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리에서 길을 묻다 (서원자 시집)

네거리에서 길을 묻다 (서원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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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길을 잃은 사람이 길을 묻는 것이 아니다.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네거리에 선다.
라온현대시인선 열아홉 번째 작품집 『네거리에서 길을 묻다』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에서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리는 서원자의 시집이다. 꽃 한 송이, 손주의 웃음, 고향 마을 마시리, 밥상 위 음식, 길에서 스쳐 간 한 사람까지 평범한 일상이 시인의 언어를 만나 깊은 성찰로 피어난다.

시인은 화려한 수사보다 생활 속에서 길어 올린 언어를 선택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어렵지 않지만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 꽃을 노래하면서도 생명의 아름다움만을 말하지 않고, 그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는 상처와 생존의 무게를 함께 바라본다. 가족을 이야기하면서는 사랑을, 고향을 이야기하면서는 삶의 뿌리를, 음식을 이야기하면서는 사람의 온기를 담아낸다.

표제작 「네거리에서 길을 묻다」는 이 시집을 관통하는 상징이다. 우연히 스쳐 지나간 한 사람의 짧은 이야기는 길을 건너고도 오래 마음에 남고, 시인은 그 기억을 통해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다. 길은 목적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이며, 시는 그 시간을 붙잡아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인사다.

시집에는 꽃을 소재로 한 연작을 비롯하여 가족, 손주, 마시리의 풍경, 음식과 여행, 일상의 깨달음을 담은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다른 소재들은 결국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모인다.

문학평론가 신상조는 해설 「오래된 미래라고 답합니다」에서 이 시집을 이루는 핵심 키워드로 꽃, 가족, 마시리, 음식을 제시한다. 그는 서원자의 시가 꽃의 아름다움만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과 상처를 함께 품고 있으며, 가족애와 고향의 기억, 생활의 온기가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시 세계를 완성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시인이 일상을 통해 시대와 인간을 읽어내는 힘을 높이 평가하며, 오래된 삶의 가치가 오히려 미래를 향한 희망이 된다고 말한다.

『네거리에서 길을 묻다』는 삶의 갈림길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손을 내미는 시집이다.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 걷다 보면 독자 또한 자신의 삶 앞에서 새로운 길 하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서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