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는소리

까는소리

$10.40
Type: 현대시
SKU: 9791171551422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2022년 《문장21》로 등단한 필립(筆苙) 시인의 첫 시집이자 라온현대시인선 두 번째 작품집인 『까ㆍ는ㆍ소ㆍ리』는 시인의 날선 현실 인식과 치열한 언어 감각이 폭발하는 시집이다.

제목에서 암시되듯, 이 시집은 ‘말 그대로 까는 소리’로 가득하다. 이성의 검열을 거치지 않은 날것의 언어, 비속어와 하위문화 코드들이 오히려 가장 솔직하고 진정한 감정의 기호로 작동한다. “이성적 자아와 초자아의 검열을 거치지 않은 채로 거침없이 외화(外化)되는 비속어나 비표준어들은 부당하게 짓밟혀온 억울한 주체들의 심정을 환기하게 만드는 진정성을 가진다.”(신상조의 해설 「이탈하거나 폭주하는 말들」 중에서). 그는 사회에 눌려온 이들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비속어조차 서정적 무기로 승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준다.

시인은 신랄한 사회 비판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 “서글픔과 따스함의 경계는 모호하다”는 2부의 제목처럼, 필립의 시는 분노와 연민, 폭력과 위로, 거침과 섬세함 사이를 오간다. 「먼지떨이」, 「박스 할머니」, 「아버지의 라면」, 「벙개시장 브로커」 같은 시편들은 서민적 삶의 단면을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이 시집은 단순한 시 모음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증언이자 언어로의 저항이다. 『까ㆍ는ㆍ소ㆍ리』는 필립이라는 시인이 세상과 맞서며 지켜낸, 뼈아픈 진정성의 결과물이다.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때로 웃고, 때로 숨 막히고, 결국엔 스스로의 현실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저자

필립

필립(筆苙)시인
·대구출생
·영문학전공
·세계문학예술작가협회신인문학상
·《문장21》로등단(2022년)
·대구문인협회,문장인문학회회원

목차

│시인의말│놈의침묵

1부헛소리에혼(魂)을담다
먼지떨이/Shine머스캣,너는아느냐네가빛나는이유를/갈대에대한오해/관(冠)by관(棺)/新軍舞(신군무)/까는소리/꿈/니가왜/돼지꿈꾼날의백일몽/부동시(不同視)/사굴(蛇窟):뱀들은신림동으로간다/신(神)춘무(武)예/어린왕좌(王座)/휘파람,그리고칼춤/야합

2부서글픔과따스함의경계는모호하다
기찻길옆대폿집/네가산토리니를아느냐/아버지의라면/착한막걸리/박스할머니/연호아제/빈수레는고요하다/그옛날석수장이는어디갔나/탑골공원미스박/수박,겉만핥지마라/벙개시장브로커/붕어빵은노랗게운다/간판은저혼자꺼지지않는다/누가누구를/파뿌리랑파뿌리

3부이상한나라의엘도라도
고무바늘/꽃같은소리하네/신(新)문맹/돼지발톱/똥파리의눈물/밥그릇을놓아라/빨대술래/소경의꿈/수지킴/신천옹(信天翁)이야기/어떤미소/재(財)개발/짤순이와짤짤이/커튼콜/햄릿의거짓말

4부뽑고싶지않은가시도있다
그겨울의구피/물혹/그리움한방울/별당아씨/브루클린에가면그대가있을까요/비겁/어쩌라고/아픔도발효가된다/어떻게이별이그래/여D름/풍지,고리,그리고달놈/용서,또는망각/유비쿼터스,당신/주머니마다그가있다/

|에필로그|
|해설|이탈하거나폭주하는말들-신상조

출판사 서평

“세상을혐오하기는참으로쉬운일이다.”

혐오보다는분노가,분노하기보다는연대하고동참하는것이어렵다.다만사라지지않는불안속에서길들어지는데익숙해진우리에게혐오를넘어분노에가닿기위한우선적인조건은비판이다.비판만이위대하고,또위대하다는구호는부정적현실주의자들이선택한가장선명하고힘찬조언이다.또한비판은,사는의미와살권리를상실한사람들을뻔뻔하게유혹하는위로와는차원이다른조언이다.

“개는짖는법을잊었다/풀뜯어먹느라//귀신은달빛대숲에서흐느끼지않는다/씻나락까먹느라고//비뇨기과는포경수술접었다/뱃지단자들이너무나잘까서//앗!/어디선가들려오는정겨운개소리/반가워귀세우니/이무기트림소리//니혼산술에/기미가요장단맞춰/미아리텍사스도내사부럽지않소//태극기휘날리며/사방천지고래잡는소리//까는소리”(「까는소리」전문)

시인의비판에는비속어나‘B급하위문화코드’가출몰한다.이중에서도이성적자아와초자아의검열을거치지않은채로거침없이외화(外化)되는비속어나비표준어들은부당하게짓밟혀온억울한주체들의심정을환기하게만드는진정성을가진다.이것이비속어가가지는파토스적힘이다.무엇보다비속어는사회가이들에게새긴상흔을나타내는기호이자,상처의흔적들로인해황량하고헐벗은주체의내면을가시적으로드러내기에유효한전략이다.

필립(筆苙)시인은현실주의자다.비속어로이루어진비판은『까ㆍ는ㆍ소ㆍ리』를존재증명하는한방식이다.(신상조의해설「이탈하거나폭주하는말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