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 한국현대수필100년 100인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4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 한국현대수필100년 100인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4

$12.00
Description
“세상을 살면서 부딪치는 하고 많은 문제들 속에서 그냥 입을 다물고 있기에는 너무 벅차고 힘겨워서 이러쿵저러쿵 소리를 글에 담아낼 수밖에 없었다.”
한국수필 100년 100인 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네 번째 책은 오경자 수필가의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이다. 독자와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느낀,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들, 공감을 넘어 감동에 이르게 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법당을 이고 앉은 여자」, 「옥잠화, 어머니, 그리고 옥비녀」, 「정비례의 행운」, 「소금광산」, 「부부싸움」, 「무대를 제대로 만나야」 등 51편의 작품이다.
저자

오경자

저자:오경자

ㆍ전북남원출생

ㆍ전주여고,고려대법과대학법학과졸업(법학사)

ㆍ이화여대교육대학원졸업(교육학석사)

ㆍ경제통신사기자(전)

ㆍ한국여성단체협의회사무처장(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사(전)

 한국공익문제연구원부원장(전),한국노년인권협회부회장(현)

 4·18민주의거기념사업회상임이사(현)

ㆍ장안전문대겸임교수(전)

ㆍ한국사회교육연구원원장(전)

ㆍ사법제도개혁심의위원(전),금융분쟁조정위원(전)

ㆍ고려대학교,인천전문대,서울여대,용인대학강사(전)

ㆍ월간《수필문학》천료등단

ㆍ국제PEN한국본부부이사장(현),한국문인협회회원(감사,이사역임)

ㆍ한국수필문학가협회회장(현)

ㆍ한국기독교수필문학회회장(전),고문(현)

ㆍ수필문학추천작가회회장(전),고문(현)

ㆍ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회장(전),평의원(현)

ㆍ은평문인협회회장(전),고문(현)

ㆍ시문회회장역임,고문(현)

ㆍ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현)

ㆍ창작수필문인회회장(전),고문(현)

ㆍ고려대학교평생교육원수필창작지도교수(현)

ㆍ한국여성단체협의회법규위원장,출판공보위원장(전)

ㆍ21세기여성정치연합부회장(현)

ㆍ국제여성교류협회이사,교육문화프로그램위원장

ㆍ수필문학상,GS문학상,크리스천문학상,연암문학상,원종린수필문학상,사임당문학상,은평문학상,올해의수필인상,아리수문학상수상

ㆍ대통령표창(1983),국민포장(2014)

ㆍ수필집『바퀴달린도시』『느린기차를타고싶다』『그해여름의자두』『천년을웃고사는여인』(선집)『그렇게는말못해』『아름다운간격』(공저)『토기장이와질그릇』『신원확인』『밤에열린광화문』『그리움에색깔이있다면』(선집)『그때는왜』『옥잠화그리고어머니』(영역대역집)『기다리고있었나』『아버지의꿈』『계단좀내다버려』『건방진용서』

목차

작가의말|공감을넘어감동을느끼는독자를만나고싶어

1부법당을이고앉은여자
법당을이고앉은여자/느린기차를타고싶다/이왕길들었는데뭐/부인저돌이아직도자랑스럽소이까/분꽃속의외할머니/가고싶은곳

2부옥잠화,어머니,그리고옥비녀
옥잠화,어머니,그리고옥비녀/창틀안의담쟁이덩쿨/천년을웃고사는여인/그해여름의자두/계란돌/어차피불현듯떠날것을/밤에열린광화문/사랑이죄인가요?

3부정비례의행운
돌아간다/정비례의행운/그곳에갈수없는것은/지금잠이옵니까?/나를생각하세요/위장/계륵/아버지의꿈

4부소금광산
반상기에담겨온어머니/소금광산/그리움에색깔이있다면/함께함이전부인걸/그는자유를택했다/이제누구와먹으랴/이제영영편히가시오

5부부부싸움
남편의모교/33살의치기/왜그때는못했을까?/당신정말보고싶네요/작은행복/대견함/부부싸움/남경오해건과숙부인정하경

6부무대를제대로만나야
무대를제대로만나야/계단좀내다버려/물이없으니/건방진용서/딸의돋보기/그해여름의달콤함과씁쓸함/왜이다지공허한가/철부지의다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사랑,어떤것이옳은해석이고정의일지나도모르고앞으로도어느누구인들정답을알리는없을지도모른다.갖고싶은것이기도하고그를위해서는무엇이나다해주고싶은대상일수도있다.그런데나만다해주어야지,나만이해주어야지,나를대신할그누구도용납될수없으니사랑은곧질투일수도있다.”(「법당을이고앉은여자」중에서)

강화도전등사의대웅전처마자락에얽힌슬픈전설을통해생각해본사랑의의미를다룬작품을시작으로1부에서작가는여러빛깔사랑의양상에관해탐색하고있다.
6.25피란시절엄마와의추억과엄마로부터받은사랑(「느린기차를타고싶다」),열녀라는족쇄와맞바꾼어미의자식사랑(「부인저돌이아직도자랑스럽소이까」),외할머니의지극했던손녀사랑(「분꽃속의외할머니」)등작가는“불에델정도의뜨거운사랑은못해보았지만우리는그런대로훌륭한사람인자를만들며살아왔다.”(「이왕길들었는데뭐」)라는표현에걸맞은겉으로는온화하고따스하지만지극한속내의사랑론을펼쳐보인다.

“길건너시청후문으로사람들이몰려나온다.퇴근시간이다.저녁밥지을때를알리러분꽃이얼굴을드러냈으니서둘러집으로가서식구들밥상을차려야겠다.이래서서양사람들은분꽃을4시Fouro'clock꽃이라부르나보다.더위에지쳐돌아오는가족들에게꿀물에미숫가루라도타서맞이해볼일이다.얼음몇조각띄우면그더욱운치가있으리라.분꽃잎하나띄워주고싶은충동이일어난다.손을뻗다가도로거두어들였다.심지는못하나마따기까지하다니….코끝을스치는꽃내음과고소한미숫가루한모금이빚어내는절묘한조화를음미하며돌아섰다.”(「분꽃속의외할머니」중에서)

마치지금눈앞에서일어나는일인듯,선명한묘사로풀어가는사연과‘사랑’이라는삶의진실을담은작품이잔잔한감동을남기며마음에깊은울림을준다.
옥비녀에어리는,옥잠화처럼고왔던어머니의인생에대한그리움을그린「옥잠화,어머니,그리고옥비녀」(“단아한매무새에학처럼긴목덜미위로크지도작지도않게지어진쪽을가로질러꽂힌비녀,파르르한색상이보는이를슬프게하는그런비취옥비녀”),담쟁이덩굴을통해극복의의미를깨닫는작품「창틀안의담쟁이덩굴」(“새순이길을잘못들어말라죽은그줄기가아래쪽으로내려가며따라죽은것이아니라,밖에남은줄기가또새잎을위로위로뻗어올리고있다는사실이나를숙연하게한다”),와당속에새겨진신라여인의푸근한미소,「천년을웃고사는여인」(“어찌보면아이같기도하고또이렇게보면처녀같기도하다.그잔잔한웃음기를보면사랑스런아기를쳐다보는젊은어미같기도하다.그래도그여인은정인의모습이맞는것같다”),자두에얽힌무서운전쟁속의마음따뜻했던기억,「그해여름의자두」(“아이가아주가버릴것같아초조해졌는지병사가엉거주춤일어선다.주머니에서무언지한움큼꺼내보이며다급하게아이를불러세운다.아이손에건빵을쥐여준인민군병사는저보다조금밖에작지않은소녀의머리를쓰다듬으며고향집자기조카만하다고허공에대고중얼거리고있다”),계란돌에얽힌아버지와의애틋한사연,「계란돌」(“살그머니손을펴본다.네마음안다는듯돌이올려다본다.내가남은생을무엇을하며사는것이아버지마음에합당한지오늘밤진지하게여쭈어보아야겠다”)등작품마다감동의여운을담은문장이눈길을끈다.

“사람의가는길”,나이듦에대한작가의글은수굿함과편안함이라는또다른사랑의얼굴을보여준다.치매노모의아이되기를보며“자연의순리대로모든것을내맡기고물흐르듯몸을맡긴생사관”을생각해보는「돌아간다」,“고진이긴사람,감래가긴사람,아예고진과는인연이없는사람,감래는비켜가기만하는사람,우리눈으로보기에는그렇게편가르기가되는것같은세상이다.하지만길게보면그것은이상하리만큼공평하게찾아오는지도모른다.”라며인생에있어고진감래의공평한원리를이야기하는「정비례의행운」,“누구에게나꿈은아름답고현란하지않을까?”라며나이듦과상관없이언제나소박한꿈을잃지말자는주제의작품,「아버지의꿈」등이“어차피하늘길가는날그날에야모든것다벗어던지고맨얼굴,맨머리,제마음으로갈것아니겠는가?가발도필요없고진한립스틱도소용찮다.힘들었으면힘들었다고한마디유언으로남기고고즈넉이떠나면그만이다.…”(「위장」)라며꾸밈없이삶을살다“멋지게돌아가자”라는의연한인생의교훈을담은작품들이다.

“…아버지의젓가락을기다렸을조그만그릇하나에시선이꽂힌지꽤오래되었습니다.시간이흐르면서눈가는자꾸시려옵니다.굴비의살을발라아버지의숟가락에올려주던어머니의가녀린손이곱상스레시야를덮습니다.어머니가즐기던약자장(쇠고기를다져서만든장조림)도담겼겠지요.외할머니가정성껏담아보낸더덕장아찌도잘게찢겨담겨있군요.당숙모의사랑담긴집장(야채를넣어삭힌된장류의일종)도자리를하고있습니다.어머니의깊은맛나는김치한쪽먹고싶습니다.함께보내온나무칠기찬합이나도좀쳐다보라고조르는군요.아마도잔뜩준비해간음식을잘먹지않는나때문에어머니를심란하게했던어느날소풍길의그도시락이바로저찬합이었던것같습니다…”(「반상기에담겨온어머니」중에서)

“근엄하고범접하기어려운인품이면서도아주따뜻한가슴을가진”아버지와일찍생이별한“정녕고운여인”이었던어머니,그한많은인생이끝내잃어버리지않고남겨준애틋한사랑의교훈(「그는자유를택했다」),그위대한유산을작가는절대잊지않는다.그러면서“그래나자신이그옛날소금광산에말을낳아기르게하고평생을어둠에갇혀일만하다죽게한사람들을책망할만큼사람과세상을사랑하며살았는가?”(「소금광산」)라며자신이가진사랑의크기를돌아본다.

“갑자기입원해서한달반쯤애를태우게하더니애간장다말려놓고훌훌떠나버린남편”에대한그리움을그린작품으로「그리움에색깔이있다면」,「함께함이전부인걸」,「이제누구와먹으랴」,「이제영영편히가시오」,「왜그때는못했을까?」,「당신정말보고싶네요」,「작은행복」,「부부싸움」,「물이없으니」등이있다,이러한공감가는체험을그린작품을통해작가는사랑이란오직“함께옆에존재한다는것만으로기쁨”이며,바로그것이사랑의진실이며사랑만이우리삶에있어서“행복의원천”임을보여준다.애끊는아픔과절절한그리움을웃음과사랑으로승화한작품마다눈물과감동이있다.

“밤10시가넘어귀가한날사진에대고싸움을건다.약오르지?이렇게늦게들어와도아무소리도못하고,그러기에누가그렇게일찍가래?댓거리가없으니재미가없다.칼을아무리휘둘러도베어낼물이없으니힘만빠진다.무심코사들고온노각이한마디한다.“누구먹으라고나는사들고오신겁니까?”그러게,먹을사람있을때는다른반찬도많은데노각타령이냐고잔소리를붙여달고서야만들어주던노각나물을누구먹으라고만들려는건지한심한아낙이다.”(「물이없으니」중에서)

“행복은저건너산너머에있는것이아니라항상우리곁에있다.”라는소박한교훈,우리는그저삶에감사하며언제까지나사랑을나누자는,겸허한삶의깨달음이담긴『법당을이고앉은여자』.작가의바람대로공감을넘어감동에이르게하는,“한줄기소나기와같은시원함”을느끼게하는수필선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