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베개 - 책세상 세계문학 9

풀베개 - 책세상 세계문학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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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세상 세계문학 9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일본의 근대문학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예술관을 집약해놓은 소설이다. 속세를 떠나 한적한 시골 마을의 온천장으로 여행을 간 화가가 평범한 자연과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바를 통해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

나쓰메소세키

저자:나쓰메소세키
본명은나쓰메긴노스케夏目金之助.1867년2월9일에도우시고메바바시모요코초(지금의도쿄신주쿠구)에서태어났다.도쿄제국대학영문과를졸업하고,1900년문부성국비유학생으로선발되어2년동안영국에서유학했다.1903년귀국한뒤제1고등학교,도쿄제국대학강사로활동하다1905년《나는고양이로소이다》를발표해호평을얻으면서작가의길에들어섰다.이후《도련님》,《풀베개》,《태풍》등을연이어발표하며인기를얻었고,1907년아사히신문사에입사해《우미인초》연재를시작으로《갱부》,《산시로》,《그후》,《마음》등의작품을꾸준히연재하며전업작가로서독자들의사랑을받았다.1916년위궤양이악화되어49세로세상을떠났다.
일본근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소설,수필,하이쿠,한시등여러장르에걸쳐다양한작품을남겼다.

역자:오석륜
시인,번역가.동국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대인재개발원주임교수를거쳐인덕대학교비즈니스일본어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위원을지냈으며,문화체육관광부·한국연구재단·국립중앙도서관등정부여러부처에서심사위원·추천위원으로다양하게활동하고있다.수많은저서와번역서를출간했고일본문학과관련한많은논문을썼다.
주요시집과산문집으로는《종달새대화듣기》,《사선은둥근생각을품고있다》,《파문의그늘》,《진심의꽃―돌아보니가난도아름다운동행이었네》가있고,연구서와번역서로는《한국인이꼭알아야할일본시인》,《일본시인,‘한국’을노래하다》,《미요시다쓰지三好達治시를읽는다》,《시사일본어》(공저),《일본어번역실무연습》,《미디어문화와상호이미지형성》(일본어판,공저),《일본하이쿠선집》,《철늦은국화―다시읽는일본단편소설걸작선》,《한국사람다치하라세이슈》등이있다.

목차

풀베개
작품해설
작가연보
독후감―장정일(소설가,시인)

출판사 서평

독특한예술관으로자아와세계를깊이있게탐구하며
일본근대문학의혁신을꿈꾸다,나쓰메소세키

나쓰메소세키는사후100여년이지난지금까지‘일본의셰익스피어’,‘일본의국민작가’등으로불리며폭넒은사랑을받고있다.그는적나라한자아의고백을통해인생의진실을묘사하던자연주의문학이힘을얻던당대의일본문단에서독특한미의식과유머와풍자,비평의정신이담긴작품을발표하며독자적위치를확립했다.
소세키문학을연구하는작가이며저널리스트였던한도가즈토시는“소세키의작품은현대소설로도읽힌다.그가집필한시기는러일전쟁의승리로입신출세와금권주의,향락주의가심해지던시대였고,한편으로는장기불황으로일본인들에게염세주의가확산되었던불안의시대로,그모습이현대와유사했고,그가세상을직시하며소설에서다룬테마가오늘날에도통하기때문”이라고진단했다.또도쿄대학명예교수인고모리요이치는“소세키는동시대의풍속이나사건을절묘하게끼워넣어독자의관심을유도한다.그러면서도수준을떨어뜨리지않고작품마다다양한실험을시도해다른장르를다룸으로써유사한작품이하나도없다.따라서그의작품은순문학이면서도대중소설이기도하다”고평가했다.
20세기초소세키는근대문명의어두운면에공포감을느끼며‘인간답게산다는것’에대해끊임없이통찰했다.외국유학을바탕으로한풍부한교양과넓은시야,그리고날카로운비판정신을바탕으로시대의한계를넘어선것이다.이러한소세키의질문은이해와인정을논하며살아가는현대사회의우리에게도큰울림을준다.

비인정을찾아떠난여행에서인정을만나는,
서정적인언어로그려낸한폭의동양화같은소설

《풀베개》의주인공‘나’는그림을그리는화가다.작품의배경이되는시골마을과온천장의모습은주인공의시선에여과되어실제와다르게비현실적이다.주인공은인간세상의이해나인정을벗어나한적한산간마을에머무르면서그림을완성하고자한다.그림으로그릴수있는것을찾아이곳저곳을여행하는주인공을따라독자는진정한아름다움이무엇인지에대해사유해볼수있다.
또한하이쿠나한시,그림등을작품에차용하는장르적시도와함께자연을시적으로형상화해동양적미를구현하는것은이작품의큰특징이다.소세키는《풀베개》에서동서고금을막론한사상가,문인,화가들의작품을논하고,직접하이쿠를짓거나한시와영시를인용한다.여러예술론을섭렵해그에동의를표하거나반박함으로써자신의예술관을펼쳐보이고,자유롭게장르를넘나들면서서사의맥락과는무관한문장자체의미를추구한다.
양갱에대해“겉이매끈하고치밀한데다가반투명한속에광선을받아들일때는아무리봐도하나의미술품이다”라고표현하거나,동백이지는모습을보고“또하나큰송이가피를칠한사람의혼백처럼떨어진다”라고묘사한부분은세심한관찰력과탁월한상상력을보여주는예다.
이렇게시적인문체는작품의배경으로등장하는온천이나사찰과고미술품,다도,샤미센등의소재와어우러져동양적인풍류를자아내고,독자로하여금마치한폭의동양화속에들어와함께그림을그리는듯한느낌을준다.설령독자가그그림을완성하지못했더라도실망할필요는없다.그림을완성하기까지의과정이즐거울것이다.그걸로만족하면된다.자신의완성되지못한그림역시중요하기때문이다.

그가길을떠나기는한것일까?
_‘독후감’:장정일(소설가,시인)

이소설은한학에조예가깊었던나쓰메가도연명(365~427)의〈도화원기桃花源記〉를모방했다는해석이정설로나돈다.나코이온천이주인공의무릉도원인것이다.그런데그가도쿄에서나코이온천으로여행을하기는한것일까?도쿄와나코이온천이진짜로서로이질적인공간일까?…여기와저기가같다면여행은불가능하다.둘가운데하나를버리거나선택하는것이가능하지않은것이다.
나쓰메는이작품을발표한해에《문장세계》라는잡지에이소설은사람들이보통소설이라고말하는것과는정반대로쓴것이라면서여기에는플롯도없고사건의발전도없다고말했다.그저아름답다는어떤느낌만독자의머리에남기고싶다는것이이소설을쓴목적이다.그러나그는결말에이르러‘하이쿠적소설’을배반했는데,그배반은주인공이드디어그가찾는‘마음’을보았을때일어났다.덜거덕덜거덕돌아가는“쇠바퀴”에깔려버린“애련”.현대의상징사전속에서기차는인간도잡아먹고자연도잡아먹는일직선적이고양적(생산)인역사발전법칙을뜻한다.거기에깔리고도애련은다시살아날까?나쓰메는나미의입을빌려대답한다.“죽어서돌아와.”(이상185쪽)죽을각오가있어야만기차에저항할수있다는건지,아무런몫없는유령같은존재가되어서만기차에대항할수있다는건지….이런생각을하게만드는것이나쓰메의힘이고,그가계속읽히는이유다.

새롭게펴내는‘책세상세계문학’은이전‘책세상문고세계문학’이영미나유럽문학중심의세계문학소개방식에서한걸음더나아가제3세계문학에서고전에이르기까지동서고금,이념과장르를막론하고문학이라불리는모든형태의텍스트를선보였던것과맥을같이한다.지향점은이어가되작품목록은전면재구성해,고답적인분위기는덜어내고젊고현대적인시각과감각을불어넣어감성과향수를고양하는문학으로인식될수있도록번역과장정에공들인고품격세계문학을추구한다.‘원문에충실한정확하고우리말다운번역’,‘책속에들어있는또하나의작품독후감’,‘신뢰할수있는지식과정보를담은작품해설과작가연보’,‘작품의개성을살린유니크한디자인과장정’을바탕으로누구나부담없이읽어보고싶고소장하고싶은‘제대로만든,함께읽는’책이다.이시리즈를통해고전은단순히이름만으로존재하는낡은이야기가아니라,오늘우리와함께호흡하는지성의토대라는사실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