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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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세상 세계문학 7권.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리르》 선정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신작으로 찾아왔다. 〈브르타뉴의 노래〉와 〈아이와 전쟁〉, 두 레시(récit)로 구성됐다. 〈브르타뉴의 노래〉에서는 르 클레지오 자신이 어린 시절 거주했던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관한 추억을 이야기한다. 〈아이와 전쟁〉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이였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지난 날을 회고한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르 클레지오는 기억의 왜곡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를 경계한다. 이렇게 변질된 기억을 수용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단순한 에세이와 소설의 그 중간 지점인 ‘이야기’일 때만 전할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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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J.M.G.르클레지오

J.M.G.르클레지오(Jean-MarieGustaveLeClezio)
1940년프랑스니스에서태어났다.모리셔스태생의부모와함께다양한문화가교차하는항구도시니스와나이지리아등에서유년기를보낸경험이삶과글쓰기에깊은흔적을남겼다.1963년첫작품《조서》로르노도상을수상하며화려하게데뷔했고,《열병》·《홍수》등의작품을통해대도시에서살아가는현대인의고독감과물질문명에희생되는왜소한인간군상을실감나게그려냈다.2008년에는“인간성탐구,관능적엑스터시,시적모험,새로운출발의작가”라는평을받으며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초기작품에서는현대문명속인간의불안을주로다루었지만,1967년부터중남미를비롯해제3세계를여행하면서서양이아닌다른문명으로눈을돌린다.이후자연속에서훼손되지않은인간의본원적감성을발견하고,자연과어우러지는삶을추구한다.이러한사상적변모는작품세계의변화로이어져,아카데미프랑세즈가수여하는폴모랑문학대상을수상한《사막》을비롯해특유의시적서정성을바탕으로《성스러운세도시》,《황금물고기》,《하늘빛사람들》등의작품을집필했다.주요작품으로《섬》,《아프리카인》,《허기의간주곡》등이있다.

목차

브르타뉴의노래
아이와전쟁
작품해설
작가연보
독후감-최수철(소설가)

출판사 서평

“인간성탐구,관능적엑스타시,시적모험,새로운출발의작가”-노벨문학상선정이유
‘영원한유배자’르클레지오가말하는어린이의세계
2023년등단60주년을맞은르클레지오의작품세계는다채롭다.23세첫소설《조서》로르노도상을수상하며문단에등장한그는현대사회의개인이겪는실존적위기와소통의단절을다뤘다.이후그의작품세계는크게세범주로나눠볼수있다.1960년대프랑스문단을풍미했던실존주의와누보로망의색채가남아있는초기,1970년무렵프랑스를떠나중남미등에머물며고대마야문명과멕시코사에매료됐던시기,1980년대부터3대에걸쳐한곳에뿌리내리지못하고이주를거듭했던그의가족사를다룬시기.이중에서도가족사를다룬시기는르클레지오의자전적측면이강하다.실존인물의이름과성격을그대로드러내거나약간의허구적요소를넣어‘소설(roman)’의장르적특징을유지하거나그정도는다양하다.
이번르클레지오의작품은‘레시(récit,이야기)’로분류된다.소설(roman)보다는가볍고,수필(essai)보다는무거운장르를일컫는데,르클레지오의레시는보통서사의차원에서소설적요건을두루갖추고있는경향이있다.하지만이작품은자신의어린시절을회고하듯서술하는점에서기존‘르클레지오의레시’와는거리가있다.첫번째이야기〈브르타뉴의노래〉에서는유년시절을보냈던브르타뉴에서의일화를,두번째이야기〈아이와전쟁〉에서는“인생의첫다섯해를전쟁속에서살았던”르클레지오자신의제2차세계대전시기를그린다.두편의글은분명작가의어린시절을돌아보지만,작가는이것이연대기도추억담도회고록도아님을분명히밝힌다.기억의변질성을분명히인식하면서,이이야기는단순한‘개인’의회고가아닌‘인간’의본질과역사에대한섬세한성찰로이어진다.


“전쟁중에태어났다는것은본인의지와상관없이
그전쟁의가깝고도먼증인이되는것이다.”
왜르클레지오는‘브르타뉴’와‘전쟁’이라는두이야기를한권의책에담았을까?〈브르타뉴의노래〉에서작가는“태어나지도않았고,(…)그저매해여름몇달정도만보냈을뿐”인브르타뉴에깊은향수를갖는다.이는‘클레지오’라는그의성이브르타뉴어‘클뢰지우(kleuziou)’에서유래해서뿐만이아니라,브르타뉴의역사에서볼수있었지만이제는거의사라져버린고유의문화와생명력의영향이크다.한편〈아이와전쟁〉에서는“내삶의첫번째기억은폭력에대한기억”이라며전쟁의파괴적인이미지를강조한다.특히전쟁과정에서그저‘부수적피해’로분류되는여성과아이에대해,“그들은피해자가아니다.그들은피해다”라며소외된자에대한연대의식을표명한다.만인의기억속에서흐려지는“대문자역사의주변인”을이야기하는과정으로부터브르타뉴와전쟁이만나는것이다.


“이이야기를다시하고,기억의조각조각을맞추고,
삶의흐름을다시발견하고자하는것은결코향수에젖기위함이아니다.”
《브르타뉴의노래·아이와전쟁》은르클레지오의회고록으로볼수도있지만,‘회고’처럼보이는일련의이야기에는무차별현대화에대한비판,고유한생명력의회복등우리시대를위한이야기가담겨있다.실제서구에서태어났지만서구의틀에서벗어나영원한노마디즘을추구하는르클레지오의삶이이러한이야기에생명력을불어넣는다.상대적약자와의연대의식등르클레지오의일관된가치관에서독자는작가의외침을더욱선명하게들을수있을것이다.


‘찌는듯한더위속에서잘구워진진흙항아리’를위하여
_‘독후감’:최수철(소설가)

그리하여비로소우리는앞에서제기한질문에대답할수있을듯하다.르클레지오는스스로자신에게묻고있다.심리적사실주의에바탕을두고서,근원적인어떤것에대한반성과숙고를깊고넓게이끌고자할때,더나아가,감정을고양하고,영광과기쁨을누리고,교훈과가르침에귀기울이고자할때,‘이야기’가할수있는역할은무엇일까.달리말해,시간의화학작용에의해변화되고변질된기억에어떻게접근해야,그로부터현재를진단할수있는의미적인실마리를찾을수있을까.작가의메타포를옮기자면,‘찌는듯한더위속에서잘구워진진흙항아리’는어떻게얻을수있을까.어쩌면그것은소설이전의소설,혹은소설이후의소설,이를테면그야말로계시적인“신기루”에대한절망적인노력을통해서만가능한게아닐까.그렇게볼때,어쩌면이책은작가가지금까지와는조금은다른이야기형식을시도하는도정의시작그자체가아닐까.그렇다면우리는그도정의잠정적인성취로서르클레지오의새로운작품에대한기대감을가져도되지않을까.분명그러할것이다.

■■■새롭게펴내는‘책세상세계문학’은이전‘책세상문고세계문학’이영미나유럽문학중심의세계문학소개방식에서한걸음더나아가제3세계문학에서고전에이르기까지동서고금,이념과장르를막론하고문학이라불리는모든형태의텍스트를선보였던것과맥을같이한다.지향점은이어가되작품목록은전면재구성해,고답적인분위기는덜어내고젊고현대적인시각과감각을불어넣어감성과향수를고양하는문학으로인식될수있도록번역과장정에공들인고품격세계문학을추구한다.‘원문에충실한정확하고우리말다운번역’,‘책속에들어있는또하나의작품독후감’,‘신뢰할수있는지식과정보를담은작품해설과작가연보’,‘작품의개성을살린유니크한디자인과장정’을바탕으로누구나부담없이읽어보고싶고소장하고싶은‘제대로만든,함께읽는’책이다.이시리즈를통해고전은단순히이름만으로존재하는낡은이야기가아니라,오늘우리와함께호흡하는지성의토대라는사실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