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조선이 만난 모던의 풍경

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조선이 만난 모던의 풍경

$19.00
Description
신문과 잡지로 만난,
100년 전 식민지 조선의 모던 분투기!
“‘배달의 민족’ 원조 라이더, 경성 거리를 누비다!”
“밀고로 날개 꺾인 일본 육사 출신 독립운동가, 이종혁!”
“1930년대 조선 문단을 뒤흔든 스캔들, 발가락이 닮았다!”
“1926년, 세계 일주 관광단 조선을 방문하다!”
“조선의 첫 여성 스웨덴 경제학사는 귀국 후 왜 요절했을까”
……
이 책은 식민지 상황에서 ‘근대’라는 시기를 맞닥뜨린 100년 전 조선의 삶, 욕망과 관심, 사회와 문화 등을 당시 신문과 잡지의 기사로 살펴본다. 100년 전 신문과 잡지는 ‘전차가 분주히 거리를 지나고, 도쿄와 경성을 잇는 비행기 노선이 생기고,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카페와 서점을 순례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의 환호와 한숨이 교차하는’ 조선을 묘사하고, ‘이정표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문학과 예술을 일으켜 세우고, 스포츠로 식민지 조선의 자존심을 달래며, 조선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상해와 중경, 만주와 미국, 유럽을 돌아다닌’ 조선인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삶과 욕망의 본질이 유사함을 만날 것이며, 갑작스럽게 근대를 맞닥뜨린 조선인의 일상을 만날 것이며,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의 분투를 만날 것이다.

저자

김기철

저자:김기철
서울대학교동양사학과를졸업했다.1992년입사한조선일보에서사료연구실장겸문화부학술전문기자로있다.100년전신문,잡지를밑천삼아조선닷컴에〈모던경성〉을연재하고있다.소파방정환처럼빙수를즐기는‘빙수당(黨)’이고,가산이효석처럼클래식음악을좋아한다.

목차


글을시작하며

1부모던이만난풍경
배달의민족’원조라이더,경성거리를누비다
‘명가수선발대회대성황’,1930년대달군‘국민가수’오디션열풍
‘빌리아드걸’미모가흥행좌우,순종부부까지빠진당구열풍
‘잇’,‘마뽀,에꺼’,경성을휩쓴첨단유행어
‘커피,홍차,한잔에10전’,1930년대예술가들의아지트‘낙랑파라’
‘너는마스크를쓰지말아라’,길에가득한마스크黨
‘세계일주관광단태운인력거640대’,경성을질주하다
“은색뽀듸는눈이부실만치빛나며”,비행기여행의등장
콩나물시루같은만원전차,‘교통지옥’경성의맨얼굴

2부모던이찾은핫템
“탕남음녀의마굴”,1930년대경성은아파트전성시대
“일확천금이가능하냐?”,주식판뛰어든‘경성개미’들의환호와한숨
반포‘아리팍’인기뺨쳤다,1930년대경성문화주택열풍
이상의미쓰코시·박태원의화신,백화점을사랑한모던보이들
‘사랑하는이의보드라운혀끝맛같은맛’,소파방정환의빙수예찬
‘너도나도금광,금광하며광산투자’,조선에분황금광열풍
‘피아노는스위트홈의필수품’,모던부부의선망과허영

3부모던을향한뜀박질
‘吾人은자유의神을눈물로조문한다’,나폴레옹100주기열풍
‘죽자사자달라붙어읽었다’,신조사세계문학전집의등장
1930년대전집출판봇물,‘한국문학전집’의탄생
‘두루마기입고전차타면푸대접’,‘천대되는조선’논쟁
‘건전한조선가요의민중화’,유행가작사에뛰어든문인들
“살가죽을가하는것이문제로다”,셰익스피어연극의소개
푸시킨의〈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한국인의애송시가되다
“최멍텅과윤바람의허튼수작”,최초의신문네컷연재만화
“끔찍하고지독한냄새!”,연례행사인목욕
‘감옥에서신음하는형제생각에눈물’,100년전의성탄절

4부모던이만든그림자그리고스캔들
딸까지팔아먹는‘자신귀’,‘모루히네조선’의비극
단발랑은저항의상징?,치열한단발논쟁
‘어찌어찌하다일이커지고말았다’,교수,시인,가수왕의삼각스캔들
‘발가락이닮았다’,김동인과염상섭의자존심건지상논쟁
‘피라미드관광,여왕과만찬’,영친왕의호화판유럽여행
“가면을쓴남성들에게보냅니다”,쏟아지는여성의목소리
‘물한모금이황금처럼귀해’,일본인거주남촌에수도관집중
‘먹을게없는데자식만자꾸낳으면’,조선을달군‘산아제한’논쟁
음울한탑골공원,무산계급의‘호텔’,1925년경성의밤거리를가다
권력층개입한신당리특혜분양,경성을뒤흔든토지불하사건

5부모던과식민의경계에선그들
‘일본육사출신독립운동가’,조선인밀고에날개꺾인이종혁
‘변장,밀항,체포’,열아홉살백신애의시베리아방랑
‘나라는존재가너무보잘것없다’,세계일주나선나혜석
‘과연유럽에서통할까의심했지만’,피카소도반한최승희
‘日폭격하려고배운비행술’,조선첫여성비행사권기옥
‘구두닦이도백만장자만큼자유누린다’,미국을본개성청년김동성
‘5개국어를한조선의첫여성경제학사’,귀국직후요절한최영숙
백석이사모한‘란’의연인,경성제대반제反帝동맹주동자신현중
‘군복을벗고조국광복을위해궐기하다’,어린이운동나선조철호
‘여성도고등교육을받아야’,제국대학첫여성유학생신의경

출판사 서평

‘아파트,문화주택,주식,금광,…’
조선의동경과욕망,환호와한숨

1938년7월3일,한청년의음독자살기사가실렸다.검시한종로경찰서에따르면‘주식에손을댄28세청년이2,000여원의손해를본것을비관해독약을마시고자살’한사건이었다.1936년6월7일,신문에실린채만식의수필에는금을얻고자집벽까지헐은사람이야기가소개되었다.1930년대내내세계를지배한대공황의여파는조선에까지미쳤다.화폐가치가폭락하는반면금값은폭등했고,이는전조선의황금광열풍으로이어졌다.

신문과잡지가쏟아낸사람들의동경과욕망은주식과황금만이아니었다.‘탕남음녀의마굴’로손가락질받은아파트,은행빚얻어장만한그래서곧무너질모래위의성과같은것으로비난받은문화주택이지만한편에서는그곳에살기를꿈꾼사람들의이야기를어렵지않게찾아볼수있다.피아노,유성기,라디오,35전짜리화신백화점런치세트등은모던의시기에만난선망의대상이었다.100년전‘모던’을처음경험했던조선인이가졌을기호,동경과욕망,환호와한숨은요즘우리모습과크게다르지않았다.

‘단발,산아제한,모르핀,특혜분양,…’
조선을들썩인스캔들과모던의그림자

100년전,조선이갑작스럽게맞닥뜨린근대를이해하는방식은다양했다.1922년,청년문사와사귀다결별을한강향란이단발을하자그는유명인사가되었다.1920년대신문과잡지는앞다투어‘단발찬반논쟁’을다루었다.단발은“무분별한서양문화수입”이었고“허영심의발로”였으며사회적스캔들이었다.하지만1930년대후반‘어느새여학교의교복과같이취급’될정도로거스를수없는대세가되었다.식민지조선의인구가약2천만명이던시절,경성에서는‘산아제한’을둘러싼토론회가수시로열렸고신문은이를소개했다.1920~30년대세계적인이슈였던맬서스주의와우생학,여성권익향상에대한관심등은조선을비켜가지않았다.여성단발과산아제한논쟁은불과그때보다10여년전인1910년대까지만해도조선인의관념으로는상상도하지못할일이었다.

1927년봄,경성한복판서소문의‘자신귀굴’을르포한기사가실렸다.아편도문제였지만아편을정제한‘모루히네(모르핀)’중독자를일컫는자신귀가골칫거리였다.아편보다싸고사용이용이하며당국의규제까지느슨한모루히네의당연한확산이었다.1929년,일본인시마도쿠조에게경성신당리토지를특혜분양한사건은경성부윤이나서서사과했을정도로이슈가되었다.식민지라는엄혹한시절이었음에도권력형특혜분양의혹을쏟아낸신문은경성부를조롱하는기사까지실었다.조선인빈민들은토막에서굶주리는데,조선의공적자금을마음대로쓰는일본인과그를비호한권력에대한반감이폭발한것이다.100년전조선이만난모던의그림자들이다.

‘백신애,나혜석,최승희,최영숙,…’
조선을떠나새로운세상을경험한그들

“100년전은‘닫힌제국’에서‘열린세계’로봇물처럼쏟아져나간‘출국열’의시대이기도했다.”1928년,거의100년이지난지금도유학생이드문스웨덴에서경제학을공부한최영숙을소개한신문은“그가고국에돌아오는날은반드시한줄기희망의불이비칠것”이라는기대를감추지않았다.1909년,여권도없이미국으로건너간김동성은“구두닦이에게도상류층사람이나백만장자만큼의자유가있다”는미국관찰기를출간했고,1937년부터1940년까지미국과유럽은물론남미까지공연을다닌무용가최승희의동정은수시로신문과잡지에소개되었다.

남편과함께1년반이라는긴시간세계일주여행에나선나혜석,중국으로건너가비행술을배워독립운동에뛰어든최초여성비행사권기옥,서른을목전에둔나이로제국대학의조선첫여성유학생이된신의경등기존의관념으로는상상도할수없었던새로운여성의모습이등장한것도모두이맘때였다.조선을떠나새로운세상을경험한그들의이야기는이책이독자들에게선사하는여러미덕중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