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로

신주로

$17.50
Description
“신주로는 어디에 있을까.
칠흑 같은 밤보다 까만 수수께끼의 날개에 올라타
더없이 무서운 피의 전율을 그린 기괴한 살인 미소년.
대체 그 녀석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긴다이치 고스케’ 이전에 ‘유리 린타로’가 있었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명탐정,
그의 활약상을 그린 첫 번째 장편 《신주로》 국내 초역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전후 일본 추리소설의 토대를 쌓은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 1921년 단편 〈무서운 만우절〉로 데뷔해 1981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무려 60여 년간 현역 작가로서 정력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친 그는 추리소설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무수하게 써냈다. 그중에서도 간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오늘날 일본의 국민 탐정이자 명탐정의 대명사로 불리는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1946년 《혼진 살인 사건》에 처음 등장한 이래 마지막 장편 《악령도》까지 총 77편의 작품에서 활약한 이 명탐정은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름을 들으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분신 같은 캐릭터다. 그런데 ‘긴다이치 고스케’ 이전에 요코미조 세이시가 탄생시킨 또 다른 명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긴다이치 고스케가 종전 후 작가의 총아寵兒라면, 그 이전의 작품들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장편을 기준으로) 《신주로》부터 《나비 부인 살인 사건》까지 10여 년간 맹활약한 유리 린타로였다. 한때 경시청 수사과장을 지낸, 온후한 성격의 중년 백발 명탐정. 마치 셜록과 왓슨처럼, 신문기자 미쓰기 슌스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유리ㆍ미쓰기’ 시리즈로 불리기도 하는 ‘유리 린타로’ 시리즈는 《혼진 살인 사건》과 동시 연재한 《나비 부인 살인 사건》을 끝으로 자연스레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에 왕좌를 넘겨주고 사라졌지만, 그 이전까지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들이 보였던 낭만적이고 탐미적인 작풍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서구식 논리적 추리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의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장편 《신주로》와 마지막 장편 《나비 부인 살인 사건》은 요코미조 세이시 팬들은 물론, 작가 스스로도 전 작품을 통틀어 베스트 10에 꼽았던 대표작이다. 시공사는 2005년 《옥문도》를 시작으로 긴 시간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에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준 한국 독자들을 위해서, ‘유리 린타로’ 시리즈의 두 대표작을 상하반기에 각 한 편씩 정식으로 번역해 선보인다. 또한 《신주로》에는 표제작 외에도 요코미조 세이시가 1940년 발표한 국내 미공개 단편 〈공작 병풍〉을 추가 수록하여 신작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층 풍성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저자

요코미조세이시(지은이),정명원

저자:요코미조세이시
1902년일본고베에서태어났다.오사카약학전문학교를졸업하고약국에서일하면서틈틈이작품을투고하다가1926년일본추리소설의아버지에도가와란포의권유로출판사하쿠분칸에입사,편집자로일하기시작했다.이후《신청년》《탐정소설》의편집장을역임하였고,1932년퇴사한후전업작가의길로들어섰다.
초기에는탐미적이고괴기한작품을주로썼으나,이후서구미스터리에자극받아본격추리소설의요소를적극도입,《신주로》《나비부인살인사건》등훗날‘긴다이치고스케’시리즈의교두보역할을한것으로평가받는‘유리린타로’시리즈를탄생시켰다.제2차세계대전종전직후추리소설전문지《보석》에발표한《혼진살인사건》으로제1회탐정작가클럽상(현일본추리작가협회상)장편부문에서수상하였으며,《문예춘추文藝春秋》에역대일본최고의미스터리로선정된《옥문도》를비롯하여《이누가미일족》《팔묘촌》《여왕벌》《악마의공놀이노래》등긴다이치의활약상을그린걸작들을차례로발표하였다.잠시절필하기도했으나1976년에영화<이누가미일족>이대성공을거두면서요코미조세이시붐이폭발적으로일어났고이를계기로거장으로서의재평가가이루어졌다.문고본만으로판매량1억부를넘어섰으며,그가창조해낸긴다이치고스케는일본의국민탐정으로불린다.1981년에영면,오늘날까지일본본격추리소설의거장으로추앙받고있다.

역자:정명원
이화여자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일본어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옥문도》《팔묘촌》《이누가미일족》《혼진살인사건》《병원고개의목매달아죽은이의집》《가면무도회》《미로장의참극》등이있다.

목차

신주로
프롤로그…9
제1장세례요한의머리…15
제2장무지개와여인…29
제3장창고속…43
제4장피와숯…59
제5장신기루의심연…73
제6장칠흑같은어둠…91
제7장신주로일기…105
제8장아름다운두마리야수…123
제9장가을의이별…137
제10장뉴스영화…153
제11장악몽제2막…169
제12장눈오는밤의추적…185
제13장버드나무아래…199
제14장제3의참극…215
제15장어두운밤길을걷다…231
제16장동굴에서…251
제17장고백…271

공작병풍
전장에서온편지…285
공작여인…293
고양이눈을한남자…300
150년전의연애편지…308
병풍의기적…319

작품해설…333

출판사 서평

진주처럼아름다운소년‘신주로’가그려내는핏빛지옥도
그이면에숨겨진진실은?

대학에서영문학을가르치는시나고스케는동료오쓰코쓰와함께신슈N호반에서여름휴가를보내기로하고,조카딸과단둘이사는우도라는의사의저택에방을빌린다.그런데N호반으로향하는버스에서의문의노파가다가와“그곳에가면피의비가내리고N호수가새빨갛게물들것”이라는섬뜩한예언을남긴채사라진다.우도의저택에도착해휴가를즐기던두사람은문득우도와조카딸유미외에다른이의기척을느끼고,얼마후버드나무아래에서물에젖은신비로운미소년을보게된다.한데그얘기를전해들은우도는웬일인지심하게동요한다.그리고인근의아사마화산이분화하던날,호숫가에나갔다가돌아온시나와오쓰코쓰는‘신주로’라는이름의그미소년이우도를습격해목을베어내는참혹한광경을목격한다.잘린머리를물속에던져버리고유유히사라진신주로.경찰이수사에나서지만사라진우도의머리도,신주로의행방도찾지못한채사건은미궁에빠지는데…….

탐미적분위기와수수께끼풀이의절묘한조화
‘긴다이치고스케’와비슷한듯다른매력의초기걸작

1936년10월부터1937년2월까지추리소설전문지《신청년》에연재되었던《신주로》는요코미조세이시의작가인생에서하나의변곡점이되어준작품이다.1933년,전업작가로전향한후집필에박차를가하던그는큰위기를맞는다.〈사혼자死婚者〉라는소설을잡지에싣기로하고구상하던중각혈을하여나가노현의요양원에들어가게된것이다.게다가란포를비롯한동료작가들의후원을받으며1년여의공백끝에간신히내놓은소설〈도깨비불〉이당국의검열에난도질당하는비운까지겪었다.당시요코미조세이시는일본대중소설의흐름에따라탐미적이고음울한작품들을주로썼는데,이러한경향은건강문제로어려움을겪으면서극에달했다.하지만동시에이전부터고민해온추리소설작가로서의방향성을확립하고새로이집필에대한열의를불태우게되는데,이러한과도기적특성은〈사혼자〉의구상을발전시켜완성한《신주로》와‘유리린타로’시리즈에고스란히담겼다.덕분에《신주로》에서는아름다운호반과미소년을둘러싼특유의탐미적분위기와논리적추리의융합이본격적으로시도되었고,요코미조세이시는이런작풍을더욱발전시켜종전후‘긴다이치고스케’시리즈를탄생시키며일본본격추리소설의새장을열기에이른다.

물론,긴다이치고스케데뷔작인《혼진살인사건》보다10년이나앞선작품이고,본격추리소설로의노선전환이이루어지기전과도기적작품이므로트릭과동기의치밀성은다소부족한것이사실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유리린타로시리즈는고풍스러운문체와탐미적분위기,관능성등을보여주는요코미조세이시의초기작풍을담고있고《신주로》는이런특성을한껏살린걸작이다.비록명성에밀려‘긴다이치’시리즈에편입되긴했으나1978년과1983년,2005년에세차례나영상화되었으며,에도가와란포는이작품을자신이최고의미스터리로꼽은이든필포츠의대표작《붉은머리가문의비극TheRedRedmaynes》과비교하기도했다.긴다이치고스케와비슷한듯다른매력을가진새로운명탐정‘유리린타로’,그리고‘진주’라는이름에걸맞게더없이아름답지만,시골과도시를종횡무진하며피의지옥도를그리는수수께끼의소년살인귀신주로.특유의탐미적분위기와수수께끼풀이가가장절묘하게어우러져요코미조팬들사이에서도꼭읽어보고싶은작품으로자주언급되는《신주로》로조금덜치밀하지만한층섬세하고아름다운‘긴다이치고스케’이전시대를한껏음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