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구멍으로 본 풍경

열쇠 구멍으로 본 풍경

$15.93
Description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캄캄했다. 그런데 깊은 곳 어디쯤 반짝 불빛이 보여 열쇠를 꽂으니 찰칵 대문이 열렸다.”(「열쇠 구멍으로 본 풍경」 중에서)
시, 시조, 수필, 산문 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지금까지 12권의 작품집을 펴낸 안동 선돌길의 귀촌 농부 고재동 작가가 열세 번째 책으로 『열쇠 구멍으로 본 풍경』을 펴냈다. 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 스물두 번째 책이다. 집필, 20여 년 농사 외에 또 다른 생업인 택시 운전에 종사하며 택시 안에서 보고 들은 온갖 희로애락 인생사를 받아 적어 고재동 표 산문으로 완성했다.
1부 눈[雪]과 눈[目], 2부 운수 좋은 날, 3부 과세 잘 하셨니껴, 4부 방아깨비 장가든 날, 5부 냉이꽃 필 적에, 5부에 나누어 실은 예순 편의 작품들이 있다. 각 편의 중간중간 서정적인 시편을 삽입한 읽을거리 풍성한 고재동 식 수필 구성이 여전하고, “방금 몽우리 터뜨린 노란 국화 서너 송이 말갛게 미소” 짓는 듯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게 밴, 인간주의 자연주의 수필집이 바로 『열쇠 구멍으로 본 풍경』이다.
저자

고재동

우초고재동

1988년《한국수필》초회추천및《월간문학》신인상당선
(전)한국문인협회안동지부회장
  국제펜한국본부경북위원회회장
  대표에세이문학회회장
(현)와룡문학회회장
  사)한국문화예술연대부이사장
  한국수필가연대부회장
  문학과비평작가회부회장
  한국수필가협회이사
  『한국문인협회70년사』편찬위원

□저서
시집『바람색하늘』『바람난매화』『바람의반말』『바람꽃그녀』
수필집『낮달에들킨마음』『경자야』『열쇠구멍으로본풍경』
산문집『간큰여자』『강아지와아기염소가쓰는서사시』
시조집『귀촌일기』『귀촌일기2』『귀촌일기3』『그냥곱다』

□수상
제39회한국수필문학상
제3회문학과비평문학상
2022경북펜문학상

목차

머리글ㆍ꽃에도맘이있다

1부눈[雪]과눈[目]
이야기하나   고추먹고꼬끼오
이야기둘    길을가다가
이야기셋    거미줄해법
이야기넷    열쇠구멍으로본풍경
이야기다섯   거짓말하는꽃
이야기여섯   가을수박
이야기일곱   억이의외출
이야기여덟   시집가는자두나무
이야기아홉   담넘어가는개나리
이야기열    첫눈,세번째눈
이야기열하나  호랑이와고양이
이야기열둘   눈[雪]과눈[目]

2부운수좋은날
이야기열셋   까치설날
이야기열넷   까치밥
이야기열다섯  3막인생
이야기열여섯  할머니닭의비상(飛翔)
이야기열일곱  낙화
이야기열여덟  노란민들레
이야기열아홉  파란나라
이야기스물   참꽃마리와쐐기풀꽃
이야기스물하나 보는꽃,보이는꽃
이야기스물둘  거서
이야기스물셋  시벽詩癖에쓰는수묵화
이야기스물넷  운수좋은날

3부과세잘하셨니껴
이야기스물다섯 정끊는약
이야기스물여섯 두고온멧돼지
이야기스물일곱 개똥벌레한가위
이야기스물여덟 詩를읊는멧돼지
이야기스물아홉 국화꽃이노랗게피우는이야기
이야기서른   잃어버린반지
이야기서른하나 추월금지
이야기서른둘  내집이더높아
이야기서른셋  뭐잡샀니껴?
이야기서른넷  소나무가아프다
이야기서른다섯 라면먹고이쑤시기
이야기서른여섯 과세잘하셨니껴

4부방아깨비장가든날
이야기서른일곱 정월대보름달
이야기서른여덟 닭의외출
이야기서른아홉 미스터트롯
이야기마흔   봄꽃필적에장미잎핀다
이야기마흔하나 는개비오는날의슬픈동화
이야기마흔둘  수탉의변심
이야기마흔셋  강아지시인
이야기마흔넷  사랑꾼청둥오리
이야기마흔다섯 잃어버린우산
이야기마흔여섯 개망초꽃피는
이야기마흔일곱 다리
이야기마흔여덟 방아깨비장가든날

5부냉이꽃필적에
이야기마흔아홉 하현달
이야기쉰    가을장마
이야기쉰하나  지게3代
이야기쉰둘   들국화고향
이야기쉰셋   입동무렵와야천
이야기쉰넷   어느4남매
이야기쉰다섯  이색출판기념회
이야기쉰여섯  청룡의해에검은토끼를태우다
이야기쉰일곱  빈말
이야기쉰여덟  악어새의눈물
이야기쉰아홉  윷이야
이야기예순   냉이꽃필적에

출판사 서평

“고추로세상에왔다가탄저병으로유명을달리하든닭에쪼여도중에운명이바뀌든이모두가자연의섭리이며주어진몫이다.만물의영장이라지만사람또한다르지않다.”(「고추먹고꼬끼오」)자연의섭리와세상살이의원리가다르지않다고믿는작가가섬세하고서정적인묘사로그려낸안동선돌마을의자연풍경과택시를운전하며생생히스케치한사람살이각양각색사연을함께버무린작품들은고재동작가만이보여줄수있는,정감넘치는우리네삶의이야기이다.기쁘고슬프고즐겁고때론분노하며살아가면서맛보는,세상살이의달곰씁쓸한묘미가진솔하고담담하게그려져편편마다깊은여운을남긴다.“살아가는동안나에겐대문은없다.나는언제든문을활짝열어놓고살고싶다.”라는작가의활짝열린마음안으로들어온생생한세상풍경이참따뜻하다.

인정넘치는택시기사인작가가만나는손님들저마다의사연이심금을울린다.추운겨울,아흔하나의연세에증손자를돌보느라고아침마다걸어서고추상회까지가는할머니,자식에게버림받고중병을앓으며외로이살아가는독거노인(「열쇠구멍으로본풍경」),추석에도연락없는자식준다고밤따는할머니(「거짓말하는꽃」),중환자실에입원한늙은아내를매일면회가는아흔하나잡수신할아버지(「두고온멧돼지」)등시골의고령노인들이맞닥뜨린힘겨운삶의모습,코로나시국의어두웠던사회상-사업에실패하고빚더미에올라생목숨을끊은중년남자(「억이의외출」)와코로나의직격탄을맞고전재산을날린후원룸으로밀려난부부(「첫눈,세번째눈」)등-과유례없는팬데믹으로생계가어려워진소시민과소외계층의사연많은삶(「노란민들레」)이“짠한풍경”으로책속에고스란히담겼다.

작가는,웃음과낙관으로삶의고비를넘을줄아는평범한사람들의귀한삶도소중하게그려낸다.야간공장에다니느라8년째새벽2시면출근하는참부지런한그녀(「시집가는자두나무」),시집와서40여년시부모를모셨다는그녀(「담넘어가는개나리」),왕복택시비를내가며친구에게새벽에선물을정성껏전하는천사같은그녀(「까치설날」),영어의몸이된남편옥바라지하며오매불망기다리는그녀(「하현달」),“미장원을해서번돈으로길고양이를30년째나돌보는”(「입동무렵와야천」)그녀등,멋진“그녀”들의용감하고사랑넘치는일상이보석같다.또혼자되어고향에온여든넷의할배가여든둘할매와일으킨사랑의바람(「할머니닭의비상(飛翔)」),“영타기”공연과“나후나”안동공연을기대하며택시에오른“거서”와“거”에간다는70대아주머니들에게듣는구수한사투리(「거서」)대화를그린정겹고토속적인재미가있는작품들도있다.집나간아내때문에아들을자기핏줄이아니라고내내의심하며보는사람마다“닮았니껴?”묻는남자(「가을수박」)나,아버지는세상을버리고엄마는서울로돈벌러가고조부모와시골에사는4남매(「어느4남매」)의사연,「닭의외출」,「개망초꽃피는」등의작품들은어려운환경을견뎌내는사람들의하루하루를응원하는작품들이다.이모두봄날,활짝피었다가미련없이지는벚꽃처럼,언제어느때든희망을잃지않고삶을긍정하는사람들(「낙화」)은모두꽃이라는작가의환한눈빛이빚어낸작품들이다.

『열쇠구멍으로본풍경』에등장하는온갖동물,식물,바람,눈등사계절자연을바라보는작가의눈길은좋은사람을바라보는것과똑같이사랑스러움과연민이가득하다.작품속에등장하는,참나리꽃호랑나비쓰르라미장끼멧돼지고라니반딧불이등오만가지동식물에관한생명력넘치는생태와서정적인묘사는하루에도수천종씩동식물을사라지게하는인간과지구의심각하고냉혹한환경문제를절실하게되새기게한다.「까치설날」,「까치밥」,「개똥벌레한가위」,「시를읊는멧돼지」,「소나무가아프다」,「방아깨비장가든날」등다수의작품에서언젠가사라져버릴것같은자연의아름다움을그리고,위태로운현실을실감나게보여준다.

눈이오건비가오건,밤이건낮이건손님이찾으면택시를몰고세상밖으로나선다는고재동작가,그가“체험삶의현장”에서바라본세상이야기,『열쇠구멍으로본풍경』.
“어떻게사느냐의문제다.열쇠구멍으로세상을보면캄캄할것같지만그렇지만않다.휘황찬란한광경도있고등대같은불빛도있다.…어떻게살다가느냐는건내맘이다.…마음먹기에따라생이달라진다.내생은내가결정한다.누가살아주기를바라서는안된다.내생은내몫이다.마음먹기에달렸다.”(머리글「꽃에도맘이있다」중에서)
그렇다.세상살이는“마음먹기”에달렸다.비록힘들어곧쓰러질것같아도마음먹기에따라조금은견딜만하게느껴지지않던가.작가가이토록재미나고눈물나고감동적으로그려놓은편편의이야기들이전하는메시지다.작가가참“씩씩한”마음을담아쓴,정과사랑,희망가득한작품들덕분에『열쇠구멍으로본풍경』이참아름다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