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 흔히 역사관에 대해 언급할 때 우리는 헤겔의 역사철학을 근거로 삼는다. 그런데 헤겔의 역사철학이 독일 역사철학자 J. G. 헤르더Herder(1744~1803)에 근거한 것임을 아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헤르더는 근대 역사학의 초석을 다져놓았다고 평가받고 있긴 하지만, 저작이 방대하고 난해해 그간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 그래서 헤르더의 사상에 대한 많은 오해(상대주의자, 인종주의자 등)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대 주류였던 계몽사상의 모순을 꿰뚫어보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헤르더의 역사 사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우리가 접하고 있는 역사관과 다르지 않다. 달리 말하면 오늘의 역사관의 원류가 바로 헤르더의 역사철학이라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헤르더의 역사 사상이 정제되어 담겨 있는《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책세상문고ㆍ고전의세계 011)은, 현대 역사철학의 근원적인 역사적 토양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2.《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역사철학적 인식이 최초로 발아한 저작이다. 이 저작에서 헤르더는 역사를 매우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총 25장으로 기획되었다가 20장까지만 집필된 미완성 저작인 이 책은 그래서 짤막하게 요약하기 어렵다. 1장에서 5장까지는 인류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의 준비단계로,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 인간과 동물의 차이(직립보행, 추리력 발달, 언어 사용, 도덕과 종교적 기능 등) 등에 대해서 서술한다.
6장에서 10장까지는 역사에 대한 지리와 기후의 영향, 인종의 분화, 문명인과 야만인의 구별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한 국가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지리적, 기후적 요인뿐만 아니라 국민 구성원들의 행동 속에 표현되는 정신을 모두 고려하고 인식해야 하며, 인종적 편견 없이 동양인은 동양인 자신의 진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들에는 역사에 대한 헤르더의 선구자적 시각이 드러나 있다.
10장에서 20장까지는 인류 세계사의 사실을 아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15장은 구체적인 인류의 역사에 근거하여 역사 발전의 동력, 역사 발전 과정, 목적 등에 대해 헤르더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고대 아시아, 중동 지역,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인류의 역사 발전 과정 속에 들어 있는 법칙을 총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세상문고ㆍ고전의세계 011《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이 15장을 옮긴 것이다.
3. 헤르더의 역사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선구적인 사상으로 역사의 개체성을 들 수 있다. 헤르더 당시의 계몽사상은 역사를 보편주의라는 하나의 대원칙 하에 기술했다. 그래서 몇 가지 일반적인 법칙에 근거하여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들을 일괄적으로 파악했다. 헤르더는 이것이 오류이며 불완전한 서술방식임을 간파하고 이러한 접근이 이론에서는 피상성을, 실제에서는 획일성을 강요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각 민족의 문화는 동일한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것은 문화의 매개 수단은 동일할지 모르나 문화 자체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마인에 흡수된 그리스 문학이 로마 문학이 되어버리듯이 출발선상은 동일하다 하더라도 민족이라는 필터를 거치게 되면 문화는 변하게 마련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그는 당시 계몽 사상가들이 그들의 사상에 맞춰 역사적 사실들을 윤색하거나 날조하여 역사를 창작하고 삭제함으로써 역사를 비연속적인 과정으로 파악한 점을 비판했다. 그리하여 계몽 사상가들이“야만, 미신, 우둔함, 도덕 결핍,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시대로 무시함으로써 역사 발전 과정에서 배제했던 중세 시대의 독특한 가치(유럽 인구의 증대, 중세 도시의 발전, 중세 법률의 발전, 봉건 제도의 발전, 기사도, 중세 도시민의 세력 등장 등)를 새롭게 부각시켰다.
4. 헤르더는 이처럼 보편주의 사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개체적인 것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몇몇 사람들은 헤르더를 비합리주의자, 상대주의자, 로맨티시즘의 선구자, 배타적 민족주의자 등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만일 그가 계몽사상의 보편주의 사상을 근본적으로 부인하면서 개체성만을 강조했다면 분명 이러한 평가는 타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개체성 이외에도 역사 발전, 역사 발전의 궁극적 목표인 인간성 완성 등을 계속 이야기함으로써 역사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 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인간을 본질적으로 역사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로 간주했으며, 인간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인간의 노력을 통해서 역사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자신의 잘못을 더 빨리 인식하면 할수록, 그리고 더 신속하고 정력적으로 잘못을 시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 멀리 나아갈 것이며, 인간성 또한 더욱 도야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헤르더에게 있어서 역사 발전의 목표는 인간성의 획득, 즉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상태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5. 헤르더의《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계몽사상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시대 속에서의 역사 사상의 변화, 발전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헤르더의 생애는 물론 그의 역사 사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해설, 문학, 언어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집필 활동, 당시 계몽사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 이성과 감성의 분리에 대한 칸트와의 대립, 헤르더에 대한 잘못된 평가에 대한 분석과 교정, 횔덜린,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 셸링, 헤겔 등에까지 미친 헤르더의 사상적 영향 등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해제는, 헤르더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현시점에서 얻게 된 커다란 성과다.
6. 헤르더는 문학비평, 교육, 철학, 신학, 역사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질풍노도로 알려진 독일 문학 혁명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또한 독일의 철학 사상과 정치 사상, 그리고 동유럽에 민족성이라는 개념을 형성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역사 발전의 목적인 인간성 실현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그는 인간의 감성적, 지성적, 정신적 기능들이 모두 조화롭게 상호 작용함으로써 인간성이 실현, 완성된다고 보았다. 그의 묘비에는‘빛, 사랑, 삶’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는 그가 계몽 사상 시대에 태어나 계몽이라는 빛을 좇으면서도 인간의 구체적인 감성과 사랑을 동시에 추구했고, 그럼으로써 총체적인 삶을 모색했음을 보여준다.
헤르더가 주장한 인간의 자율성, 천재 예찬, 애국주의, 민요와 인간의 감정에 대한 강조 등은 괴테가 독일 문학을 새로이 출발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헤르더의 역사 철학, 중세에 대한 새로운 접근, 언어에 대한 환기, 본능에 대한 강조, 민요에 대한 예찬 등은 독일 사회를 연구하는 많은 낭만주의자들, 특히 횔덜린,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 셸링, 헤겔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2.《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역사철학적 인식이 최초로 발아한 저작이다. 이 저작에서 헤르더는 역사를 매우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총 25장으로 기획되었다가 20장까지만 집필된 미완성 저작인 이 책은 그래서 짤막하게 요약하기 어렵다. 1장에서 5장까지는 인류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의 준비단계로,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 인간과 동물의 차이(직립보행, 추리력 발달, 언어 사용, 도덕과 종교적 기능 등) 등에 대해서 서술한다.
6장에서 10장까지는 역사에 대한 지리와 기후의 영향, 인종의 분화, 문명인과 야만인의 구별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한 국가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지리적, 기후적 요인뿐만 아니라 국민 구성원들의 행동 속에 표현되는 정신을 모두 고려하고 인식해야 하며, 인종적 편견 없이 동양인은 동양인 자신의 진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들에는 역사에 대한 헤르더의 선구자적 시각이 드러나 있다.
10장에서 20장까지는 인류 세계사의 사실을 아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15장은 구체적인 인류의 역사에 근거하여 역사 발전의 동력, 역사 발전 과정, 목적 등에 대해 헤르더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고대 아시아, 중동 지역,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인류의 역사 발전 과정 속에 들어 있는 법칙을 총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세상문고ㆍ고전의세계 011《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이 15장을 옮긴 것이다.
3. 헤르더의 역사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선구적인 사상으로 역사의 개체성을 들 수 있다. 헤르더 당시의 계몽사상은 역사를 보편주의라는 하나의 대원칙 하에 기술했다. 그래서 몇 가지 일반적인 법칙에 근거하여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들을 일괄적으로 파악했다. 헤르더는 이것이 오류이며 불완전한 서술방식임을 간파하고 이러한 접근이 이론에서는 피상성을, 실제에서는 획일성을 강요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각 민족의 문화는 동일한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것은 문화의 매개 수단은 동일할지 모르나 문화 자체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마인에 흡수된 그리스 문학이 로마 문학이 되어버리듯이 출발선상은 동일하다 하더라도 민족이라는 필터를 거치게 되면 문화는 변하게 마련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그는 당시 계몽 사상가들이 그들의 사상에 맞춰 역사적 사실들을 윤색하거나 날조하여 역사를 창작하고 삭제함으로써 역사를 비연속적인 과정으로 파악한 점을 비판했다. 그리하여 계몽 사상가들이“야만, 미신, 우둔함, 도덕 결핍,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시대로 무시함으로써 역사 발전 과정에서 배제했던 중세 시대의 독특한 가치(유럽 인구의 증대, 중세 도시의 발전, 중세 법률의 발전, 봉건 제도의 발전, 기사도, 중세 도시민의 세력 등장 등)를 새롭게 부각시켰다.
4. 헤르더는 이처럼 보편주의 사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개체적인 것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몇몇 사람들은 헤르더를 비합리주의자, 상대주의자, 로맨티시즘의 선구자, 배타적 민족주의자 등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만일 그가 계몽사상의 보편주의 사상을 근본적으로 부인하면서 개체성만을 강조했다면 분명 이러한 평가는 타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개체성 이외에도 역사 발전, 역사 발전의 궁극적 목표인 인간성 완성 등을 계속 이야기함으로써 역사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 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인간을 본질적으로 역사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로 간주했으며, 인간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인간의 노력을 통해서 역사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자신의 잘못을 더 빨리 인식하면 할수록, 그리고 더 신속하고 정력적으로 잘못을 시정하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 멀리 나아갈 것이며, 인간성 또한 더욱 도야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헤르더에게 있어서 역사 발전의 목표는 인간성의 획득, 즉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상태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5. 헤르더의《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은 계몽사상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시대 속에서의 역사 사상의 변화, 발전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헤르더의 생애는 물론 그의 역사 사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해설, 문학, 언어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집필 활동, 당시 계몽사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 이성과 감성의 분리에 대한 칸트와의 대립, 헤르더에 대한 잘못된 평가에 대한 분석과 교정, 횔덜린,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 셸링, 헤겔 등에까지 미친 헤르더의 사상적 영향 등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해제는, 헤르더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현시점에서 얻게 된 커다란 성과다.
6. 헤르더는 문학비평, 교육, 철학, 신학, 역사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질풍노도로 알려진 독일 문학 혁명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또한 독일의 철학 사상과 정치 사상, 그리고 동유럽에 민족성이라는 개념을 형성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역사 발전의 목적인 인간성 실현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그는 인간의 감성적, 지성적, 정신적 기능들이 모두 조화롭게 상호 작용함으로써 인간성이 실현, 완성된다고 보았다. 그의 묘비에는‘빛, 사랑, 삶’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는 그가 계몽 사상 시대에 태어나 계몽이라는 빛을 좇으면서도 인간의 구체적인 감성과 사랑을 동시에 추구했고, 그럼으로써 총체적인 삶을 모색했음을 보여준다.
헤르더가 주장한 인간의 자율성, 천재 예찬, 애국주의, 민요와 인간의 감정에 대한 강조 등은 괴테가 독일 문학을 새로이 출발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헤르더의 역사 철학, 중세에 대한 새로운 접근, 언어에 대한 환기, 본능에 대한 강조, 민요에 대한 예찬 등은 독일 사회를 연구하는 많은 낭만주의자들, 특히 횔덜린,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 셸링, 헤겔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 - 고전의세계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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