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곱다 (고재동의 후쿠오카 기행 시조집)

그냥 곱다 (고재동의 후쿠오카 기행 시조집)

$10.14
Description
“후쿠오카 3박 4일/ 훈장 하나 달고 왔다/ 시조 60편/ 거저 주는 거/ 아닌가 보네// 아소산/ 눈보라 속에/ 독감 든 줄 몰랐다”(와야천 일기ㆍ19, 아소산 눈보라 속에 독감 들었다」)

책의 겉과 속 모두 고운 소시조집 『그냥 곱다』, 고재동 시인이 “와야천 할배 할매들”과 3박 4일간의 일본 후쿠오카 여행 중에 쓴 시조를 묶어 발간하였다. 시, 시조, 수필 등 뜨거운 창작 열정으로 “우리 시대의 희귀식물 같은 문사”(장호병 수필가)로 불리는 고재동 시인은 여행 중에도 하루에 10~20편의 시조를 완성하더니 이렇듯 온기와 재미 담은 즐거운 시절가조를 들려준다.
저자

고재동

1988년《한국수필》초회추천및《월간문학》신인상당선

(전)한국문인협회안동지부회장

  국제펜한국본부경북위원회회장

  대표에세이문학회회장

(현)와룡문학회회장

  사)한국문화예술연대부이사장

  한국수필가연대부회장

  문학과비평작가회부회장

  한국수필가협회이사

  『한국문인협회70년사』편찬위원



□저서

시집『바람색하늘』『바람난매화』『바람의반말』『바람꽃그녀』

수필집『낮달에들킨마음』『경자야』

산문집『간큰여자』『강아지와아기염소가쓰는서사시』

시조집『귀촌일기』『귀촌일기2』『귀촌일기3』『그냥곱다』

목차

책머리에│즉흥으로하루에10~20편씩쓴

추천의말씀│시가그대가슴에안길날을위하여_장호병


1일

우박이맨발로나와/후쿠오카를접수하다/지하로길을내는비행기/무의식이론/소풍왔던길/혼탕없다/음흉한할배들/황혼에불지필까/일본관광신고식/촌넘/온돌방이최고


2일

활화산과동침/벳푸의바람/유후인거리/그냥곱다/억새꽃고향/일본의삼나무/삼나무/청정미나리/삼겹살이떠오르는미나리/물안개피는금린호/아~찌/우먼파워/모리다가오리상/참예쁜/유황가스너도아프니/아소산에는있고대관봉에는없는것


3일

혼잡같은/세숟가락카레/집으로갔는가/얄미운구름/두그루나무/휴게소풍경/아소산/구억년전엔연못이었어/쌀무덤/매화떡/할미들이꽃/반세기전그여고생할머니됐을까


4일

아침해뜨는/와야천할매할배/막걸리익는밤/금이간사랑탑/야나가와행고속도로/텅빈기차/물부족국가/뱃사공의노래/트로트메들리/수구리/할아버지뱃사공/현해탄건너오다/인생은아쉬움이란단어와연애하는것/후쿠오카여/목선타고/사람이명품이어야/일몰과일몰/김치순두부찌개/별이와닭/무와배추/우박바람눈

출판사 서평

“구름을포개놓고/융단을깔았더니/천둥에번개로/손님맞는후쿠오카/우박이/맨발로나와/격하게환영하네”(「우박이맨발로나와」전문)라는여행의설렘을그린첫시편부터“4일간일본여행/기억은우박바람눈/아소산정상을/오르지는못했어도//내일을/기약할수있어/다행이라여기네”(「우박바람눈」전문)의마지막시편까지이국에서의새로운경험과서정을노래한시편들이그야말로정답고곱다.


“구름위를나는/후쿠오카행비행기가”,“첫눈관측한서해”를지나,“찰나의/순간을타고/소풍왔던길을가”듯일본땅을밟고“천오백고지/유후다케[由布岳]/산허리중간쯤/600미터지점에서”(「촌넘」)여장을풀었다.다다미방에혼탕,온탕,일본맥주,고구마소주에취한황혼들의여행첫날풍경에설렘과유쾌함이가득하다.

“우리의온돌방은/세계에서으뜸이라/조상님지혜에/박수를보내고싶다/일본땅/기껏첫날인데/선돌길황토방이그립네”(「온돌방이최고」전문)


시인은유후다케[由布岳]활화산도,벳푸[別府]의하늘도,유후인인[由布院]거리도와야천집에서늘하던대로한결같이다정한눈길로바라본다.눈보라가몰아쳐도“동백꽃송이/손흔들어작별하네”(「활화산과동침」),“…하늘은/전형적인와야천가을/”(「벳푸의바람」),“바람에흩날리는/저꽃의조상님은//아마도/와야천인근/지리산에살거야”(「억새꽃고향」)라거나일본삼나무,청정미나리,금린호(金鱗湖)의온천수물안개,아소산의눈[雪]까지,유유자적어디에서나자연과함께하는시인특유의물아일체동심이고스란히담긴시조의맛이참순수하다.

“화장실바닥에/나뭇잎/한장누웠네//무수한발길에/밟히고도/그냥곱다//바람은/단풍만두고/저만빠져나갔구나”(표제작,「그냥곱다」전문)


1,500고지아소산(“정상을갈수없네/밤사이쌓인눈이/나그네발길잡네”)대관봉을오르고내려오며바람(“대나무/쑥과억새는/길을잃고헤매네”)과구름(“얄미운구름이/심술을부리는구나”),두그루나무(“십년후/다시찾을때도/그자리에서있으렴”)를보고,아소시(“소와말/아소산화산이/구억년을떠받든다”),고메즈카(쌀무덤)의인자한모습을만나고,매화떡과색다른먹거리(”일본의아침밥상/밤톨만한종지”,“점심은카레덮밥/우유한잔이전부다/…//…세숟가락뜨니끝”)문화를경험하는등여행의3일차를그린시편들은이국에서의새로운풍경과풍습,문물이생동감넘치게그려져있다.

“소국대국/화려한자태가/관광객유혹하네/멀리서온할매할배/저를보고가란다//덩달아/와야천할미들은/꽃인줄아나보다”(「할미들이꽃」전문)


“와야천할배할매”들과함께하는,여행의즐거움,웃음,해학이담긴시편들은생활시조의흥겨운맛을가득담고있다.

“칠순을바라보는/와야천/할매할배들//후쿠오카바닷가/숙소에모여앉아//옛추억/더듬어가며/밤새는줄모르네”(「와야천할매할배」전문),

“바를정자김교장/폭탄을/장착하다//김회장/연애담에/폭소가터지네//과거가/무에대수일까/일본막걸리익는다”(「막걸리익는밤」전문)

“뱃사공도고령화/누가저배노를젓나//여든셋/우리태운/뱃사공할아버지//형님요/흥을아는형님요/부디부디건강하이소”(「할아버지뱃사공」전문)


드디어귀향길에오르는심정을그린시편에서는여행의끝남에대한아쉬움과집에의그리움이교차한다.“인생은아쉬움이란단어와연애하는것”이라는시구를음미하며돌아오는길이다.

“비행기드디어/공항에서이륙하네//나흘간/일본여행/처음이라설레었네//시한수/남겨놓았으니/덤덤하다하련다”(「후쿠오카여」전문)

“후쿠오카떠나는/서녘하늘해가지네//이륙하는비행기/해를쫓아/현해탄간다//일몰은/또다른일몰향해/선넘어가는것”(「일몰과일몰」전문)

“나흘간잊고지냈던/별이와닭세마리//먹이야풍족하게/담아놓고왔지만//얼큰한/순두부찌개먹고나니/너희가그립다”(「별이와닭」전문)

“집이야/누가업고갔기/만무하다만//와야천/멈추었을리도없고/무와배추는//강추위/다녀갔는지/무고할까궁금하다”(「무와배추」전문)


“꾸밈없이진솔하여독자들의가슴에녹아드는”고재동의기행시조집『그냥곱다』.“아무편견없이눈에보이는,느낌을적었다”라는것이시인의말인데.그모든느낌이참으로곱고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