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대의 이성(리커버) (개정판)

과학 시대의 이성(리커버)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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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다머 철학적 해석학의 핵심 사유를 만나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는 그가 철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아직 국내 독자들에게 그 사상이 충분히 소개되지 못했다. 그의 대표작《진리와 방법》은 완역본이 나오지 못한 상태이다. 가다머의 철학적 해석학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는《과학 시대의 이성》(책세상문고ㆍ고전의세계 072)은 가다머가 1976년에 6편의 강연과 논문을 모아 엮은 책으로, 그의 사상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독자들로 하여금 비교적 쉽게 가다머 철학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다머는 근대 자연과학의 방법론에 회의를 품고 정신과학의 이해 개념을 통해 진리를 규명함으로써 철학적 해석학을 정립했다. 그의 철학의 핵심 사상을 압축한 이 책에서 가다머는 이성의 의미와 작동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과학 기술 시대에 철학함이란 무엇인지 성찰한다. 서양 철학의 이분법적 사유 체계와 근대 과학의 도구적 이성이 인간 삶의 총체적 위기를 가져왔다고 비판하는 가다머는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하며 늘 새롭게 거듭나는 사유의 운동이 이성 본래의 작용임을 밝힌다. 즉 이성의 의미를 앎의 차원이 아닌 이해에서 구하고 이것이 곧 실천이며 철학함이라고 말한다. 가다머에게 철학함이란 무엇을 아는 이론의 학문이 아니라 이해하고 해석하며 자기를 실현하는 구체적 실천이다. 삶의 전 지평에서 현실과 함께하는 실천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제시하는 가다머의 사유는 과학 기술 시대 철학의 존재 이유와 진정한 삶의 철학의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가다머 연구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은 역자의 해제는 가다머의 생애와 그의 사상의 철학사적 의미 그리고 철학적 해석학의 주요 개념들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저자

한스게오르크가다머

한스게오르크가다머는1900년독일마부르크에서태어났다.신칸트학파인나토르프의지도하에1922년〈플라톤의대화에있어서의기쁨의본질〉이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1929년하이데거밑에서〈플라톤의변증법적윤리학-필레보스에대한현상학적해석〉이라는논문으로교수자격시험을통과한다.1937년에라이프치히대학의교수가되고,1946년에는같은대학의총장,1947년프랑크푸르트암마인대학을거쳐1949년하이델베르크대학에정착한다.이곳에서안정을찾은가다머는그동안강의해온자료를모아1960년《진리와방법》으로출간한다.이책은그의대표작으로철학,예술,역사,언어,교육,종교,법학등다양한학문에지대한영향을끼친20세기최고의철학서가운데한권으로꼽힌다.그는두차례의세계대전과급변하는정치상황,그리고과학기술문명에전도되어가는사회에서의모든경험과사유를학문으로결집해낸학자이다.

목차

들어가는말|박남희

1.과학의철학적인것과철학의과학성에관하여
2.헤겔의철학과오늘날까지의영향
3.실천은무엇인가-사회적이성의조건들
4.실천철학으로서의해석학
5.철학으로향하는인간의본래성에관하여
6.철학이냐과학이론이냐?

해제-실현의진리를구하는가다머의해석학|박남희
1.가다머의생애와저작
2.가다머철학과철학사적의미
3.가다머의철학적해석학의중요개념들
4.가다머철학과그에대한비판

출판사 서평

도구적이성을넘어이해하고해석하는실천철학으로

가다머는‘과학기술시대의철학함’의문제를과학과철학의관계에서과연이성은어떻게작동되는가를통해고찰한다.가다머는데카르트이래로정신과물질이분리되면서근대의이성이윤리적책임으로부터자유로워진물질을대상으로자연과학기술을발달시켜왔으나,이때이성은물질로부터소외된도구적이성으로전락하게되고,그결과오늘날의많은문제들,즉환경오염,인간성상실,비인간적인삶등의문제들이초래되었다고본다.가다머는근대이성의자기소외가철학함의부재를가져왔고,철학함의부재가결국인문학의위기를초래하며인간삶의총체적위기를가져왔다고보는것이다.

가다머는근대자연과학의발달을가져온도구적이성이과연인간이성이라고할수있는가를,이성의문제를가장극단적으로확대해나간헤겔을통해다시금물어나간다.그래서이성의문제를도구적이성이라는협소한의미에서다루는것이아니라,인간이성찰을통해주어진모든것들과현실의문제를하나로융합하며늘달리자신을실현하는일이이성의작용임을밝히고자한다.가다머는이성의의미를이전과달리‘이해’에서구하는것이다.이때이해란대상에대한앎의차원이아닌,그렇게이해함이곧그렇게존재하는일임과동시에구체적으로실천하는일자체를의미한다.바로이구체적으로실천하는일이철학함이다.그러므로철학이란무엇에대한앎을구하는학문이아니라구체적인삶속에서날마다자신을새롭게만드는일이다.

실현의진리를구하다-철학적해석학,존재론적해석학

가다머철학의핵심은진리의개진에있다.근대이후촉발된과학기술문명은편리함과미래에대한환상을심어주지만이것에는반드시대가가따른다는사실을깨달은가다머는과학기술이표방하는진리개념이아닌,예술경험으로부터진리를새롭게구한다.이는곧근대계몽주의가지닌한계를지적하며독일낭만주의로의전환을시도하는철학적태도이다.그리고가다머는예술경험으로부터시작한정신과학의새로운진리개념을다시언어로설명한다.해석학의경험은언어를매개로하기때문이다.이와같이가다머는예술의경험을통해,낭만주의적전통을통해,자연과학에의해전도된진리개념을제자리로돌려놓고자한다.

이를통해가다머는근대과학기술이토대로삼고있는계몽주의철학자들의사유의문제점을파헤치고고대사유안에서진리의본래적의미가무엇인지를밝히고있다.이러한가다머의철학은근대이성의동일성의논리에따른단순비교나우열에따른차별을지양하고다름을인정하며다양성의세계를열어준다.나아가분절되고파편화된개별학문이아니라삶의전체성을아우르는진정한삶의철학을지향한다.

가다머의이러한철학적태도는방법론에서존재론으로의해석학의이행을시도하는것이다.그는이를위해인간현존재의삶자체가해석학적이고또해석학적순환이인간의삶자체에뿌리를두고있다는하이데거의현상학적해석학에의존한새로운해석학을주창한다.즉사람은자기에앞서있는것들과마주하는현실을하나로융합하면서가장적합함으로자신을만들어가는것이다.이해하고해석하고적용하며존재하는것이곧가다머가말하는해석학이고실천학이며철학함인것이다.가다머의해석학을존재론적해석학또는철학적해석학이라하는까닭이바로여기에있다.

이책의구성

1.과학의철학적인것과철학의과학성에관하여
현대과학문명사회에서과연철학이란무엇인가를묻고있다.이를위해가다머는철학과과학의관계를서양전통안에서,특히독일의관념론전통안에서고찰하면서철학이란단순히사고를통일하는체계구축물이아니라,세계를섭렵하는모든통로를완전히밝히고세계의모든발걸음을검증하고자하는과학의모든태도가철학하는일임을‘과학의철학적인것과철학의과학성’으로설명하고있다.

2.헤겔의철학과오늘날까지의영향
헤겔은자연과역사,사회를철학의자의식의문제로체계화한인물이다.19세기의여러학문이헤겔을불신함에도그의철학적태도는현대에이르기까지면면히이어져오고있다.가다머는헤겔을따르고자하는신헤겔학파와이와는전혀관계가없는자생적헤겔학파모두가헤겔의철학적태도를나름대로이어가고있음을밝힌다.

3.실천은무엇인가-사회적이성의조건들
우리는사회를철저하게기술적으로만들어가면서점점더위험한형태로나아가고있다.과학이란단지지식적앎과이앎의값의총체이기보다,하나의방법이고앞으로나가는길이라고할수있다.그래서우리는과학에서실천적작용과의관계를근대과학의특성에기초해이해해야한다.이런상황에서참된실천의의미는바로모든일들을이해하면서함께하는가운데행위하는것이며공동의일을자기의행위로함께결정하는것이다.

4.실천철학으로서의해석학
철학이란엄밀히말해서철학에대해서이론을궁구하는학문이아니라구체적인삶의한가운데에서자기를어떻게정립하며행위해야하는가를묻는실천의학문이다.그러기에철학은철학함의일이되어야하며,철학함이란해석학이될수밖에없다.해석학이란단순히무엇을더잘알고자하거나이를위한기술을습득하기위한것이아니라,세상의모든것들을나름대로이해하며해석하며적용하고있는자기실현의문제라는면에서해석학은또한실천철학인것이다.

5.철학으로향하는인간본래성에관하여
앎에대한의지를통해자신을형성해간다는측면에서인간은철학으로향하는본래성을갖는다.인간은늘자신의한계상황을넘어자신을둘러싸고있는모든것들에대해알고자하는앎에의의지를갖는다.이앎에의의지로인하여우리는늘새로운존재가되는것이다.다시말해앎을과학이라한다면,바로이앎에의의지가다름아닌철학이다.그러므로철학은자기자신의이해이자해석이며구체적으로자신을만들어가는실천인것이다.

6.철학이냐과학이론이냐?
우리가살고있는과학의시대에철학이란과연무엇인가?가다머는19세기후반에신칸트학파의인식이론,아리스토텔레스의형이상학,17세기이래학문의첫번째근거로서의과학의역할을살펴보면서,과연철학이란현대의과학성을담지하는과학학문이어야하는가,아니면과학학문의철학함이어야하는가에대해논구하면서현시대를지배하는과학과철학의문제를재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