질을결정짓는주요요소는물질적“필요조건”과삶의만족도로설명되는“충분조건”으로이루어지는데,두요소가충족되면“행복”상태,삶의만족도만이라도높다면“적응”상태,경제적으로어렵지않으나삶에만족하지못한다면“불일치”상태,두요소모두가지지못했을때사람들은“박탈”상태에놓인다.한국에서는중산층을포함한대다수의국민이불일치와박탈상태에놓여있어만남과가정보다각자의삶을구제하기위해더많은노력을기울이게된다.비혼지향인구가늘고아이를낳더라도한명만낳는이유가여기에있다는것이다.
돌봄공백을메꾸는이는누구인가
출산의주체,여성의삶을배제할수없는이유
돌봄공백은저출생의또다른요인중하나다.이에한국에서도영유아기사회적돌봄체계를위해많은노력을기울였다.어린이들을저녁까지맡아주는기관이대폭확대되었으며유보통합으로유치원의돌봄책임또한강화될예정이다.그러나“초등돌봄절벽”은여전히남아있다.‘태권도학원이부모들의구세주가되었다’는한탄은초등학교에들어가는순간부터아이들이저녁에갈곳이없어지고사교육비지출이점점늘어나는악순환을보여준다.
무엇보다큰문제는출산으로인해여성의삶이크게바뀐다는점이다.아이가가장많은도움을필요로하는유아기에먼저육아휴직을쓰는이도엄마이고,엄마가여건이어려워지면시어머니혹은친정어머니가돌봄을분담한다.또한출산은여성의성별임금격차와경력단절의요인이되기도한다.이는여성의취업생애주기를나타내는‘M자형곡선’이설명해준다.남성의취업생애주기가완만한고원형을보이는것에비하면,여성은출산을기점으로고용률이현저하게떨어지는위험을안고출산을결심한다.공교롭게도2015년을기점으로한국의출산율이급격히하락하던시기와‘독박육아’라는용어가널리퍼진시기또한일치한다.
0.6의공포가희망이되려면
삶의질을높이는‘대한민국대개조프로젝트’
이토록문제가산재해있다면,무엇을어떻게변화시켜야할까?저자는사회소생의단서를서유럽복지국가의사례에서찾는다.프랑스,영국,독일,스웨덴등서유럽국가들의출산율은한국과마찬가지로여성의사회참여가확대됨과동시에하락하기시작했다.이들국가는사회적돌봄체계를치밀하게설계하고보완하는것으로출산율의계곡을통과할수있었다고저자는말한다.그러나보편적사회보장제도가어느정도완성된상태에서저출산문제가대두된이들과달리한국의경우사회적돌봄체계와보편적사회보장제도두마리토끼를한번에잡아야하는어려운상황에직면해있다.그야말로자원과시간을아낌없이쏟아부어대한민국대개조를감행해야하는것이다.
대한민국대개조는어떻게가능한가?이책에서는한가지방법으로저출생의위기를해결할수있다고단언하지않는다.오늘날저출생·저출산은하나의원인으로수렴하지않으며여기저기에서모인갖가지사연과이유가장기간얽혀저출생이라는현상을만들어내고있다고봐야할것이다.저자는‘인구’중심의관점에서시선을내려‘사람’을중심으로이위기를다시금돌아보며지금껏실행됐던정책을하나하나보완해가야한다고말한다.늘봄학교,유보통합과더불어사회적돌봄체계를완성하고,주거및현금지원을확대하여비용부담을해소해야한다.성평등을토대로한문화환경개선또한중요하다.여기에일·가정양립을독려하는가족친화경영이더해져야한다.저자는이로써0.6의공포를피로와경쟁,차별로몸살을앓는대한민국을고치는기회로전환해보자고말한다.파편적인노력들이꾸준히큰그림을만들어갈때희망은조금씩모습을들어낼수있을거라고저자는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