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 Philos 시리즈 27 (양장)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 Philos 시리즈 27 (양장)

$28.00
Description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석학의 담대한 통찰
15만 독자가 사랑한 궁극의 『자본론』 입문서
“차원이 다른 최상의 경제 교과서! 마르크스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 모리나가 다쿠로(森永卓郞, 도쿄대학 경제학부 교수)

“사이토 고헤이는 일본에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출판 붐을 일으켰다.
지금이야말로 마르크스사상을 재창조할 적기이다!”
- 《뉴욕타임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1987년생 MZ세대 연구자,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부교수인 사이토 고헤이는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2020)를 통해 일본 청년층 사이에서는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 대중매체에서는 출판 붐을 일으켰다. 저자는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위클리》 등 유수의 구미 언론매체를 비롯해 슬라보이 지제크, 제이슨 히켈, 티티 바타차리야, 마이클 하트 등 중견 연구자가 극찬한 젊은 석학이다. 또 2018년 마르크스주의 분야 최고 학술상인 도이처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며 일약 이 분야 글로벌 슈퍼스타 학자로 부상했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만년의 마르크스가 전념한 생태사회주의, 코뮤니즘 연구에 답이 있다”라는 전작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의 학술적 결론을 이으며,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은 독자의 범위를 더욱 넓히면서도, 주장이 가리키는 방향성을 매우 구체화했다. 일본에서 2023년 1월에 출간되어 단숨에 아마존재팬 경제 분야 1위로 올라섰고, 1년이 지난 현재(2024년 3월) 15만 부 넘게 팔리며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이 드디어 국내에서 아르테 필로스 시리즈 27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도쿄대학 경제학부 교수이자 경제 평론가 모리나가 다쿠로는 “차원이 다른 최상의 경제 교과서”라 평하며, 이 책을 대학 강의 교과서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 『자본론』 독파에 실패한 이후 꾸준히 『자본론』 해설서를 읽어 왔으나, 이 책만큼 명쾌한 책은 없었다”라고 말하며 “번번이 부딪혀 온 『자본론』의 벽이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마르크스에 대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책”이라고 극찬했다.
나아가 “집도 차도 대출을 받지 않으면 (혹은 대출을 받아도) 살 수 없는” 처지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회의할 수밖에 없는 이들, “매일매일 힘들어하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노동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바로 이 책의 독자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에 응답한 『자본론』 입문서이자, 마르크스와 함께 사고하며 그러나 동시에 마르크스를 넘어서는 “사회변혁을 지향한 ‘실천의 책’”으로 훌륭히 역할을 할 것이다.
정성진 역자의 적확한 개념어와 역주 또한 충실한 공부의 소재가 된다. 경상국립대학교 한국사회과학(SSK) 연구단장으로서 저자와 함께 연구단에서 교류하며,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섬세히 옮기며, 국내 독자를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저자가 직접 옮긴 『자본론』 발췌부에 한국어판(비봉출판사, 2015)의 인용 쪽수를 병기해 두 버전을 비교할 수 있게 했고, 용어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해설을 부가했으며, 저자가 언급한 개념어를 국내에 소개한 판본의 서지 정보는 대부분 일러두었다.

“처음부터 기죽이는 것 같지만 『자본론』을 독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분량이 방대하고 서술방식도 독특합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철학적 표현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책을 ‘제로에서 시작하는’ 입문서로 활용하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본론』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제로에서’-다시 읽고, 마르크스사상을 21세기에 살릴 수 있는 길을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사회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프롤로그에서
저자

사이토고헤이

저자:사이토고헤이

1987년생.도쿄대학대학원종합문화연구과부교수이다.

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와베를린훔볼트대학교철학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

전문분야는경제사상,사회사상으로마르크스주의에기반한생태학,철학,정치경제학,인신세(인류세)분야의여러연구물을꾸준히발표하고있다.

새로운『마르크스-엥겔스전집』의출간을목표로진행되는‘메가(MEGA,Marx-Engels-Gesamtausgabe)’프로젝트의편집위원이며,‘포스트자본주의와마르크스주의의혁신’을연구주제로,한국연구재단이지원하는경상국립대학교한국사회과학(SSK)연구단에공동연구원으로서교류하고있다.

박사학위논문에기초한『마르크스의생태사회주의』(KarlMarx’sEcosocialism:Capital,Nature,andtheUnfinishedCritiqueofPoliticalEconomy,2017)로2018년마르크스주의분야최고학술상인도이처기념상을역대최연소로수상하며,글로벌슈퍼스타학자로부상했다.지은책으로『지속불가능자본주의』『마르크스의생태사회주의』등이있다.



역자:정성진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경제학과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취득했다.경상대학교경제학과교수로재직하면서,현재계간『마르크스주의연구』편집위원장,국제학술지ResearchinPoliticalEconomy편집위원,맑스코뮤날레공동대표를맡고있다.과거에한국사회경제학회장,경상대학교사회과학연구원장과대학원정치경제학과초대학과장을역임했다.저서로『마르크스와한국경제』(2005),『마르크스와트로츠키』(2006),『마르크스와세계경제』(2015)가있으며,주요공저로는MarxistPerspectivesonSouthKoreaintheGlobalEconomy(2017),VarietiesofAlternativeEconomicSystems(2017),『세계화와자본축적체제의모순』(2012),『대안세계화운동이념의국제비교』(2010)등이있고,『마르크스의자본론의형성2』(2003),『소련은과연사회주의였는가?』(2011),『칼맑스의혁명적사상』(2007),『반자본주의선언』(2003)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prologue『자본론』과빨간잉크_9

chapter1‘상품’에휘둘리는우리_17
남쪽섬어부의이야기|‘물질대사’로서의노동
인간의노동은무엇이특수한가|『자본론』은‘부’에서시작된다
부란무엇인가|‘상품’의정체|자본이숲을울타리치다
인간과자연의관계가바뀐다|눈앞의돈벌이를멈출수없다
필요한것보다‘팔릴것같은’것들|물건에이용당하고휘둘리는인간
춤추는탁자?|‘민영화’라는이름의울타리치기
사회의‘부’가위험하다!|가성비사고의내면화
더나은사회로가는지름길

chapter2왜과로사는없어지지않는가_59
끝없는가치증식게임|자본이란“운동”이다
자본가가돈벌이를멈추지못하는이유|‘생산이라는숨겨진장소’
‘노동력’과‘노동’의차이|장시간노동이만연하는메커니즘
노동력도‘부’|반복되는‘과로사’의비극
‘자유’가노동자를궁지로몰아넣는다
왜그렇게까지열심히일해야하는가|임금인상보다‘노동일’단축
자본가로부터‘부’를되찾다|상반된두가지움직임|노동시간단축을향해

chapter3혁신이‘별것아닌일’을낳다_93
케인스의낙관과비관적인현실|‘더싸게’하라고압박하는자본주의
생산력향상이낳는‘상대적잉여가치’|누구를위한혁신인가
‘분업’이노동자를무력화한다|노동이고통스러워지는근본원인
인간다움을앗아가는테일러주의|‘기계’에봉사하는노동자
무력한생산자는무력한소비자다|생산력향상으로일자리를잃다
‘경영자입장’이라는거짓말|불싯잡|자율성을되찾으라!
소외를극복하기위해|급식을지키려는노력

chapter4녹색자본주의라는우화_135
자본의약탈욕이자연에도미친다|‘자본세’의불합리한불평등
“대홍수여,내가죽은다음에오너라!”|회복불가능한균열
‘복잡성’의파괴|자연의포섭은멈추지않는다|생태학으로경도되다
『자본론』에수록되지않은만년의사상

chapter5굿바이레닌!_159
부의풍요를되찾기위해|보수화와가성비사고
‘코뮤니즘’에대한이미지|소련과코뮤니즘은다르다
민주주의의결여|관료가특권계급이되는구조
소련,붕괴|사회주의의탈을쓴‘정치적자본주의’
국유가반드시‘공유’는아니다|학비도의료비도무료인독일
국유화보다어소시에이션이선행했다|기본소득이라는‘법학환상’
피케티와MMT의사각지대|상향식사회변혁으로|복지국가의한계

chapter6코뮤니즘이불가능하다고누가말했나_195
왜마르크스는미래사회상을구체적으로묘사하지않았을까
『자본론』에담지못한것들|원고적공동체의‘평등’
‘유물사관’으로부터의전향|‘탈성장코뮤니즘’으로
‘각자는능력에따라,각자에게는필요에따라!’|파리코뮌의경험
오래되고새로운‘코뮌’|노동자협동조합의잠재력
‘사용가치경제’로의대전환을위해|민영화가아닌‘시민영화’로
사회의부가넘쳐난다|파리코뮌은왜실패했을까
각지에서움직이기시작한‘어소시에이션’
바로지금마르크스에게배운다
마르크스는유토피아사상가다

epilogue혁명의시대에_241

옮긴이의말MZ세대문법으로쓴혁신적인『자본론』입문서_249

출판사 서평

아마존재팬경제분야1위
슬라보이지제크,제이슨히켈,티티바타차리야극찬MZ세대사상가
신서대상2021대상수상작가
도이처기념상역대최연소수상자

자본주의로부터‘부’를되찾으라!
코뮤니즘이라는유토피아를상상하기위해『자본론』을읽어야한다

“지금여러분이느끼는불안과삶의어려움은근거가없는것이아닙니다.오히려우리의삶이점점더풍요로워지리라는약속이21세기에들어서는더이상지켜지지않고있습니다.(………)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빨간잉크입니다.그리고우리가한번은버린『자본론』이바로그빨간잉크입니다.왜그럴까요?그것은『자본론』을읽음으로써우리는이사회의부자유를정확하게표현할수있기때문입니다.”―프롤로그에서

우리는신자유주의라는이름의‘시장원리주의’가지배하는,불평등이급격히확대된사회에살고있다.“야근을줄이려해도30년만기주택담보대출과아이들학원비가가계를압박하는”한마디로팍팍한생활을하며,“폭염,홍수,가뭄등의피해”“기후변화의영향”이점점더커지게될위태로운지구환경에서살아가고있다.‘글로벌자본주의’는“우리가사는사회의모습을엉망진창으로만들어”버렸다.

사이토고헤이는자본주의가말하는“풍요”의실체가무엇인지되짚는다.자본주의의발전과함께약속된‘꿈의기술’인AI,로봇공학으로노동에서해방된인간?유전공학의발전으로수명이늘어난인간?지속가능한지구환경?이런기술이완성될전망은“전혀”보이지않는다는점을지적한다.(13쪽)

미래기술이나날이발전해가는데“전혀”라는저자의지적이다소의아할수있다.다음사례를보면,저자의의도를알수있다.“이러한기술로는진정한의미의풍요가전혀실현될수없다”라는지적이다.저자는코로나사태로우버이츠아르바이트를체험한경험을풀며,로봇기술의발전으로자유로운노동이가능해졌다는언설의허상을파헤친다.(125쪽)

스마트폰을이용해원하는시간에‘자유롭게’일할수있는새로운방식,물건과서비스를교환하는‘공유경제’의한사례로주목받는이노동이,자세히들여다보면실제로는“길을모르는내가그저스마트폰화면의지시에따라배달하는것뿐”임을짚는다.“노동의내용은우버의알고리즘과스마트폰의GPS기능에의해결정되고,요리가식지않게배달하는것만이요구”되며,그노동에창조성이나타인과소통할여지는배제[소외]된다.오로지배달의효율성만체크되며“제대로일하는지기계에의해감시당하니오싹하기까지한”상황임을고발한다.

이러한‘구상’과‘실행’이분리된상황에서“경영자입장”이라는것은애초에성립될수없는“거짓말”일수밖에없다.저자는“경영자입장”이곧“노동자에게큰희생을강요하는자본의저거너트”임을밝히며,그비상식에대해비판한다.

이는마르크스가주장한“노동의소외”또는“자본의전제(專制)”,즉기계가노동자를‘노동’에서해방하는것이아닌노동의‘내용’에서해방하는것이나다름없음을지적한것과맥을같이한다.(117쪽)루이알튀세르등의관점을따른다면『자본론』에소외론이있다는말을듣고깜짝놀랄지도모르지만,저자는소외론이제대로있음을역설한다.소외의감각에주목해“부”를분석하며,진정한“부의풍요”를찾을방법,“코먼을기반으로한풍요로운사회”를이룰방법에대해모색한다.

‘빈곤’과‘기후위기’를동시에극복할만년의마르크스사상
21세기코뮤니즘론

“노동은더매력적이고인생은더풍요로워야하지않을까요?이마르크스의물음은오늘날에도해당됩니다.기진맥진할때까지시시한일을하다가귀가한뒤좁은아파트에서밤늦게편의점의맛없는밥을알코올과함께쓸어넣으면서유튜브나트위터를보는생활?이건이상하지않은가요?그리고무엇보다‘월요일이우울하다’‘일을쉬고싶다’는소외의감각이우리의실감으로와닿습니다.”―본문에서(99쪽)

『제로에서시작하는자본론』은바로다음질문으로논의를시작한다.“그런데도자본주의를정면으로비판하고자본주의를극복하자고주장하는사람이거의없습니다.왜그럴까요?”

저자는지금우리가누리는“자유”와“풍요”는파란잉크로쓰인세계,즉우리가원하는자유가실현되는듯보이지만(우버이츠등배달플랫폼,넷플릭스등콘텐츠구독제,로봇자동청소기등생활편의기계),이는단지이사회의불합리를그려낼수있는빨간잉크가없기때문이라고주장한다.저자는“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빨간잉크”라고말하며,우리가버린『자본론』이바로이사회의부자유를정확하게표현하는빨간잉크라고역설한다.

사이토고헤이는“어떻게일할지결정하는이도,그노동이만들어내는가치를손에넣는이도자본가”라는점을갈파하며,“노동자가‘나는실행을강요당하는것이아니다!’라고생각한다면,소외감을느끼지못할만큼자본에철저히포섭된것일지도모른다”라며경고한다.

저자는이처럼1장「‘상품’에휘둘리는우리」(『자본론』제1권1편「상품과화폐」),2장「왜과로사는없어지지않는가」(『자본론』제1권3편「절대적잉여가치의생산」)에서우리와가까운현실에비추어다음과같은“부”에대한본질적질문을던진다.“눈앞의돈벌이를왜멈출수없는가?”“인간의노동은무엇이특수한가?”“왜‘자유’가노동자를궁지로몰아넣는가?”“우리는왜노동에서기쁨을얻지못하는가?”등등.

3장「혁신이‘별것아닌일’을낳다」(『자본론』제1권4편「상대적잉여가치의생산」)에서는자본주의에서혁신이실업과“불싯잡(bullshitjob)”을만들어내는역설을설명하며,노동의자율성을되찾는법(직인의노동방식,동직조합의결속)에대한탐구를본격적으로시작하고,4장「녹색자본주의라는우화」에서는“만년의마르크스사상”에주목해자본의탐욕을극복할미래비전을그린다.

5장「굿바이레닌!」에서는옛소련,20세기사회주의를표방한나라들에서부터북유럽복지국가,최근진보좌파진영에서주장하는기본소득(BI),현대화폐이론(MMT)과같은톱다운식정책의한계(“법학환상”에빠질위험)를말하며,6장「코뮤니즘이불가능하다고누가말했나」에서핵심결론에이른다.저자는탈성장코뮤니즘의길을제시하며,“부”가상품으로나타나지않도록모두가공유하고자치관리하는평등하고지속가능한“정상형(定常型)경제사회”“어소시에이션”을발전시켜야한다는점을역설한다.

『제로에서시작하는자본론』은이처럼21세기자본주의를비판하고‘포스트자본주의대안’을구상하는책이다.단순한경제이론이나자본주의의설명으로서『자본론』을분석하는것이아닌불평등과장시간노동등의‘빈곤문제’,기후위기등의‘환경문제’등현대사회가안고있는여러문제를해결하는실마리를찾기위해『자본론』을새롭게읽는다.

도발적이고환상적인제안
“마르크스와함께사고하면서,그러나동시에마르크스를넘어서”

사이토고헤이는잃어버린“부”를회복하는첫걸음으로『자본론』을독해할것을권하며,바로지금우리현실이맞닿은문제의핵심으로직진한다.이책의명징한논리는저자의도발적이고(다소엉뚱하고)참신한다음세관점에서부터출발한다.

첫번째,저자는『자본론』을학술서가아닌“실천의책”으로읽는다.『자본론』을다룬기존책들이대부분자본주의에관한학술적연구서적이거나,사이토고헤이의직설적인표현을그대로빌려오면“철학적이며난해한추상론으로경도되어마르크스를현실에서분리하여상아탑에가두어”버렸다.이는즉마르크스주의좌파가여전히소수로주변화되어있는이유임을지적한다.

두번째,이책은마르크스사상이자본주의이후의사회인“포스트자본주의사회”“탈성장코뮤니즘”에대한구상을담고있음을주장한다.기존해설서들이대부분『자본론』을자본주의에관한책이라전제하는것과는완전히다른관점이다.이와같은마르크스해석을엉뚱하다고지적하는이들도적지않지만,저자는이들이20세기사회주의이미지에갇혀있음을비판한다.만년의마르크스의미출간원고를세밀히연구해,최근연구경향의새로운마르크스의이미지“생태사회주의로(ecosocialism)의전환”을여실히보여준다.

세번째,이책이특별한이유의핵심이다.이책은『자본론』의한계그다음,“마르크스주의를넘어서는아이디어”를상상한다.저자는끊임없이“마르크스가『자본론』에다담을수없었던아이디어는무엇이었을지”“마르크스가『자본론』에서답할수없던‘회복불가능한균열’을수복할수있는미래사회의비전은무엇이었을지”를연구한다.

『자본론』해설서대부분이언급하는『자본론』의주요명제,문구에대한해석관련논쟁들은완전히차치하고,『자본론』의현재적가치인‘21세기코뮤니즘론’을찾고널리전하기위해면밀히탐색한다.그연구는주로만년의마르크스미출간원고들의엄밀한독해,마르크스가씨름한미해결의쟁점,엥겔스가체계화하려고노력할수록놓쳐버린새로운문제의식등을기반으로한다.

상대적으로연구되지않은마르크스의‘발췌노트’(마르크스는읽은책들모두‘발췌노트’를하는습관을평생지녔다고한다),『자본론』초고나준비노트,『자본론』제2권,제3권을완성하기위해그가어떤연구를했는지등에초점을두었다.사이토고헤이는새로운『마르크스-엥겔스전집』의출간을목표로진행되는대규모연구인‘메가(MEGA,Marx-Engels-Gesamtausgabe)’라는국제적프로젝트의편집위원으로마르크스가자연과학분야를깊이연구했다는점에주목한다.마르크스는유스투스폰리비히의화학저서를시작으로농화학,식물학,지질학,광물학에이르기까지놀라울정도로다양한분야를섭렵했다.(리비히의‘물질대사’라는화학·생리학용어를가져와마르크스는“인간이자연과의물질대사를조절하고통제하는행위가바로‘노동’”이라고정의했다.)

이책에서는리비히와프라스의‘자연과학’개념과법제사가인마우러의‘공동체’개념,러시아의‘미르’등을동시에연구한마르크스의성과와,몇년마다여러차례에걸쳐성실히발췌노트를작성한마르크스의일면을엿볼수있다.

마르크스가말하는“소외를극복하는길”을실천의관점으로서독해하고싶다면,“자본주의의끈질긴생명력앞에서그힘의원천을탐구하며조금씩자신의관점을조금씩수정해간”마르크스사상의면면을꿰뚫어보고싶다면,이책이훌륭한참고서가될것이다.

저자의마르크스사상분석은‘20세기사회주의’에갇히지않은‘21세기코뮤니즘론’이며,“기후위기시대,MZ세대문법으로쓴혁신적인『자본론』입문서”(정성진),한마디로담대한통찰이다.

“마르크스는기술을소박하게찬양하지도않았고,그렇다고무조건거부하지도않았습니다.이양면성을어떻게해석하느냐에따라마르크스사상은다른면모를보이고,그에따라미래사회에대한구상도달라집니다.그래서고전은재미있습니다.지금도우리자신의문제의식을비추는거울로서『자본론』은여러번다른시각으로다시읽어볼가치가있습니다.이위기의시대에여러분도『자본론』에도전해보시기바랍니다.분명세상을보는눈이달라질것입니다.”―에필로그에서

옮긴이의말
MZ세대문법으로쓴혁신적인『자본론』입문서
-정성진[경상국립대학교경제학부연구석좌교수,한국사회과학(SSK)연구단장]

마르크스의『자본론』해설서책들은대동소이한것들이이미많이출간되어있어서마르크스주의서적독자층이세계적으로가장많은나라로알려진일본에서도5000부이상팔리는경우는아주드물다.하지만이책은『자본론』입문서를표방했음에도불구하고출간된지1년만에15만부를돌파했다.이는저자의전작『지속불가능자본주의』(『인신세의자본론(人新世の「資本論」)』,集英社,2020)이출간이후60만부이상판매되어저자가인기작가가된덕분도있지만,이책의특유한매력없이는가능하지않은일이다.예컨대「『자본론』과빨간잉크」라는제목의프롤로그에서부터돋보이는서술형식의참신함,담백하며스트레이트한구어체문장,『자본론』의주요명제나문구에대한해석관련논쟁(이는『자본론』을해설한기존책들에거의예외없이포함되어있다)을거두절미하고곧바로문제의핵심으로직진하는저자특유의경쾌한논리전개,MZ세대(1987년생인저자는36세에이책을출간했다)의감수성으로만가능한사례제시(예컨대『모모』의시간은행,학교급식등)등이특히젊은층에크게어필한것으로보인다.

이책은신박한형식만큼내용도새롭다.저자는이책을“최근의연구성과를바탕으로『자본론』을완전히새로운관점에서?‘제로에서’?다시읽고,마르크스사상을21세기에살릴수있는길을함께고민”함으로써“자본주의가아닌다른사회를상상할수있는힘을되찾기”위해썼다고말한다(15쪽).

여기서“제로에서”라는말은이책이『자본론』에대한사전지식이거의없는사람들도읽을수있을정도로쉽다는뜻뿐만아니라이책이기존의『자본론』해설서들과는전혀다른새로운시각에서『자본론』을설명한다는뜻도포함한다.『자본론』에대한기존의해설서들이대부분『자본론』은자본주의에관한책이라고전제하는것과달리이책은『자본론』이자본주의이후사회,즉포스트자본주의사회에관한구상이라고주장한다.저자는전작『인신세의자본론』에서만년(晩年)의마르크스의미출간원고들의엄밀한독해를통해이시기마르크스의포스트자본주의구상을탈성장코뮤니즘(DegrowthCommunism)으로정식화한바있는데,이책에서는이런관점에서중기(中期)마르크스의대표작인『자본론』의의의와한계를설명한다.

또저자는『자본론』에관한기존책들이대부분『자본론』을자본주의에관한학술적연구서적으로읽는것과달리,『자본론』을“사회변혁을지향한‘실천의책’”(『카를마르크스자본론』,11쪽)이라고본다.저자는1867년『자본론』출판이후『자본론』에대해엄청나게많은책들이쓰였고또현재도쓰이고있음에도불구하고,마르크스주의좌파가여전히소수로주변화되어있는이유는『자본론』에대한책들이대개『자본론』을자본주의를다룬책으로만읽을뿐만아니라,대부분“철학적이며난해한추상론으로경도되어마르크스를현실에서분리하여상아탑에가두어”(위의책,10쪽)버렸기때문이라고주장한다.

하지만『제로에서시작하는자본론』이베스트셀러가될수있었던데에는객관적현실의변화도한몫했다.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이후자본주의의총체적모순이격화되면서지난세기말옛소련의붕괴이후득세했던TINA(‘Thereisnoalternative!’,자본주의이외대안부재론)가급격히퇴조하고,자본주의에대한근본적인비판과대안으로서마르크스주의와사회주의에대한관심이세계적으로부활하고있는현상이바로그것이다.실제로구글엔그램뷰어(GoogleNgramViewer)에서검색해보면1800~2019년내매년전세계에서영어로출판된책들중‘마르크스주의(Marxism)’혹은‘사회주의(socialism)’라는단어가포함된책들의비율은2008년글로벌금융위기직후인2009년바닥을치고,이후증가추세로분명하게반전된다.자본주의의총체적위기가격화되고이에따라자본주의비판과극복의사상으로서마르크스주의와사회주의에대한관심이부활하고있는것이다.

이제마르크스주의와사회주의,『자본론』에관한책들은대학도서관서가나중고서점에서나찾을수있는구시대의유물이기는커녕새로운트렌드가되었다.이책의성공은이런새로운트렌드의반영이면서동시에이를더가속하고대중적으로더확장할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