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워크 :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애프터 워크 :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22.00
Description
퇴근 후 집안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일과 가정, 자유 시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실천적 대안
인간에게 일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일까? 생존하기 위해 임금노동에 스스로 복종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탈노동 프로젝트는 주로 남성 위주의 산업과 일자리에만 집중해왔다. 그럼으로써 흔히 가사노동으로 대표되는 ‘사회 재생산 노동’은 등한시되었다. 이 책은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의 변화를 살펴보고 우리의 미래를 내다보는, 더없이 소중하고도 긴급한 이야기다. 요리, 청소, 육아, 돌봄 등과 같은 무보수 가사노동이 어떻게 이전의 전통 사회보다 현대 생활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돌아보고, 그와 관련된 장벽과 난관, 불평등 문제를 논의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재생산 노동 담론에서 가장 필요한 네 가지 요소, 즉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에서 제기된 다양한 주장과 시도를 사례로 들면서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
‘일이 끝난 뒤’, 또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자유 시간을 누리는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일은 어떤 형태로 우리를 속박할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생존하기 위해, 즉 임금을 받기 위해 스스로 노동에 복종한다.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시간을 팔아넘기고 통제권까지 넘겨준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길바닥에 나앉아 배를 곯고 빈곤하게 살게 될까봐 두려워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 일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배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과 자동화 같은 혁신적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런 만큼 더 적게 일하고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새로운 탈노동 사회로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금노동이 아니라 미래의 노동자를 키워내고, 현재의 노동인구를 재생시키고,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부양함으로써 사회 자체를 재생산하고 유지시키는 ‘사회 재생산’이라는 일이다. 하지만 재생산 노동, 즉 육아, 돌봄, 잡다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집안일 등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탈노동 담론에서 ‘진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묵살되어왔다. 오랫동안 가사노동에는 금전적 이득과 구별되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 돌봄 노동은 가족에 대한 사랑의 노동으로, 가정은 외부 세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간주되고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
그럼에도 고착화되고 그릇된 편견이 지배하는, ‘기계가 아니라 살갗을 만지는 일’은 그 규모와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무보수 재생산 노동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201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는 장기 무보수 돌봄 노동에 81억 시간이 소요되었고, 미국인들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을 무보수로 돌보는 데에만 180억 시간을 썼으며,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데이터를 보유한 64개국에서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무보수 노동시간이 164억 시간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민 전체 노동시간의 45~55퍼센트가 무보수 재생산 노동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 가족이 잘 돌봐줄 거라고 기대하는가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억압적 노동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은 ‘사회 재생산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가사노동을 둘러싼 여러 담론과 논쟁, 그리고 열정적인 투쟁과 획기적인 실험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극대화하는 실천적 대안을 내놓는다. 물론 그 핵심은 가사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이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노동 문제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온 저자들은 이 책에서 모든 사람이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성차별적인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몇 세기에 걸친 변화를 추적,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재생산 노동의 핵심 사안을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탈노동 관점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오븐 등 각종 가전제품이 집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데도 가사노동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의 스마트 홈 기술은 가정을 해방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가정 기술을 둘러싼 여러 논의와 주장에 뒤이어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청결, 안락함, 육아, 그리고 전반적인 분주함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어떻게 강화되고 표준화되었느냐이다. 이에 대해서는 가정 내 청결, 말쑥한 몸단장, 육아 등의 규범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보편화된 결과 노동시간이 그 기준을 만족시키고 더 많은 결과물을 내는 데 투입되었다고 말한다.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어떻게 생계 부양자/가정주부 모델이 남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강압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는지, 관습적 단위인 ‘가족’이 언제까지 가사노동과 돌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그 해법이 무엇인지도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나아가 주거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의 실험 사례를 소개하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새로운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앞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 가지의 핵심 원칙, 즉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의 개념을 설명하고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탈노동 사회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 끊임없는 환경 변화와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는 장애물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듯, 그것은 한없이 프로메테우스적인 과정의 일부이고 궁극적으로는 시간을 해방시키고, 인류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악명 높은 근로시간, 최하위권의 워라밸 지수, 만성적 과로와 젠더 불평등, 가사노동의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은 무척이나 도발적이고 유용하게 읽히면서 많은 물음표를 던진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이 끝난 뒤(애프터 워크)’, 또 일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 것인가. 지금 우리는 이 두 갈래의 길 앞에 서 있다.

왜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 시간을 갖지 못할까?
기술ㆍ사회적 기준ㆍ 가족 형태ㆍ주거 공간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

이 책은 우리의 자유 시간을 잡아먹는 재생산 노동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지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네 가지 요소를 끄집어낸다. 그것은 바로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이다.
다양한 가전제품과 로봇, 그리고 스마트 홈 기술이 도입되었는데도 왜 집안일은 산더미같이 쌓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난 ‘집 안의 산업혁명’과 기반 시설의 발전, 가전제품의 개발, 식품ㆍ의류ㆍ보건의 외주 등과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돌아본다. 또한 우리 시대의 가정 기술에서 일어나는 혁신이 어쩌다가 노동을 줄인다는 야심을 내려놓게 되었는지, 가사노동과 돌봄 노동의 자동화가 잠재력을 품고서도 막다른 길에 다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숙고한다.
다음으로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적 규범과 기준, 기대가 어떻게 강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혁신적 기술은 또 다른 일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결과물을 기대케 했다. 이로써 노동의 양이 줄어들 희망은 사라졌고, 개인의 자유 시간은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따르고자 하는 규범을 함께 결정하고 스스로 법을 제정하는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가정 내의 사회적 관계,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 재생산의 주체인 핵가족에도 주목한다. 사회 재생산 노동의 관점에서 핵가족은 비효율적인데다 각종 젠더 불평등의 온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핵가족 형태는 여전히 우리 시대의 문화적 상상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핵가족은 어떻게 탄생해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또한 관습적 가족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은 언제까지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것인가? 이렇듯 핵가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불합리한 문제와 제약, 그리고 변화하는 양상을 면밀히 짚어본다.
가정 공간을 어떤 형태로 조직하면 가정 내 무보수 노동과 돌봄 노동이 겪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20세기의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 실험, 즉 러시아 혁명 직후의 열린 공간인 ‘주택 코민’, 프랑크푸르트 주방, 붉은 빈, 드롭 시티, 랜다이크 운동 등은 생활공간과 대항적인 사회적 상상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재생산 노동을 둘러싼 네 가지 요소의 분석을 기초로 탈노동 미래를 위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이다. 이 개념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유연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자유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저자

헬렌헤스터,닉스르니첵

저자:헬렌헤스터

영국웨스트런던대학교에서젠더,기술,문화정치를가르치고있다.테크노페미니즘,사회재생산,노동이론등에관심을가지고연구하며국제작업그룹‘라보리아큐보닉스(LaboriaCuboniks)’의일원이다.지은책으로『노골적인것을넘어:포르노그래피와성의이동(BeyondExplicit:PornographyandtheDisplacementofSex)』,『제노페미니즘(Xenofeminism)』,『포스트워크(Post-Work)』등이있다.



저자:닉서르닉

영국킹스칼리지런던에서디지털경제를가르치고있다.지은책으로『플랫폼자본주의(PlatformCapitalism)』와『미래를발명하다:탈자본주의와일없는세상(InventingtheFuture:PostcapitalismandaWorldWithoutWork)』등이있다.



역자:박다솜

서울대학교언어학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관찰의인문학』,『매일,단어를만들고있습니다』,『여자다운게어딨어』,『죽은숙녀들의사회』,『단지흑인이라서,다른이유는없다』,『듣는법,말하는법』,『불안은날마다나를찾아온다』,『요즘애들』,『노동의상실』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1│일을줄일수있을까?
탈노동과새로운가능성
일이라는게뭘까?
코딩이아니라돌봄이다
자유시간을위한싸움

2│기술의배신
집안의산업혁명
코완의역설
가사노동의외연확장
디지털사회재생산
상상에갇히다

3│기준의강화
더깨끗해지려는강박
음식에대한관심과야망
꼬마쥐들의경주
잘차려입고,바쁘게굴어
감시와규율에서벗어나기

4│가족형태의변화
생계부양자의탄생
국가의강요
임금노동으로의호출
변화하는개념,심오한긴장

5│주거공간의재조직
가족주거공간의정치학
대중을위한주택
공산주의에대항하는무기
대항적인공동체의상상
어떤집에살것인가

6│어떻게요구할것인가
시간이나의것일때
더나은세상을위한원칙
다양한시도와제안
한없이프로메테우스적인길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퇴근후집안일,어떻게줄일수있을까?
일과가정,자유시간에대한냉철한분석과실천적대안

인간에게일은무엇이고,어떤의미일까?생존하기위해임금노동에스스로복종하는사회구조안에서,일하는시간을줄이고삶의질을높이고자하는탈노동프로젝트는주로남성위주의산업과일자리에만집중해왔다.그럼으로써흔히가사노동으로대표되는‘사회재생산노동’은등한시되었다.이책은가정이라는공간에서벌어지는일의변화를살펴보고우리의미래를내다보는,더없이소중하고도긴급한이야기다.요리,청소,육아,돌봄등과같은무보수가사노동이어떻게이전의전통사회보다현대생활에서더중요한부분을차지하게되었는지를역사적으로돌아보고,그와관련된장벽과난관,불평등문제를논의한다.좀더구체적으로는재생산노동담론에서가장필요한네가지요소,즉기술의발전,사회적기준강화,가족형태의변화,주거공간의실험에서제기된다양한주장과시도를사례로들면서지금보다더자유롭고자기주도적인삶을위한실천적대안을모색한다.

‘일이끝난뒤’,또무슨일을해야하나요?
더적게일하고더많은자유시간을누리는삶을위하여

인간에게일이란무엇일까?그리고일은어떤형태로우리를속박할까?자본주의가지배하는세상에서대부분의사람은생존하기위해,즉임금을받기위해스스로노동에복종한다.그것은또한다른사람이나조직에시간을팔아넘기고통제권까지넘겨준다는의미이다.우리는길바닥에나앉아배를곯고빈곤하게살게될까봐두려워서일을하지않을수없다.그런데오늘날일에대한불안감이그어느때보다도팽배해지고있다.많은이들이인공지능과자동화같은혁신적기술의발전으로인해인간의일자리가급격히줄어들것이라는예측을내놓고있다.그런만큼더적게일하고시장에대한의존을줄이려는새로운탈노동사회로의길을모색해야할때이다.
급격한사회변화속에서특히주목해야할부분은임금노동이아니라미래의노동자를키워내고,현재의노동인구를재생시키고,일하지못하는사람을부양함으로써사회자체를재생산하고유지시키는‘사회재생산’이라는일이다.하지만재생산노동,즉육아,돌봄,잡다하고단순해보이지만누군가는해야하는집안일등가정내에서일어나는활동은탈노동담론에서‘진짜’일로받아들여지지않고묵살되어왔다.오랫동안가사노동에는금전적이득과구별되는프레임이씌워져있었다.돌봄노동은가족에대한사랑의노동으로,가정은외부세계의스트레스에서벗어날수있는휴식의공간으로간주되고여성이주도적역할을맡아왔다.
그럼에도고착화되고그릇된편견이지배하는,‘기계가아니라살갗을만지는일’은그규모와중요성이나날이커져가고있다.실제로가정내에서이루어지는무보수재생산노동의양은어마어마하다.2014년한해동안영국에서는장기무보수돌봄노동에81억시간이소요되었고,미국인들은알츠하이머를앓는가족을무보수로돌보는데에만180억시간을썼으며,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데이터를보유한64개국에서하루동안이루어지는무보수노동시간이164억시간에달한다고추산한다.대부분의국가에서국민전체노동시간의45~55퍼센트가무보수재생산노동에사용된다는것이다.

언제까지내가족이잘돌봐줄거라고기대하는가
‘집안일은여성의몫’이라는억압적노동현실에일침을가한다

이책은‘사회재생산노동’으로일컬어지는가사노동을둘러싼여러담론과논쟁,그리고열정적인투쟁과획기적인실험의역사를돌아보면서불평등하고억압적인현실에서벗어나개인의자유로운활동을극대화하는실천적대안을내놓는다.물론그핵심은가사노동을어떻게줄일것인가이다.자본주의체제하의노동문제를다방면으로연구해온저자들은이책에서모든사람이일을자유롭게선택하고성차별적인가사노동을공평하게분담할수있는효율적인대안을제시하고자한다.그러기위해지난몇세기에걸친변화를추적,많은사례를바탕으로재생산노동의핵심사안을흥미롭게풀어놓는다.
탈노동관점에서가장먼저떠올릴수있는것은‘기술의발전’이다.냉장고,식기세척기,진공청소기,오븐등각종가전제품이집안에가득들어차있는데도가사노동의총량이줄어들지않은이유는무엇일까?최근의스마트홈기술은가정을해방적으로변혁시킬수있을까?이러한가정기술을둘러싼여러논의와주장에뒤이어저자들이주목하는것은청결,안락함,육아,그리고전반적인분주함에대한사회적기준이어떻게강화되고표준화되었느냐이다.이에대해서는가정내청결,말쑥한몸단장,육아등의규범이점점더많은것을요구하면서보편화된결과노동시간이그기준을만족시키고더많은결과물을내는데투입되었다고말한다.
가족형태가변화하면서어떻게생계부양자/가정주부모델이남녀불평등을심화시키고강압적인제약을가하고있는지,관습적단위인‘가족’이언제까지가사노동과돌봄역할을수행할수있을지,그해법이무엇인지도깊이생각해볼대목이다.나아가주거공간에대한흥미로운건축적제안과소규모의실험사례를소개하면서주거환경에대한인식변화가새로운상상으로이어질수있는지를탐구한다.마지막으로,이책은앞서논의된내용을바탕으로세가지의핵심원칙,즉공동돌봄,공공호사,시간주권의개념을설명하고실천적방법을제시한다.
탈노동사회로가는길은결코순탄할수없다.끊임없는환경변화와서로의이익이상충하는장애물이동반되기때문이다.이책에서말하듯,그것은한없이프로메테우스적인과정의일부이고궁극적으로는시간을해방시키고,인류의발전을이끌수있는제도를만들어나가는것이다.
전세계에서악명높은근로시간,최하위권의워라밸지수,만성적과로와젠더불평등,가사노동의불균형으로인한여성의상대적박탈감등이심각한지경에이른한국사회에서이책은무척이나도발적이고유용하게읽히면서많은물음표를던진다.지금보다더나은미래는결코저절로이루어지지않는다.‘일이끝난뒤(애프터워크)’,또일해야하는세상에서살것인가,아니면내가하고싶은일을자유롭게주도적으로선택할수있는세상에서살것인가.지금우리는이두갈래의길앞에서있다.

왜일의굴레에서벗어나자유시간을갖지못할까?
기술·사회적기준·가족형태·주거공간의역사와새로운미래

이책은우리의자유시간을잡아먹는재생산노동을어떻게개선해나가야하는지를논리적이고체계적으로다루기위해네가지요소를끄집어낸다.그것은바로‘기술의발전’,‘사회적기준강화’,‘가족형태의변화’,‘주거공간의실험’이다.
다양한가전제품과로봇,그리고스마트홈기술이도입되었는데도왜집안일은산더미같이쌓일까?그해답을찾기위해이책은20세기에일어난‘집안의산업혁명’과기반시설의발전,가전제품의개발,식품·의류·보건의외주등과같은혁명적인변화를돌아본다.또한우리시대의가정기술에서일어나는혁신이어쩌다가노동을줄인다는야심을내려놓게되었는지,가사노동과돌봄노동의자동화가잠재력을품고서도막다른길에다다른이유는무엇인지숙고한다.
다음으로는기술의발전에따른사회적규범과기준,기대가어떻게강화되었는지를살펴본다.혁신적기술은또다른일을만들어냈을뿐만아니라사람들에게더많은결과물을기대케했다.이로써노동의양이줄어들희망은사라졌고,개인의자유시간은지속적으로침해받고있다.이에대해저자들은우리모두가따르고자하는규범을함께결정하고스스로법을제정하는수단을만들어야한다고주장한다.
이책은가정내의사회적관계,특히자본주의체제에서사회재생산의주체인핵가족에도주목한다.사회재생산노동의관점에서핵가족은비효율적인데다각종젠더불평등의온상이라는것이다.그럼에도핵가족형태는여전히우리시대의문화적상상을강력하게지배하고있다.그렇다면핵가족은어떻게탄생해오늘날가장보편적인가족형태로자리잡게되었을까?또한관습적가족의일원이아닌사람들은언제까지사회적으로외면당할것인가?이렇듯핵가족이지배하는사회에서의불합리한문제와제약,그리고변화하는양상을면밀히짚어본다.
가정공간을어떤형태로조직하면가정내무보수노동과돌봄노동이겪는난관을극복할수있는지도면밀히들여다본다.20세기의흥미로운건축적제안과소규모실험,즉러시아혁명직후의열린공간인‘주택코민’,프랑크푸르트주방,붉은빈,드롭시티,랜다이크운동등은생활공간과대항적인사회적상상에중요한사례가될수있다.
이책은재생산노동을둘러싼네가지요소의분석을기초로탈노동미래를위한실천적방법을제시한다.공동돌봄,공공호사,시간주권이다.이개념들이어떻게결합되는지를설명하면서우리모두가더나은세상을위해무엇이더필요한지를유연하게생각하고끊임없이자유의영역을넓혀나가야한다고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