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오빠가 살아있다 (이극로 제5시집)

송해 오빠가 살아있다 (이극로 제5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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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라온현대시인선 스물두 번째 작품집이자 이극로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송해 오빠가 살아있다』는 지하철 대합실과 재래시장, 단골 식당과 미장원, 병원과 출근길처럼 우리 곁에 자리한 생활 풍경을 시의 언어로 기록하였다. 시인은 거창하거나 특별한 사건보다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사물, 텔레비전을 통해 접한 세상 이야기 속에서 삶의 정과 웃음, 애환을 발견한다.

표제작 「송해 오빠가 살아있다」는 오랫동안 일요일 오후를 국민의 웃음과 노래로 채워준 방송인을 추억한다. 시인은 송해가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만들어낸 즐거운 기억과 송해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살아있다’는 한 사람의 생물학적인 삶을 넘어, 사람들 사이에 남겨진 웃음과 정, 공동의 추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따뜻한 시선은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제1부와 제2부에는 「음악이 흐르는 지하철 대합실」, 「선지국밥」, 「단골 미장원」, 「쑥국 한 그릇」, 「반월당 지하상가」, 「남희석의 전국노래자랑」, 「짜장면」 등 친숙한 일상을 소재로 한 시들이 담겼다. 지하철 대합실에 울려 퍼지는 옛 노래는 어르신들의 청춘을 되살리고, 선지국밥과 보리밥 한 그릇은 팍팍한 살림을 견디게 하는 서민의 위안이 된다. 졸업식 날 먹었던 짜장면과 보릿고개 시절의 간식에는 가난했던 유년과 부모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시인의 시선은 동물과 세계 여러 지역의 풍습, 방송을 통해 만난 낯선 풍경으로도 넓어진다. 동물원을 탈출한 늑구와 지뢰로 다친 코끼리, 사향고양이 커피와 라오스 코끼리 커피, 목이 긴 카렌족 여인, 중국의 네쌍둥이와 총알개미 성인식 등이 시의 소재가 된다. 시인은 신기한 현상을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안에 감추어진 생명의 자유와 고통, 인간의 욕심과 노동의 무게를 바라본다.

제3부와 제4부로 갈수록 시는 노년과 건강, 흐르는 세월을 향한다. 「장수 사진」, 「복용하는 약의 개수」, 「지팡이 세상」, 「머리 염색」, 「정년 퇴임 없는 70살 나이」, 「세월 앞에서 울고 있는 나이」, 「살아보니 알겠더라」 등에는 늙어가는 몸을 바라보는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다. 주름과 백발, 늘어나는 약과 잠이 줄어드는 밤을 이야기하면서도 시인은 노년을 체념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하고 세상을 구경하며 아직 남아 있는 삶을 즐기려는 의지가 시편 곳곳에서 밝게 드러난다.

『송해 오빠가 살아있다』는 평범한 하루 속에도 시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생활시집이다. 노래 한 곡, 국밥 한 그릇,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의 표정과 오래된 기억 하나까지도 시인의 눈을 거치면 우리 시대의 풍경이 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잊혀가는 옛 정과 서민들의 삶을 붙잡으며, 오늘의 생활이 조금 더 아름답고 여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독자에게 건넨다.
저자

이극로

시인

·경남합천출생
·영남고졸업
·원광대학교한의대졸업
·원광대학교대학원,대구한의대학교대학원졸업
·한의학박사,시인,수필가,전생최면연구가
·《우리문학》시인추천
·후광문학상수상
·전아시아대학교겸임교수
·한국문인협회,대구문인협회회원
·태을성문학동인회회원
·한국문예저작물협회회원
·KBS방송“생활한방상담”외다수출연
·현재,대구성제국한의원원장

□시집
『태종대의겨울나기』『주인없는바람처럼탈춤을추자』
『세월의아픈소리』『멸치와땅콩』
『송해오빠가살아있다』

□시선집
『사랑니』

□건강에세이집
『감초와진찰실』『오장육부에살고있는대추나무청진기』
『신토불이우리한방』『황제내경건강법』
『손바닥건강법』『황제내경건강보감』
『평생건강을위한한방비법』『건강박물관』

□수필집
『특별한분그리고우리는』

□편역서
『손을보면건강을알수있다』

목차

시집을내면서

1

송해오빠가살아있다/합천박물관/음악이흐르는지하철대합실/시장안으로기차가다닌다/사향고양이커피/선지국밥/단골미장원/코끼리병원/개모차

2

늑구의탈출/쑥국한그릇/늑구빵/반월당지하상가/미로마을가는대합실에모인사람들/어느어머니의진맥/남희석의전국노래자랑/“가요무대”속유행가/짜장면/백세시대/목이긴여인/요실금팬티광고/커피만드는라오스코끼리/간식/무상출입하는세상/보리밥한식뷔페

3

장수사진/구미에서찾아오신할머니환자/출근길/간판이출근합니다/복용하는약의개수/지팡이세상/부추전/진통제/이른모기/노래방대한민국/머리염색/유년시절

4

중국에서태어난네쌍둥이/옛날보리밥뷔페식당/바람/극한직업/정년퇴임없는70살나이/세계테마기행/한파특보알리는봄날씨/세월앞에서울고있는나이/나이들면잠이없다/살아보니알겠더라/하루종일/보양식/연리지/나이냄새/옛날그이야기/풍등/이순신장군/고무신/잠이없는이유/총알개미성인식/벌거벗은한국사

출판사 서평

오래된노래와따뜻한밥한그릇속에살아있는우리들의이야기

『송해오빠가살아있다』는이극로시인이생활주변의작은장면들을친근한언어로담아낸시집이다.출근길의간판과지하철대합실의음악,단골미장원과국밥집,텔레비전속이야기까지평범한일상이시의소재가된다.시인은무심히지나치기쉬운풍경에서사람들의웃음과눈물,세월의흔적을발견한다.

표제작「송해오빠가살아있다」는오랫동안일요일오후를웃음과노래로채워준송해를추억한다.비록그는세상을떠났지만,그가남긴즐거운기억과사람들의마음속에서는여전히살아있다.이는사라져가는사람과풍경을시로다시불러내려는시집전체의정서와도맞닿아있다.

이시집에는노래와음식이자주등장한다.지하철대합실의색소폰과하모니카,「전국노래자랑」과「가요무대」의유행가는지나간청춘과서민들의사연을되살린다.선지국밥과쑥국,보리밥과짜장면에는가난했던시절의허기와가족의사랑,힘든하루를견디게했던소박한위안이담겨있다.

시인의시선은노년의삶에도머문다.주름진얼굴과굽은허리,늘어나는약과지팡이에의지한걸음을바라보며한평생노동과희생으로살아온사람들의사연을헤아린다.‘개모차’와경로석,요실금팬티광고같은오늘의풍경에서는저출생과고령화라는사회의변화도읽어낸다.그러나이를무겁게만다루지않고소박한익살과따뜻한연민으로풀어낸다.

후반부의시편들은시인자신의나이와흐르는세월을향한다.백발을염색하고여러약을복용하는현실을솔직하게말하면서도,일흔을넘긴삶을‘정년없는세상’으로받아들인다.몸은느려져도세상을바라보는호기심과사람을향한관심은여전히생생하다.

『송해오빠가살아있다』는평범한하루가곧한편의시임을일깨우는생활시집이다.오래된노래와한그릇의음식,지팡이를짚고걷는노인의뒷모습까지저마다귀중한생의기록이된다.나이들어가는삶과빠르게변하는세상을다정한웃음으로바라보게하는따뜻하고친숙한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