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의 대화법 : 30년 교육자의 인생, 그리고 사명 이야기
Description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작가들의 인생과 사명에 대한 글쓰기

감사, 존엄, 슬픔, 협업, 추억.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일상과 교육 현장 속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진심을 모아 글로 담았다. 아이들과 함께한 30여 년 세월의 기억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되살아나 울고 웃으며, 쓰고 지우기를 수십 번, 코끝이 짠해 펜을 내려놓고 삶의 일부분이 되어 있는 아이들을 늦은 밤 혼자 그리워하기도 했다.

이렇게나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커다란 사랑을, 아이들을 향한 우리의 진심을, 교육자의 마음을 하나하나 풀어 보았다.

저자

고선해,김송현,김애순,박성자,박우영,박정희,변미경,서미경,서영순,정경희

저자:고선해



저자:김송현



저자:김애순



저자:박성자



저자:박우영



저자:박정희



저자:변미경



저자:서미경



저자:서영순



저자:정경희



목차


Prologue_이렇게나사람을사랑할수있을까

제1부감사

01서미경매일매일이행복이야
02변미경편지한통
03고선해내영혼의치료자
04박우영박우영원장님은사모님원장님이라서
05박성자나의친구들아
06정경희오늘도행복예약
07서영순행복선물꾸러미
08김송현가장예쁜순간
09김애순행복을인출하고싶을때
10박정희권투글러브가전해준사랑

제2부존엄

01정경희저는요리사가되고싶습니다
02박우영내스승보은이
03변미경넌이미최고야!
04김애순생각이잠시머무르는듯했다
05서미경쪽지를읽었다
06서영순다시그리기시작했다
07박정희나에게한걸음다가왔다
08박성자함께있어행복합니다
09김송현감자캐는아이들
10고선해말하지않으면몰라요

제3부슬픔

01박우영커다란돌덩이가가슴에박혀버렸다
02정경희어느새조용히흐느끼고있었다
03변미경남동생할래!
04서영순엄마는너를미워하는게아니란다
05김애순하지만,괜찮아!
06김송현물어봐도될까?
07고선해엄마뱃속으로다시들어가고싶어
08박성자그래도우리,아프지말자
09서미경때론침묵이크나큰위로가되기도한다
10박정희꼭잡아주었다

제4부협업

01박우영정말멋지다
02정경희우리잘했죠?
03변미경어른인내가배운다
04김애순형님들아,고마워
05김송현내가손잡아줄게
06고선해우리천천히다시해보자
07서영순물건배달해요!
08박성자채소가싫어요
09박정희놀이터에서만나던순간
10서미경기적의놀이터

제5부추억

01박우영축하해주고싶어요
02정경희신발이없어졌어요
03서영순지금놀고싶은데
04변미경똥과자에대한엄마와미경이의동상이몽
05서미경아버지아니야!
06박성자오늘은누가책읽을까?
07김송현자,엄마선물!
08박정희우리의실수는좋은기회
09김애순신나게놀자!

Epilogue

출판사 서평

평생을교육자로살아온작가들의인생과사명에대한글쓰기

감사,존엄,슬픔,협업,추억.다섯가지주제로나누어일상과교육현장속대화가얼마나소중한지진심을모아글로담았다.아이들과함께한30여년세월의기억들이마치어제일처럼되살아나울고웃으며,쓰고지우기를수십번,코끝이짠해펜을내려놓고삶의일부분이되어있는아이들을늦은밤혼자그리워하기도했다.
이렇게나사람을사랑할수있을까싶을정도로커다란사랑을,아이들을향한우리의진심을,교육자의마음을하나하나풀어보았다.

막막함으로시작한글쓰기였으나해야할일이었고,교육자의사명과도같았다.글쓰기와책은선물이되었다.글을쓰며가슴사무치게보고싶은사람이떠올랐다.울고웃었던지난흔적들이지금은훈장처럼자랑스럽다.
두번째책을독자들앞에선보이며,독자님들에게웃음이되고,잔잔한감동이되고,또다른삶을통한배움의시간이되기를바라본다.그래서이땅의아이들이행복하고훌륭하게자라나건강한성인으로세상의미래를지켜내면좋겠다.그것이또한우리들의행복이될테니.

책속에서

「제1부감사」

나는너희들에게기다림을가르치며기다림을배웠고,인내심을가르치며인내심을배웠지.어디그뿐이겠니?너희들의마음눈높이를맞추느라34년을5살로,6살로,7살로살아왔단다.그래서종종유치원선생님답다는이야기를듣기도하지.다른사람보기에유치할수도있지만그래도유치원선생님인것이마냥좋단다.그러고보니내가너희들에게해준것보다너희들덕분에내가배우고이룬것이더많은것같구나.그러고보면오늘의나를너희들이만들어준거였네.그래서나도우리복덩이들에게세상의좋은것만주겠다는약속을꼭지켜낼거란다.훗날정년퇴직하고오늘을되돌아보았을때한점부끄럼도남기지않게말이야.우리앞으로도신바람나게잘살아보자꾸나.고맙고사랑해.
---p.22

20년후면원장선생님은84살,너희들은27살이되는구나.그땐호수가보이고예쁜정원이있는내삶의터전에너희들을짝꿍과함께모두초대할게.너희덕분에원장선생님은행복하게살았고,삶의가치와풍요,사랑,나눔,넉넉함을배웠다고고백하고싶어.고마움을너희에게꼭나누며은혜를갚고싶구나.그날을상상하니가슴이벅차오르는것같아.우리그날을위해오늘도더많이웃고더많이사랑하고더많이행복하게지내자.나를나답게해준나의친구들아.고마워.
---p.34

한달반이지나고졸업식날이되었다.영우가졸업증서를받으러무대위로올라왔다.
“위어린이는개미유치원에서2년동안…….”
영우는졸업증서를읽고있는나의허리를와락끌어안았다.그리고내배에얼굴을묻었다.
“원장선생님,보고싶을거예요.고마워요.내말을들어주셔서.”
졸업식장은눈물바다가되었다.영우의마음을다읽어줄순없지만이말한마디는꼭해주고싶었다.
“영우야,그동안얼마나힘들었니?”
지금,이순간에도우리개미유치원친구들한명한명이얼마나소중한지새삼느껴본다.
---p.55

「제2부존엄」

“우와!”
윤아를향해양손엄지손가락을세워보여주었다.윤아의환한미소는언제보아도예뻤다.
그후교실에서윤아의목소리를조금씩들을수있었다.
드디어졸업식날!
“저는요리사가되고싶습니다.왜냐하면맛있는음식을만들어사람들을건강하게해주고싶기때문입니다.”
이제는자신의꿈을또박또박말하는윤아를볼수있었다.
윤아야!
이세상에단하나밖에없는너는너무소중해.
너와함께할수있어서원장선생님은참행복했단다.
---p.64

그랬구나.보은이가솔지에오는걸좋아했구나.상태가중증이라담임에게맡기면다른아이들이피해를볼까봐내가일대일로담당을했던멋진영아다.월요일아침이면보은이는C자형의허리로어깨춤을추며등원을했다.하루종일쓰러질듯걸으면서도에그세이커를흔들거나마라카스를흔들어댔다.물론나는그리듬연주에맞춰보은이손을입에댄채여전히노래를불렀다.하원할때까지환한얼굴을선물해주는보은이는내스승이다.보은이덕에음악치료사자격증도취득할수있었으니까.
---p.68

가람이손을잡고진정한용기에대해이야기를다시나누며가람이집으로향했다.집으로가는길에마중나온엄마가보이자마자가람이는단숨에뛰어가엄마품에안겼다.원으로오는길,‘가람아,너는큰강이니용기를내고멋진사람이되렴.너를존중하면다른사람도가람이를존중할거야.’라고가슴에담고되뇌었다.내생각이씨가되고열매가될것이라는믿음과함께.
---p.75

「제3부슬픔」

커다란돌덩이가가슴에콱박혀오는느낌이었다.너무먹먹해아무말도할수없어진나는두팔을벌려어린나무를끌어안았다.‘그간얼마나많이패이고시렸을까?어떻게해야이깊은상처에새살이돋아날까?’저깊디깊은상처에새살이돋기를간절히기도하며나무기둥을쓰다듬을뿐이었다.
---p.103

엄마는너를미워하는게아니란다.너에게올바른방법을알려주시려고그러신것같아.그런데소리지르고무섭게가르치는건엄마가잘못하신거야.그리고동생은아직어려서엄마의많은보살핌이필요하단다.그러다보니한편으로는엄마가동생만예뻐하는것처럼생각할수도있어.하지만이건꼭기억하렴.엄마는너를이세상에서가장사랑하고소중하게여긴다는걸.
---p.113

괜찮아,이젠괜찮아.안심해도돼.
내일은너의눈부신미래가준비되어있고,
내일이오면눈부신오늘의네가생각날거야.
이젠내가있잖아.
네곁에서너의생각,너의기분을물어봐줄게.
그리고고개를끄덕여줄게.
넌멋진존재란다.
난,지금처럼나무에게많이물어볼테다.
그리고많이공감해줄테다.
있는그대로소중히여겨줄테다.
---p.120

「제4부협업」

“자,여기물티슈.내가손잡아줄게.우리가손잡고함께내려가자.”
너나할것없이카네기반친구들이수민에게도움을주고있었다.수민이는눈물을글썽이며물티슈를받았다.여전히몸을떨고있었지만,친구들이있어조금은안심이되는것처럼보였다.
“물티슈로코와입을막고허리는숙여야해.나처럼해봐이렇게.”
그러자놀라운일이벌어졌다.수민이가친구들을따라오른발,왼발을조금씩움직이기시작했다.그러고이내탈출구까지가는데성공했다.나는수민이에게다가갔다.
“수민아,괜찮니?이제안심해도돼.용기내어도전하는너의모습멋져!그리고도와주고응원해준카네기반친구들도정말최고야!”
---p.149

7살아이들이놀이를통해협력을이해하고배우는소중한시간이었다.협력하는과정에서서로의견을나누고귀를기울이며경청하는아이들의모습은눈부실정도로반짝반짝빛이났다.우리원의아이들은5살부터3년동안발표력을배웠다.발표력뿐만아니라표현,존중,경청,배려등의인성교육도함께이루어졌기에오늘과같은결과가있었다고믿는다.서로협력하여문제를해결하고,친구들의성공에함께기뻐하며,좋은인성을지닌리더로성장하고있는아이들을보면서가슴벅찬행복감이한없이밀려왔다.
---p.154

“선생님,오이도먹어볼래요.”
채소라면전혀입에대지않던라엘이가오이까지한입베어무니,친구들의박수와함성은더커졌다.
나는빨강반친구들에게큰소리로말했다.
“함께응원해준빨강반친구들정말최고야!그리고라엘이의도전하는모습정말멋졌어.”
용기있는도전을보여준라엘이와편식을이겨낼수있도록함께협력하여진심으로응원해준친구들의모습을보니,우리빨강반친구들모두가호흡이척척맞는최고의국가대표팀으로보였다.
---p.161

“우와!진서비눗방울잘부네!너무멋지다!예쁘다!”라며온누리반친구들모두하나되어진서를응원하는함성이울려퍼졌다.친구들의응원에환하게웃으며더욱신나게비눗방울을부는진서의모습이얼마나예쁘던지!나는진서에게달려가볼에뽀뽀세례를해주었다.
“진서야,용기내어도전한너의모습너무멋졌어!그리고배려와응원을열심히해준온누리반친구들,최고구나!”
칭찬을듬뿍해주었다.
진서는친구들과신나게놀고있었다.‘함께’를알아가며협력하는온누리반친구들덕분에진서는드디어교실로들어갔다.
---p.164

「제5부추억」

나는지금7살우영이의회초리자국난종아리를쓰다듬으며축하를해주고있다.
“우영아,어떻게한글자도안틀리고그렇게잘할수있었어?또박또박정확한발음과당당한태도까지….다들놀라워했지.1학년이맞냐고말이야.언니오빠들을제치고1등을한건당연해.잠들기전까지틈만나면외웠으니까.그날너의눈빛은살아있었어.넌모두에게축하받아야마땅해.이제라도엄마,아빠를대신해내가축하해줄게.”
---p.172

“미경아!지금은달고나만들고싶지않니?”
“꼭만들고싶지는않지만,흉터를볼때마다생각은나.”
“생각날때기분은어때?지금도엄마한테섭섭하고화가나니?”
“아니,나도이제엄마가되었잖아.엄마가되고보니이해할수있게되었어.사실나도엄마처럼내아이들에게길거리음식못먹게하거든.하하하.”
미경이는웃음을참지못하고시원하게웃어보이며말을이어나갔다.
“몇년전에가족여행으로경주에갔었어.추억의달동네를갔는데,옛문방구에달고나까지똑같은거야.친구대신남편과두딸이랑나란히앉아서달고나를만들었어.애들보다내가더신나게했지,뭐야.그러고보니,쉰넷에처음으로요걸만들었네.그땐이게왜이리도만들고싶었는지몰라.공부1등한친구보다학교앞문방구에서달고나하는친구가더부러웠거든.”
---p.182

나는그네에앉아눈물을닦는성자에게천천히다가가옆에앉았다.
“성자야,괜찮아.아무것도아니야.자존심상하고속상하겠지만,아무것도아니야.”
성자는속상함을참지못하고울음을터트렸다.
“성자야.아빠도엄마도힘들지만너를위해좋은환경을만들어주시려고최선을다하고계시다는거,너도알거야.그걸알기에네가더속상한마음이큰거고…….”
“다밉고.다짜증나.”
“그래도부모님은너를사랑한단다.”
“모르겠어.”
“그래도부모님은언제나너를사랑한단다.”
엄마도젊었다.이십대였던걸로기억한다.그런엄마가아빠의사업실패로가난의무게를버티며바느질로여섯자매를키워냈다.억척스러워질수밖에없었고작은상처는외면할수밖에없었을것이다.감정을나누기엔여유가없었고누군가의상처를만지기에는본인의고통이너무컸으리라.
이제는혼자외롭게사시는엄마가내게투정을부려도,짜증을내도,내마음을몰라줘도나는엄마를사랑할테다.그시절에엄마가모든상황을이겨내고나에게최선을다했던것처럼.
---p.188

“왜전화안해?어디아파?”
그래도이모는간간히전화를걸어나의안부를물으셨다.이모는2022년에가족이출근한사이,하늘나라로가셨다.얼마나죄송스럽고미안했는지모른다.이모,제슬픔만생각해서죄송해요.슬픔은마음에쌓인다는것을경험하였기에꿈나래친구들은밝고아름답게자랄수있도록교육해야한다는사명이더생긴것같다.그래서오늘도난외쳐본다.우리꿈나래친구들아,슬픔이없도록신나게놀자!
---p.200